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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622화 (622/1,533)

<--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주신장들이 발을 내딛은 것과 동시에 주신전의 바닥에서 둔중한 굉음이 울린다.

쿵-! 쿠쿵-!

몸에 입은 전신갑옷은 어느새 빛을 잃고 자신과 상대의 피에 젖어있었다.

아무리 정식 창조신이 아니라고 해도 만만찮은 권능을 가진 예비창조신들과 주신들이 승급된 위력은 자신들에게 통할 정도였다.

비록 급조된 창조신들이나 일반 예비 창조신들이나 주신들이 견디지 못할 정도의 위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 존재가 수십 명이 덤벼들었고 그 중 몇 명에 의해 자신들은 완전히 휘하 병력들과 분리를 당했다.

자신들의 신계의 한복판이었기에 버틸 수는 있다.

허나 이대로는 아무런 승산이 없음을 알고 ‘창조신의 군세’를 발동한 차원의 마도신을 노리기 위해 일제히 이동한 것이다.

허나 차원문을 강제로 통과하면서 발동한 전력신력 전개와 다른 주신계에 강제 침투를 하여 생긴 반발로 생긴 충격으로 생긴 약간의 어지러움에 주춤했다.

그러나 바로 수습하고 바로 이 사태를 조장하고 있는 대상을 찾으려는 순간에 차원의 마도신이 바로 덮쳐들어 기습을 했다.

여기서 가장 약한 최하위 10위의 주신장의 가슴을 그대로 손가락을 창처럼 뾰족하게 세운 오른손으로 관통시켜버린 것이다.

퍼어어어어어억-! 꽈드드드드득-!

주신들의 일반적인 공격은 아예 통하지도 않는 창조신의 강건한 근육과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동시에 울리면서 지극히 차가운 냉소가 들려왔다.

“크크크크-! 역시 무방비인가?

남의 신계에 쳐들어 왔으면 나처럼 방어준비는 철저히 해아지.

아니 차원문을 넘을 때 위험을 막기 위해서는 그건 무리인가?”

“크으으으윽-! 어떻게 수백 종의 방어권능이 수호하는 내 몸을 이렇게 쉽게 손상을 줄 수 있지?

설마 단순한 신체능력......”

어처구니없이 쉽게 당한 주신장의 눈에서는 믿을 수 없다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창조신 수준이 되면 상대가 권능을 발동한다면 신체를 방어하기 위해 자동적으로 방어 권능이 운용된다.

극한의 수련을 거친 창조신의 육체를 또 다시 권능이 강화하여 대부분의 공격을 무효화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모든 방어권능이 미동조차 하지 않았기에 이렇게 치명상을 허용했다.

이것은 아무런 마도신의 권능도 없이 오로지 신체능력만으로 자신의 신체를 박살낸 뜻이다.

마도신의 신체능력이 투신인 자신보다 우위라는 믿을 수 없는 사실에 대한 고민과 고통보다 몸은 먼저 반응했다.

가슴을 관통당한 상태에서 팔과 다리가 바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크아아아합-!”

퍼어억-! 투각-!

기합과 함께 하늘 높이 치켜 쏘아져간 오른발이 그대로 가슴을 관통하고 있는 차원의 마도신의 오른팔의 팔꿈치를 부수었다.

그 여파로 가슴에 박힌 팔이 움직여서 상처가 크게 벌어지는 것을 완전히 무시하고 오히려 가슴의 근육을 조여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한다.

그렇게 양쪽을 고정하고 관절부위에 타격을 가해서 그대로 부러트린 것이다.

의외의 신속한 반격에 차원의 마도신은 오른팔이 그대로 부러져서 덜렁거렸지만 바로 당겨서 상처에서 강제로 뽑아내었다.

역시 근접전은 아직 부족하다고 마음속으로 한탄하면서 말이다.

‘역시 바로 익숙해지지 않는군.”

인식할 수도 없이 상대의 공격은 거의 조건반사적이었다.

덕분에 신체강화를 하는 마도를 발동시킬 틈이 없어 기습을 하고도 오른손을 내주는 중상을 허용하고 말았다.

최고 수준의 투신은 연산을 하고 마도를 구현하는 마도신의 공격과는 전혀 다른 말 그대로 인지로는 쫓아갈 수 없는 속도의 연속공격을 저런 상태에서도 퍼붓는 것이 가능했다.

