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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704화 (704/1,533)

<-- 절망(絶望)과 희망(希望) -->

어차피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고 있는 흑염의 절대자가 바랄만한 사항을 하나였다.

‘부하들의 부활.’

본인의 부활을 원할 수도 있지만 부하를 무엇보다 우선한 1대라면 당연한 요구였다.

자신의 죽음은 별 상관없이 받아들였지만 부하들이 칭호로 변한 것을 보고 분노했다.

그럼 당연히 칭호에서 신령을 복구하고 바로 되살려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그리고 과거의 직위도 복구해주기를 바라겠지.’

이계에 도주하면서까지 끝까지 항전을 해서 결국 진리까지 직접 나서게 한 이상 이건 아주 힘들지만 일단 시작을 한다.

“원하시는 것은 아마도 부하들의 사면입니까?”

바로 얼굴이 밝아지면서 인정한다.

“맞다-! 가능한가?

아니 가능하구나.”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가능하다는 결과를 흑염의 본능이 알려준 모양이다.

상대가 이미 모든 것을 거의 파악하고 있는 상황이니 이익보기가 아주 어렵다.

‘이래서 흑염과 거래하기가 힘들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대등한 협상은 자신 수준으로는 무리였다.

적어도 10중심이 나서야 했다.

허나 칭호로 바뀐 과거 반역세력을 위해서 누구도 나설 리가 없으니 이럴 때는 어떻게든 조율해야 했다.

‘전혀 다른 해결방법을 제안해서 말이지.’

다행히 칭호를 받은 존재들은 주우주에만 있다.

주우주 창조신이하와 관련된 사항이라서 자신의 처리범위 내였다.

비록 등을 떠밀렸지만 대가는 받았다.

그래서 이미 나름대로의 해결방법을 세웠으나 정론을 이야기한다.

“제 상급자가 직접 나서면 가능합니다.

지금 저에게 전권을 맡기신 분은 누구보다도 진리에게 기대를 받아 절대계의 가장 큰 보물이자 자랑이라고 일컬어지는 2대 10중심입니다.

그것도 상위서열인 4위이니 진리에게 부탁하면 합당한 대가는 치루겠지만 반드시 통과될 것입니다.

그 정도 수고는 영원권능이 대가라면 감당하실 것입니다.”

역시 1대 흑염의 절대자가 버럭 내는 의지가 전해진다.

‘뭐야? 진리의 도움에 대한 대가가 그 정도 수고라고?

네가 진리에게 부탁할 것 같으냐?’

결과만 받으면 되었지 과정 하나하나까지 간섭하려는 정말 도움이 안 되는 상급자에 의뢰자였다.

그렇게 못 믿겠으면 직접 하라고 던지고 싶을 정도다.

‘제발 가만 계십시오.

방해됩니다.’

‘너 또 미쳤냐?

만약 그런 일이 발생하면 너도 같이 끌고 갈 줄 알아.’

귀청이 떠나갈 정도로 협박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서 확 소리도 줄여버렸다.

2대 흑염의 절대자라면 진리에게 과거 1대 흑염의 절대자의 반란세력을 풀어주고 활용하자는 제안을 할 수 있다.

과거 흑염에 관련된 모든 영역과 세력을 2대가 계승했기 때문이다.

‘물론 평소 관리도 안 되고 개발할 능력도 없어서 거의 황무지 수준이지.’

허나 진리는 최후까지 버티고 덤빈 그들을 굉장히 높게 평가해서 중요한 직책을 맡겼다.

칭호의 가장 중요한 본류 108칭호로 삼아서 주우주에 뿌린 모든 칭호를 나누어서 분류하게 한 것이다.

그래서 이들을 사면하자고 한다면 당연히 대안을 제시하고 실시해야했다.

지금 흑염의 절대자는 자신의 영역관리도 아슬아슬한데 주우주의 칭호를 받은 자들까지 관리영역에 넣으면 정말 죽어라 일만 해야 할 것이다.

‘억 단위로 넘쳐나는 흑염 일족의 몇 명만 동원해도 충분히 관리되겠지만 문제는 그들의 도저히 못 말리는 성질이다.

순순히 일만 하면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개인이 혼자 산다면 착함을 유지할지 몰라도 조직에 속하면 이기적이 될 수밖에 없다.

상급자의 신뢰를 얻고 하급자를 통제하기 위해서이다.

순수한 힘만을 추구하던 흑염도 일족이 되면서 이 변화를 벗어날 수 없었다.

여기에 무식하고 겁이 없는 흑염답게 본성에서 흑염의 절대자가 직접 관리하는데도 배신하고 날뛸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덕분에 영원의 심판을 벗어날 수 있었지만 도저히 신뢰할 수는 없었다.

‘강력한 힘만이 정의다.

