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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670화 (670/1,533)

<-- 절망(絶望)과 희망(希望) -->

자신들과 대치하던 3방어군이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해서 1군으로 공간이동을 해버리자 진리친위군이 된 허계봉쇄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1군 전선을 통해 진군이라니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다.

본성의 위원회가 파괴되어서 통신상태가 안 좋기에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모르고 있는 탓이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그리고 나름대로 정예인 3방어군의 창조신과 주신들이 제식과 복명을 제대로 못하고 명령을 거부한다고 피투성이가 되어서 두들겨 맞자 아픈 기억이 또 떠올랐다.

하루 전에 저렇게 된 것이 자신들이었으니 남의 일이 아니었다.

3방어군이 놀랄 정도의 경이적인 속도로 이동을 완료하고 사라지고 차원창세신 코아만이 남았다.

그리고 살기와 투기가 흘러넘치는 시선이 자신들에게 향하자 경직된 표정으로 군기가 바짝 들고 부동자세를 취했다.

이미 한번 당해보았으니 잘못하면 다음은 자신들 차례라는 것을 모를 수가 없었다.

허나 트집을 잡은 구타는 다행히 없었다.

“쯧-! 그래도 최정예가 맞기는 하군.

본성에 주둔하라.”

지극히 못 마땅한 표정으로 한마디를 내뱉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본성으로 이동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허계봉쇄군이었다.

강제로 반란군이 되어서 정식 계급장대신 가슴에 숫자가 적힌 그들로서는 순간순간이 영원한 수명조차 감소되는 기분인 것이다.

완전히 타의와 억지로 총책임자 대신 ‘1’의 숫자를 받게 된 넘버 1은 다급하게 하위서열들을 소집했다.

“도대체 지금 상황은 무엇인가?

1방어군 전선에서 3방어군이 진군?

정보가 너무 없어.

통신망은 아직도 정상화가 안 되었나?”

“지금 비상회선으로 1군과 연결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비상회선?”

“..........그런 것이 있습니다.”

지극히 곤란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넘버 2의 말에 인상이 저절로 일그러졌다.

일단 저 광폭하기 짝이 없는 진리대리의 지시를 정면으로 어길 용기는 당연히 없었다.

그래서 거세게 항의하는 기존의 참모들대신 넘버 2에서 9까지를 참모로 새로 인정했지만 이들은 유능한데 뭔가 이상했다.

3방어군의 일부와 비공적으로 접촉해서 잔뜩 겁을 주고 전투분위기를 멈추게 하는 등 아주 유능하고 대처도 빨랐지만 굉장히 문제가 있었다.

‘본래 군대와 군대 사이에는 주신 이상은 위원회에서 공식적이지 않는 연락과 만남은 허락되지 않는다.’

물론 완벽히 막을 수는 없어서 사적인 사용은 어느 정도 용납되지만 이건 너무 활성화되어 있었다.

일을 하는데 융통성은 물론 중요하다.

규정만 따져서는 안 된다는 것은 잘 알지만 정상적인 방식을 완전히 무시한다면 큰 문제였다.

무엇보다 정규회선은 먹통인데 비상회선은 살아있다니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이건 융통성이 아니라 불법이다.

평상시라면 모두 군법회의감이다.’

허나 이런 불법적인 일 처리와 정보조작으로 반나절의 본성 봉쇄와 평화적인 대치를 성공시킨 것이 이들이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아니 지금도 본래 본성의 신계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지역우주이상의 초장거리 통신을 시도하고 있었다.

물론 여기저기 협조를 해야 하는 어려운 일인지 차원창세신 코아가 본성으로 사라지고 나서 한참 뒤에야 성공했다.

“겨우 연결되었습니다.

넘버 2”

“그래-! 역시 아직 무사하군.

어이 오래만이다.”

마치 오랜 친구를 부르는 목소리에 작은 화면이 떠오르고 음성이 들려왔다.

