<--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그래서 결국 고개를 숙이고 차원신전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계의 정령신들이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나가자 차원의 마도신은 접견실에서 다시 생각이 잠겼다.
상위자로서 자신의 행동을 생각을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보였다.
‘하극상을 벌였다고 자기 영역을 통째로 뒤집어서 피해복구에 골머리를 쓰고 있는 회색의 절대자의 실패를 내가 또 할 수는 없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하위 주신계 전부가 아닌 이번 일에 관련된 핵심들로 대상으로 국한해야 한다.
그럼 창조신의 신격을 가진 주신장 9명과 324명 정도의 예비 창조신들과 그들을 따르는 3,000명 정도의 주신들이 상대인가?
쓸데없이 숫자만 많군.
아무래도 정석대로는 단기전을 힘들겠어.’
시간만 충분하면 자신 혼자로도 충분하겠지만 창조신계에서 자신이 벌인 주신전의 개전의 소식을 알게 되면 바로 달려오실 창조신장님이 문제였다.
본래 계획대로 하나씩 찾아가서 차례차례 박살냈으면 아무 문제가 없으나 단기간에 처리를 하기위해서는 한꺼번에 모아서 처리를 해야 했다.
‘회색의 절대자의 민폐와 차원의 오리진의 선점 문제로 잔뜩 화가 나셨을 것이니 개입하실 여유를 주어서는 안 된다.
올지도 모를 미래에서 본 개입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였다.
그 안에 끝낸다.
나의 개입도 최소화하여 어디까지나 부하들 간의 충돌로 돌린다.
주신장들의 상대는 창조신으로 승급시킨 예비 창조신으로 하고 주신들을 승급시켜 예비 창조신들을 처분한다.
그러면 창조신장님이라도 문제를 삼을 수는 없다.
나의 권능으로 승급이 되었다고 하나 예비창조신들과 주신들조차 막지 못한 허약한 하위 주신계만 징계를 하실 수밖에 없다.
그리고 바로 이계로 출발신고를 하고 떠나서 차원의 오리진의 권능을 완벽히 발휘를 할 수 있을 때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된다.
이곳의 일은 모두 위임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불시에 돌아와서 처리를 해야지.
완벽해-!
가장 먼저 예비 창조신들을 승급해서 상대할 강력한 주신들부터 준비를 하자.’
대략적인 계획이 나오고 어디에도 손해가 없자 저절로 음침한 미소가 지어졌다.
강력한 주신들은 많았다.
각자는 약하나 전력이 합친 힘이 자신을 위협할 정도이기에 손을 대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차원의 오리진이 되어서 완전한 차원의 권능을 얻은 이상 그럴 필요는 없다.
‘그동안 신계의 유지에 필수적이기에 눈을 감았지만 이제 조금씩 싸우면서 앞으로 나갈 때가 되었지.
결국 난 이런 것이 좋아.
살기 위한 투쟁도 좋지만 직위를 유지하기 위한 정치적 전쟁도 슬슬 마음에 드려 하는군.’
외부로 나가서 걸어 다니며 찾아다니기에는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여신혈맹의 여주신들이나 정령주신, 태초의 투신들까지 개인신전 주변에 감시망을 둔 것이다.
그러나 이 차원신계의 신계주신은 차원의 마도신이다.
차원권능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제한도 없고 각자의 개인신전의 출입도 마찬가지였다.
신계주신이기에 어디라도 통과할 수 있고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을 예상한 주신들은 나름대로의 방어막을 내부에 설치했지만 어디까지나 동급의 주신에게 통할 정도다.
창조신과 동급인 주신장에게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신계 주변의 상황을 잠깐 확인하고 바로 공간이동을 했다.
팟-!
바로 모습을 드러낸 곳은 개인신전의 문 바로 안이었다.
차원의 권능으로 각자의 신력에 따른 확장의 기능까지 부여했기에 밖에서 보이는 것과는 다르게 굉장히 큰 신전이었다.
붉은 색의 대리석과 은은하게 빛나는 하얀 대리석이 인상적인 신전에서 화염과 번개의 신력이 솟구치고 있었다.
그리고 갑자기 나타난 창조신의 신격을 가진 차원의 권능에 기죽지 않고 격렬하게 반응을 하여 폭발하려는 듯이 솟구치는 모습은 두말할 것 없이 주신이상의 신격을 가진 권능이었다.
