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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659화 (659/1,533)

<-- 절망(絶望)과 희망(希望) -->

그리고 허무의 베인은 깨달았다.

‘굴복해도 소용없다.

우릴 반드시 죽이고 칭호를 축출할 생각이다.’

아무리 보아도 자신들을 죽여서 칭호를 축출할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단지 진리님에게 받은 칭호를 마음대로 회수한다는 부담은 피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러면 힘을 숨기거나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었다.

전력으로 허무의 칭호를 불러낸다.

위이이이이잉-!

허무의 칭호의 표식은 단지 검은 원에 하얀 점 하나였다.

머리 위에 떠오른 검은 원이 그대로 주변의 영역을 잠식해 나가자 겨우 상대가 제대로 인식이 되었다.

모든 것을 무(無)로 돌리는 허무의 권능으로 상대의 권능의 영향을 먹어치운 것이다.

‘전력으로 칭호를 개방하니 통한다.

역시 우리처럼 칭호를 받은 존재였다.

칭호의 효과는 역시 내가 위다.’

상위의 권능은 하위의 권능의 효과를 무효화한다.

불사(不死)의 권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상위의 필살(必殺)의 권능에는 반드시 죽는다.

상위의 칭호가 하위의 칭호의 효과를 억누른 것은 당연했다.

겨우 자신감을 되찾고 본래의 말투를 외쳤다.

“미치겠네.

모두 포기하고 조금 살만하니 이건 또 뭐야?

당신 때문에 추적이 풀린 거였어?

내가 잘 숨은 것이 아니라?

그리고 거짓된 만들어진 존재들 주제에 빛의 창조신이라고?

웃기고 있.......컥-!”

하지만 부족했다.

인지할 수 있지만 공격을 할 수 있다는 확증은 들지 않았다.

조금 더 파악하기 위한 시간을 벌기위한 말도 마무리 하지 못했다.

쿵-!

어느새 자신의 목을 전신갑옷차림의 차원창세신 코아가 오른손으로 잡고서 들어 올린 것이다.

허무가 전력 발동되면 주변 공간을 거대한 중력의 방출과 흡수를 반복하여 무(無)로 돌린다.

그 영향으로 창조신이라도 움직임을 극도로 제어하는데 아무런 상관없이 움직여서 목을 잡아버린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반응을 능가하는 속도로 말이다.

‘이건 뭐냐?

칭호나 칭호의 효과?

아니야-!

그러면 내가 눈치를 못 챌 리가 없다.이건 신체능력이다.

그리고 내 허무의 방어영역을 단지 힘으로 완전히 부셨다.

극도로 단련된 무엇인가의 전투기술까지 섞여서 대응이 불가능.......커컥-!

무슨 힘이-!’

권능도 신력도 없는데 조여드는 손가락 힘만으로도 목뼈가 박살 날 것 같았다.

필사적으로 목을 잡은 오른손을 양손으로 저지하고 다시 신체접촉으로 확실히 인지가 된 차원창세신 코아를 보았다.

그제야 코아의 양 눈에서는 흐릿한 검은 불꽃을 겨우 볼 수 있었다.

눈동자 내부에서 타오르는 검은 불꽃에는 투기와 살기만이 뭉쳐서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일렁거리고 있었다.

‘검은 불꽃?

투기와 살기가 타오르는 것 같은 이런 권능은........이런 빌어먹을-!

절대계 최강의 육체권능이라는 흑염(黑炎)인가?’

흑염의 권능의 육체 증폭력은 자신이 알기로는 안전한 상태에서도 50배 이상이다.

위험을 감수하면 얼마나 증폭이 가능할지 모르는 절대계 최강의 육체권능 앞에 이런 근접전은 지극히 위험한 짓이다.

아니 솔직히 승산이 없었다.

‘전투기술은 아주 이상하지만 불가해(不可解)의 팔시조(八時調)인가?

도대체 이 차원창세신이라는 놈은 뭐야?

입문조차 힘든 절대권능을 도대체 몇 개나 익히고 있지?

칭호의 효과가 아무리 내가 위라도 이러면 막을 방법이 없다.’