잠시 후 뚜렷한 화상너머로 고위 주신으로 보이는 상대의 당황한 음성이 들려왔다.

“.........뭐냐? 통신상태가 너무 좋은데?

설마 정규회선도 병행한 거냐?

너 주위의 신들은 또 뭐야?”

“비상상황이다.

잘못하면 반역자로 다 죽게 생겼다.

이들은 어차피 한배를 탔으니 상관없다.”

이제까지 사정상 잡음이 잔뜩 낀 짧은 대화만 주고받았는데 그런데 화상까지 뚜렷하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역우주 이상의 거리가 떨어졌으니 신계지원 없이는 통신은 불가능했다.

중간에 주둔하고 있는 중간기지를 책임지고 있는 주신들의 적극적인 도움이 없이는 말이다.

이렇게 여러 곳을 중계하는 비밀회선을 이용하니 화질이나 음성이 좋을 리도 없다.

물론 군과 군의 고위 주신의 정보교류는 규정적으로 불법이라 여건과 적발될 것을 대비하여 민감한 비밀은 교류하지 않고 간단한 상황만 주고받았다.

그러나 하급자들이 살아남으려면 분위기 파악을 위한 정보조직은 필수였기에 이런 모임은 흔했다.

이미 소문이 날대로 나서 대부분의 최고위 주신들의 참여되어 있지만 이런 공개적인 통신은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래도 불법인데 주변에 인물들까지 많은 것을 보니 1방어군보다 상황이 더욱 심각한가 보군.’

바로 끊어버리지 않은 이유도 1군 상황이 하도 험악해서 후방의 정보가 하나라도 필요했기 때문이다.

허계에서 왔다는 진리대리에게 겁박을 받은 1군 사령관의 지시로 전부 전선을 돌파했으나 그 뒤가 문제였다.

심각하게 두들겨 맞고 억지로 내린 점령명령과 이후에 벌어질 사태를 걱정한 1군 사령관이 결국 앓아누워버린 것이다.

창조신이 아프다니 웃기는 일이지만 최대한 엄살을 부려서 책임을 줄여볼 속셈이 환히 보였다.

‘참모도 많이 있는데 내게 후속처리를 떠넘겨 버리다니?

혼자는 못 죽겠다 이거지?’

현장에서 이탈한 죄가 있어 거부를 못했다.

일단은 자신이 주신 중 최선임이고 이 비밀연락으로 정보통으로 소문이 났기에  주변에서 어떻게든 해보라고 난리였기 때문이다.

‘이런 것이라도 해서 이번 사태를 잘 처리하지 않으면 그렇지 않아도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령관이 같이 죽자고 달려들 것이니 어쩔 도리가 없지.’

가장 먼저 허계에서 진리대리로 왔다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정말 이렇게 하고도 무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확인을 해야 했다.

허계 봉쇄군의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결국 가장 급한 것은 1방어군과 자신이었다.

“일단 그렇게 됐다.

잘못하면 전부 반란군으로 다 죽을 판이니 이것저것 가릴 수가 없지.

언제나처럼 정보교류 좀 하자.

내가 먼저 하지.

진리대리로 파견 나온 허계의 창조신에 의해 허계봉쇄군은 진리친위군으로 변경되었다.”

불안정한 통신 상태를 유지하고 했던 과거의 버릇대로 간단한 정보였지만 굉장히 중요한 정보였다.

물론 전달하는 내용은 넘버 1의 얼굴이 참혹하게 일그러질 수준이었다.

전 지역에 흩어져 있는 군대 사정을 어떻게 그렇게 잘 알고 주신들이 발 빠르게 대처를 했는지 몰랐는데 이제 잘 알 수 있었다.

당장 혼을 내야하지만 돌아온 정보에 입이 딱 벌어졌다.

멈추게 할 수가 없었다.

“음-! 거기도 그런가?

