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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668화 (668/1,533)

<-- 절망(絶望)과 희망(希望) -->

사령부에 공간이동으로 갑자기 나타난 창조신을 보고서 3군 사령관과 참모들은 바로 대응하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멍해져버렸다.

군단의 지휘부는 기본적으로 강력한 공간이동의 방어막으로 방호되고 있다.

대규모 공간이동을 통한 기습전을 전문으로 하는 특작부대의 기습을 막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헌데 공간이동 방어를 완전히 무시하고 차원의 문을 열고 갑자기 나타난 강력한 창조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강대한 권능이 발동되는데 전혀 이상을 못 느낄 정도로 자연스러웠다.

‘방어결계가 무력화되었는데 아무도 눈치를 채지 못했다.

적이었으면 모두 죽었다.’

“누.......누구십니까?”

자신을 보면서 기분이 나쁜 기색이 역력하자 감히 덤비지는 못하고 한발 물러서면서 공손하게 물었다.

척 보아도 자신보다 상위의 창조신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허계 봉쇄군이 진리의 깃발을 들고 본성을 포위한 상황이다.

본성의 상태도 정상이 아닌지 위원회의 어떤 지시도 없었다.

지금처럼 갑자기 급변하고 있는 상황에 아차하면 끝장이 난다는 위기의식이 신중함을 더한 것이다.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전혀 의외였다.

“진리대리 회색현재 차원창세신 코아.(眞理代理 灰色現在 次元創世神 Core).

이계 서열 1위다.

나의 명령에 따르라.”

“진리대리-!

서열 1위?”

3군 사령관의 태도가 어떻든 코아의 관심 밖이었다.

이미 적과 아군을 모두 철저하게 시험했다.

이제 본인보다 더 이상의 강자가 없다는 확신이 선 이상 서열 1위로 자처하는데 전혀 망설임이 없는 것이다.

모든 강행수단을 동원하여 이계를 최대한 빠르게 정리하고 복귀로 마음을 정한지 오래였다.

이계는 너무 정기가 희박하고 자극을 줄 강자가 없었다.

‘여긴 정기가 너무 약하고 투신들 수준이 낮아서 나까지 허약해지는 기분이야.

정식절차를 밞아서 절대계에 자리를 잡고 최대한 빠르고 안정적으로 성장해야 한다.

미래 놈이 그래도 같은 존재이니 기본자격만 갖추면 회색영역에 자리를 내주겠지.

빨리 이계의 정리를 끝내고 주우주로 돌아간다.’

상대도 안 되는 약자와 싸우면서 만족하면 힘의 상승을 고사하고 퇴보하기 마련이다.

더구나 이계 전부와 비슷한 최고위급 창조신계를 가지고 있는 신계주신으로서 수십 배가 넘는 신력지원까지 받을 수 있으니 장기간 머물 이유가 없었다.

‘차원의 마도신인 내가 서열 1위의 강자라는 사실은 나 혼자서 전부 이계를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니 망설일 필요가 없다.’

그런 자신감으로 박력이 넘치는 명령에 3군 사령관인 창조신이나 참모인 주신들은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진리대리가 허계에서 지원하러 온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위원회의 통제를 받는 자신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명령할 권한은 절대로 없었다.

최소한 위원회와 최고 위원회가 공동서명한 정식 명령서가 있어야 했다.

“그게.........”

어떤 명령인지도 모르기에 당장 반발하지는 못하고 식은땀만 흘렀다.

이계 서열 1위라는 직위도 처음 들었지만 앞의 창조신의 분위기가 정말 심상치가 않았다.

자신은 창조신이지만 전투력보다 운영 쪽에 권능이 치중된 문제로 최전선에 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직감만은 정말 좋았다.

출세에 지대한 기여를 한 직감이 지금 최고수준의 경보를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망설임과 곤혹스러움을 무시하고 바로 세부 명령이 떨어졌다.

“1군이 담당하는 전선을 붕괴시키고 적의 영역을 점령시켰다.

