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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637화 (637/1,533)

<--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그리고 이계로 보내진 차원의 마도신은 포위당해 있었다.

차원의 오리진이 문을 열어준 곳은 과거에 바람가의 본가의 대문을 부수고 이계로 강행 돌파한 지점이었다.

다른 말로는 바람가를 포위하고 있는 이계의 방어막의 한복판이란 뜻이었다.

우주공간에 포진하고 있는 수많은 이계의 신들에게 둘러싸인 차원의 마도신의 목에는 핏대가 올라오고 있었다.

아까부터 계속 반복되는 대화 탓이다.

“이계로의 불법침입도 절대계의 탈주도 아니다-!

나는 499주우주의 주신장 서열 1위 차원의 마도신이다.

진리의 명령에 의해 이계에서의 대리임무를 받았다.

이계의 이름은 차원창세신 코아-!

나에게 통행증 따위는 필요 없으니까 당장 상부에 확인하지 못할까?”

최고위 신은 신력파동과 권능으로 증명은 충분하다.

다른 존재가 흉내를 낼 정도면 이미 하위신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자신은 특이한 차원의 권능을 가진 마도신이기에 위조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아니 이계의 진리대리로 파견을 가는 자신을 위조하다니 목숨이 몇 개가 있어도 부족하니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없었다.

‘이미 진리대리로 통보가 가있을 것이니 확인만 하면 끝나는 일이다.’

그런데 이계의 신들은 코웃음을 치면서 강압적으로 원하는 서류만 제출하라고 말하고 있었다.

주신도 아니 하위신들 주제에 말이다.

“최고 위원회에서 발부한 통행 증명서-!

없으면 통과할 수 없다.”

“아니면 진리에게 받은 임명장이라도 제출하라.”

“바람가에서 책임을 보증하지 않은 존재는 결코 통과시킬 수 없다.”

상대방도 계속 반복되는 대화에 지쳐 가는지 서서히 짜증을 내고 있었다.

“으드드득-! 또 원점이냐?

네 놈들은 장님이냐?

아니면 감각이 완전히 망가졌느냐?

너희들은 주신이하라서 아예 저 힘들을 못 느끼는 것이냐?

바람가가 어떤 곳인지 몰라?

그런데 저 곳에 가서 증명서를 띄어오라고?

거기에 진리에게 임명장을 받아와?

서류 몇 장 때문에 바람가로 가라니 미쳤느냐?

겨우 그런 사유로 나보고 저길 가라고?”

“규정이 그러하다.”

점점 대답이 짧아지고 있었다.

이계의 신들도 인내의 한계가 온 것 같으나 내가 상대할 수 없는 고위신이라는 것을 알기에 함부로 덤비지는 못한다.

‘규정대로 통과서류를 가져오라는 말은 바르다.

허나 상황이 이런데 이것들이 나를 죽이려고 하나?

위에 확인만 하면 끝날 일을 일부러 이렇게 해?’

아무리 상대의 말이 올바르다고 허나 바람가에 가서 진리의 증명을 받아오라는 요청을 들어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막무가내로 박살내면서 통과하기에는 이계에서 맡을 ‘진리대리’라는 신분이 걸린다.

최고위 지배층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책에서 배웠던 것이다.

‘최고위 지배층이 될 내가 법과 규정을 무시할 수 없지.

원하는 대로 서류를 받아다 주어야 하나?

허나.......으득-!’

이를 부득 갈면서 뒤를 돌아보았다.

바로 뒤의 우주공간 너머로 바람가의 본가가 있는 바람성이 보인다.

엄청난 신격과 신력을 가진 영원체들이 수백만이 몰려있으니 멀리서 쳐다보기만 하는데도 오한이 아니라 아예 공포감에 정신이 돌아버릴 것 같았다.

하위신이면 아예 모르니 다행인데 어중간한 창조신이라서 똑똑히 느껴졌다.

‘바람성이 아닌 일반 행성과 같아 보이지만 무시무시한 신력과 권능을 가진 존재들이 우글거리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겨우 증명서류를 얻자고 흑염의 바람성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위기감이 드는 저기로 갈 수는 없다.’

