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망(絶望)과 희망(希望) -->
무엇보다 하위신들은 승산이 거의 없었다.
그들의 상위신인 지금의 신계관리주신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갑자기 늘어난 관리영역과 적대세력에게 당황했을 뿐이다.
그 적대세력도 원수라고 이를 갈고 있지만 얼마든지 사정에 따라서 동맹도 연합도 할 수 있었다.
‘하위자들의 반란으로 신계가 무너졌던 경험도 있었기에 옛 원한 따위는 잠시 눈을 감을 수 있지.
강자로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 운이 좋아서가 아니야.
감정보다 실리를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닫혀 지는 공간의 문 사이로 이미 각자의 투기는 줄어들고 서로 뭔가를 조율하는 느낌이 왔다.
아마도 고위신들의 보직변경 문제로 논란 중이겠지만 지금 저 상황에서는 저것이 정답이었다.
저 망해가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중간관리자를 완전히 교체하고 기존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운영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대부분 알면서도 시행을 못해서 그렇지 제일 효과적이지.
다 왔군.
여기가 창조신계.
창조신장이신 승가람마님이 다스리시는 499주우주 신족의 중심지인가?
과연 강력하군.’
창조신계에 도착하니 하늘을 관통할 기세로 솟은 황금빛의 성문과 성벽이 보였다.
단지 신계의 외곽에 불과할진데 저절로 감탄이 나올 정도로 강력한 신력과 권능이 피부가 찌릿하게 한다.
자신의 신계가 중급 창조신계라서 익숙해져서 다행이지 잘못하면 숨조차 못 쉴 정도로 강대한 신력과 권능이 풍겨 나오고 있었다.
물론 이계의 창조신들에게는 엄청난 불행이었다.
“우오오오오오?”
“어어어어억-!?”
뒤에서는 강제로 끌고 온 이계의 창조신들이 경악해서 비명을 질러대며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신령 주제에 숨이 막힌다는 듯이 목을 잡고 몸부림을 치는 것을 보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겨우 그 정도의 힘으로 신력 10조에 절대계에서도 통할 정도로 강자인 창조신장이 신계주신으로 있는 창조신계에서 무방비로 버틸 수 없겠지.’
신체가 있으면 당장 기절했겠지만 그래도 신령뿐이니 적응을 하면 버틸 수 있다.
“허어어어억-!?”
“컥컥-!”
이계의 창조신들이 헉헉거리면서 겨우 이성을 유지하는 것을 느끼면서 주위를 살핀다.
이미 주변에는 감시의 눈길을 멈추지 않는 투신들이 은신하고 포위를 하고 있었다.
차원의 권능으로 파악한 창조신계는 성벽과 정문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높이 솟은 성벽도시의 구조였다.
우주와 시공간을 마음대로 움직이는 정신체들의 최고 중심지로서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조이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자신이 내려선 곳은 창조신장이신 승가람마님이 다스리는 창조신계의 외곽이었다.
‘적어도 13써클의 시공간능력이 없다면 무리다.
완전히 봉쇄되어 있군.
창조신계로 들어가는 방법은 정문을 통한 물리적인 이동뿐이었다.’
주우주를 통틀어서 최고의 차원권능을 가진 자신이 차원이동을 통한 침투가 불가능하다면 어떤 창조신도 마찬가지란 뜻이었다.
499주우주가 대신족과 종족 전쟁 중이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삼엄한 경계였다.
닫혀 지는 공간의 문을 뒤로 하고 정문을 향해 크게 외친다.
“주신장 서열 1위 차원의 마도신이 창조신장 승가람마만의 창조신계에 용무가 있어 왔다.”
그 말과 동시에 정문이 진동을 시작한다.
쿠우우우우우우우웅-! 쿠우우우우우우우웅-!
거대한 괴물의 심장이 울리는 것처럼 굉음이 여러 차례 울렸다.
그리고 신계자아가 무감정하게 의미만 전달하는 목소리가 들려 왔다.