3군은 전부 1군 지역으로 이동하여서 주둔하고 1군을 지원하라.”  “!!!”

3군의 주 임무는 전선을 담당한 1군과 3군의 예비대와 본성수비다.

당연한 임무이기는 하나 방어군을 전부 움직이려면 적어도 위원회의 거의 만장일치의 요청과 최고위원회의 승인이 필요하다.

그리고도 본성 방어군은 결코 외부로 보내지 않았다.

배신자들이 총 전력의 절반이 넘는 군세를 가지고 반역자들을 응징하는 원정을 나섰다가 오히려 회유당해 치명타를 당한 이후로 생긴 철칙이다.

군신과 투신에 대한 감시와 군대이동의 감시에 철저한 근본적인 원인이기도 했다.

그런데 3군을 전부 이동시켜 점령지원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상황을 모르니 그럴 수도 있지만 명령은 갈수록 위험도와 확실성을 더해갔다.

“진군로(進軍路)는 내가 열어놓았다.

1군과 힘을 합쳐서 내가 점령한 지역에서 단 한걸음도 물러서지 말고 전진하라.

잠시 전력 보강을 위해서 멈추는 것은 상관하지 않겠다.

허나 만약 영역수복을 포기하거나 내가 점령한 영역을 빼앗기는 용서할 수 없는 추태를 보인다면........”

스가가가가각-!

갑자기 귀에 공간이 잘리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그것은 소리만이 아니었다.

사각-!

“헉-!”

어느새 공간에서 튀어나온 검은 마력의 손톱들이 목에 닿아서 서슬이 퍼런 예기를 뿌리고 있었다.

마력 손톱의 날이 얼마나 예리한지 견고하기 짝이 없는 창조신의 신체가 접촉하지도 않았는데 피부가 갈라진다.

‘이......게 언제? 권능발동의 유동조차 못 느꼈는데?

혼자서는 상대가 안 돼-!

힘을 합쳐야 하는데 참모들은 뭐하고 있지?

이.......이런-!’

황급하게 주변을 보면서 도움을 찾으려 했으나 자신만이 아니라 참모부의 주신과 고위신들 전부가 똑같은 꼴이었다.

얼굴 바로 앞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마력의 손톱에 의해서 조금만 움직여도 목이 날려질 지경이었던 것이다.

3군의 핵심전력인 창조신과 주신들이 인식도 못하고 제압당하자 차원창세신 코아의 목소리에 점점 살기가 넘쳐났다.

10만의 군세를 이끄는 지휘자가 이렇게 한심하기도 힘들다.

바로 처분하고 싶어서 손이 근질근질 했다.

“전군의 군신과 투신이 보는 가운데 1군과 3군 사령관인 창조신과 참모 주신들 전부를 공개처형하겠다.

그 이후에 쓸모없는 신체는 소멸시켜 정기로 바꾸고 신령은 봉인한다.

내가 용서하지 않는 한 부활은 영원히 없다.”

“!!!”

그것은 말 그대로 신의 완벽한 죽음이었다.

하지만 적보다 세력이 약한데 진군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비록 신기나 투신의 수준이 높다고 해도 3배가 넘는 적에게 공격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거부할 수 없는 조건까지 쫓아왔다.

“원하는 지원은 전부 해주겠다.

대신 어떤 희생을 치루더러라도 진군하라.”

“!”

신계의 무한대의 군수지원.

그 의미는 싸우다 죽어도 부활을 보장하고 떨어진 신력조차 복구시켜준다는 뜻이다.

망가진 신기의 보충은 말할 것도 없다.

최전선에서 싸우는 전신이나 투신이라면 누구나 가장 갈망하는 일이다.

최소한의 소비만을 강요받아왔으니 목숨을 위협받는 이 상황에서도 눈이 반짝일 정도로 반가운 말이었다.

‘그러면 정말 진군도 할 수 있었다.’