여기도 난리다.

대답한다.

진리대리라는 허계의 창조신이 1군지역의 전선을 단독으로 붕괴시키고 돌파했다.”

“!”

자신들을 반란군으로 만들어서 내버려두고 어디 갔는지 의문이었는데 지역우주이상 떨어진 최전선에서 적의 방어선 돌파를 감행했다니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거기에 소문으로는 적의 본성 ‘피오리나’가 아르카나 시스템을 발동시켰다가 통째로 파괴가 되었다는 입증이 안 된 첩보가 있다.”

“첩보인가?

그럼 이쪽이 손해인데.

정보다.

본성 ‘서우리나’의 의 방위체계는 완전히 붕괴되고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님들이 전부 패배했다.”

“!”

이게 가장 중요한 정보였다.

현세계에서 가장 큰 힘을 가져서 최고의 권력을 가졌던 위원회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당했다는 사실은 지금의 사태가 유지가 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반대편의 주신도 납득이 되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역시였군. 이제 왜 이렇게 되었는지 잘 알았다.

그럼 이렇게 되어도 상관은 없겠군.

좋은 정보의 답례로 정보 하나 더 주지.

1방어군은 이제 전선을 돌파하여 점령하고 방어선을 견고히 하고 있다.

최초의 적의 전선을 돌파하고 점령한 셈이지.”

굉장히 부담스러울 정도로 자랑스러운 표정과 말투로 말하고 있지만 사실이라면 당연했다.

적의 점령군이 된다는 것은 투신과 전신으로서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적의 전선을 돌파하고 영역을 점령했다는 명예는 투신의 경력으로서는 정말 값진 것이었다.

그런데 화면너머의 상황이 급변했다,

주신 혼자서 화상통신을 받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몇 명의 인원이 다급하게 나타난 것이다.

“뭐.......뭐야?  왜 갑자기 들어와?

비상사태?

적군이 전열을 정비하려면 아직 한참 더 시간이.......”

멀어서 잘 들리지는 않았는데 주신이 고함을 치는 소리가 상황을 알려주었다.

“뭐라고? 3방어군이 과거의 방어선을 넘어왔다고?

본성 방위는 어떻게 하고 여기 왜 온 거냐?

그리고 우리 제지도 무시하고 새로 만든 방어선까지 넘어서 전진하려하고 있다고?

저 놈들 당장 막아-!

여긴 우리 영역이다.”

갑자기 날벼락을 맞은 모양인지 화면너머의 인영들의 모습은 난리였다.

1군의 고위 주신도 자신들이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은 듯이 정신없이 명령을 쏟아내었다.

당황해서 통신을 유지할 권능을 발동시키지 못하니 이제 연결도 끊어지려고 한다.

덕분에 화면은 없고 음성만 전해진다.

“뭐? 3군 사령관이 선두라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담당 전신(戰神)이 막으니 약한 주제에 건방지다고 미친 듯이 두들겨 팼다고?

이런 제기랄-! 일반 투신이 창조신보다 약한 것이 죄냐?

그리고 왜 3군 사령관이 1방위군을 마음대로 패는 거야?

군대가 아니고 폭력집단이냐?

상대할 수 있는 주신들이 가서 막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어.”

‘약한 것이 죄인가?’

허계봉쇄군의 수장으로서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정당하게 항의했다가 가장 많이 맞은  넘버 1의 입장으로서 참으로 공감이 가는 말이었다.

허계 봉쇄군의 사령관인 자신조차 말을 안 듣는다고 죽도록 맞았으니 이건 정말 남들이 말하는 이성적인 군대는 절대로 아니었다.

‘아아. 이제 약자가 강자의 말을 안 들으면 맞는군.

제일 먼저 깨달은 것이 그거지.’

굉장히 야만적이지만 자신이 아닌 남이 당하는 꼴을 보니 뭔가 마음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것은 신사적인 군대를 이상으로 강요당하여 그동안 억눌러져 있던 투기와 살기였다.