“주신장 서열 1위이시며 중급 창조신계의 신계주신이신 차원의 마도신님을 확인하였습니다.
창조신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잠금장치는 풀었으니 직접 열고서 들어오시기 바랍니다.”
그 말에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있는 성문을 보는 차원의 마도신의 얼굴을 확 굳어졌다.
척 보아도 두께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이고 어마어마한 무게를 가진 금속문이었다.
더구나 권능으로 강도강화와 신력저항까지 부여되어 있어서 권능으로 돌파도 무리였다.
권능의 도움 없이 순수한 근력이나 충격으로 열어젖혀야 했다.
주신의 상식이나 기준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건 일반 창조신이라도 불가능한 수준의 신체능력을 요구한다.
마도신으로 가능한 힘이 절대 아니야.’
창조신계에 오자마자 또 막히니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결국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만의 절차냐?”
“아닙니다.
창조신계의 호출 없이 출입하는 모든 신들께서 겪는 일입니다.
혼자 힘으로 열수 없으시다면 돌아가셔야 합니다.
일단 오셨던 신계로 가는 공간의 문을 다시 열겠습니다.”
이미 여러 차례 했던 일인지 바로 차원신계로 가는 공간의 문이 다시 열리기 시작한다.
우우웅웅-! 우우우웅-!
그러자 뒤에서 승가람마남의 강력한 신력파동에 괴로워하던 이계의 창조신들의 신령들이 마치 살았다는 듯이 거기로 몰려가고 있었다.
그들이 생각해도 하늘 높이 솟은 금속절벽 같은 거대한 정문을 혼자 힘으로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이미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너무나 강력한 신력파동은 하위신들에게는 마치 늪에 빠져서 호흡을 강요하는 것과 같지.
허나 익숙해진다면 가장 빠르게 강해지는 길이다.’
느리게 공간의 문이 열리는 것에는 관심을 껐다.
창조신계에 공부하러 간다고 잘난 척하면서 왔는데 정문을 못 열어서 되돌아왔다고 할 수는 없었다.
준비가 약간 필요하지만 육체적인 힘으로는 주우주에서 불가능한 것이 거의 없었다.
쿠쿵-! 쿵-!
그대로 양발을 대지에 힘껏 내려박았다.
그리고 몸속에서 전부를 태울 기세로 타오르면서 투기와 살기의 융합체를 불러일으킨다.
쿠쿵-! 쿠쿵-!
심장 부근에서 시작한 폭발음이 검은 불길로 변해서 품어져 나온다.
그 불길은 마치 불길의 강처럼 몸 전체에 퍼져간다.
그리고 신장과 덩지도 커져갔다.
차원의 마도신의 머리 위로 드러난 검은 화염의 모습은 검은 불길에 휩싸여서 세상 전부를 광기와 살육으로 멸망시킬 거인의 모습이었다.
오로지 파괴의 화신인양 나타난 권능의 환영은 무한한 투기와 살기를 내품으면서 주변 전부를 불태울 듯이 뒤흔들었다.
흑염의 절대자를 상징하는 절대권능인 폭혈(爆血)이 온전한 모습으로 499주우주 창조신계의 정문에 출현한 순간이었다.
주변에 은신하고 있던 투신들이 다급하게 뒤로 물러설 정도의 위력이었다.
허나 그렇게 미쳐 날뛰는 투기와 살기의 폭풍 속에서도 낭랑한 영창의 목소리가 울렸다.
“1성에 폭음(爆音)-! 2성에 뇌음(雷音)-! 3성에 멸음(滅音)-!
폭혈(爆血) 앞에 적은 없다-!”
거의 완벽하게 1대 흑염의 절대자의 모습으로 구현해낸 폭혈은 겨우 200억의 신력으로 강제 발동한 권능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했다.
그렇게 본래 권능의 기원인 흑염의 절대자의 모습을 드러낸 폭혈의 손에서 더없이 거센 기세로 검은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았다.
파가가가가가가가가각-!