바람가가 겨우 보일 정도인 여기서 쳐다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두려운데 직접 가다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더구나 진리를 직접 찾아보아야 한다니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상과 벌을 같이 주는 진리와의 대면은 10중심조차 감당이 힘든 두려움이다.

차라리 이것들을 모두........’

시선을 다시 돌려서 앞에 막아서고 있는 이계의 투신들을 쳐다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허수아비들이 없었다.

전력을 다해서 만든 것 같은 방어막이 성벽은 고사하고 마치 갈대밭 같았다.

‘바람가에 대비한 방어선이면 이계 투신에서는 최고 수준일 것인데 수만 많고 한심할 정도로 수준이 낮다.

최고 대표자인 이놈들조차 잘되어야 최고위 신 정도라니?

이게 어디의 최하급 신계냐?

그럼 이걸 어쩐다?

역시 이놈들을 돌파하는 것이 낫겠군.’

우우우우웅-!

답은 바로 나왔다.

바람가로 찾아가서 진리를 찾는 위험을 감수하느니 허약하기 그지없는 이계의 신들을 박살을 내고 통과하는 것이 백번 나았다.

그렇게 마음이 서서히 강행돌파를 내는 것으로 돌아서니 투기가 바로 품어져 나왔다.

그래도 정면충돌은 자제하기 위해서 위엄 있게 경고를 먼저 했다.

“내가 난민이나 망명자인줄 아느냐?

나는 진리대리로서 너희들의 지배자로서 왔다.

통과서류 따위는 나중에 너희들이 만들고 당장 비키기 못할까?’

비록 주우주지만 1써클 정도는 상위로 쳐주는 499주우주의 중급 창조신인 자신정도면 이계에서 막을만한 존재가 없을 정도의 절대강자다.

더구나 99초의 영웅신까지 있는 이상 혼자서도 이계를 쓸어버릴 수 있었다.

그렇게 아예 대놓고 돌파할 기세를 보이자 이계의 신들의 반응은 빨랐다.

아니 아까부터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헛일이다.

그런데 말하는 꼴이 더욱 가관이다.

“역시다-! 막아-!”

“싸우지 말고 되돌려 보내기만 하라-!”

“두려워하지 마라.

신체가 없으니 순간의 신력방사만 막으면 끝이다.

상대는 신력만 높은 허계(虛界)의 허신(虛神)이다.”

허신(虛神).

그것은 신체도 권능도 모두 잃고 신령만이 남은 정신체의 말로였다.

신체를 다시 만들 정기도 없이 의지만이 남아서 현실에 개입하지 못하는 인간의 유령과 같은 존재를 말한다.

이렇게 전락한 신에게 남은 길은 천운으로 정기를 얻어서 다시 신체를 구축하거나 스스로 소멸을 선택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두말할 것도 없이 신에게 이런 모욕도 없었다.

살아있는 사람에게 유령이라고 놀린 격이다.

“나를 허신(虛神)이라고?

그리고 감히 절대계(絶代界)가 아닌 허계(虛界)라고?

이.......이 놈들이 감히 누구의 앞에서-!”

그렇지 않아도 약자들이 모여서 통하지도 않는 기세를 올리면서 압박을 하려는 모습이 웃기지도 않고 가소로웠다.

그런데 허신이라는 모욕까지 들으니 당연히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등 뒤에서 찬란하게 펼쳐지는 13쌍의 빛의 날개와 13쌍의 암흑의 날개는 창조신에 도달한 위대한 마도신의 증거였다.

그 위용 앞에서 하위신이라면 서있을 수조차 없는 것이다.

파아아아아-!

주신에도 도달하지 못한 하위신이 견딜만한 신격이 아니기에 그 위압으로 제압할 기세였던 차원의 마도신의 입에서 당황스런 탄성이 흘러나왔다.

“으음? 마력이 발동이 안 돼?”

기세 좋게 펼쳐졌던 암흑의 날개가 바로 반투명하게 회색으로 변해갔다.

마력과 마도가 그 힘을 잃었다는 증거였다.

“마력이 무효화?