그것을 가볍게 억눌러 버리면서도 반탄력에 감탄을 했다.
‘신족으로 전향해 권능이 떨어졌는데도 이 정도라니?
그리고 중급 주신까지는 힘을 되찾았다.
위치는 내가 내려준 우주수의 수액으로 만든 회복실인가?
여신혈맹의 여주신들과 직접 싸워야 하니 전력으로 회복 중이군.’
제일 먼저 찾아온 곳은 예비 마신왕 후보였다가 인증전 상대였던 예비 창조신의 미남계에 속아서 신족으로 전향되어 추락한 멸신홍염 살신흑뢰(滅神紅炎 殺神黑雷) 리아스나와 히메지나였다.
마신왕 후보시절에 그들이 합동으로 발휘하는 전력은 상대 예비 창조신이 아예 전투를 포기할 정도였다.
‘지금도 합동 절명기 멸신 폭렬뇌염(滅神 爆裂雷炎)은 최고위 주신에게 치명상을 줄 수 있고 신멸살 연옥홍염 심연뇌옥 초래(神滅殺 煉獄紅焰 深淵雷獄 招來)으로 광역권능을 발동하면 신족에게 1써클의 하락과 추가 피해를 주는 강력한 권능을 가졌다.’
개인적으로 마신족이었다면 동급의 신족상대로는 거의 필승을 할 수 있는 수준이면서 신족이 되어 약화된 지금도 충분히 강력했다.
더구나 적군의 전력까지 약화시킬 수 있는 귀중한 광역권능이기에 창조신으로 승급시키고 전력도 어느 정도 붙여서 투입하면 하위 주신계 하나정도는 초토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정상적이면 전율의 진군의 힘 앞에서도 버틸 정도는 될 것이다.
그런데 그런 힘을 가졌던 마신왕 후보들이 겨우 미남계에 넘어가서 정령계에 처박히고 결국 꽃뱀 짓까지 하다니?’
둘이 있는 회복실의 위치는 신계주신인 이상 바로 알 수 있었다.
그대로 공간이동으로 회복실 앞으로 이동해간다.
획-! 벌컥-!
회복실의 문을 바로 열고 들어서자 만나러 온 상대들을 모두 거기 있었다.
다만 갑자기 개인신전에 침입한 강력한 권능에 놀라서 다급하게 나온 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투명한 수액에 젖어서 막 옷을 입으려는 상황이었다.
회복실의 기본적인 구조는 우주수의 수액이 담긴 커다란 욕조가 담긴 구역과 들어서기 전에 의복을 내려놓고 가는 대기실로 나누어진 2단 구조다.
회복 중에는 거의 무방비가 되기에 욕조실과 탈의실 사이에는 강고한 결계와 문이 위치한다.
그래서 욕조에서 회복 중이니 탈의실에서 용건만 이야기하고 가려고 했는데 침입에 이렇게 신속하게 대응을 할 줄은 몰랐다.
상의는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물이 뚝뚝 떨어지는 젖가슴을 들어낸 채로 막 하의를 끌어올리려는 알몸의 2명이 갑자기 문을 열고 나타난 차원의 마도신의 모습에 완전히 얼어붙었다.
“.........”
아직 미소녀적인 모습이 남아서 알맞게 부풀어 오른 멸신홍염(滅神紅炎) 리아스나의 알몸과 얼굴은 앳되게 보이면서도 농염한 육체를 가진 살신흑뢰(殺神黑雷) 히메지나의 눈부신 나체를 본 차원의 마도신은 순간 혀를 찼다.
“쯧-!”
아무리 보아도 색신인 신계주신이 몰래 눈여겨보던 부하 여주신의 개인신전에 침입해서 목욕 중에 덮친 꼴이다.
만약 그렇다고 해도 차원의 오리진이 된 이상 이제 자신의 신계에서의 권력은 이 정도로 흔들릴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히 귀찮아질 것이다.
여신이 많은 차원신계 자체의 문제가 컸다.
‘아주 난감한 상황이 되겠군.
여주신이 넘쳐나는 신계에 힘이 부족해 참고 참았던 색신인 신계주신이 차원의 오리진이 되어 드디어 행동을 개시했다는 소문이 나면 아주 공포가 되겠어.’
