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그렇다고 자신이 하극상을 처리하느라 힘들다고 하소연한 말을 바로 아무것도 아니라고 얼버무릴 수도 없다.
‘그럴 여유도 없다.
뭐……뭐야? 이거?’
이제껏 몰랐는데 차원의 오리진이 흥미진진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자 숨도 못 쉴 정도의 압박감이 느껴졌다.
절대계에서도 최고 수준의 강자들을 하도 많이 만나서 상위의 존재에 대해 어느 정도의 면역력이 생겼다고 생각했는데 심각한 착각이었다.
상위의 존재에게 확실하게 주시와 관심을 받자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 정도로 신령이 뒤흔들렸다.
‘컥-! 시선만으로 숨이-! 숨이 막힌다.
이것이 14써클의 차원의 오리진?
아니 바람가의 오리진이면서 완벽한 영원체의 위압감인가?’
단지 주의 깊게 쳐다보고만 있을 뿐인데 거의 움직일 수도 없었다.
이제 보니 흑염의 절대자와 같은 강자들이 자신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아서 무사했지 이런 식으로 직접 관심을 보여서 집중을 했으면 한순간에 끝장이었다.
고개를 황급히 숙이고 땀만을 뻘뻘 흘리고 있자 차원의 오리진님의 말이 들린다.
“어라? 흑염의 절대자에게도 덤비기에 이 정도는 잘 견딜 줄 알았는데 아직 부족하군요.
아니 주우주의 차원의 오리진이라서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인 나와의 능력 차이를 파악이 가능한 것인가요?
어쨌든 이거 실례했네요.
일단 눈을 감고 신경을 쓰지 않을 깨요.”
팟-!
그 말과 함께 몸 전체를 압살시킬 것 같은 감각이 일순간에 사라졌다.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헛구역질을 가까스로 참으면서 시선을 들자 과연 차원의 오리진님은 고개를 뒤로 돌리고 딴 짓을 하고 있었다.
완전히 자신을 무시하는 모습이지만 그래도 덕분에 편해졌다.
‘그런데 파멸유혼검은 왜 불안하게 자꾸 흔들지.’
차원의 오리진이 마치 마음에 드는 장난감처럼 자신이 받아준 10중심의 서명이 새겨진 파멸유혼검을 손에서 돌리면서 흥얼거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장난꾸러기 아이였다.
그러나 방금 약간의 관심어린 시선만으로 질식이 될 뻔했던 차원의 마도신은 지금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짓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바람가의 오리진의 문제는 10중심을 제외하고는 막을 자가 없는 강자라는 것이다.
더구나 저렇게 꺼리는 것이 없다면 아차하면 정말 큰일이 난다.’
어떻게 하면 이대로 무사하게 이야기를 잘 마무리하고 끝낼까 고민을 하던 차원의 마도신의 귀로 장난기가 가득 담긴 목소리가 울렸다.
“아-! 하극상의 의미가 정확히 뭔가요?
우리들은 절대계와 주우주의 정보체계와 직접 접속하면 정보가 역류되어서 안 되니까 자세한 설명을 부탁해요.”
“아-! 그.......그러십니까?
바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대답은 쉽게 했지만 속으로는 엄청나게 놀랐다.
‘정보역류?
바람가의 오리진은 혼자서 주우주와 절대계의 정보량을 능가한다는 것인가?
설마 그래서 접속 금지인 것인가?’
주우주와 절대계에 모든 권능과 오의가 담긴 정보체계는 주신급이 되어 강함을 증명하면 얼마든지 접속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허나 상위 권능으로 갈수록 정보의 양은 급증하고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초과한다.
잘못하면 용량초과로 미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얻어야 하는 권능에 대한 정보를 욕심을 내다 본인이 감당 못하면 폭사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반대의 경우로 개인이 접촉하면 정보체계가 과열되어서 접촉이 금지되어 있다면 바람가의 오리진이 어느 정도의 권능과 정보를 가졌는지 놀랄 정도였다.
‘바람가가 오리진들의 특성 자체가 달라서 그런 것이겠지.
영원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신체능력과 권능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절대계의 정보체계의 정보가 역류될 정도면 역시 완벽한 영원체인가?
바람가의 오리진은 완전한 영원체에다 500만이 넘으니 정말 10중심이 100중심이 되어도 승산이 없겠어.
왜 미래가 재빨리 바람가에 붙었는지 알겠다.
최대출력이 아무리 높아도 비슷한 힘을 가진 존재가 영원체이면서 인원까지 이렇게 많으면 절대 승산이 없어.’
이렇게 속으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입은 이미 설명을 하고 있었다.
바람가의 오리진에게 조금만 잘못하면 극도로 위험하다는 것은 시선을 받은 것만으로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극상이란 계급이나 신분이 낮은 사람이 예의나 규율을 무시하고 윗사람을 꺾고 오르려는 것을 말합니다.”
