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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635화 (635/1,533)

<--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자신이 대충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챘는지 창백해진 시빌 라이츠와 페미니스트를 보면서 혀를 찼다.

‘쯧-! 어떤 명분이 있어도 자신만 이득을 보고 남의 희생을 강요하면 사기라는 것이다.

그러니 적당히 할 것이지.

내가 봐도 너무 했잖아.

3천명의 후궁후보가 뭐냐?

그것도 다른 일족들이 대부분이라니?

전력 빼돌리기도 정도껏 해라.

썩을 것들.’

페미니스트는 언제나 하던 대로 리아스나가 당장은 모르게 하고 나중에 설득할 생각이지만 자신에게 처분이 넘겨진 이상 용서할 수가 없었다.

‘누구는 몇 명 을 영입하고 운영하는 것도 죽을 고생인데 이놈은 도대체 이게 다 뭐냐?

알아서 찾아오고 새끼 고양이처럼 얌전하게 있는 거저먹는 수준이잖아?

이게 결코 부러워서가 아니지.

잘못하면 내 차원일족의 오리진의 자리가 위험해.’

차원일족에게 있는 영역 내의 모든 신을 1써클을 상승시키는 광역권능의 특성상 많은 신을 모을수록 유리했다.

그러니 페미니스트가 차원권능을 가지면 정말 감당할 방법이 없다.

아니 나중에는 양보하라는 말까지 충분히 나올 수도 있었다.

‘기어오르는 하급자는 기회가 생겼을 때 철저하게 밟지 않으면 내가 당한다.’

창조신들이 페미니스트의 느꼈던 불안을 확실하게 인지했으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한번 해서 쉽게 이득을 봤는데 몇 번을 또 못할까?

3천명은 페미니스트의 후궁과 비슷한 위치의 여성들 숫자다.

감당할 수 있는 창조신이 되면 바로 그렇게 되겠지.”

“후궁후보가 3천명!”

“뭐라?”

물론 강대한 주신이나 창조신이라면 후궁 수십 명은 기본이다.

허나 1천 단위를 능가하는 후궁을 가진 창조신은 이제까지 없었다.아무리 그런 쪽으로 권능이 특화되어 있어도 너무나 황당한 숫자에 창조신장이나 마신황제조차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주신계에 있는 수십 명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할까?

더구나 주신이상의 아주 아름답고 강한 다양한 일족의 여성들이지.

3천명 이상의 여주신급의 다른 일족의 엄청난 전력들이 페미니스트에게 거의 넘어간 상태야.

지금도 이정도인데 정식 창조신이 되면 몇 만 명이 이상신족에 편입 될지도 모르지.

이걸 어떻게 다른 이들이 용납할 수 있나?

다른 일족이나 주신계가 정식 창조신을 반대하는 이유이며 이상신족의 오리진이 페미니스트를 포기하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어떤 흠이 있어도 3천명의 여주신과 차후의 몇 만이 될지도 모를 여주신급 전력은 포기할 수 없지 않나?

일족을 위해서 오리진이라도 후계를 위해 목숨을 걸만 하지.”

“!”

시빌 라이츠는 이를 악물었다.

결국 자신이 모든 책임을 대신 지려는 이유가 밝혀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다른 일족에게 너무하지 않나?

귀중한 여주신을 빼돌리는 것이니 잘못하면 전쟁이다.

물론 그것 때문에 조심해서 분산해서 선정을 한 것 같지만 소문이 안 날수가 없지.

나처럼 광역의 정보수집이 가능한 마도신에게는 파악이 쉬운 일인데 다른 관리신들이 정말 모를까?

요즘 창조신계에서 입장이 굉장히 곤란하지 않나?

아무리 개인 간의 일이라도 용납할 수준이 이미 한참 넘어섰지.”

“.......”

말 그대로 무슨 일을 하려고 해도 귀한 여주신을 빼앗긴 격이 된 다른 오리진들이 이를 악물고 달려들어 트집을 잡으면 방해하고 있었다.

