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인간출신의 용병신이자 마도신, 그것을 흑마법을 주력으로 해서 천대받다가 처음으로 얻은 직위였고 명예였기에 잘하고 싶었다.
누구보다 더 간절히 힘과 세력을 얻기를 갈망했다.
너무나 힘겨워서 바로 은퇴하여 도망을 치고 싶다고 항상 생각했었지만 더욱 올라가고 싶었다.
그래서 누구나 부러워하는 절대 권력과 자치권을 가진 독립신계의 신계주신이 되어서도 용병신 시절보다 더욱 치열하고 필사적으로 살면서 겨우 여기까지 왔다.
주우주의 신들이라면 접근조차 두려워하는 절대계의 존재들과 갈등까지 각오하면서 마침내 더 이상 주우주의 신들은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힘을 얻었다.
그래서 주신장이 되어 인정받자 차원신계의 신들도 더 이상 자신에게 도전하지도 않자 서서히 질서가 잡혀갔다.
‘과거의 원한으로 자기들끼리 치고받아서 개판에서 난장판이 되었지만 그래도 나아진 것이다.’
서로가 원수인 그들도 신계를 위협하는 일만은 하지 않는다.
뒤에서 무슨 짓을 하고 삿대질을 해도 결코 공개적으로 드러내지 않는다.
그들의 효용을 인정하고 대부분의 권력과 운영권을 내준 자신이 그것만은 용서하지 않는 다는 사실을 잘 알고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결국 신계주신인 자신의 강함이 모든 것의 우선이다.
내가 변하자 나를 둘러싼 세상도 바뀌었다.
그래 대표자가 누구보다 강하다면 어떤 조직도 나라도 무너지지 않는다.
진리가 보여주었다.
나의 삶이 증명했다.
그래서 믿는다.’
그 때 내부에서 더욱 거세게 타오른 흑염의 권능이 폭혈(爆血)로 변해서 신체의 구속을 완전히 해제했다.
여파로 내부의 장기와 피, 근육이 송두리째 재로 변할 뻔했지만 신체의 자유는 되찾은 것이다.
바로 근원의 칭호와 차원의 권능이 작용하면서 바로 회복을 시켜 다시 살아남았다.
허나 내부의 고열로 달아오르다 못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피는 토해낼 수밖에 없었다.
쿨룩-! 푸스스스슥-!
연기를 내품는 붉은 피가 바닥에 용암처럼 흐른다.
자세도 구속이 풀리면서 한쪽 무릎을 꿇었던 그대로 앞으로 무너져간다.
허나 진리에게 칭호를 받은 자의 패배와 굴복은 용납 받지 못하는 중죄다.
더구나 진리 앞에서는 쓰러져서는 안 되기에 오른손을 주먹을 쥐고 그대로 땅에 박았다.
쿵-!
오른쪽 무릎과 주먹을 땅에 대고 쓰러지는 몸을 지탱한다.
그렇게 엎드린 자세로 외쳤다.
피가 끓어오르고 구속이 풀린 신체가 바로 박살이 나서 흩어질 것 같았다.
입마저 닥치고 있으니 정말 그대로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던 것이다.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은 고통을 억누르고 말했다.
“크훕-! 나.......나라를 이끄는 것은 약자들이 아닌 강자입니다.
강자는 희망을 믿는 자가 아니라 절망을 증오하는 자입니다.
강자는 행복을 바라는 자가 아니라 불행해지지 않기 노력하는 자입니다.
강자는 다른 존재와 세력의 도움을 바라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힘을 믿고 살아가는 자입니다.
그래서 강자는 스스로 자신을 높이고 무너지지 않기 위해 방벽을 쌓고 산이 되며 산맥이 됩니다.
허나 대다수의 약자는 안전과 평안을 원하나 높은 산위로 올라가는 고난을 피하고 산이 낮아져서 오르기 편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평준화되어가는 세상을 거부하고 더욱 높은 산을 만들고 솟아올라서 마침내 하늘이 되는 것이 강자입니다.
그런 강자가 산 밑에서 너무 높고 험해서 올라가기 불평하는 약자들에게 무너지는 순간 나라는 망합니다.
또한 비록 강자의 자질이 있더라도 다른 강자들이 만들어 놓은 높은 산이 없다면 더욱 위로 올라갈 발판을 잃어서 같이 약해져 갑니다.
허나 진정한 강자는 그렇게 망해가는 나라를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부흥하게 만듭니다.
그런 강자가 이끄는 나라는 결코 망하지 않고 끝없이 부흥합니다.
누구보다 강대한 진리시여-!
너무나 미약했던 제게 칭호와 마도, 권능을 부여하여 기회를 주신 진정한 강자시여.
저는 약자이나 당신이 만들어 주신 발판으로 강자가 되고자 합니다.