주변 공간과 대기를 집어삼키면서 커진 불길이 형상화한 것은 검은 빛으로 번뜩이는 양날의 도끼였다.
파호톤을 쥔 양손을 하늘로 치켜 올린 자세의 흑염의 절대자의 모습을 권능으로 구현한 차원의 마도신의 입에서 거센 기합과 같은 발동어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누구든지 갈라 죽여라-! 파호톤-!
오로지 갈라지는 소리만이 울린다.
1대 흑염의 절대자의 모습이 내려치는 자세조차 없었다.
슈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뒤에서 창조신계가 내품는 신력에 질식직전에 몰려서 발버둥을 치던 이계의 창조신들도 무엇이 잘라지는지도 몰랐다.
단지 신전의 정문에서 검은 불꽃이 튕겼다는 것만을 보았을 뿐이었다.
그리고 결과가 보였다.
창조신계의 정문이 약간의 괴음을 내면서 뒤로 조금 밀려난 것이다.
그르릉-! 그르릉-!
마치 거대한 괴수가 목 울림을 하면서 내는 신음인양 괴이한 소리가 울리면서 창조신계는 개방되었다.
파손을 막기 위해서 조절했지만 성문이 파손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차원의 마도신은 감탄했다.
‘비록 신력 200억으로 억지로 발동시킨 폭혈과 파호톤이나 아무런 피해도 없이 받아 내다니?
499주우주의 저력을 느끼게 해주는군.’
퍽-! 퍽-!
혼자라면 충분히 지나갈 정도로 문이 열려진 것을 확인한 차원의 마도신은 바로 폭혈을 몸 내부로 거두어들이고 땅에 박아 넣었던 발도 빼내었다.
완전한 폭혈을 일정방향으로 집중 발동시킨 반동으로 거의 허벅지까지 파고들었지만 아무 이상은 없었다.
본래대로라면 이미 피를 토하고 빈사지경에 있어야 하는데도 말이다.
‘분수에 넘치는 폭혈을 발동시키면 생기는 신체 붕괴와 이성의 감소도 없다.
차원공통원소는 절대권능의 부작용조차 없애는가?
기가 막히는군.’
차원의 오리진이 부여한 차원의 권능은 정말 10중심의 권능까지 완전하게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것이 무슨 의미인지 아는 차원의 마도신은 기뻐할 수만은 없었다.
‘차원의 권능이 강력해질수록 진리가 그렇게나 바라던 완전한 세계의 완성이 가까워진다.
그러면 기존의 불완전한 세계는 모두 사라질 것이다.
막을 수는 없으니 대책을 서둘러야 해.’
그러니 지금 여기서 발목이 잡혀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정문의 틈 사이로 품어지는 창조신들의 강대함에 잠깐 몸이 떨렸지만 각오를 다지고 전진을 시작했다.
“.........가자.”
나직하게 말을 하면서 앞으로 걸어가는 차원의 마도신의 뒤를 이계의 창조신들이 다급하게 따른다.
신계에서 풍겨 나오는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강력한 신력에 숨이 막히는 것 같은 고통이 왔다.
하지만 억지로 따라나서는 이계의 창조신들이었다.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거대한 권능이 수호하는 신계정문을 정말 열어젖혔다.’
‘그리고 내부에 저 끔찍할 정도로 강한 신력들은 전부 뭐야?’
‘하지만 주변에 숨어있는 자들 중 차원의 마도신보다 강한 존재는 없어 보인다.’
‘그럼 어떻게든 따라가야 한다.’
도주하려고 해도 여기가 허계의 어디인지도 모른다.
단지 주변의 분위기로 보아서는 본성 피오리나처럼 최중심지라고 여겨졌다.
문제는 그런 중심지가 아닌 허계의 구석이라고 해도 자신들의 힘으로는 탈출 불가능이란 점이다.