뜻밖의 사태에 서로 할 말을 잃어 침묵 속에서 리아스나의 떨리는 목소리가 울렸다.

“당.......당신.......3천명이라고요?”

“........”

리아스나도 후궁이 많으리라고는 생각했지만 설마 천 단위가 넘을지 몰라서 완전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절대로 아니라고 할 수 없는 진실이 이런 자리에서 밝혀지자 할 말을 잃은 페미니스트의 얼굴은 완전히 창백해졌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늘릴 생각인가요?

자신과 일족이 강해지기 위해서”

“........”

페미니스트의 대답이 없자 리아스나의 눈빛에서 서서히 살기마저 내비치고 있었다.

아무리 페미니스트를 사랑하고 좋게 생각을 해주려고 해도 용납할 수준이라는 것이 있다.

그리고 부정조차 하지 않으니 분명 진실이었다.

저절로 꽉 잡고 있던 페미니스트의 오른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꽈아아아악-!

페미니스트의 얼굴에서 고통이 스쳤다.

중급 주신정도의 완력이 창조신과 동격인 주신장인 자신에게 영향을 줄 리가 없는데 어처구니가 없게도 고통을 준다.

더구나 몸속에서 위기감이 밀려오고 있었다.

크게 떠진 리아스나의 눈에는 분노로 이글거리는 불길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붉게 물들어 가는 눈을 본 페미니스트는 과거의 악몽과 같았던 인증전이 생각났다.

리아스나의 눈동자와 머리카락이 붉게 몸 주변에 타오르는 순간 모든 권능이 송두리째 날아가고 무방비가 되었다.

그리고 주신의 인지속도를 아득히 뛰어넘어서 작렬하는 검은 번개들에게 신체를 관통당하고 파괴당면서 정말 처음으로 공포를 맛보았다.

인증전에 임하기 전에 오리진은 몇 번이나 당부했다.

‘멸신흑뢰마신족은 정신체의 권능을 아예 소멸시키는 멸신(滅神)의 불꽃과 신체(神體)파괴에 특화되어 있는 검은 번개를 동시에 가졌다.

여성에 특화되어 있는 너의 권능자체가 안 통하니 절대로 방심하지 마라.

오로지 내가 쌓아온 수련만이 승리의 열쇠가 될 것이다.’

허나 오리진의 수차례의 경고가 무색할 정도로 처절하게 당했다.

마신족에서도 위력만을 감안하면 최상위라는 멸신흑뢰마신족의 가장 강력한 예비 마신왕은 정말로 감당하기 힘들었다.

자신의 용모에 리아스나가 마무리를 망설이지 않았다면 정말 끝장이 날 뻔했다.

그런데 그 무서운 권능이 또 다시 자신에게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과거보다 더욱 무섭게 말이다.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설마? 설마? 멸신흑뢰마신족의 권능을 아직도 가지고 있는가?

불완전하게 끝난 신족전향 때문에-!’

신족으로 완벽하게 전환되었으면 마신족의 권능도 사라졌겠지만 불완전했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마신족의 마력이라는 것은 순수성이 중요한 신족과는 달라서 약간의 불씨만 있고 연료만 있으면 완벽하게 복원 될 수 있었다.

즉 완벽하게 없애지 못한 마력은 신력을 제물로 삼아서 다시 부활하는 것이다.

그나마 중급주신이라서 다행이지 만약 예비 창조신이라면 그 끔찍했던 멸신의 불꽃과 검은 번개가 전투를 지배하던 사투를 또 벌려야 했다.

‘그래도 주신수준이니 버틸 수 있다.

지금 싸워서는 안 돼.’

어떻게든 달래려고 생각을 하는데 차원의 마도신이 뭔가를 리아스나와 히메지나에게 던졌다.

주신살의 창에 박혀서 마도구 노릇을 하던 마신들의 목이란 것을 확인한 리아스나와 히메지나가 가볍게 받아들였다.

둑-! 둑-!

마신의 목을 받아드는 것을 확인하자 너무나 태평한 어조의 차원의 마도신의 말이 울린다.

“인증전을 공평하게 하기 위해서 여기 마신들의 목도 빌려 주지.