‘거리를 벌려야한다.

이대로는 추가타를 허용한다.’

예상한 대로 역시 상대 주신장이 가슴의 상처에서 솟구치는 핏줄기를 무시하고 양 주먹을 하나로 모은 채 휘두른 혼신의 일격이 그대로 자신의 배의 정중앙에 작렬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듣기에도 끔찍한 충격파와 굉음이 신체에서 울렸다.

퍼어어어억-! 꽈자자자작-!

“크으으으윽-!”

다행히 두 동강은 나지 않았지만 허리뼈와 내장 전부가 박살이 나는 것을 피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입에서 피를 토하면서 그대로 영광의 자리가 있는 쪽으로 날려지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모든 방어권능과 공격권능을 이 주신계에 적합하게 조정하여 완전히 전투준비를 완료하여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본 주신장들의 눈에서 환희가 솟아올랐다.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결사의 각오까지 했는데 너무나 쉽게 이긴 것이다.

‘창조신의 군세를 발동시키는 핵이 무너졌다.

비록 창조신들로 승급된 주신들의 신력이 남아서 저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제 신력만 바닥이 나면 다시 창조신이 될 수 없다.’

저 정도의 신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정기와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신계주신과 핵인 차원의 마도신의 도움이 없이 혼자서 장기간을 버틸 방법은 주신에게는 없었다.

이제 시간만 끌면 승리가 눈앞에 있었으니 기뻐하는 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그런 전공을 세운 주신장이 갑자기 검은 피를 토하면서 무릎을 꿇었다.

그와 동시에 경고와 신음을 합한 음성에 오한이 들 것 같았다.

“커억-! 조심-!

마신왕의 신살(神殺)......”

죽음 자체를 거부하는 창조신의 가슴에 난 상처부위가 검게 변하고 있었다.

마치 인간이 극독에 중독된 현상처럼 강력한 창조신의 신체가 그대로 변질되어 소멸하려고 하는 것이다.

단지 신체를 활용한 공격으로 저 정도의 타격을 창조신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신살의 권능을 완전히 신체에 융합한 최고 수준의 마신왕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위력이었다.

‘단순한 물리공격에 신살(神殺)의 권능-!

그럼 창조신만이 아니라 마신왕급의 마신도 된다는 것인가?

그럼 전지의 성님과 같은 성마신?

그럼 이렇게 약할 리가?’

전능신족의 공동 오리진이었으나 마신족으로 전향한 전지의 성은 결국 성마신이 되었다.

성마신이란 마신이면서 자신만의 정식 신계를 가져서 신족과 마신족의 모든 장점을 가진 존재다.

전능신족의 영웅신인 전능의 휘조차 어쩌지 못하고 무승부만을 기록하는 강력함에 신족은 신족의 오리진으로서의 일부 권리까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마신이 과거 최고 명문이었던 전능신족의 오리진의 자격을 여신에 한해서 전부를 가지는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허나 완전한 적이 될 경우에 생기는 심각한 피해를 예상한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그러한 강력한 성마신이라면 이런 반격에 저런 부상을 입을 리가 없는 것이었다.

허나 방금 반격으로 날려진 패배를 가격당해 완전히 뒤로 날려진 차원의 마도신의 몸에서 괴음이 울렸다.

우두두둑-! 우둑-! 뚝-!

뼈와 근육이 요란하게 맞부딪치며 이어지는 음성이 들리면서 날려지던 몸을 그대로 반회전하여 가볍게 착지했다.

가볍게 부상을 입었던 배를 쓰다듬자 옷까지 완전히 회복되어 어디에도 방금 타격을 받은 기색이 없었다.

“클클-! 역시 최전선의 수장인 주신장이란 것인가?

그리고 남에게 받은 힘으로는 쉽지가 않군.”

가볍게 몸을 풀고 다시 전투태세를 취하는 모습에 주신장들은 이를 악물었다.

저런 중상에 즉각 회복을 하고 싸울 수 있는 것은 창조신이나 주신장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저 정도의 불사성과 불멸성은 오히려 창조신의 기본적인 소양에 가깝다.

‘창조신은 신력이 떨어지지 않는 한 죽음도 소멸도 없다.’

이런 창조신을 이길 유일한 방법은 치명상을 반복적으로 입혀서 신력의 대량 소모를 유도하여 고갈시키는 방법 외에는 없다.