곳곳에 느껴지는 감시의 시선 중 자신보다 약한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거기에 은은한 적의에 경멸까지 느껴지니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비록 차원의 마도신이 자신들의 본성을 박살내며 신체를 소멸시키고 신령을 허계로 강제로 끌고 온 원수이지만 유일하게 인연이 있는 상대였다.
악연도 인연이니 무관심보다는 나았다.
그러니 기댈 수밖에 없다.
더구나 오리진이란 존재에게 반항을 조금 했다고 엉망으로 당했으니 주제파악도 한 상태였다.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존댓말이 저절로 나왔다.
“저.......저희들은 왜 데려오셨는지요?”
“전투지원.”
“!!!”
묵묵히 걸어가면서 뒤도 안돌아보고 짤막하게 대답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대답에 기겁을 하는 이계의 창조신들이었다.
창조신계로 오려면 반대하는 창조신들을 정리하라는 내용의 공문은 이미 자신들도 보았다.
‘그걸 위해서 창조신계에 있는 창조신들을 찾아다니면서 싸울 생각인가?’
‘주변에 신고라면 간단한 인사만 하고 다니면 되는데 왜 그런 짓을 해?’
허나 정말 싸울 생각인 모양이고 이미 정문이 조금 열린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신력과 강력한 권능들에 비명을 지르고 싶은 지경이었다.
허계의 강력함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경험해 보니 이건 아예 비교대상자체가 아니었다.
이렇게 힘의 차이가 격심한데 갑자기 전투지원을 하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습니다만.........”
당연한 말이었다.
아까 신계관리주신이라고 불리던 존재들에게도 대항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더구나 오리진이니 뭐니 자랑하던 존재들에게는 권능의 수준차이가 너무 커서 꼼짝도 못하고 당하기만 했다.
그런데 그보다 강할 것이 분명한 창조신들과 전투지원이라니 가능할 리가 없다.
허나 차원의 마도신은 이미 감안했다는 듯이 짧게 말했다.
“어떻게 쓸지는 내가 알아서 한다.
버티기만 잘해라.”
“.......”
그제야 차원의 마도신의 심산을 알아냈다.
부하들이나 상급자나 똑같은 생각인 것이다.
‘우리의 신격을 방패막으로 삼을 생각이다-!’
‘또?’
자신들의 신격은 최고위 창조신이다.
당연히 이하의 신격을 가진 존재의 공격에 당해도 소멸 당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신령상태라면 대부분의 즉사성의 권능을 무효화 한다.
허나 타격이나 고통은 없는 것이 아닌데 강제로 그렇게 만들 작정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타의에 의해 궁지에 끝없이 몰리니 어이가 없어지고 잡념과 독기만 커져갔다.
‘신격만은 우리가 주변의 누구보다 높은 것 같다면 이렇게 신력의 차이가 크면 한계가 있는데.......’
‘죽을 신체가 없으니 괜찮겠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짓이다.’
‘그렇다고 도망도 못 치겠으니 어떻게든 해보는 수밖에 없다.’
고민을 할 여유나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
이렇게 살벌한 강자들이 넘치는 허계에서 차원의 마도신의 포로라는 신분까지 잃으면 무슨 꼴이 될지 직감한 탓이다.
‘잘못하면 최고위 창조신의 신격만 강제로 이용당하는 노예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지금의 자신들에게는 포로한 신분도 감지덕지였다.
힘없는 자가 보물을 가지면 죽임을 당할 충분할 이유가 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차원의 마도신의 강함과 자신들의 신력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아무리 강력한 창조신이 상대라고 해도 이길 승산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차원의 마도신이 정문의 열려진 공간이 바로 보이는 앞에 섰다.
그리고 주변을 주의 깊게 살핀다.
앞을 바라보니 정확하게 한사람이 지나갈 정도로 틈이 벌어져 있었다.
문이 살짝 뒤로 밀려 열려진 틈은 너무나 두꺼워서 마치 끝도 없이 이어진 계곡처럼 보였다.
그렇게 지형을 확인한 차원의 마도신은 갑자기 아공간에서 아까 창조신장이 보낸 공문을 꺼냈다.