이것들은 목만 있지만 신격은 예비 마신왕급이니 전성기시절의 마력과 권능은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은 승자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독점한다.

싸워서 이기고 쟁취해라.

승자가 올바르다.

이것이 강자만을 우대하는 진리를 따르는 나의 해답이다.

이제 이기기만 하면 된다.

수 만 명 중의 하나에서 유일한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할 거냐?”

“.......!”

그 말이 결정타였다.

아직도 망설이던 리아스나가 완전히 싸울 결심을 굳힌 것이다.

마신의 머리를 잡은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가고 신력과 마력이 연동된다.

그리고 다시 등에 13쌍의 마력의 날개가 만개했다.

꽈아아아아악-! 화르르르르륵-!

리아스나의 눈에서 신족으로 전향되면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믿었던 멸신흑뢰마신족의 권능이 되살아나는 불길처럼 솟구치기 시작한다.

눈에서 시작된 불길은 바로 머리카락으로 번지면서 붉게 타오르게 했다.

그 광경을 본 페미니스트는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헉-! 과거 이상의 마력과 권능?

설마 성마신(聖魔神)?

아닌 것 같지만 이 위력은 정말이다-!’

다시 마신족이 되지는 않았지만 느껴지는 권능의 강도는 그 이상이었다.

완전히 돌아온 리아스나의 멸신의 권능의 발휘에 감격한 표정의 히메지나가 가세하자 검은 번개와 같은 방전조차 서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파지지지지직-! 화르르르륵-!

“큭-!”

더 이상 방어만으로 견디기 힘들어진 페미니스트가 권능을 사용하여 잡고 있던 손을 뿌리쳤다.

그리고 그것이 전투의 시작이었다.

각자의 신력과 마력이 충돌하는 굉음과 파동이 커지기 시작했다.

주신전을 분쇄할 정도였지만 이 자리에 있는 존재 중에서 저 정도의 전투여파를 당황해할 수준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갑자기 시작된 인증전과 이 상황에 의문을 가지기도 전에 차원의 마도신이 허탈해하면서도 기뻐하는 소리가 울렸다.

“하하하.......킬킬킬킬-! 또 부서지내.

그래도 끝났다.

역시 당사자들이 깔끔하게 결판을 내는 것이 탈이 없지.

괜히 주위에서 끼어들면 일만 꼬인다니까.”

행복한 결혼을 꿈꾸던 한 쌍을 목숨을 건 사투로 몰아넣은 셈인데 전혀 꺼리낌이 없었다.

일단 해결은 된 것이다.

오히려 벌어지는 인증전에 감탄까지 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사랑은 정말 위대하군―!

불완전한 신족전향으로 내부에 남아있었지만 그렇게나 자극하고 정기를 퍼부어도 처먹기만 하고 꿈쩍하지 않던 멸신흑뢰 마신족의 권능이 드디어 움직였다.

사랑을 위해 한계를 초월한다.

이것이야말로 감동적인 이야기의 왕도(王道)지.

아아-! 직접 보니 정말 감격해서 눈물이 날 지경이로군.”

창조신장이 자비와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번영을 신조로 하는 빛의 일족의 수장으로서 뭐라고 해야 할 것 같아서 나서려 하는데 차원의 오리진님의 반응에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차원의 마도신에게 지지 않을 정도로 크게 웃으면서 아주 즐거워하고 계신 것이다.

“캬하하하하핫-! 그렇죠.

이번 일의 처분은 재미가 있어서 아주 마음에 들어요.

이계에서도 이렇게만 하세요.

저희 바람가에서 팍팍 밀어 들이죠.

아-! 먼저 ‘99초의 영웅신’의 시간부터 채워 줄게요.”

“오-! 정말이십니까?”

“당연-! 일만 재미있게 잘하면 이 정도야 얼마든지 조치해드려요.”

그 말과 함께 20초 정도만 남아있던 ‘99초의 영웅신’의 시간이 다시 완전하게 99초로 돌아왔다.

따라라라라랑-!