자신의 근접전 능력은 진리께 받은 단련과 개인수련으로 최고 수준이다.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보다 확실히 위에 있는데 아무리 해도 진리의 공격을 보고도 막지 못했다.

이렇게 아무런 대응도 못하게 하는 전투기술은 그것과 지극히 흡사했다.

이 정도의 자료가 있는데 전뇌계의 직접 지원으로 절대계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고 있는 자신이 무엇인지 모를 수가 없었다.

‘흑염과 불가해의 팔시조라니?

그보다 무시무시한 신체능력이다.

목까지 잡혔으니 승산이 없다.’

아무리 손을 풀려고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더욱 강력한 압력이 더해질 뿐이다.

그리고 어떻게 벗어나도 불가해의 팔시조의 전투기술이 흑염의 권능에 더해지면 살기를 포기해야 한다.

우두두둑-!

아예 목이 으스러질 것 같은 압력에 죽는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의외의 말이 추가로 들려왔다.

“거절로 판단하고 깔끔하게 죽여서 칭호를 추출하겠다.

솔직히 이게 편해.

명령 내리고 못 믿어서 확인하기도 이제 귀찮다.

이렇게 귀찮은 일을 떠맡다니 최대한 빨리 모두 다 쓸어버린다.”

그런데 이상하게 목을 쥔 손아귀의 힘이 약간 풀렸다.

딱 말을 할 수 있을 정도 정도로 압력이 풀리자 바로 의도를 눈치를 챘다.

완전항복만이 최후로 살아남을 기회였다.

“잠깐-! 잠깐만-! 후배님-!

선봉장이 되겠습니다.

진정한 지배자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진리님의 뜻을 이 세계에 펴기 위해 분신쇄골하겠습니다.”

“진리님을 여러 번 만나고서 살아남은 이유가 있구나.”

“아하하하하하-! 대화는 고사하고 현황보고하고 바로 맞기만 했지만요.”

좋아서 다른 칭호를 받은 존재들을 돌본 것이 아니다.

현상유지 이상의 대답을 하면 진리님에게 조금 박살나고 현황이 나빠지면 치도곤을 당하니 어쩔 수 없이 나섰다.

원하던 대답을 들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얼굴이 약간 일그러졌다.

어째 허무가 과장되게 웃는 소리가 바람가의 오리진님 앞에서 허세를 부리며 아부를 할 때의 자신과 같았기 때문이다.

‘바라던 결과이기는 한데 엄청 비굴해 보이네.

젠장-! 나도 이랬나?’

자신보다 강한 자에게는 정중하게 고개 숙이고 계약을 통해 일을 하고 보상을 받아서 강해진다.

용병신이 가장 빨리 강해지는 길이며 다른 선택지도 거의 없었다.

아무 배경이 없는 약자로서 살아가는 가장 정석이었다.

허무의 베인의 이런 태도를 비겁하고 치졸하다고 비난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마치 거울을 보는 것과 같아서 기분이 더러웠지만 아직까지는 예정대로라서 내버려두었다.

겁에 질려서 아무것도 못하는 것보다 허풍이라도 자신감이 넘치게 보이는 모습이 나았기 때문이다.

“칭호를 가진 존재들의 전력에 대해 보고해봐.”

그 뒤로는 일사천리였다.

역시 진리에게 두들겨 맞으면서 보고를 한 이력이 있는지 바로 청산유수처럼 현황을 토해냈다.

“총원 1,011명, 대부분 서우리나 근처에 거주나 은신하고 있으며 이 중 범죄를 저질러서 감옥에 갇힌 인원이 10명입니다.

1,000정도의 창조신급의 가용전력이 대기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물론 현세계 기준입니다.”

나름대로 핵심적인 보고를 듣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이마의 골은 더욱 패어졌다.

‘여기 기준으로 창조신 미만이면 주우주로 보면 주신급이군.

주신급 1,000명이라?

골치 아플 정도로 미묘하군.

지원을 받아야 하나?

아직은 곤란해.’

차원의 권능을 가진 자신은 상관없지만 다른 절대계나 주우주의 신들은 이계에서 전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재구현의 문제도 크지만 기본적인 정기의 수급부터 장애가 된다.