방법을 물으신다면 오로지 승리로서 대답할 뿐이옵니다.”
어떻게 당했는지도 모르지만 한계를 넘은 타격을 연이어 받고 거의 죽음에 도달하려는 육체였다.
근원의 칭호로 생명을 부여잡고 흐려져만 가는 의식은 신령에 수없이 새겨 넣은 강자에 대한 주장과 다짐으로 유지하는 차원 창세신 코아였다.
마음속의 말을 모두 했음에도 한참동안 반응이 없었다.
그리고 진리의 대답은 들려졌다.
“차원 창세신 코아는 결국 지배자(支配者)가 아닌 마도신(魔道神)인가?
세상을 지배하는 것보다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현실을 왜곡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걸겠는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만을 쟁취하는 마도신다운 답변이다.
나의 후손들아. 이제 안심하느냐?
너희들도 이제 이견은 없겠지?
이런 의욕이 넘치는 정신체에게는 약간의 힘의 부족은 문제가 안 된다.
어떤 절망에도 포기하지 않고 결국 해결할 것이니 말이다.
그 와중에 발생하는 말썽 정도는 즐겁게 기대를 하마.”
옆의 바람가 오리진들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했다.
차원 창세신 코아의 강자에 대한 의견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지만 진리와 자신들 앞에서 이정도의 의견을 피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심했다.
더구나 진리할아버님이 저렇게 즐거워하시니 오히려 환영해야할 상황이었다.
“후후-! 마도신의 최선이라 재미있겠구나.
포기하지 마라.”
진리대리(眞理代理)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절대적인 힘이 아닌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의지가 먼저였다.
처음부터 순탄하고 승리를 계속해온 삶이란 아무런 감동도 빛도 없다.
허나 진리할아버님은 1대 10중심과 벌인 결투에서 무수한 패배를 당하고도 결국 승리를 쟁취했기에 그 영광이 더욱 찬란하게 빛났다.
‘이계의 저런 상황에서도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면 최소한 진리할아버님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부흥에 성공이라도 한다면 대단한 일이다.’
겨우 정신체가 진리대리로서 이계에서도 그런 역경을 밞고 성공한다면 진리의 명성은 이계에서도 불멸의 영예가 되어 줄 것이다.
차원 창세신 코아의 능력과 성향으로 보아서는 그럴 가능성은 극히 적지만 있다는 점이 중요했다.
비록 불가능에 가까울지라도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시도한다면 언제인가는 성공에 도달할 것이다.
이러한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지야 말로 바람가의 근본과 같았다.
그런 의지를 확인한 이상 더 이상의 우려는 필요 없었다.
“그럼 가봐라.”
진리의 말에 차원 창세신 코아의 거의 죽어가는 몸은 다시 생기를 되찾았다.
겨우 여기서 살아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자 극도의 경계태세였던 근원의 칭호의 생명력이 최대한의 위력으로 발휘되어진 것이다.
헌데 자세를 일으키자 뼈가 으스러지는 굉음이 들렸다.
아직도 구속력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으드드드득-!
‘크으으으-! 도대체 뭐가 날 제압했기에 흑염 권능이 구속을 풀었는데도 아직 영향이 남았지?
흑염 권능의 파괴력은 절대 권능 중에서도 최고인데 이 정도라면?
설마 영원권능인가?’
그래도 근원의 칭호의 생명력과 회복력은 발군의 위력을 발휘했다.
겉은 멀쩡해 보이지만 내부에서 흑염 권능이 폭혈(爆血)로 변해 마구 날뛴 덕으로 거의 재가 될 기세로 박살이 났던 신체가 다시 순식간에 회복이 된다.
겨우 살아난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어서 필사적으로 공간의 문을 열었다.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그나마 안전한 이계 차원좌표로 이동하는 순간 진리의 말이 또 들려왔다.
아니 명령이었다.
“이계 진리대리(異界 眞理代理)에게 진리(眞理)로서 명령한다.”
“!!!”
덜컥-!
살았다가 다시 지옥에 떨어지는 느낌에 말 그래도 심장이 멈출 기세로 놀란 차원 창세신 코아가 그대로 다시 엎드렸다. 그 등 위로 절대계의 창조주인 영원체의 존재감을 아낌없이 발산하는 진리의 말은 신령에 아로새겨졌다.
“진리인 나를 만나는 존재는 모두 상과 벌을 받아야 한다.
상과 벌은 같이해야 가치가 있으며 이것이 시련이다.
하위자는 상위자가 주는 가혹한 시련을 이겨내야만 강자가 된다.
통과하지 못하는 약자는 처단하라.
너는 나의 대리로 이계로 보내니 이번만은 예외로 해준다.
하지만 이것만은 명심해라.
결코 누구와도 타협해서는 안 된다.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
옆조차 보지도 말며 정면과 그 너머만을 보아라.