차원의 권능만이 가능하다고?

뭐냐? 이건-!”

차원의 권능도 정상이 아니다.

차원의 오리진님에 받은 차원의 권능만이 온전하게 발동하고 있고 독자적으로 쌓아올린 부분은 모두 극심하게 방해받고 있었다.

차원의 권능으로 이계의 문물을 가져온 적은 있으나 직접 간 적은 없었다.

물건이 넘어올 때도 만만치 않은 반작용이 있었으나 차원을 뛰어넘어 다시 구현한 여파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직접 본체로 와서 겪어보니 이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제약이 컸다.

‘차원의 오리진님께 받은 차원권능이외는 거의 1만분의 1로 신력이 떨어졌다.

이놈들이 친 방어결계의 힘인가?

행성결계와 동류인가?

아니면 이건 이계에서 나의 존재자체가 거부되고 있는가?

아니 그것도 아니야.

단지 절대계나 주우주와는 완전히 다른 구성으로 이계가 구성되어 있다고?’

원인을 찾았지만 대응은 쉽지가 않았다.

차원의 권능이 아니었다면 창조신의 신체조차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급락한 신력하락에 괴로워하고 있는데 이계의 신들은 더욱 경악하고 있었다.

허계의 신이 신격과 신력을 발휘하고도 존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헉-! 어떻게 허계의 허신이 신력을 전개하고도 신체를 유지할 수 있지?”

“설마 바람가의 일원인가?

재구현의 제약을 받고도 무시할 정도로 신력이 높다는 것인가?

“말도 안 돼-!

그럼 자칫하면 모두가 무너진다.

그런 짓을 진리와 최고 위원회가 용납할 리가 없다.”

“설마-! 저 권능은 그때의........”

“맞다-! 그 바람가의 권능이다.”

비명과 같은 소리가 이계의 신들의 진영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비록 제약을 받으나 상상도 못할 정도로 강대한 바람가란 존재들이 사는 저 행성의 방어막을 지키는 임무는 이계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재구현의 제약과 힘을 합쳐 만든 방어막으로 이제까지 충실하게 방어임무를 수행해온 자신들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갑자기 특이한 권능으로 모든 제약을 풀어버리고 신체와 신격까지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바람가가 나타났다.

자신들이 전력을 투여한 방어막 전부를 흡수하고 파괴하려 한 일이 얼마 되지도 않았다.

다행히 바로 달려온 다른 바람가의 일원들에게 끌려갔으나 그 전율스런 권능의 느낌은 잊을 수가 없었다.

“저 권능-! 방어막을 부수던 바람가의 권속이다-!”

“방어막에 접근시키지 마라-!

전력으로 튕겨내-!”

그와 동시에 이계의 신들이 합동으로 만들어진 방어막의 성질이 변화했다.

꽈아아아아앙-!

마치 폭탄이 터진 것과 같은 굉음이 터지면서 전력으로 차원의 마도신을 거부한 것이다.

그것은 자꾸 흩어지려는 신력과 마력을 겨우 수습하고 차원의 권능으로 신체를 제어하려던 차원의 마도신에게는 날벼락과 같은 충격이었다.

“커어어어어억-! 또-! 또-! 방심하다 이 꼴이냐?

이런 빌어먹을-!”

변화된 방어막의 성질은 신력과 마력도 아닌 존재 자체에 거는 반발력과 같았다.

덕분에 마도나 권능으로 만들어 놓은 방어체계들이 단숨에 무력화 되었다.

그나마 차원의 권능이 제 역할을 해주지 않았다면 먼지로 변해 버릴 정도의 타격이었다.

그런 강력한 충격으로 일그러진 공간에 구멍이 뚫려서 몸이 흡수되어 날려진다.

“다시 이런 쫓겨나는 꼴이라니?”

주우주의 신계에서 진멸의 발로 채여서 이계로 던져진 것이 바로 조금 전이었다.

그러나 그는 자신과 비교할 수도 없는 강자였기에 넘어갈 수 있었다.

허나 겨우 주신도 아닌 하급신들에게 이런 꼴이 되다니 스스로도 용납할 수 없었다.