자신을 반대한 창조신의 이름과 좌표의 확인을 시작했다.
정문의 틈새너머로 차원권능을 날려서 창조신계의 지형까지 확인을 한 차원의 마도신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중얼거린다.
“전부 안에 있군.
그럼 여기가 딱 좋겠군.”
우우우우우웅-!
다음에는 머리 위에 몸 전체를 덮을 정도로 확대된 커다란 신력의 원이 떠올랐다.
그 광경을 보는 이계의 창조신들을 불길한 생각에 휩싸였다.
정문을 힘들여 열었는데 들어가서 전투를 벌어야할 창조신을 찾지 않고 뭔가를 준비한다.
어째 돌아가는 상황이 심상치가 않은 것이다.
신력의 원이 일순간 수없이 복제되더니 마치 빛의 원형기둥과 같은 모습이 되자 바로 영창이 터져 나왔다.
“다중 차원신멸포(多重 次元神滅砲)-!”
파가가가가가가가강-!
몸 전체를 뒤덮은 신력의 원에서 수천발의 신력포가 중첩되어서 쏟아져나간 것은 거의 동시였다.
그렇게 발사된 신력포들은 정문의 열려진 틈새를 지나서 창조신계 어디가로 차원이동을 하면서 사라졌다.
척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위력의 신멸포들이 갑자기 공간도약을 하면서 사라지자 다급하게 물었다.
‘이건 이 신계 전체에 선전포고를 한 것 같은데?’
‘설마? 그럴 리가 없다?’
차원의 마도신이 강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이렇게 하고도 무사할 곳이 아니었다.
지금 신계 내부에 쏘아 넣은 공격에 반응한 듯 성벽 주변에서 수없이 달려오는 존재들의 강함조차 끔찍할 정도였다.
그리고 수도 너무나 많았다.
다급하게 물을 수밖에 없었다.
“뭐.......뭐를 하신 겁니까?”
“선전포고 겸 도발.”
“!!!”
이건 무슨 간담인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자신들이 권능을 상위신격으로 막아준다고 해도 어차피 신령만 남은 허신상태라서 한계가 있다.
인간의 유령과 같은 상태라서 직접공격이나 여파는 막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결국 싸우는 것은 차원의 마도신 혼자다.
그런데 이렇게 두려울 정도로 강대한 신력이 흘러넘치는 신계의 정문에서 이런 짓을 하다니 제정신이 아니었다.
“누.......누구를요?”
“누구가 아니라 누구들이다.”
단수가 아니라 복수로 조정해주는 대답은 바로 나왔다.
곧 창조신계 내부에서 폭발음과 진동이 정문까지 울렸다.
꽈꽈꽈꽈꽈꽈꽈꽈꽝-! 우르르릉-!
무엇이 파괴되고 폭발했는지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분노에 찬 음성이 알려주었다.
“크아아아아아-! 보호막을 수복하고 겨우 쉬고 있는데 어떤 자식이냐?”
“누구냐?
어떤 놈이 창조신계 내부에서 중급 창조신인 나를 기습해.”
“내 신전이 박살났다-!
어떤 간 큰 놈이냐?”
“이런 대신족 같은-!”
갑작스런 공격에 신계 내부에서 난리가 났는지 투기와 살기가 몰아치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둘이 아니었다.
적어도 10명이상이었다.
허계의 창조신장이 내린 공문을 쳐다본 이계의 창조신들의 등에서 소름이 오싹 퍼져나갔다.
“.......설마 아까 명단에 있던 창조신들 전부를 동시에 도발하신 것입니까?
하나씩 상대하실 생각이 아니라 한 번에 싸우시려고 말이죠?”
“맞다.”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대답하는 차원의 마도신은 역시 뒤를 돌아보지 않고 정면만을 쳐다볼 뿐이었다.
뒤에 있는 이계의 창조신들의 표정이 완전히 검게 썩어 들어가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