신력상승을 위해 바라는 여신도 많지만 결사적으로 반대하는 부류도 많다.
그래서 소문나면 아주 안 좋은 상황이었다.
멸신홍염 (滅神紅炎) 리아스나가 자신이 거의 알몸이라는 사실과 그것을 남신인 신계주신이 뻔히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자 자동적인 반응이 튀어나왔다.
목이 찢어질 것 같은 비명이었다.
“꺄아........흡-!”
그러나 미처 비명을 지르기도 전에 무척 귀찮은 표정을 지은 차원의 마도신이 가볍게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팟-! 첨벙-!
리아스나의 몸이 어떤 대응도 하기 전에 그대로 뒤로 날려지면서 우주수의 수액이 담긴 욕조 안으로 떨어졌다.
순간적으로 우주수의 수액이 가득 담긴 욕조에 떨어져 수액을 한껏 먹은 리아스나가 다급하게 몸을 일으켰다.
“어푸-! 학-!”
그러나 반쯤 입으려던 바지가 날려지는 충격에 벗겨져서 완전히 알몸이 된 것을 알자 바로 욕조 안으로 몸을 숨겼다.
차원의 마도신이 주신들이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강력해진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더구나 창조신과 같은 신격인 주신장이 된 이상 정말 강제로 무슨 짓을 해도 막을 힘은 없었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유독 어린애 취급을 하면서 엉덩이를 때리는 체벌도 서슴지 않으니 가장 두려운 대상이었다.
무엇보다 색신으로 소문난 존재였으니 처녀여신의 입장으로서 더욱 무서웠다.
창조신에게 대항할 힘도 세력도 없는 상황에 갑자기 알몸인 회복실에 납입하는 이런 일이 벌어지니 욕조 속에서 오들오들 떨면서 몸을 숨기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한참 다른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시끄럽게 하지마라.
바빠 죽을 지경이라 이런 촌극에는 관심도 없으니 넌 회복이나 더해라.
이야기만 거기서 듣고 자세한 내용을 가진 문서는 살신흑뢰(殺神黑雷) 히메지나에게 보여주겠다.”
호명된 살신흑뢰 히메지나는 갑자기 개인신전을 방문한 차원의 마도신에게 처음에는 놀랐으나 곧 태연해졌다.
나쁠 것이 없는 상황이라서 오히려 놀란 상급자를 달랬다.
‘그가 강제로 범하려면 진작 했겠지요.
그리고 정말 그렇게 한다고 해도 우리가 거부할 상황이 아닙니다.
오히려 창조신의 신력과 신격을 직접 공유를 받을 수 있다면 과거의 힘을 더 빨리 찾을 수 있어요.
그래서 저희가 유혹을 해야 할 상황이니 어서 나오세요.’
‘난.......난 싫어.’
‘예. 그럼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도 제가 마무리를 할 것이니 걱정하지 마세요.’
욕실 속에서 무서워하는 리아스나를 달래는 의지를 보내고 천천히 옷을 입었다.
신족이지만 마신족에서 전향했기에 중력을 거부하는 듯 앞으로 솟아오른 젖가슴과 원형의 엉덩이가 조금씩 가려지면서 숨이 막힐 것 같은 유혹을 발산했다.
그리고 우주수의 수액을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입는 옷이라서 의복이 젖어서 반쯤 비치니 더 심했다.
촉촉하게 젖어서 풀어진 검은 머리카락을 양손으로 모아서 젖가슴 사이에 놓이자 그야말로 그림과 같은 미인의 유혹적인 모습이 보였다.
아름다운 흑발의 여신이 욕실에서 목욕을 마치고 나온 것 같은 모습이다.
여기에 고혹적인 시선까지 보내면 남신이라면 누구라도 당장 달려들 정도라고 자부했는데 곧 실망하고 말았다.
차원의 마도신은 이렇게 노골적으로 유혹하는 모습을 보면서 무감각한지 아무런 행동이 없었다.
아니 처다 보지도 않고 아공간에서 서류철을 꺼내고 있었다.
‘아무런 반응이 없네.
실패인가?
신계주신까지 이러면 정말 곤란한데.’
평화로운 신계에서 주신정도면 평화롭게 살아도 상관이 없는데 이건 틈만 나면 신계가 박살나고 항상 내전 직전이니 목숨조차 걱정해야 했다.