“어라? 어떻게요?”
“예?”
사전적인 의미를 말했는데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대답이 들려왔다.
“계급이나 신분이 높은 존재는 하위보다 강한데 어떻게 이길 수가 있지요?”
“예?”
“바람가에서 저보다 윗대의 할아버님들은 모두 저보다 강해요.
물론 불가해의 팔시조의 혈연유전(流轉有償)에 의해 아래로 내려갈수록 재능은 뛰어나지만 먼저 태어나셔서 수련으로 쌓아온 세월을 쫓아가기는 무리지요.
아무리 더 좋은 재능으로 따라가려고 해도 필사적으로 수련을 쌓아온 1만년의 격차는 좁혀지지가 않더군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쌓아올린 수련의 힘은 부족한 재능을 보완하고 능가한다. 그래서 바람가의 선조 중 하위보다 약하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어요.
강한 상위자에게 약한 하위자가 덤빈다는 것은 말이 안 되지요.
499주우주의 차원일족의 오리진은 부하보다 약한가요?
아무리 499주우주가 강해졌어도 주우주의 창조신이 이 정도면 우수한 편인데 이해하기가 힘들군요.”
“!!!”
상위자는 하위자보다 당연히 강하다는 너무나 단언하는 결론에 순간적으로 할 말을 잃었다.
그리고 자신이 약해서 부하가 하극상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뭔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느낌이 들었다.
‘아니야-! 분명 나는 여신혈맹의 여주신들이나 정령여주신보다 더 강하다.
그런데 내가 왜 이들에게 명령을 하는데 이렇게 힘들어하지?
정말 내가 약해서인가?’
완전히 자신이 못나서 부하관리에 쩔쩔매고 있다는 결론이 나오자 황급히 추가설명을 했다.
“그게 저는 혼자이고 부하들은 다수이다 보니 설명을 하거나 설득을 하려면 밀려서.........”
“호오? 마도신에다 차원신이 말로 밀려요?
연산력이 주우주 관리신들 중 거의 최고 수준인데요?”
그 말과 함께 차원의 오리진이 뒤를 돌아보던 시선이 다시 자신을 향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와 동시에 뭔가 부서지고 으스러지는 소리가 났다.
우둑-! 쿵-!
아니 자신의 무릎이 버틸 힘을 완전히 잃고 그대로 바닥을 치는 소리였다.
차원의 오리진이 무언가를 하듯이 권능을 발휘하자 바로 몸이 제어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무방비로 무릎을 주신전 바닥에 찍어서 솟아오르는 통증에 마음속으로 비명을 질렀다.
‘아오오오오-! 몸의 힘이 완전히 풀렸다.
어떻게 내 차원의 권능이 아무 효과도 발휘하지 못하지?
정말 같은 권능의 상위의 오리진에게는 잘못 걸리면 끝장이 나는구나.’
고통에 몸부림이라도 치고 싶지만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뱀 앞에 개구리신세가 이런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된 차원의 마도신의 귀로 판정결과가 들려왔다.
“연산력이나 권능은 당장 정식 오리진이 되어도 충분한데 정말 이상하네요.
차원일족의 오리진까지 되어서 부하 때문에 왜 이런 쓸데없는 고민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대로 빨리 끝내주시면 제가 알아서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자신이 왜 차원의 오리진님에게 쓸데없이 연락을 해서 이 고난을 자초했는지 후회가 밀려오고 있었다.
‘따로 하소연할 상대도 없었지만 평소처럼 그냥 알아서 할 것을........’
그런데 갑자기 기쁜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아아아아-! 이거군요.
카하하하하하하핫-! 정말 이런 일도 있었네.
아하하하핫-!”
무엇이 문제인지 잘 알겠다는 듯이 한참을 웃던 차원의 오리진님이 어딘가로 연락을 하기 시작을 한다.
삐이이이이익-!
가벼운 소리와 함께 화면너머의 차원의 오리진의 오른쪽에 화면이 떠오른다.
그런데 화상은 나오지 않고 음성만 나오는데도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폐관수련 중인데 갑자기 연락드려서 죄송해요.
갑자기 허락을 받을 일이 생겨서요.”
“.........”
어딘가의 봉쇄된 공간인지 차원의 오리진의 권능으로도 완벽한 연결이 힘든 모양이었다.
화면은 보이지 않지만 약간의 간격을 두고 무뚝뚝한 음성만이 울렸다.
“성인식 이후로는 처음이로구나.”
“성인식이 끝난 후 바로 오리진의 자격을 따느라 바빠서 나올 수가 없었어요.
다행히 ‘차원’이라는 다음 주우주의 기본 핵심체계가 완성되어서 재빨리 차지하고 나올 수 있었어요.