감각으로 시간이 채워진 사실을 확인한 차원의 마도신은 기쁨을 참을 수가 없었다.

영원히 사는 정신체로서 모든 가능성을 일시적으로 집중시켜서 10중심급의 힘을 발휘하게 하는 ‘99초의 영웅신’은 위력은 더없이 좋은데 시간이 너무 짧았다.

결투라면 모를까 이걸 믿고 전쟁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도 함부로 사용했다가 거의 날려버린 상황이었지.

겨우 주신전에 사용할 것이 아니야.’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10중심급의 긍정의 카르마를 어떻게 채워야 하나 걱정이 태산이었다.

어지간한 신계를 만들어서 부흥시킨다고 증가할 것 같지도 않았다.

그래서 오리진들을 상대하는 데는 사용조차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쉽게 보충된 것이다.

길을 가다가 보물 산을 발견한 격이라 웃음이 터져 나왔다.

“카하하하하하-! 감사! 감사합니다―!

이계의 일도 제게 맡겨만 주십시오!

아예 원하시는 대로 싹 갈아엎어 드리겠습니다.”

“그럼 제한시간도 팍팍 늘려 줄게요.

‘99분의 영웅신’으로 만들어주지요.”

“오오-! 이런 황송할 때가 없습니다!”

“캬하하하하하-! 뭘 이정도 가지고요-!”

99초가 아니고 99분이면 어지간한 주우주는 혼자서 박살낼 힘을 낼 수 있었다.

강해질수록 자유와 권한이 늘어나는데 그런 대가가 주어진다면 못할 일이 없었다.

더구나 진리의 영역이 아니라 카르마의 법칙이 적용이 안 되는 이계라면 참을 이유도 없었다.

“말씀만 하시면 이계를 몽땅 박살을 내겠습니다.”

“위도 아래도 없는 이계 따위는 박살내지 말고 깔끔하게 싹 쓸어버려요.

절대계도 아닌 주우주보다 못하면서 우리보고 허계(虛界)라고 하죠.

더구나 강자만이 득세하는 지옥보다 약자를 위한 평등한 낙원을 추구하라고 충고라니 참 웃기는 것들이에요.”

“투신에게는 낙원보다 지옥이 더 가치가 있죠.

아주 환하게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꺄하하하하하-!”

“카하하하하하-!”

이계의 입장으로서 무서운 소리를 하는 차원의 오리진과 대화를 나누면서 웃음소리가 점점 비슷해지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주변에 미치는 영향으로 보았을 때 아주 안 좋은 쪽으로 서로 닮아가는 모습을 보니 질릴 지경이었다.

창조신장은 진멸을 보면서 의지를 보냈다.

‘점점 상황이 심해진다.

빨리 좀 가셨으면 좋겠군.

방법이 없나?’

‘차원의 마도신을 이계로 빨리 보내는 것이 좋겠다.

그 때문에 오신 것 같아.

웃-! 이것들 정말 사랑하는 사이 맞아?

왜 이렇게 살벌해?’

파파파파파-! 꽈꽈꽈꽈-!

이제 완전히 전투에 몰입하여 사생결단의 기세로 싸우는 리아스나와 페미니스트의 충돌여파를 막아낸 진멸이 투덜거렸다.

그냥 맞아주기에는 신족의 신체에 치명적인 권능들이 섞여있었다.

리아스나가 아무리 마신의 목으로 예비 마신왕의 신격을 되찾았으나 분명 신력이나 전투경험이 위인 페미니스트가 식은땀을 흘리면서 쩔쩔매고 있었다.

설득이나 대화는 고사하고 서로를 이기기 위해 전력으로 싸우는 보는 창조신장은 조용하게 의지를 전했다.

‘사랑이 깊은 만큼 분노도 크니까 당연한 것이다.

또한 감정은 자신만의 것이니 다른 존재와 나눌 수도 이해받을 수도 없다.

그래서 사랑하는 자는 증오할 각오도 해야 한다.

결국 감정은 순간적이고 파괴적이다.

바람가의 계율에 불애(不愛)가 들어간 이유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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