마치 거대한 망치로 두들겨 맞은 식으로 공간 저 너머의 뒤로 날려진 차원의 마도신은 분함을 못 이기고 소리를 쳤다.

“두고 보자-! 이놈들아-!

나는 곧 돌아온다.”

“.........”

주우주에서 비슷하게 당해서 이계로 튕겨진 일까지 겹쳐서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차원의 마도신의 살기어린 목소리는 이계의 신들을 떨게 했다.

“이럴수가? 어떻게 저 공격을 맞고서도 신체가 무사할 수 있는가?”

“허계의 허신이 맞는가?

저건 마치 우리의 최고위 신과 같지 않은가?"

“다시는 또 뭔가?

이런 적이 거의 없었는데?

왜 내 부임기간에만 이런 일이 발생하지?”

이계의 신들의 의문을 뒤로 하고 공간 저 너머로 튕겨진 차원의 마도신은 황급하게 차원의 권능으로 몸을 보호했다.

어디로 튕겨졌는지는 모르지만 충돌의 순간이 다가옴을 위기 감각이 간파한 것이다.

차원권능으로 방어하자마자 역시 바로 등 뒤로 강력한 충격과 고통이 찾아왔다.

꽈아아아아아앙-!

얼마나 세게 지면과 부딪쳤는지 귀청을 찢을 것 같은 굉음과 고통이 치밀어 올랐지만 분노는 그보다 우선했다.

바로 몸을 일으켜서 권능과 마력을 점검했다.

‘됐다. 단지 차원의 권능을 우선해서 사용하면 해결될 일이었다.’

너무 이질적이고 심각한 이계의 반응에 당황했지만 차원의 권능은 이런 면의 대응에서 완전히 특화되어 있었다.

차원권능으로 본래의 전력을 다시 구축한 이상 이계의 허약한 신들 따위는 얼마가 있든지 자신의 적이 아니었다.

카르마의 제약도 없는 이상 참아줄 이유 따위도 없었다.

“전부를 가만두지 않겠다.

이계고 나발이고 모두 박살내 버린다.”

툭-! 툭-!

그런데 막 일어선 자신의 오른쪽 어께에 아주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 등 뒤에서 정중한 저음의 목소리가 울렸다.

“이계와 전부를 박살낸다?

허허-! 거참 기운이 넘치는구나.

그리고 아주 오래간만의 침입자로군.

아니 탈주자인가?

뭐 아무래도 상관은 없지만 너 참 재미있구나.

여기서 그런 소리를 하는 존재는 처음 보았다.”

“!!!”

그대로 몸이 소름으로 굳었다.

자신의 등 뒤에서 뭔가 장난기가 있는 말투로 재미를 찾는 존재가 누구인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이미 몇 명이나 되는 바람가의 오리진님과 만났다.

바람가 특유의 투기라든가 말투는 이미 각인을 시킨 지는 오래였다.

아니 이계에서 자신의 뒤를 이렇게 자연스럽게 잡고서 장난을 칠 존재는 바람가 일원이외에는 없었다.

튕겨진 여기는 바람가의 본가였던 것이다.

시야가 확 좁아지는 것이 아득한 절망감이 눈을 어둡게 하는 기분이었다.

‘이.......이것들이 결국 나를 죽을 장소로 보냈다.’

방어막의 반발력에 당해서 어디로 튕겨졌는지는 눈앞의 광경이 증명했다.

저 멀리 끝도 없이 하늘 높이 솟은 검은 비석과 같은 건물들이 수 백 개가 들어선 이곳은 역시 바람가의 본가였다.

등 뒤에서 절대기인지 파멸유혼검인지 모를 무기로 오른쪽 어깨를 가볍게 쳤던 바람가가 가벼운 말투를 건네었다.

“그럼 수상한 침입자겸 탈주자.

힘으로 너의 살 자격을 증명하라.”

한마디로 살고 싶으면 덤비라고 하는 뜻인데 차원의 마도신의 입장으로는 절대로 그럴 생각이 없었다.

99초 동안 10중심급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바람가의 일원에게 상대가 될 리가 없었다.

