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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674화 (674/1,533)

<-- 절망(絶望)과 희망(希望) -->

속에서는 불길이 치솟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창조주의 지배권을 위임받은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의 힘은 환수신족으로서는 대적불가였다.

본인들이 가진 창조신들의 힘도 강하지만 지배권의 일부를 가진 이상 현세계의 존재라면 대항이 힘들 수밖에 없었다.

같은 지배권을 가지거나 허계의 존재가 아니라면 대응할 수 있는 힘이 크게 제한을 받았다.

더구나 창조주님의 직속 감찰세력이었던 환수신족에 대한 영향력은 거의 최상이었다.

개인전투력으로는 현세계 최강의 힘을 가진 환수신족이 괜히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정이 이렇게 불리한데 머리수도 거의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그 결과 자신과 사방신의 왕들도 창조신 2명 이상을 감당하지 못했기에 결국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모든 것이 창조주님께 내리신 지배권과 창조력 때문이지.

도저히 이들에게는 제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런 압도적인 우세를 9할 이상이나 배신자들과 초월자에게 빼앗기고 이 꼴이 되다니 말이 되나?

더구나 왜 감당도 안 될 외부세력을 불러들여?

이렇게 당하는 것이 당연하잖아?

이것들 정말 괜찮을까?

정말 창조주님을 직접 모시고도 끝장나는 것 아니야?

평화시대가 맞기는 한데 항상 불안해서 살수가 없네.

확 전부 때려치우고 허계로 전향해버릴까 보다.’

허나 환수신족이 강력하다고해도 주우주로 가면 중간밖에 못 간다.

허계 상위 지배일족들의 강력함을 생각하면 기반 없이 갔다가는 정말 영원히 소수일족으로 떨어지는 수가 있었다.

내부세력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지금 계약자들이 일족 전부를 지원 할 만큼의 여유는 절대로 없었다.

그렇게 강했다면 주우주에서 직접 뽑아 쓰지 환수신들과 계약을 원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환수신족이 현세계라면 최강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지만 주우주에 맨몸으로 갔다가는 정말 생존조차 위험하다.’

이러니 선택의 여지는 거의 없는 것이다.

마음속은 울화통이 터지려 했지만 품위가 넘치는 표정과 자세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있던 황룡왕은 분노를 깔끔하게 지웠다.

빨리 설명을 끝내고 향후 대책에 슬쩍 자신의 영향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을 추가해야 했다.

‘이런 기초적인 일에 시범까지 보여야 하나?

직계 교육을 시킨다고 생각하고 하자.’

그래서 저 멀리 땅에 떨어져 있던 길쭉하고 울퉁불퉁한 커다란 바위를 끌고 와서 창조신들이 보이는 허공에 띄웠다.

“아마도 차원창세신 코아가 보기에는 이게 현재의 현세계입니다.”

“?”

뭘 하려는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의 창조신들을 보면서 바닥에 놓고 힘껏 밀었다.

지지지직-!

당연히 구르기에는 부적합한 바위는 굴러가지 않고 조금 바닥에 밀리기만 했다.

바위표면이 워낙 굴곡이 심하고 비대칭이기도 했으니 당연했다.

더욱 영문을 모르겠다는 창조신들의 얼굴을 보면서 설명을 간단하게 했다.

“그리고 이 굴러가는 것이 신계 운영입니다.

그리고 방해하는 부분이 바로 선신과 악신입니다.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악신은 자기에게 이익이 안 된다고 방해하거나 선신은 도리를 따지면서 가로막습니다.

왕의 입장에서는 도움도 안 되는 주제에 입만 살아서 나불대는 아주 골치 아픈 놈들입니다.

선신이면 희생적으로 일해서 기여하고 악신이면 나가서 적을 해치우면 이상적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내부에서 편하게 자기 마음대로 살면서 주변을 끌어들여 그 상태를 유지하려고 하지 절대 외부로 안 나가려고 합니다.

그런 행동이 결국 자신만 손해라는 것을 알 정도의 머리는 있으니까요.

결론적으로 자기가 아주 착한 놈이라고 떠벌리거나 더 독한 놈이고 주장하는 놈들은 국가운영에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그제야 창조신들은 조금 이해가 가는 표정을 했다.

자신들도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 획기적인 방법들을 고안해서 실행하려고 하면 위원회의 주신들이 벌떼 같이 일어나서 거의 무산되었다.

약간의 수고로 모두에게 도움이 될 일조차 폐기된 것이 부지기수였다.

나름대로 납득할만한 합리적인 주장이라서 과반수가 찬성해서 넘어갔는데 만약 정말 그런 속셈이었으면 당장 처분해야 했다.

“명분은 기가 막히죠.