그 과정에서 방해되는 모든 것을 박살내면서 앞으로 나아가라.
강자는 자신과 타인에게 공평하게 과거의 후회나 현재의 배려, 미래의 망설임 따위는 없다.
이것이 진정한 강자가 되는 최단의 길이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나의 대리가 되고 싶다면 명심하고 추진하라.”
진리로서 이계에서 행동할 때의 준엄한 지침이었다.
자신도 경험한 일이고 믿기에 적용에 불만이 있을 리가 없었다.
힘차게 대답하며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강자에게 영광을-!
약자에게 기회를-!
모든 것은 진리의 뜻대로-!”
차원 창세신 코아는 더 이상은 영원체들의 압박감에 견딜 수 없기에 그렇게 대답하면서 설정한 좌표로 바로 이동하였다.
사라진 자리를 보면서 진리는 혼잣말을 하듯이 나직하게 덧붙였다.
“.......그리고 삶에 재미를 추구하라.
본인이 행복하지 않으면 누구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정말 지배자가 되고 싶다면 본인 먼저 행복해져야 한다는 것은 권리가 아닌 의무다.
불행한 상위자 따위는 아무도 진심으로 따르지 않는다.
항상 최선을 다하고 성과를 만끽하라.
성과가 비록 실패라 할지라도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결국 원하는 결말에 도달한다.
그것이 영원한 행복이라도 말이다.”
아주 먼 과거에 본인이 무수하게 들었던 말이었다.
‘내 아버지들이 항상 수련만 하며 세상에는 무관심하던 나를 걱정하면서 당부했던 말이지.’
쓸데없이 과거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보니 오래만의 불꽃구경에 곁들인 술에 약간 감상적이 된 느낌이었다.
아니 이계로 보내기 위해서 차원 창세신 코아의 이름을 준 차원의 마도신이 발버둥을 치면서 강자가 되기 위해 살려는 모습에서 과거가 생각이 났을지도 모른다.
“훗-! 영원한 삶에 끝없는 자극이 있으면 좋지.”
절대계 전부의 권리를 힘으로 위임받았던 1대 10중심과 벌였던 사투와 승리는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추억이었다.
그리고 지금 절대계와 주우주들의 번영은 영원체로서 영구히 가질 명예와 보람과도 같았다.
그 과정이 지극히 길고 수고스러웠지만 말이다.
‘그리고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대로 평상에 누워서 하늘을 쳐다보았다.
자신의 무방비한 모습에 주변의 후손들의 놀란 시선을 느끼면서 아직도 폭발의 여파가 조금 남아서 아름답게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후손들과 이렇게 같이 있지만 과거에는 1대 1중심들과 같이 수명을 다한 절대계의 별들과 은하를 조기에 붕괴시키고 재건을 주관하면서 이런 대화를 했었다.
“절대계의 수명이 다해간다.
수리를 아무리 해도 끝이 없다.”
“완벽한 영원체가 만든 절대계에 왜 수명이 있는가?”
“이 세상에 종말이 오는가?”
그 대답은 1대 회색의 절대자와 자신이 똑같이 해주었다.
“영원체는 완전하기에 그들이 만든 세계는 언제나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완전한 그들은 자신들 이상의 존재는 만들 수 없으면서도 항상 똑같이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대계에 그들 외에 완전한 권능도 존재도 없다.
이런 붕괴는 계속 벌어진다.
최소한으로 피해를 막으며 더 개량해서 복구하고 있으나 언제인가는 전체가 한계에 온다.
그것이 이 세계의 종말이다.”
“그러면 우리가 최선을 다해 부흥시킨 절대계도 전부 사라집니다.
허나 아주 먼 미래의 일이며 노력할수록 종말은 더욱 멀어질 것입니다.”
이미 1대 10중심들도 영원한 시간의 흐름에 점점 정신이 마모되고 미쳐가고 있다는 사실을 흐릿하게는 알고 있었고 위기감도 느끼고 있었다.
결국 그들은 확실한 대책을 찾았다.
“만약 불완전한 영원체가 완전한 세계를 만드는 시도를 반복하면 어떨까?
처음에는 실패해도 계속 다른 방식으로 시도하면서 개량하면 조금씩 더 좋은 결과가 나와서 언제인가는 완전한 세계가 나오지 않을까?”
완전한 세계를 만들기 위해 불완전한 창조주가 세계를 계속 보완하면서 만들자는 실로 어처구니없는 발상이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게나마 있었다.
불완전함은 의외의 결과를 도출하기 때문이다.
‘방법을 달리하면서 수도 없이 반복하여 발전해 간다면 언제인가는 완전한 세상이 나올 수도 있겠지.
허나 가능성만 있었다.’