아니면 신력회복을 돕는 정기보급을 끊거나 없애서 고사시키는 편법뿐이다.

고위신들과 일족의 싸움이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허나 마신들과의 싸움은 양상이 다르다.

마력과 신력은 물과 불처럼 서로에게 상극이라서 극독이 된다.

일반적인 상처를 회복하는데 몇 배의 힘이 들어가고 치명상을 입으면 외부의 지원 없이는 거의 죽거나 소멸한다.

서로에게 치명적인 위험이 되니 신족과 마신족이 끝까지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정말 마신왕의 신살이라면 차원의 마도신의 일반 공격은 치명상에 가깝다.’

방금 차원의 마도신에게 당했으나 반격으로 날려 보낸 주신장이 그 증거다.

검게 변해 붕괴하려는 가슴의 상처를 필사적인 신력집중으로 겨우 회복하고 일어서는데 휘청거리는 것을 보니 추가 전투가 가능할지 의문이 갈 정도다.

비록 서열 10위이나 최선두를 다투는 1위에서 3위를 제외하고는 거의 엇비슷하다.

자신들도 잘못하면 일격에 죽어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물러설 수도 없다.

철저하게 관리를 해야 하는 주신계가 침입한 창조신으로 승급된 주신들에게 당해서 전쟁으로 아수라장이 되고 있었다.

이 난국을 조속하게 해결할 방법은 차원의 마도신을 제압하거나 처분하는 수밖에 없었다.

서열 2위의 페미니스트가 소리를 질러서 간단하게 명령을 내렸다.

“이제부터 상대를 성마신과 같은 존재로 설정한다.

단독공격은 금지한다.

그리고 일격도 허용하지 마라.”

어렵지만 가능한 일이다.

차원의 마도신은 더없이 긴장된 눈으로 반원모양으로 포위형태를 하고 달려들 준비를 하는 주신장들을 쳐다보면서 오른손을 내밀었다.

무슨 마도의 권능인지 몰라서 주신장들이 방어와 회피태세를 하려고 했는데 단지 약지 손가락만이 펴서 흔들 뿐이었다.

그리고 마도신답게 혀를 차고 빈정거리면서 설명을 했다.

“쯧쯧-! 나는 성마신이 아닌 마도신이자 차원일족의 오리진이다.

상급자로서 잘못된 정보도 수정해주겠는데 이건 마신왕의 신살(神殺)이 아니다.

마도신의 현실부정(現實不正)의 발현이지.

그 차이는 간단하다.

성마신은 신력은 신력으로 마력은 마력으로 제압한다.

허나 마도신은 신족은 마력으로 마신족은 신력으로 이긴다.

간단한 전투로도 상대의 약점을 자동적으로 파악하고 최고의 피해를 입힌다.

이렇게 마도신으로서 최고의 숙련도를 얻는다면 현실부정이 완전하게 신체에 적용된다.

정신체의 극한에 위치하는 창조신이 되는 순간 현실부정의 권능은 그 몸 자체에 부여되는 것이다.”

무슨 뜻인지 파악하지 못한 주신장들을 보면서 차원의 마도신이 커다랗게 웃어젖혔다.

“크크크크크큭-! 인식과 영창조차 필요 없이 마도신의 현실부정이 모든 공격에 항상 적용된다.

내가 익힌 모든 마도와 권능 중에서 너희들에게 최악의 속성이 전투 중에 자동 적용된다는 뜻이다.

신은 마도로 분쇄하고 마신은 차원의 권능으로 제압한다.

마침내 나는 진정한 마도신이자 창조신이 된 것이다.

창조신이 된 마도신의 진정한 힘을 보아라.”

앞에서 흔들고 있던 손가락이 그대로 접혀지면서 주먹을 쥐었다.

그 순간 신력과 마력이 폭발하듯이 발산되기 시작했다.

꽈아아아아아앙-!

신체에서 신력과 마력의 파동이 동시에 발현되어 외부로는 뻗어 나갔다.

그 혼합파동이 장애물을 만나는 순간 마치 폭탄이 터지는 것처럼 신력과 마력이 융합되면서 그대로 폭발하면서 분쇄를 하고 외부로 날려버린다.

당연히 주변을 포위하고 달려들 준비를 하던 주신장들의 몸도 그대로 뒤로 튕겨져 나갔다.