더구나 차원의 오리진님이 부여한 차원의 권능으로 바람가의 일원을 상대하는데 사용한 것을 아시면 가만히 있지 않으실 것이다.

‘99초의 영웅신이 통할 상대가 아니다.

더구나 이분이 만약 차원의 오리진님의 선조이시면 아주 난리가 난다.

아니 후손이라도 큰일이지.

그보다 더한 위험이 있다.

여기에 현재 진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499주우주에서 분명 바람가의 본가에서 후손들의 수련을 보아주고 계신다고 들었다.

그럼 여기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진리대리로 파견을 가는 것을 후손인 이분이 아시면 반드시 진리에게 직접 인사를 해야 한다.

신고는 상급자에 대한 하급자의 당연한 예의이기 때문이다.

그럼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아무로 모르는 것이다.

약자가 마지막에 믿을 것은 결국 분위기 파악과 화려한 말발 밖에 없었다.

자신이 침입자가 아니라는 것만 증명하면 넘어갈 수도 있었다.

“결코 탈주를 했거나 수상한 자가 아닙니다.

단지 이계로 정식임무를 받고 가다가 방어막에 충돌했을 뿐입니다.”

“들어온 이유나 원인을 알려줄 필요는 없다.

네가 그럴 힘이 있는지 없는지만 중요할 뿐이지.

보아하니 선공은 아니고 방어나 반격형태인가?

그럼 먼저 공격을 원하느냐?”

뒤의 바람가는 전혀 사정을 들어줄 분위기가 아니다.

아니 말보다 싸우고 싶어 하는 느낌을 팍팍 풍겼다.

‘역시 바람가-! 일단 힘의 증명인가?

말이 안 통한다.’

이제 대놓고 안 덤비면 먼저 패겠다는 투기가 풍겨오기 시작했다.

더욱 다급해진 차원의 마도신은 황급히 신분을 밝혔다.

“전 499주우주 주신장 서열 1위 차원의 마도신입니다.

필요하시다면 신분증이라도 보여드리겠습니다.

잠시만 여.......여기 있습니다.”

혹시라도 바로 치거나 믿지 않으실까봐서 허둥지둥하면서 증명서를 꺼내려 했다.

허나 주신장에 걸 맞는 힘만 있으면 인증서류 따위는 필요 없다고 아공간 구석에 처박아두어서 찾는 시간이 걸렸다.

그렇게 힘겹게 주신장 임명서를 꺼내려던 차원의 마도신의 귀에 절망적인 말이 들려왔다.

“훗-! 자신의 증명에는 신분이나 서류는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힘과 권능만 보여라.

그럼 내가 먼저 시작하지.”

‘지극히 동감이기는 합니다만 덕분에 지금 저의 상황이 아주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남에게 들으니 굉장히 안 좋게 느껴집니다.’

어깨에 살짝 대어져 있던 절대기에서 전투시작을 알리듯이 엄청난 신력의 파동과 함께 울리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컥-!’

쿠우우우우우웅-!

단순히 절대기에서 아주 약간 흘러나오는 투기로 인해 접촉한 어깨부위가 찢겨져나가는 고통이 밀려오자 결국 포기한 표정을 지은 차원의 마도신이 입을 열었다.

“.......전 진리의 대리로 이계로 파견을 가야 합니다.

그래서 진리께 신고를 드리러 왔습니다.”

“응? 아아-! 그게 너냐?

진작 말하지 그랬느냐?

이쪽이다.

따라오너라.

허참. 모처럼 사건인줄 알았더니........”

진리에게 파견신고를 하러 왔다는데 후손이 팰 수 있을 리는 없다.

뭔가 아쉬운 말투로 투기를 거둔 바람가의 일원이 앞장서자 걷자 고개를 푹 숙인 차원의 마도신이 그 뒤를 따랐다.

‘으드드드득-! 결국 내 발로 진리를 찾아가는군.

이 죽일 것들 탓이다-!

두고 보자.

내게 무슨 일이 있으면 반드시 갚아 주리라.’

감히 내색은 못 했지만 속으로 이를 부드득 갈면서 복수를 다짐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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