절대계의 지배자이며 신체와 힘은 영원체를 능가하는 그들로서도 감당이 안 될 정도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무엇보다 종말을 늦추고 현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1대 10중심들의 희생이 필요했다.
그러나 결단을 내린 회색의 절대자에 의해 이 무모한 계획은 결국 추진되었다.
‘1대 10중심의 모든 권능과 가능성을 집결하여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절대적인 힘과 발전 가능성을 가지면서도 불안정한 마음과 감정을 가진 불완전한 영원체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을 진행했다는 말이지.’
영원체를 능가했으면서도 끝없는 수련을 통해 개인적인 무력으로 최강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태어날 때부터 한없이 영원체에 가까웠던 자신이 있었다.
더구나 원래 인간이며 초월자였기에 발전 가능성과 의외성도 최고 수준이었다.
당연히 계획의 대상은 자신이 되었고 없었다면 성립조차 안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2차 절대대전이 벌어져서 겨우 승리한지 벌써 500억년이 흘렀고 자신은 그들의 의도대로 불완전한 영원체인 진리로서 존재한다.
그들이 바란 대로의 결과였다.
‘1대 10중심의 신체를 봉인한 팔륜 봉인과 자신이 있는 한 절대계는 종말을 맞이하지 않는다.
그러나 완전한 세계는 아직 너무 멀어.
본인들도 결국 못했으면서 너무 큰 짐을 넘기셨단 말이야.
받은 은혜는 이름을 남겨드렸으니 되었겠지.’
기존의 절대계를 100배 이상으로 키우고 강화시켜 10중심의 이름을 물려받은 강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누구보다 강대한 10중심들의 이름은 영원체들조차 어쩌지 못할 명예가 된 것이다.
그렇게 자신의 스승들과 낳아주신 아버지, 키워주신 아버지께 보답했다.
그리고 기존 절대계 규모로 1,000개의 주우주를 보완하면서 계속 만들어 왔다.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완전한 세상을 만들어 영원한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었다.
자신의 목적이 된 ‘영원한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이다.
‘물론 완전한 세상을 만들었다고 영원한 행복이 오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말이야.’
진리가 오래간만에 과거 생각을 하면서 감상에 빠져있을 때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를 갈면서 파멸유혼검을 빼들었다.
“크으으으으-! 살긴 살았는데 이제 전부 기억이 났다.
모두 이놈들 탓이다.”
이계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는 안전한 차원좌표는 바로 아까 튕겨졌던 봉쇄결계의 핵심이었다.
그 앞에 아까 자신을 막으면서 통행증을 요구하던 이계의 신들이 정신을 차리면서 신음을 하는 꼴을 보자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이런 빌어먹을-! 도대체 몇 번을 죽을 뻔했지?
그런데 망각을 할 수 없는 신이 충격에 기억이 일순간 날아가다니 이런 일도 가능하나?
이것들 덕분에 안 해도 되는 신고를 했다가 이게 무슨 꼴이냐?
바로 자신이 진리에게 받은 파멸유혼검을 빼들고 달려들어 이계의 신들을 모두 무자비하게 패기 시작했다.
싹 죽여 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아직 바람성의 영역 안이고 분명 마도신의 오리진님이 지켜보고 계실 것이다.’
마도신은 수단방법을 안 가리고 승리를 쟁취하지만 그래도 빛의 신이다.
더구나 바람가 마도신 오리진이 직접 쳐다보고 있는데 금지하는 짓을 하다가는 정말 머리가 날아간다.
그러니 무방비한 약자들을 죽여서 정기를 흡수하는 짓을 못 하게 된 이상 오로지 똑같이 되갚아 주는 수밖에 없었다.
“이 썩을 것들아-! 네 놈들 때문에 내가 무슨 꼴을 당했는지 아느냐?
이제 곱게 죽여서는 울화가 안 풀려-!
네놈들도 나처럼 파멸유혼검으로 죽지도 못하고 맞아봐라-!”
“왁-!”
“컥-!”“뭐야-! 악-!”
차원권능을 발휘해서 수십만의 이계의 신들을 공간과 시간을 제약을 없애고 모두 패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주공간에 영문도 모르고 두들겨 맞는 이계의 신들이 비명소리가 한참을 울려 퍼졌다.
“너희들도 맞아서 기억이 날아가 보아라.
그런데 이 허접한 것들아-!
어떻게 반격은 고사하고 제대로 막는 놈이 하나도 없냐?
너희들이 정말 최정예 투신 맞아?
이계의 최정예 투신이라면 저항이라도 해보란 말이다.
너무 일방적이니 또 내가 나쁜 놈 같아 보이잖아?
그나저나 투신들이 왜 이렇게 약해?
아오-! 정말 꼴 보기 싫도다―!”
물론 비명보다 더 큰 목소리로 외치는 차원 창세신 코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