주신장들의 자세와 포위가 무너진 순간을 당연히 차원의 마도신은 놓치지 않았다.

창조신의 인지로도 흐릿해질 정도의 속도로 아까 죽이려다가 놓쳤던 서열 10위의 주신장에게 다시 달려든 것이다.

그것도 아까 관통시킨 상처를 겨우 회복시켜서 약화된 부위를 아까와 같은 공격을 다시 건 것이다.

순식간에 눈앞까지 접근하여 끝장을 보려고 하는 차원의 마도신을 보는 서열 10위의 주신장의 눈에서 불꽃이 튈 것처럼 분노했다.

“큭-! 또 나를-!”

“아아-! 하극상은 괘심하지만 처음 보는 너에게 특별한 악의도 감정도 없다.

다만 전쟁에서 상대의 약점을 노리는 것은 마도신의 특성이라서 말이야.

쉬운 것부터 처리하는 개인적인 버릇이기도 하니 이해해 주기 바란다.

그리고 어차피 다 죽일 것이니 순서가 조금 빠른 것뿐이다.”

“........”

정말 마신족과의 전쟁처럼 약한 놈의 약점부터 노려서 하나하나 모두 처분하겠다는 살기 어린 의지를 읽은 주신장들이 다급하게 방어를 도우려고 했지만 역시 늦었다.

차원의 마도신의 현실부정의 권능이 적용된 육체공격이 다시 적중된 것이다.

다시 서로의 육체가 충돌하면서 근육과 뼈가 부서지는 소름끼치는 소리가 울린다.

차원의 마도신의 몸 전체에서 품어지는 마력이 그대로 주신장의 신체를 삼킬 듯이 상처부위로 몰려들었다.

파지직-! 우두둑-!

허나 정식으로 창조신으로 인정받지는 못하나 강함만으로 동격으로 인정받는 주신장은 신계에서 최고 수준의 투신이란 뜻이다.

서열 1위에게 2위부터 10위까지 싸우는 전장에서 10위는 최하위이지만 1만 명이 넘는 주신장 중에서는 최상위의 강함이었다.

‘같은 공격에는 호락호락 당해주지 않았다.’

창처럼 찔러오는 차원의 마도신의 오른손을 양팔을 교차하여 막아내면서 그대로 왼쪽으로 흘린다.

양팔의 피부만이 아니라 근육이 파열되어 피가 튕기면서 다시 신체가 검은 마력이 신체를 잠식해온다.

하지만 덕분에 차원의 마도신의 오른쪽 어깨 바깥쪽의 무방비가 된 사각을 점유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끝없는 수련과 사투 끝에 얻어낸 기적과 같은 순간적이 대처였기에 영창과 연산이 필요한 권능이 주력인 마도신으로서는 따라올 수 없었다.

그리고 그대로 용서 없이 이마로 머리 옆의 귀 부위를 박아버렸다.

쩌어어어엉-! 가아아앙-!

무엇인가 벽에 충돌한 굉음과 함께 옆머리를 이마로 전력으로 가격한 주신장의 몸이 그대로 정신을 잃고 쓰러져 간다.

귀 옆의 급소에 반격을 받은 차원의 마도신은 단지 고개를 흔들렸을 뿐 아무 타격이 없었다.

회심의 공격을 하고도 더한 타격을 받은 모양에 기겁을 한 주신장들의 귀로 희열에 찬 차원의 마도신의 목소리가 울렸다.

“킬킬킬킬-! 역시 제법 이다만 차원 권능이 만든 방어막을 뚫기로는 아주 많이 부족하구나.

투신이 더 이상 싸울 수 없다면 가치가 없지.

그럼 그 목 받아가겠다.”

정말 하극상 때문에 창조신계의 수문장들인 주신장들을 죽이겠다는 뜻이었다.

완전히 전쟁 중이지만 반신반의를 하던 주신장들이 다급하게 달려들었다.

허나 주변에서 뭐라고 할 반응조차 없이 차원의 왼손에서 뻗어난 마력의 손톱이 그대로 뒤로 쓰러져가는 주신장의 목을 스치고 지나갔다.

땅-! 슉-!

마력의 손톱이 지나간 목 가운데서 가벼운 불꽃이 튕기고 서서히 검은 선이 그어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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