정령주신들의 수장인 이면주신(裏面主神) 로키나도 전력이 필요해서 이런 신전을 주고 우대하지만 결코 그 이상은 해주지 않았다.
같은 정령주신이지만 정령계 대기소에서 봉인되어 있던 자신들과 정령주신들이 정령신계에서 고생했던 경험의 차이의 벽은 상당했다.
워낙 입장이 다르니 아무리 해도 그들과 잘 합칠 수가 없는 것이다.
여기에 치명적인 과거의 문제가 자신들에게 있었다.
‘마신족에서 신족으로 전향한 소문이 나서 점점 소외가 되는 것 같아.
본래수준의 힘을 찾으면 아무 문제가 없는데 신족인 상태로는 이런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도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정령주신들도 외면하고 세력도 없으니 전투 외에는 거의 대기 상태이다.
덕분에 신계에서 전투가 아니면 거의 우주수의 수액 안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전력으로 정기를 보급하면서 회복을 해도 본래의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아직도 멀었다.
마신족으로서 극한에 이른 자신들이라 신족으로서는 개인적인 권능은 아직 완전하지도 않고 마신족에서 전향한 전적이 있어서 따로 세력을 만들기도 힘들다.
이러니 아직 차원신계에 아무런 세력도 힘도 부족한 자신들에게 신계주신의 지원은 생사가 걸린 문제다.
그래서 독한 마음으로 노골적으로 유혹까지 해보았는데 별 효과가 없었다.
‘이렇게 관심이 없으면 은근히 여성으로서 자존심이 상하지만 어쩔 수가 없네.
지금은 철저하게 우리가 아쉬우니 참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엉성하거나 허둥대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역효과라는 생각으로 몸가짐을 다시 했는데 차원의 마도신은 아무런 관심도 없는지 자신에게 문서 하나를 날려 보냈다.
툭-!
약간 느린 속도로 날아온 문서를 받고 읽은 히메지나의 눈이 커졌다.
“!”
마신족의 기대주였던 자신들을 유혹하여 이 꼴로 만든 원수의 근황과 과거가 적혀있던 것이다.
분명 힘이나 권능을 자신들이 압도적이었다.
그래서 직접적인 인증전을 피해서 순진한 리아스나를 미남계로 유혹하여 신족으로 만들고 그대로 정령계로 보내버린 가증스런 상대였다.
의심하고 확신도 했지만 몇 번이나 세부 내용을 읽자 자연스럽게 이를 악무는 소리가 울렸다.
뿌드득-!
예비 창조신의 인증전을 상대인 자신들을 신족으로 바꾸어서 정령계로 보내자 바로 통과했다.
개인적인 힘도 중요하지만 싸우기 전에 이기는 계략을 쓰는 능력이 더 크게 인정되었다고 쓰여 있다.
모든 것이 계획적이라는 의심할 수 없는 증거였다.
으스스한 한기가 서린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정말 고맙군요.
그렇게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도 아직도 주신장인가요?
정말 다행이에요.
아직도 복수를 할 가능성이 있군요.
저희를 끝까지 도와주실 것이지요?
그럼 무엇이라도 해드리지요.”
그렇게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차원의 마도신의 왼손 전체를 양손으로 끌어안고 젖가슴사이의 골로 어깨를 안았다.
하체로 이끌려진 손바닥이 자연스럽게 허벅지 사이로 스며들듯이 닿았지만 상관없었다.
대부분의 권능과 힘을 잃고 신족이 되어서 정령계에서 당했던 고통을 되돌려줄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그리고 강대한 창조신의 신격과 신력이 그대로 밀착된 젖가슴의 사이를 통해서 심장으로 흘러들고 전신으로 흘러간다.
순식간에 신격이 상승하는 착각을 주는 그것은 생애 처음 겪어보는 환희였다.
‘신격을 올려주는 차원의 마도신님의 광역권능의 효과는 이미 잘 알고 있어.
신격상승의 지원을 얻어서 동등한 신격과 결투장소만 가질 수 있다면 직접 복수를 할 수 있어.’
비록 신족이 되어 약화되었으나 창조신의 신격을 얻은 된 자신들의 합동권능이라면 강력한 주신장이라도 죽일 수가 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차원의 마도신의 신체와 직접 접촉을 하고 있으니 신족이 되어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믿었던 마신족의 마기가 꿈틀거리면서 살기와 투기가 서서히 일어났다.