한번 싸우고 정기고갈로 부활조차 힘들어지면 신족의 전투 현장으로는 최악이었다.

“감옥에 갇혀 있다는 10명은 뭐냐?”

“죄질이 경미하면 제가 나서서 협상을 하고 바로 빼왔지만 이들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악질적인 주신살해였습니다.”

“주신살해가 악질이라?”

이런 점이 전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주신은 소중하지만 패배해서 죽으면 약자다.

그런데 패배한 약자를 위해 강자를 가두어서 무의미하게 하다니 참으로 전력낭비였다.

'주신을 살해했다면 살상능력은 창조신이상이란 뜻인데?

그런 강자를 왜 감옥에 가두고 썩히지?

돌격대나 결사대라든가 얼마든지 써먹을 데가 많잖아?’

같은 주신을 죽일 정도로 강대한 투신들이다.

범죄자들이라고 해도 전쟁터의 소모품과 희생양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데 가두어 놓기만 하다니 심각한 전력낭비였다.

본인들이 알면 기겁을 할 생각을 하면서 보고를 들은 것을 종합해서 결론을 내렸다.

‘진리님께서 절대계와 주우주와 동일하게 수천 개가 넘는 칭호를 이계에 뿌렸다고 했는데 결과가 겨우 중급 주신 1명에 주신 10명, 주신급 1,000명인가?

아하하하하하하-! 용하다 용해.

진리께서 무관심한 이계라서 용케들 살아있구나.’

누구보다 빠르게 강해질 보물을 주었는데 방치하고 있는 꼴을 참아줄 진리가 아니었다.

만약 주우주라면 이들은 당장 몰살되고 강제회수를 당할 것이다.

자신조차 전부 죽이고 칭호를 추출해서 다시 기르거나 아니면 칭호를 대가로 용병신을 모집하는 방안을 놓고 고민할 지경이니 당연했다.

칭호만 준다면 목숨을 걸고 싸워줄 용병신은 주우주나 절대계에 널렸기 때문이다.

재구현의 한계도 자신이 있으면 언제인가는 해결될 문제였다.

그런데 허무가 차원창세신 코아가 다시 죽이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우는 것을 눈치를 챘는지 바로 추가로 말했다.

“명령만 하시면 바로 서우리나를 접수하는 선봉장이 되겠습니다.”

“..........”

‘이계의 본성은 이미 내가 다 부수고 접수했다.

너무 쉬웠지.’

나름대로 살기 위한 방책인데 정보가 한참 늦다.

몸을 다시 자세히 확인하니 전뇌계까지 직결되어 있는데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정보전달의 속도와 이해도가 낮았다.

‘이놈은 왜 이렇게 정보보유와 이해 수준이 들쑥날쑥해?

내게 고개를 숙이는 것은 아주 빠르니 주우주와 절대계에 대해서 잘 아는 모양인데 이계의 현황은 거의 모르네.

아니 관심이 없나?’

대충은 알 것 같았다.

전형적인 수련 중독에 세상에 대한 관심부족이었다.

다른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행동과 반응을 보면 아마도 도와달라고 하면 그제야 움직이는 도우미 상급자 스타일이었다.

이런 성향이 선봉장이라니 한심한 생각에 바로 쏘아붙였다.

“이 꼴로 선봉장 좋아하네.

이계의 배신자에 절대자의 앞잡이다-!”

“하.......하지만 진리께서 대리님을 보내신 이유가 점령에 있지 않습니까?”

“하? 이런 이계를 뭐 하러?”

한심한 소리를 들으니 기가 막혔다.

이계의 모든 존재들이 진리에 대해 착각하는 부분이다.

주우주를 찍어내듯이 만드시는 진리다.

그런데 이계는 거의 모든 영역을 잃고 망해가는 있다.

지금은 주우주의 극히 일부인 1개의 창조신계보다 못한 이계에 관심을 둘리가 없다.

주우주와 비교가 될 정도로 발달되면 모를까 어디 박혀있는지도 모를 시골의 작은 마을취급이었다.