신체가 죽어도 신계만 있으면 바로 부활할 수 있는 것이 신족이다.

더구나 신력까지 보충시켜 준다면 투신과 전신에게 두려움 따위는 없었다.

오히려 전투경험과 공적을 쌓아서 더욱 강해지고 출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지금 오랜 거짓된 평화의 시대가 가고 지금 투신과 전신이 주도하는 전쟁의 시대가 열리려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대응도 못할 정도로 목에 근접했던 마력의 손톱이 더욱 흉악한 살기와 투기를 풍겨냈다.

가가가가가각-!

기쁘기는 하지만 이건 마치 사형수가 최후를 기다라는 심정이 되어버려서 대답도 못하고 얼어버렸다.

10만의 군세를 지휘하는 창조신과 주신들을 꼼짝도 못하게 제압한 상황인데도 아주 나른하고 귀찮다는 듯이 차원창세신 코아는 물었다.

“복명(復命)은?”

대답을 바로 하지 않으면 목을 당장 잘라버릴 기세로 마력의 손톱이 파고들면서 피가 솟구치자 어떤 항명도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허계 봉쇄군이 본성을 포위하게 하고 위원회의 공동신전 ‘케이프’와 공동신전들을 파괴한 존재의 정체도 알았다.

‘모두 당했구나.

이미 위원회의 제압도 끝났다.

방어군 사령관을 맡고 있는 창조신인 내가 손도 발도 못 내밀 강자가 진리대리로 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지금 따르지 않으면 바로 죽는다는 사실도 말이다.

결국 가느다랗게 대답했다

“........하.

3군은 1군 지역으로 이동하여 점령지역을 사수하겠습니다.

점령 영역을 빼앗길 경우 지휘부는 어떤 처벌도 감수하겠습니다.”

“쯧-!”

3군 방위군 사령관의 의외의 만족스런 대답을 듣자 혀를 차면서 마력의 손톱을 거두었다.

능력이 못 마땅하지만 순순히 명령을 따르는 부하를 죽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주신들이 쓰러진다.

마력의 손톱이 상처를 입힌 목의 상처에 스며든 신살(神殺)의 마력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는 몰골을 보인 것이다.

그것은 창조신조차 마찬가지였다.

사령관의 체면을 유지하기 위해서 대답은 가까스로 정상적으로 했는데 목의 상처를 붙잡고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아무리 해도 자기 치유는 힘들어 보였다.

“크........”

나름대로 사정을 봐주면서 제압했는데 거의 전부가 쓰러지는 정말 어이가 없는 상황에 이제 골치가 아파지려는 코아였다.

‘2군의 사령부가 이 정도니 휘하 투신들은 볼 것도 없겠군.’

전체적인 전략은 새웠지만 이런 허약한 군대를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할지 감이 잡히지가 않았다.

‘최대한 약하게 했는데도 이 꼴인가?

정말 신격은 창조신과 주신이 맞는데 권능이나 신체단련이 너무나 부족해.

이런 허약한 것들로 어떻게 점령지역을 유지하고 지배하지?

목숨을 걸고서 강해지고 승리하겠다는 투지는 고사하고 지지 않겠다는 오기조차 없다.

이러면 강제적으로 강해지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기고만장하면서 수작을 부리는 자들에게 최악최흉(最惡最凶)의 마도신의 전쟁을 보여준다.’

자신은 배신자들의 본성과 최종병기를 코아로 흡수했다.

그리고 거기 살고 있던 모든 신들까지 덤으로 봉인했다.

그들로부터 뽑아낸 정보로 더 자세하게 파악한 이계는 기가 막힐 정도로 엉망이었다.

간단하게 생명체 출신의 초월자들에게 뒤통수를 맞고 전부를 빼앗긴 것이다.

그리고 반역을 성공시킨 그들은 창조신을 능가하는 힘과 세력을 얻었다.

이계의 창조주나 진리가 아니었다면 이미 완전히 신족을 멸족시키고도 남을 힘이었다.