더구나 갑자기 10중심들이 서열전만 벌이지 결투까지 하는 바람에 엄청나게 고생했다고요.”
“10중심이 결투를 해?
피해를 막느라 고생했겠구나.”
뭔가 딱딱하면서도 정이 담긴 대화였다.
아저씨라 부르니 바람가의 선조가 아닌 것은 확실한데 10중심들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손댈 수 없을 만큼 강한 바람가의 오리진에게 저렇게 편하게 이야기할 존재가 있다는 것은 의외였다.
‘도대체 누구지?’
“정말 2대의 10중심은 굉장하더군요.
저도 완벽히 막을 수가 없더라고요.
선조님들이 힘의 차이를 깨닫고 충격을 받으신 덕분에 저를 제외하고는 전부 본가로 폐관수련을 가셨어요.
이제 제가 바람가의 오리진의 대표랍니다.
저 혼자뿐이지만요.
카하하하하-!”
“.........너무 장난치고 다니지 마라.”
애써 숨겼지만 굉장히 곤란하다는 느낌이 담긴 대답이 들려왔다.
“이번에 499주우주에 차원의 오리진을 만들어서 약간 개입을 해야 할 것 같아서요.
만약 손해가 생기면 언제나처럼 10배로 보상을 할 깨요.”
“.........”
그 말에 바로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엄청난 고민을 하는지 한참 있다가 물음이 들려왔다.
“진리는?”
“1,001번째 주우주가 완공직전이라서 본가에 머물면서 선조님들을 수련시키고 계세요.”
“1,001번째 주우주가 벌써?”
엄청 놀란 것 같은 음성이 화면너머로 들려왔지만 전혀 상관하지 않고 장난기가 넘치게 대답을 했다.
“저의 차원권능까지 제작에 투입된 특제품이랍니다.
완성되어 육성만 잘 되면 이계의 제약도 아무문제가 없지요.
그래서 다음 세대 주우주의 기본형이 될 것 같아요.
진리할아버님과 선조님들이 최선을 다해 마무리 작업 중이신데 기존의 주우주보다 적어도 2배 이상의 성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아니 주인만 잘 만나면 하면 3배 이상이 될지도 모르죠.”
“그.......그것 벌써 주인이 정해졌느냐?”
“아뇨-! 언제나처럼 진리할아버님이 영원체 중에서 가장 강한 존재를 선발하여 맡기시겠지요.
완공까지 1세대 정도 남았는데 이번에는 특별하게 중앙부위에 영원체 전용의 결투장까지 만들고 계세요.
아마도 차원권능의 성격과 이번 주우주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1,001주우주안에서 직접 결투로 승부를 보게 하실 생각인 것 같아요.
연속적인 전투를 고려한 설계이니 차원 권능이 가진 세계창조와 결계의 적응력에서 승부가 갈리겠죠.
이건 아직 완벽하게 결정되지 않았는데 아저씨에게 처음 알려드리는 것이에요.
정확하지 않으니 참고만 하세요.”
“음-!”
뭔가 고민을 하는지 한참 아무 말이 없던 상대가 결국 승낙의 대답을 했다.
“좋은 정보 감사한다.
그럼 499주우주에 직접 개입을 하는 것을 허락하마.”
“감사해요.
잘 놀다 갈 깨요.”
“네가 주우주에서 놀면 안 돼-!
아.......아니 부디 적당히 해라.
진리도 곧 돌아올 것이 아니냐?
큰 문제가 생기면 안 되지 않느냐?”
“아-! 그러겠네요.
그럼 적당히 개입하고 폐관수련 끝나시면 직접 인사드리러 갈 깨요.”“그.......그래라.”
대화가 힘이 겨운 듯 상대방의 음성이 끝나자 바로 차원의 마도신에게 시선을 돌린 차원의 오리진이 크게 웃기 시작한다.
“카하하하하-! 허락도 확실하게 받았으니 확실히 하위 오리진의 문제를 해결을 해드리죠.
이런 일도 있다니 정말 주우주는 재미있네요.
카하하하하하하하-!”
차원의 오리진의 웃음소리가 계속 울리다가 잦아들자 상위 오리진의 위압감에 겨우 적응이 된 차원의 마도신이 힘겹게 물었다.
“죄송하지만 저 분이 누구신데 바람가의 오리진님께 주우주 개입을 허락을 하실 수 있으신지?”
“어라? 이 아저씨 모르세요?
본가까지 직접 와서 진리할아버님에게 자주 도전하시는 분이라서 유명한데?
항상 진리할아버님에게 엉망진창이 되시면 제가 치료를 도와서 무척 친해요.”
“본가로 도전을 자주요?
진리께 말입니까?
설마?”
진리에게 당할 줄 알면서 자주 도전하는 무모한 존재는 결코 흔하지 않다.