착한 놈은 상위자의 솔선수범을 내세우고 나쁜 놈은 하위자의 생존권을 앞세웁니다.

그러다 국가가 망해도 자신들은 책임이 없고 사정상 어쩔 수 없다고 난리입니다.

모두 왕의 책임이라는 거지요.

이 정도면 어떤 설득도 보상도 안 통합니다.

바라는 것을 주면 오히려 더 내놓으라고 설칩니다.

그래서 왕인 저는 주기적으로 이렇게 합니다.”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길쭉한 파편의 양쪽이 파괴되었다.

파강-! 파강-!

“아무것도 모르고 그들을 따르는 어리석은 백성들까지 다 죽일 수 없으니 가장 골치 아프게 날뛰는 놈들만 주기적으로 제거합니다.”

양쪽의 커다란 파편이 떨어지자 비대칭이면서 길쭉했던 바위가 조금은 공과 같은 모양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똑같은 힘으로 밀자 조금 굴러갔지만 표면이 울퉁불퉁하니 곧 멈추었다.

이제야 뭔가 깨달은 창조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환수신족은 10만이하의 멸족에서 황룡왕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100만으로 늘어나서 신계 전력의 일부가 될 정도로 부흥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평가는 지극히 안 좋았다.

저런 식으로 반대자는 바로 처단해서 독재자로 유명한 것이다.

그러나 저런 이유였다면 납득할 만했다.

자신들도 무조건 반대하는 주신들을 전부 처분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허나 신족은 다수결의 의사결정을 통해 소수의 의견도 받아들이고 법에 의해 운영된다.

그 법을 수호하는 자신들이 결코 그럴 수는 없었다.

그런데 설명을 위해서 바위를 교보재를 사용한 황룡왕의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래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하루에 선신에 악신을 하나씩 죽이겠다는 뜻은........”

가볍게 손가락을 연속적으로 튕기자 울퉁불퉁했던 바위표면에 공격이 적중되면서 또 다시 파편이 튀었다.

파가가가가가가강-!

바위가 서서히 완전한 공 형태로 변하면서 찾으면서 공격의 충격에 의해 서서히 앞으로 구르기 시작했다.

파가가가가가가각-! 스으으으-! 팟-!

그리고 황룡왕의 연속적인 공격에 점점 가속되면서 바위는 계속 앞으로 굴러나간다.

이미 구르는 것을 방해하던 불규칙한 면은 전부 사라지고 완벽한 바위공이 되었다.

그리고 뒤에서 계속 때리는 공격의 충격에 점점 가속하더니 결국 날랐다.

포탄이 되어서 본래 있던 자리에 있던 벽을 내려친 것이다.

꽈아아아아아앙-!

벽에 충돌한 바위덩어리가 벽에 굉음을 내면서 커다란 구덩이를 팠다.

분명 같은 재질인데 마치 대포에라도 맞은 것처럼 쩍쩍 갈라졌다.

그런데 벽에 처박힌 바위공은 흠집 하나도 없었다.

마치 쇠로 만든 포탄처럼 말이다.

“!”

그 광경을 보는 창조신들의 얼굴은 완전히 굳었다.

차원창조신 코아의 말이 무슨 의미였는지 이제야 거의 깨달은 것이다.

황룡왕은 자신이 만든 돌 포탄을 다시 회수하고 자신의 손에 들어서 창조신들에게 보였다.

“돌도 이런 방식으로 문제가 될 만한 존재들을 제거하는데 그치지 않고 끝없이 두드려서 연마하면 단단한 부분만이 뭉쳐서 쇠보다 단단해집니다.

다만 명심하십시오.

이런 과정을 겪고도 남는 것은 극히 일부라는 점을 말입니다.

저는 엄청난 희생 때문에 감히 시도하지 못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처음에는 집체만한 크기였던 바위가 지금은 겨우 손에 쥘 크기만이 남아있었다.

허나 그 위력만은 쇠로 만든 폭탄보다 컸다.

‘이게 무슨 의미인가?

이건 과거 우리가 현세계 초기에 실시했던 선별과 개량과 같다.’

과거 창조주의 지시로 전 우주를 관리했을 때 무수하게 했던 일중의 하나였다.

끝없이 종족을 만들고 시련을 부여하여 살아남은 강대한 종족만을 번성케 했다.

보다 강한 정기를 가진 생명체와 지성체를 탄생시키기 위해서이다.

이건 바로 그 연장선상에 있었다.

다만 과거 시험하던 주체가 자신이었다면 지금이 시험을 받는 쪽이라는 것이 달랐을 뿐이었다.

그러니 이해할 수가 있을 리가 없었다.

단 한 번도 시험을 받는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아주 먼 과거에 지배종족이 되기 위해 비슷한 일을 한 적이 있었지만 말이다.