그런데 절대계를 다스리고 각 계열의 발전을 이끄는 10중심을 지원해달라고 하니 웃기지도 않는 일이다.

“진리께서는 아직 이계에 관심도 없어.

이건 이계의 웃기는 도발에 대한 10중심의 조치다.”

미래의 자신인 회색의 절대자가 떠넘긴 짐이다.

하지만 빛의 창조신의 경력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가졌다.

그런데 너무나 한심한 상황에 점점 열을 받아서 성질을 내는 쪽으로 바뀌어 갔다.

“........좋은 표현도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차라리 ‘허무’의 칭호를 주셔서 은혜를 받은 ‘진리’의 개가 낫지 절대계의 앞잡이는 싫은데요.

더구나 요즘 절대계는 10중심들이 서로 싸우느라 개판이라면서요?

어떻게 시간 내서 오셨어요?”

이제 슬슬 시비까지 건다.

조금 말을 받아주었더니 간이 부은 모양이다.

감히 어디서 불평을 하는지 모르겠다.

‘이계에서 배가 불러 돼지가 된 주제에 감히........’

바로 카르마 계약서용의 양피지를 꺼냈다.

이 꼴이지만 이계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서열 1위다.

진리께서 직접 관리하시는 존재를 마음대로 소멸시킬 수는 없었다.

하지만 틈을 보자마자 바득바득 대들면서 말하는 꼴을 보아서는 좋게 부려먹기는 글렀다.

그리고 칭호의 효과까지 생각하면 두고두고 우환거리가 될 수 있었다.

카르마의 법칙이 적용이 안 되는 이계라서 바로 적용이 안 되어 불편하지만 최소한 변명은 할 수는 있었다.

“그래서 조율하느라 신경질 나고 바쁘니 바로 거절하고 당장 뒤지라는 소리다.

카르마의 계약서가 여기 있다.

당장 서명해.

오? 기분이 나쁘니 거절한다고?

그럼 칭호를 내뱉고 죽어라-!”

흥분을 약간 하자 몸에서 흑염의 권능이 날뛰면서 신체능력을 폭증시키는 소리가 울렸다.

우둑-! 우둑-!

이게 무슨 소리인지 알고 있는 허무가 급히 외쳤다.

조금 친해져서 편해질까 하다가 너무 나간 것을 안 것이다.

“한다니까요-!

절대계의 배신자에 이계의 선봉장이 되어.......아하하하하하핫-!

유모 감각이 아예 없으시군요.

인생 힘들게 사시겠어요.”

“유모가 아니라 유머다.

세상 모두를 증오하며 기회와 능력만 있으면 모두를 소멸시키고 홀로 존재하기를 원하는 놈이 거짓말은 참 잘한다.

칭호를 가진 존재들은 다 그러하니 가면을 쓸 필요가 없다.

살고 싶다면 내가 지시하는 상대들을 소멸시켜라.”

허무의 베인은 자신의 심리에 대한 정확한 평가에 갑자기 소름이 오싹 끼쳤다.

과거에 모든 것을 잃고 죽어가면서 절규할 때 전리가 만날 때 자신은 그러했다.

허나 진리를 만나고 칭호를 받아 힘을 얻자마자 너무 약하다고 바로 처참하게 두들겨 맞으면서 완전히 생각이 바뀌었다.

당장의 복수보다 강해져서 일단 살아남는 것으로 말이다.

그렇게 긴 시간이 흘렀더니 복수할 상대도 사라지고 의미도 사라졌다.

그러나 지금도 마음속에서는 모두 허무하니 전부를 없애라는 외침이 메아리 쳤다.

“..........없앨 상대는?

제 허무에 당하면 소멸밖에 없습니다.

참고하십시오.”

기분이 더럽지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절대 아니었다.

고개를 숙이고 따라야 했다.

“가장 선(善)한 존재와 가장 악(惡)한 존재를 하루에 하나씩 너의 권능으로 지워라.”

“예? 뭐 하러?”

하도 어처구니가 없는 지시에 조건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말이 하필 반말이었다.

그 처분은 바로 내려졌다.