본래의 마신의 권능조차 되살아나는 느낌에 무의식적으로 더욱 깊숙이 자신의 몸 안으로 손을 끌어않았다.
그렇게 자신의 팔을 꽉 안고서 몸을 떠는 히메지나를 보면서 예상했던 반응에 아주 만족스런 미소를 한 차원의 마도신이 말한다.
“엉성한 신족으로의 전환이 오히려 도움이 되겠군.
정령계에서 약속한 계약을 지킨다.
직접 복수를 할 기회와 힘을 주겠다.
그 놈을 직접 쓰러트리면 너희들의 일족들도 용서할 명분이 생긴다.
일족의 지원을 받으면 세력도 금방 생기겠지.”
“아아-! 그럴 수만 있으면 무엇이든 하지요.”
잠시간의 감정의 미혹과 실수로 영원히 잃어버린 과거의 영광과 힘이 느껴지자 흥분한 히메지나의 눈이 반짝였다.
무슨 상황인지 눈치를 챘는지 알몸인 것도 잊고 다급하게 달려 나온 리아스나도 서류를 보고 넋을 잃었다.
아무리 보아도 자신이 속아서 어리석은 짓을 했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 사실의 나열이었다.
결정적으로 주신장으로 인정받은 날짜가 자신들이 주신계로 보내진 바로 그 날이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창조신의 직계인 반려를 바로 얻고 승승장구를 하여 주신장이 되었으나 거기서 멈추었다.
자신들의 일이 소문이 나서 반드시 죽이겠다고 독기에 찬 마신왕들의 인증전을 치룰 엄두를 내지 못한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인정하고 싶지 않은 진실이었다.
“아니야. 그가 이럴 리가 없어.
아니야.”
아직도 버림을 받거나 속은 것이 아니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가 완전히 절망하여 반복적인 단어만 내뱉는 모습을 본 차원의 마도신이 냉정하게 말을 했다.
“적의 감언이설에 당한 것이 더 한심하지만 정상적인 인증전을 회피하기 위해 이런 괘심한 짓을 한 놈을 고위 창조신으로 쉽게 올라가게 할 수 없다.
이건 신족의 수치다.
이번 주신전에 이놈의 주신계의 상대를 너희들에게 맡긴다.
최대한 몸을 회복시켜라.
복수의 때가 왔다.”
간단한 사실의 통보로 원하던 결과를 얻은 차원의 마도신은 모처럼 만족스러웠다.
‘이 정도면 이들의 참전은 끝났지.
원수를 갚고 일족의 인정을 되찾는 길도 되니 반대할 리가 없다.
이렇게 참전시킬 다른 주신들도 하나하나 설득한다.’
과거의 자신이었다면 이렇게 개인적으로 설득하지 않고 전체가 모인 장소에서 이야기하고 반발이 생기면 전능의 휘의 주신장전처럼 화를 내고 판을 엎었을 것이다.
차라리 전투를 벌이는 것이 낫지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진 남을 일일이 설득하는 것이 얼마나 귀찮고 짜증나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면 돌파만을 알던 자신도 조금은 변했다.
‘주신들의 설득 정도야 10중심들의 서명을 받는 것보다 너무나 쉬운 일이지.
전능의 휘와 주신전 때도 이렇게 각개 설득하고 시작할 것을 내가 너무 편한 길만 찾고 순진했지.’
이번 10중심의 서명을 받는 일을 해보면서 심하게 당해보니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너무나 쉬워 보여서 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작은 변화가 부른 좋은 결과에 나름대로 만족을 하고 있었는데 황당한 소리가 들려왔다.
한참 현실을 부정하던 리아스나가 발작적으로 일어서며 외친 것이다.
“이건 아니야-!
내가 직접 찾아가서 확인을 하겠어.”
지금 무슨 말을 들었는지 잠시 생각했던 차원의 마도신의 분노의 목소리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어리석은 어린 것이-!
저들과 주신전을 앞두고 있는데 적을 찾아가서 물어봐?
또 전부 망칠 생각이냐?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어.
당장 이리 오너라-!
몇 대 엉덩이 맞고 철들면 다시 이야기 하자.”
“꺅-! 꺅-! 도와줘-! 히메지나-!”
“리아스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