창조신들 모두가 급박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결론을 내렸다.

“..........현세계의 신족을 초기 생명체와 지성체들처럼 선별하겠다는 뜻인가?

허계의 창조신인 자신이 직접 우리를 선별하여 집중 강화하겠다는 말이지?

우리가 이해한 것이 맞는가?”

그 말에 황룡왕은 잠시 대답을 하지 않았다.

어떤 세계에서도 가장 위에 서는 일족은 가장 강대한 능력을 가진 최우수종족이었다.

과거의 신족은 그러했으나 현재의 신족은 그 자격이 없었다.

오히려 초월자들이 진화한 세력이 더욱 강력했다.

‘오랜 기간 반복하여 거의 극한의 경지에 도달한 정기가공 능력만 제외하면 오히려 열등하기 까지 하지.’

지배자로서 선신과 악신을 하루에 하나씩 죽여서라도 강제로 끌고 가겠다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방식은 납득이 갔다.

다만 정말 뒷감당을 어떻게 할 생각인지 완전히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로 과감하고 지독했다.

하지만 지금 신족이 서로 의견을 다투면서 지지부진한 상태를 타계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가장 효율적인 수법이었다.

마치 차원창세신 코아가 눈앞에서 살기와 투기, 아니 광기가 가득한 눈으로 내뱉는 외침이 들려오는 것 같았다.

‘이미 현세계의 신족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초월자들을 추격할 수 없다.

기존의 신족을 전부 희생시키더라도 초월자들이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대한 신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최대한 이용하여 적의 세력을 줄이고 아군을 부흥시킨다.

전투를 통해서든 아니면 운영을 위해서든 동일 시간에 적보다 몇 배의 효율로 발전해야 한다.

이미 세력의 차이가 다시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줄어든 이상 이런 극단적인 소수정예를 통한 극한의 효율성을 유지하는 것만이 정답이다.’

과거 현세계에도 강력한 신들이 넘쳐났다.

수천수만이 넘는 신이 쓸 정기를 단독으로 투자하여 만들어낸 초월적인 투신들도 수천 명이나 있었다.

그때는 초월자들은 물론이고 전우주의 모든 종족들이 신족의 위대함과 강력함에 고개를 숙였다.

‘정말 초신(超神)의 제조만이 답인가?’

혼자서 수천의 신의 정기를 독점하고 그 이상의 역할을 감당하는 우월한 재능과 권능을 발휘한 그들은 초신(超神)이라고 불렸다.

그들은 그 강대한 힘으로 신족의 모든 도전자들을 꺾고서 창조주의 지배종족으로 간택되게 했다.

그러나 임무가 끝나고도 서로의 우열을 겨루기 위해 전투를 멈추지 않으니 신족들은 감당할 수 없었다.

결국 전우주의 혼란에 분노한 창조주님에 의해서 초신의 제압에 특화된 환수주신들이 만들어지고 신족과 힘을 합쳐서 전부 제압하고 허계로 추방하였다.

이렇게 문제가 지극히 크지만 일단 만들어진 초신의 능력은 다른 종족을 압도한다.

신력이 클수록 신족의 권능은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하는데 가장 강한 투신이 지원을 집중적으로 받았으니 약할 리가 없다.

자신도 환수신족의 절망적인 현재의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서 몇 번이나 시도할까 망설였던 방법이다.

허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망설이지도 숨기지도 않고 대놓고 선포했다.

선택권을 최고위 창조신들의 만장일치에 넘긴다는 말은 자신의 귀에는 이렇게 들려왔다.

‘어차피 이대로는 죽는다.

그러니 나의 말을 따르라.

물론 반대하거나 뒤쳐지면 죽인다.

신족 전부의 운명을 걸고서 도전하던가 아니면 서서히 죽어가는 것을 선택하라.’

극도의 약육강식을 통한 생존경쟁.

그 속에서 탄생하는 더없이 강대한 존재들이 이끌면서 영원히 경쟁하며 발전하는 세계.

그것이 진리가 창조주로 있는 허계였다.

물론 자신도 그렇게 했다면 지금의 몇 배 이상의 성과를 보였을 것이다.

허나 적군은 물론이고 현재의 아군조차 대부분 소멸시킬 그런 끔찍한 계획을 추진하여 받게 될 증오와 비난을 감수할 힘도 의지도 없었다.

'허계도 너무나 강대한 힘을 가진 진리가 없었다면 이미 수억 번은 망하고도 남았지.

어설프게 흉내 낼 일이 아니야.’

여기에 더해서 승리를 위해 아군을 끝없이 채찍질하여 희생시키며 강해지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죄가 없는 자라도 얼마든지 처단할 수 있다.