‘초월자들이 신족의 배신자들을 뒤에서 지원하면서 조종하고 전투를 부추겼다.

그런 뒤에 흑막 놀이라고?

필멸자(必滅者)만 겨우 벗어난 초월자들 주제에 건방지다.

하지만 창조신수준 이상까지 올라섰다면 골치가 아프군.

머리수가 1만 이상에 각자 세력까지 가지고 있다면 이계의 신족으로는 제압자체가 불가능하다.

투신들이 이렇게 약하면 숫자라도 많아야 하는데 너무 줄었어.

이걸 어쩐다?’

초월자들은 우주의 지배권을 위임받은 창조신들을 이간질하여 추한 권력다툼을 하게 만들어서 창조주가 실망하여 포기하게 만들고 여기까지 약화시켜왔다.

그러니 자신이 나서서 개선을 하려고 해도 끈질기게 방해할 것이다.

이들의 처분 없이는 이계의 부흥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혼자서 전부 처리할 수도 있지만 아직 나의 힘은 이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몰살은 가능하겠지만 적의 전력 복구 속도를 생각하면 전부 제압에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가 이놈들이 생명체 출신의 초월자라는 사실인데 이걸 어쩐다.

쓸 만한 행성이 남아날 리가 없는데.......’

초월자들이 반란세력이니 전장은 주로 행성 표면 위가 될 것이다.

행성이 가진 결계로 정신체의 힘이 감소되는 현상은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신격은 창조신급인 초월자들이 상대니 대충 상대할 수 없었다.

그럼 전투여파의 피해는 엄청날 것이다.

9할 이상의 행성과 생명체를 소멸시켜야 가능하다고 예측이 되었다.

이계 전부를 쑥밭으로 만드는 전멸전 와중에 조금 남은 신족이 무사할 리가 없었다.

자신의 맹공에 초월자들과 세력이 전멸될 위기이면 너 죽고 나죽자고 나올 것이 뻔했다.

초월자들의 공멸 시도를 지금의 신족은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나 혼자의 힘으로 이겨도 신족은 극소수만이 살아남고 다시 되찾은 영역은 초토화된 난장판이다.

그걸 다시 나 혼자서 회복시키려면 걸리는 시간이........이건 도저히 안 되겠군.’

그렇다고 자신이 신족의 보호를 하면서 싸울 수는 없었다.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하면 아무리 자신의 광역권능이라도 이기기는 힘들었다.

아무 이득이 없고 복구 노력만 무한정 들어가는 승리는 절대로 사양이었다.

빨리 이계를 부흥시킨 공적을 쌓고 자랑스럽게 주우주로 복귀하여 정식 창조신으로 출세하려는 자신이 원하는 바가 결코 아니었다.

‘결국 신족의 전력강화가 급선무다.

최소한 신족의 영역을 홀로 지킬 수는 있어야해.

이 꼴로는 아무것도 안 돼.

투신의 수가 부족하면 수준이 높으면 된다.

소수정예(少數精銳)가 정답이기는 한데........’

허나 신족의 현실은 참혹했다.

주신들은 직접 처넣은 것도 아니고 상처에 스며든 신살(神殺)의 마력을 감당하지 못해 자체 회복하지 못하고 피를 쏟아내고 있었다.

창조신조차 목의 상처를 부여잡고 신음하는 약한 꼴이니 정말 보기 싫어서 바로 마력을 거두어 들였다.

그리고 겨우 상처를 회복하고 비실거리면서 일어선 창조신과 주신들을 착잡하고 암울하면 암담한 시선으로 쳐다보았다.

‘이것들로는 절대 안 돼.

내 전력을 빼면 혼자서는 절대 못 살아남아.

주우주에서는 강력한 부하들이 제멋대로 하려해서 골치를 썩었었지.

그런데 여기는 조금만 심하게 대해도 바로 죽어 나자빠지는 허약한 부하들을 보니 속이 답답하다 못해 뒤집히려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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