투기와 살기가 난무하는 강자와 힘이 지배하는 세계를 처음 옅본 것이다.

‘1방어군의 주신들이 3군사령관을 막아선 모양이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쪽도 물러설 수 없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방금 지독하게 맞고서 진군하지 못하고 밀리면 전부 죽여 버리겠다고 협박까지 받았으니 필사적일 것이 당연했다.

그러나 신계의 무한대의 지원을 약속받은 이상 아무 부담 없이 싸워 강해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자신의 안위와 출세만 생각하던 3방어군 사령관이 공을 세우지 못한다면 전부 공개처형하겠다는 명령을 받은 상태에서 안전하게 공을 세울 기회를 얻었으니 물러설 리가 없다.

“아직 전면에 적이 많이 남아있다고 핑계를 대-!

이건 중대한 담당영역 침해다.

뭐가 어째?

서열 1위이신 차원창세신 코아님께 검은 선을 따라서 진군하라는 정식명령을 받았다고 완전히 무시를 해?

직접 녹음한 화상과 음성까지 들려주니 막을 방법이 없어?

그건 또 어떻게 준비했어?

그런데 왜 우리가 아니고 3방어군이 전진해?

이거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역시 당연한 반응이었다.

자신들도 상황을 몰라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당황하고 있었다.

그런데 화면너머의 주신의 반응은 신속했다.

아니 지극히 과격했다.

“1방어군은 전부 들어라.

우리도 방어선을 확립시킬 지킬 전신(戰神)을 제외하고 투신(鬪神)들을 이끌고 전부 전진한다.

사령관의 임무를 넘겨받은 내가 책임지고 최전선으로 가겠다.”

그러나 그 명령을 들은 진리친위군의 넘버 1은 고개를 흔들었다.

‘안 된다.

능력과 의지는 있는데 지휘관으로서 아직 경험이 부족하군.’

간단한 훈련명령이 아니다.

진군은 모두의 목숨이 걸린 일이다.

그런 커다란 영향을 끼칠 지시가 부하들에게 잘 들어 먹힐 리가 없다.

사령관이 직접 해도 움직이기 힘든데 임시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도 차원창세신 코아가 힘이 아니라 좋은 말로 했으면 절대로 이렇게 하지 않았다.’

역시 부하들에게 거부나 보류의 반응이 오는지 점점 목소리가 높아졌다.

“뭐야? 위원회의 정식 명령이 없이는 안 돼?

이미 끝장난 위원회의 명령을 언제 기다려?

그리고 이미 위원회의 명령 없이 단독으로 전선을 돌파한 이상 우린 뒤가 없다.

잘못은 더 큰 공적으로 덮어야 된단 말이다,

무엇보다 저건 우리 전공이다.

적의 본성 점령의 영광을 3방어군에게 뺏길 셈이냐?

전면의 적의 전력은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힘으로 본성까지 전부 돌파되면서 소멸되었으니 전진만 하면 된다.

어떻게든 3군보다 빨리 움직여야 해-!

이 멍청이들아-! 내 말을 들어-!

이렇게 쉽게 공을 세울 기회는 다시는 없단 말이다.”

마치 폭풍이 몰아치는 것처럼 지시를 쏟아내다가 안통하자 분에 못 이겨서 사령부의 장치들을 부셔 버렸는지 굉음이 울려 퍼졌다.

꽝-! 지지지지지지직-!

“당장 사령관님부터 다시 모셔와-!

나중을 생각하다가 전공을 몽땅 뺏기게 되었으니 그만 연기하시라고 전달해.

난 내 군대만이라도 진군시키겠다.

이 빌어먹을 것들-! 두고 보자.”

그리고 통신이 끊겼다.

이제 완전히 통신이 끊기자 잠시 말을 잃은 진리친위군이었다.