또 다시 목을 잡혀서 허공으로 들려진 것이다.

쿠우웅-!

그리고 자신의 눈앞에는 당장이라도 박살을 낼 기세로 주먹이 나왔다.

무슨 재질인지 모르지만 검은색으로 빛나는 갑옷으로 빈틈없이 감싸진 주먹에서 풍겨지는 살기와 투기는 무시무시했다.

흑염권능의 위력을 생각하면 바로 결과가 나왔다.

‘맞으면 죽는다.’

“꽥-! 살려 주십시오.

말 한마디에 이러시기가 어디 있습니까?

진리께서는 오히려 편하게 반말하라고 하시는데?”

왜 발전이 느리냐고 화를 내는 진리님에게 혼나면서 가장 처음 배운 것이다.

이런 무자비한 강자에게는 빌어도 안 되고 덤벼도 안 된다.

어떻게든 아부를 잘 해서 요구를 충족시켜야 살 수 있었다.

허나 그것도 안 통할 것 같으니 진리님의 이름이라도 팔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말은 적중되어서인지 살 길이 열렸다.

당장이라도 머리를 날려버릴 기세였던 주먹이 멈추고 잠시 후 잔잔한 목소리가 울렸다.

“나는 홀로 군림이 가능한 진리가 아니다.

회색으로 살기 위해서는 너무나 거대한 조직이 필요하고 절대적인 위엄도 원한다.

그래서 나의 권위를 손상시키는 싸가지 없는 반말을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그리고 앞으로의 진행은 네가 알 필요도 없고 이해도 불가능하다.

너의 허무의 권능으로 소멸시켜 나가면 모든 것이 나의 뜻대로 이루어진다.

나는 차원이며 근원, 그리고 마도이니라.

10중심의 조율을 맡은 회색이기도 하다.”

말대로라면 도대체 가진 권능이 몇 개인지 몰랐다.

허나 절대권능을 여러 개 동시에 완전하게 익히는 것은 불가능하다.

덕분에 왜 자신이나 다른 칭호를 가진 존재들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권능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이렇게 무력하게 당했는지 알았다.

완벽하게 익힌다면 권능은 확연하게 그 특성과 위력을 드러낸다.

흐름을 읽어서 피하거나 무엇인지만 안다면 반격까지 할 수 있다.

그런데 뭐가 뭔지 모르게 미숙하게 이것저것 익히고 있으니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고 정체도 몰라서 이 꼴로 당해버린 것이다.

‘익힌 권능들이 모두 불완전해서 전혀 파악과 대응을 할 수 없구나.

그러나 불완전해도 우리보다 신격과 경지가 더 높으니 더 재앙이다.

기본적인 위력이 아득히 위이고 불안정하여 허점이 있는 대신 예측을 불허한다.

이렇게 정확한 흐름을 타지 않고 불규칙하다면 내 칭호로도 대처할 방법이 없어.’

상위의 신격을 가진 존재가 발현하는 권능을 흡수하여 무(無)로 돌리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이 정도로 상위의 권능을 무효화시키려면 아무리 허무가 상위의 칭호라고 해도 사전준비가 많이 필요했다.

다른 칭호를 받은 존재들을 많이 모아서 대응을 하려고 해도 이렇게 무참하게 당하고 쓰러질 뿐이었다.

결론적으로 지금의 경지로는 절대로 덤벼서는 안 될 상대였다.

그러나 꼼짝 못하고 황당하게 당한 이유를 알고 조금 마음이 약해진 모습에 자연스럽게 반발심이 커지고 간도 부어올랐다.

“참.......잘 나셨어요.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뭐라고?

내 카르마에 악영향이 오더라도 죽여줄까?

‘허무’의 칭호가 필요하지 네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아니 그 전에 일단 다져주마.

싹수없는 입부터 내밀어라.”

“흐읍-!”

이번에는 대꾸를 할 여유조차 없이 바로 주먹이 휘둘러졌다.

퍼억-! 쫘르르르륵-!

그날 이계 칭호를 받은 존재 중 최강이라는 허무의 베인의 이빨 전부가 박살나서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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