단지 선신과 악신이라는 이유로 소멸시켰다면 일반신들의 반응이 어떨지는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제정신이라면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지배방식이지.’

너무나 뚜렷하게 보이는 미래는 끔찍했다.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피와 시체가 깔리고 그 위를 차원창세신 코아가 신족을 이끌고 전진하는 미래는 소름이 끼칠 지경이었다.

‘그런 끔찍한 전쟁의 시대는 한 번으로 충분하다.’

허계의 존재가 현세계 신족의 운명을 전부 걸고 싸우려 하고 있다.

더구나 악명 높은 마도신이 주재하다니 이건 반드시 막아야할 일이었다.

“저의 왕의 기준으로는 그렇게 보입니다.

그러나 주우주의 마도신에 대한 평가를 생각하면 이 정도만이라면 차라리 다행일 것 같습니다.”

자신의 말을 들은 창조신들이 고민에 빠지자 오히려 마음이 급해졌다.

설마 창조신들이 그럴 리가 없지만 차원창세신 코아의 방식을 선택하면 자신들도 지극히 위험했다.

신족을 선별하고 집중하여 만들어진 초신(超神)들은 분명 이 불리함을 뒤집을 정도로 강력하다.

하지만 신을 초월한 존재라고 불릴 정도로 더없이 강력했기에 일반신들과 기존의 질서와 통제를 완전히 무시하고 마음대로 날뛰었다.

환수신족과 신족이 그들을 완전 제압하기 위해서 얼마의 희생을 치렀는지 생각만 해도 끔찍할 정도다.

‘겨우 제압을 했는데 도저히 소멸시킬 방법이 없어서 진리에게 넘겨야 했지.’

그런데 진리는 그들을 아무런 제약도 걸지 않고 전부 허계에 던져 넣어버렸다.

그들의 운명이 어떻게 되었는지 자신이 잘 안다.

다시 돌아온다고 난동을 부리다가 허계의 강력한 신족들에게 모두 간단히 제압되어서 정령계라는 감옥에 영구히 갇혀버렸다.

현세계에서 초신(超神)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대했지만 허계에서는 조금 강한 주신일 뿐이라는 사실에 얼마나 무섭고 허탈했는지 모른다.

“부디 신중하십시오.

초신(超神)의 탄생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이건 신족 전부를 걸고 벌이는 도박과 같습니다.

그것도 굉장히 확률이 낮고 만약 실패하면 정말 끝장입니다.

또한 과거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초신(超神)들이 벌였던 일을 기억하십시오.

우월한 힘과 살육에 미쳐서 계속 전쟁과 투쟁을 반복하여 적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괴멸로 몰아넣었습니다.

환수신족인 저희들은 바로 그들을 제압하기 위해서 창조주님께서 직접 만들어내신 종족입니다.

창조주께서 잠들어 계신 이번에는 신족만이 아니 아니라 현세계 전부가 붕괴될 수 있습니다.

그런 저희들조차 엄청난 희생을 치렀고 겨우 정돈되었던 우주는 다시 혼돈으로 치달았습니다.

그때 얼마나 창조님께서 진노를 하셨습니까?

또 다시 창조주님의 노여움을 사시는 것만은 안 됩니다.”

“.........”

황룡왕의 간곡한 조언에도 창조신들은 말이 없었다.

그들의 시선은 처음의 바위에서 떨어져나간 대부분의 파편과 황룡왕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겨우 주먹만큼 남은 부분만이 보일 뿐이었다.

선별로 버려진 파편이 될 신족 중에서 자신들이 포함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러나 이미 그런 생사가 문제가 아니었다.

정확하게 세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긴 세월을 살아온 자신들이라서 삶의 미련 따위는 없었다.

다만 자신들의 오판과 무능 때문에 잃어버린 신족의 영광이다.

이것을 되찾을 수만 있다면 희생을 망설일 이유는 전혀 없었다.

허나 지금 마음이 아프고 괴로운 것은 허계의 차원창세신 코아가 단 하루 동안 벌인 일로 인하여 명백하게 드러난 현재의 신족의 상태였다.

500억년의 문제가 단 한명의 창조신에 모두 해결되었는데 자신들은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허어. 우리 영광스런 신족이 선별이 필요할 정도로 쇠퇴했었는가?”

“다시 선별을 통해서 초신(超神)을 양산한다?

그 저주스런 존재들을 부작용을 알면서도 만들어야 한단 말이지?”

“현재 신족의 능력으로는 10명도 힘들다.”

“후우우우우-! 우리만으로는 어렵겠군.”

대다수를 희생하여 초월적인 소수를 만들어 싸운다는 극단적인 방법조차 워낙 몰락하여 스스로 시도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러니 한탄만이 나올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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