정말 죽은 투신들의 부활을 담당하는 적의 본성이 박살났다면 전쟁은 끝난 것과 마찬가지였다.

부활이 불가능하면 어떤 용감한 투신들도 죽음을 피하려고 전투를 하지 않는다.

그럼 말 그대로 밀어붙이면 끝이었다.

“.......우리도 갈까?”

“여기 주둔하라 하셨습니다.”

자신들도 당장 전선으로 달려갈까 고민을 하는 넘버 1에게 이제 익숙해진 넘버 2의 음성이 들려왔다.

“그보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넘버 1.

정말 군기 전부 치울까요?”

넘버 2가 슬쩍 시선을 ‘진리(眞理)’라고 써져있는 군기들을 향했다.

3방어군과 대치하던 반나절동안 저 군기들을 계속 들고 있을지 내릴지 격론 중이었다.

허계의 창조주의 이름이 적힌 군기를 들고 있다는 것은 빼도 박도 못하는 반역의 증거였기 때문이다.

이미 위원회의 주신으로서 출세가 보장된 넘버 1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내리자는 쪽이었는데 이런 상황이면 그럴 수가 없었다.

‘전선돌파와 적의 본성 점령.

그리고 진군.’

비록 힘에 의한 강요로 하고 있는 것이지만 명령 모두가 투신과 전신이라면 누구라도 갈망하던 일이었기에 절대 복종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미 현세계 군세 대부분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명령에 따르고 있는 것이다.

‘위원회가 패배한 이상 이 흐름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세계의 수백이 넘는 창조신과 주신들, 수십만의 투신들을 혼자서 압도하는 창조신이 정말 있었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어느 시대에서나 권력은 힘으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이런 혼란의 시기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자를 거스른 자는 모두 숙청된다.

또 지금까지 한 일을 보니 혼자서 전부를 소멸시키는데 긴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었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폭군이라면 목숨이라도 걸고 다시 싸우겠는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내리는 명령과 행동은 분명 자신들의 바람과도 일치했다.

‘싸워서 승리한다.

그리고 신족의 영광을 되찾는다.’

이 가슴 떨리는 바람은 투신의 길을 선택한 어린 시절부터 변하지 않는 꿈이었다.

혼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의 한계를 알고 점점 출세에만 신경을 썼지만 바로 눈앞에서 단 한명에 의해 이루어지려 하고 있었다.

‘배신자의 봉쇄를 넘어서 이미 미지가 된 본래 영역까지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를 정기 가공 노동자로 여기는 시건방진 초월자 놈들과 싸울수 있어.’

그렇다면 반드시 차원창세신 코아의 명령을 따라야 했다.

최종선택은 끝났다.

어색하게 명령을 내렸다.

“군기가 작아서 본성과 주변에서 잘 안보일 것 같다.

깃발 크기를 키우고 계속 들고 있으면 힘드니 고정식으로 바꾸라.”

“하-!”

하위 서열들의 힘찬 대답을 들으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현세계의 권력을 완전 장악하지 않는 한 위태로운 반역자의 신분인데 뭐가 좋은지 신이 나서 움직이고 있다.

물론 자신도 절대적인 힘을 지녔다는 허계의 창조주님인 진리의 깃발도 나쁘지는 않았다.

아니 영광이었다.

비록 현세계에 충성을 맹세했으나 혼자서 세상 전부를 상대할 수 있는 강력한 힘에 대한 갈망은 투신의 근본이었기 때문이었다.

‘오랜 대치가 끝나고 드디어 전쟁인가?

정말 순식간에 이렇게 되는군.

모두가 이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었다는 뜻이지.’

변화를 선택하자 흔들리던 지휘권도 돌아왔다.

결국 지휘관의 권위란 개인적인 능력도 중요하지만 부하들의 전체적인 바람을 얼마나 잘 파악하고 들어주는 가에 있다는 점을 다시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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