이러면 대충 누군지 알 것 같지만 답을 생각하기가 겁이 났다.
단순하게 부하들의 하극상 문제로 핑계 삼아 하소연을 해서 이계파견을 늦추려다가 엄청나게 일이 커진 것이다.
“여기서는 499창조주라고 불러요.
이름은 창조신 수준으로는 비밀이랍니다.”“!!!”
차원의 오리진의 대답에 뒤통수가 얼얼할 정도로 충격이 왔다.
가벼운 인사와 정보교환인 줄 알았는데 엄청난 상황이었다.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이 영원체의 자격으로서 직접 개입을 499창조주님께 직접 허락을 받은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적당히 라는 전제조건이 붙지만 창조주님정도의 기준이면 지역우주가 날아가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중간 관리자인 주신장이 갑자기 바뀌니 사건이 계속 발생하려는데 창조주 수준에서 변동이 생기면 아래에서는 그야말로 폭풍이 일어날 것이 뻔하다.
그것도 자신의 하소연 때문에 말이다.
‘난리가 났다.’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미 늦었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 딱-!
화면이 떨리면서 바로 차원의 오리진님이 그대로 499주우주로 차원 이동해버린 것이다.
화면에서 바로 솟아오르듯 나타나서 주신전에 발을 디딘 차원의 오리진님이 쾌활하게 말을 한다.
“자아-! 바로 용건을 말하고 모든 주신들을 모으세요.
아저씨에게 허락도 받았으니 제가 이계파견에 걸림돌이 될 만한 모든 것을 처리해드리죠.
상위 오리진의 가호를 느껴보세요.”
자신을 돕기 위해 왔다지만 하나도 고맙지가 않았다.
바람가의 오리진의 주우주 개입이 어느 정도의 파장을 낳는지 모를 리가 없다.
대신족 오리진의 직접 개입은 498개 주우주의 대부분의 지배종족 교체라는 신족입장에서는 너무나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
거기다 세계 창조라는 차원의 오리진의 권능 성격상 현재 지배종족인 신족에게는 절대로 좋은 결과는 안 나온다.
새로운 세계는 기존의 모든 질서의 교체를 뜻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 자신도 신족의 주신장이니 반드시 그런 변화는 피해야만 했다.
‘이렇게 직접 안도와 주셔도 됩니다.
그냥 진리께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말씀만 해주시면 충분하니 이대로 돌아가 주십시오.
저 때문에 바람가 오리진님의 직접개입을 창조주님께 허락받은 것을 위에서 알면 정말 큰일 납니다.’
바람가의 오리진님이 499주우주에 직접 개입을 왜 결정했는지 상위의 창조신이 사정을 알면 정말 가만히 있지 않는다.
차원의 마도신이 잘못했든 잘했든 전혀 예상도 못한 엄청난 상위자가 튀어나와 개입을 해오는 것이다.
그것도 창조주조차 막지 못할 정도면 정말 창조신들조차 재앙이다.
‘약간의 조치도 밑에서는 끝장이란 결과가 될 수 있어.
바람가의 오리진님의 발언 하나로도 신계 전체가 뒤흔들린다.
그러면 나라도 원인이 된 놈을 가만 안 둔다.
어떻게든 물려야 해.’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잘 아는 자신의 입장에서 제발 그냥 절대계로 복귀하시라는 말이 나오려는 순간 시선이 저절로 어딘가로 향한다.
휭-! 휭-!
빨리 소집하라는 듯이 손아귀에서 원을 그리며 휘둘려 지고 있는 파멸유혼검이었다.
당장이라도 자신의 이마를 내려칠 것 같았고 과거에 실제로 그러했다.
오랜 경험에 따라서 그것을 피하기 위해 신속하게 조치를 했다.
반사적으로 주신전을 통해 전 신계에 크게 소리를 친 것이다.
“차원신계 주신들은 주신전으로 집결하라-!
나를 모독한 다른 주신계와 전쟁 준비를 한다.
단 한명의 열외도 용서하지 않겠다.”
“좋아요. 강자는 그렇게 당당하게 지시를 하는 것이랍니다.
카하하하하하-! 하면 잘하잖아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웃음이 끊이지 않는 차원의 오리진님이었다.
그리고 손에 쥔 파멸유혼검은 아직도 크게 원을 그리면서 자신의 주변을 돌고 있었다.
그러니 등에서 오싹한 느낌이 가시지 않는다.
‘제발 이것 좀 치우십시오!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친단 말입니다.’
마도신의 오리진님과 흑염의 절대자를 낚기 위한 미끼가 되기 위한 3만년의 수련기간 동안 멍청하고 둔하다고 파멸유혼검으로 두들겨 맞은 횟수를 억을 넘어서 세기를 포기한 차원의 마도신으로서 당연한 반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