그렇게 살아온 존재가 통제를 벗어나서 주우주에 와서 자유롭게 되면 당연히 고삐가 풀린 미친 소가 된다.

조금만 일에도 열을 받아서 어떻게 날뛸지는 상상이 간다.’

당연히 하위 칭호의 관리보다 흑염 일족이 사고를 친 뒤의 수습이 더 힘들다.

2대 흑염의 절대자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대가였다.

그러니 여기서 다시 조율을 해야 했다.

“허나 1대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님의 힘이나 권능은 전수가 불가능합니다.

더구나 영원등급인 몰아 파호톤이라면 단지 요령이나 일부의 조언만 해주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대가는 영원권능의 전수가 아니라 익히는데 아주 약간의 도움만이 됩니다.

이 표현에 동의하십니까?”

“그렇다.

나와 대등한 육체능력이 없다면 전수는 불가능하다.

결국 조언 정도지.”

자신이 제시한 거래품목을 형편없이 깎아내리는데 순순히 인정을 하는 1대 흑염의 절대자를 보면서 차원의 마도신은 생각했다.

‘이건 사실 사기다.’

2대는 1대 흑염의 절대자의 알려진 모든 권능을 다 익혔다.

추가적으로 종족권능으로까지 정립하여 흑염일족까지 만든다는 전혀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했다.

설사 영원권능이라고 할지라도 불안전하고 흑염권능만 필요하다면 약간의 조언만으로도 완벽하게 익힐 수 있을 것이다.

‘죄송합니다.

그런 괴물이 또 하나 있습니다.’

물론 일부러 알릴 필요는 전혀 없었다.

이미 본능으로 대충 짐작은 하겠지만 거짓을 말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단지 이쪽의 설명을 하지 않아서 최대한 얻을 이익에 대해 평가만 낮추었다.

지금 상급자가 순순히 대가를 지불할 것을 못 믿겠으니 자신이 지불할 대가로 한정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럼 모든 대가를 지불할 수 없습니다.

부하가 중요하신 이유가 그들의 힘과 능력 때문입니까?

아니면 흑염의 절대자님을 따르기로 결정한 의지입니까?”

“당연히 의지이다.”

“그럼 제가 칭호의 권능부분은 그대로 남기고 부하 분들의 의지만을 빼내겠습니다.

근원의 루츠 크라이만처럼 잃은 부분을 제가 보충하여서 신령을 구현합니다.

여기에 새로운 신의 육체를 부여하여 부활시키겠습니다.”

“........”

허나 1대 흑염의 절대자는 대답을 바로 할 수 없었다.

아니 또 다시 살기를 풍기려 하고 있었다.

당연한 것이 권능을 제외하고 신령만 빼어서 부활하면 대부분의 힘을 잃는다.

칭호로 바뀌어 고유권능을 발동하는 도구 노릇만 하는 꼴을 용납할 수 없지만 무력하게 추락하는 것 또한 용서할 수 없었다.

그 정도로 투신에게 힘을 잃으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특히 아무런 창조력도 권능도 없는 흑염의 세력이라면 더욱 그러했다.

“물론 당장 과거와 같은 힘은 없습니다.

또 다른 힘든 상황에 처하게 하는 거래를 받아들일 수 없으시겠지요.

그래서 힘을 기를 장소와 신분까지 제공하겠습니다.

부하들의 힘이 아닌 의지가 더욱 중요하게 여기신다면 비록 주우주의 주신이나 주우주의 신족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

그래도 부족하다.

자신도 반신이기에 신족의 세계가 얼마나 경직되고 고루한지 잘 알고 있다.

창조주만을 순수하게 따르는 신족의 본성은 결코 이질적인 존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여기에 집단주의가 당연해서 적어도 확고부동한 지지 세력이 없는 한 신계에서 견디기는 무리였다.

무엇보다 신계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할지도 의문이었다.

‘절대계의 역사를 통틀어서 최강의 반신으로 힘만으로는 모든 신족의 위에 섰던 나조차 결국 거부되었지.’

순수한 신족이 아니라면 결국 신족의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위협이 될지 모른다는 이유다.

허나 아무리 자신이 배운 것이 없어서 어리석어도 마수 사냥꾼보다 존경받는 신이 낫다는 것은 알았다.

혼자인 자신이 아무리 강해도 무수한 신족의 세력을 이길 수 없다는 본능적인 감도 있었다.

그래서 신계에 신청을 하고 자신조차 힘든 일을 처리하면서 공을 쌓았다.

아주 긴 세월을 정식 신으로서 불러주기를 기다렸지만 신족의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더없이 유용한 도구 취급에 지쳐가는 자신을 찾아온 황금의 절대자가 설득했다.

어차피 신이 되어도 정상적인 대접을 받기는 힘들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또 다른 지배세력을 만들어 위로 올라서자고 말이다.

그때 본능은 가장 확실하게 미래를 알려주었다.

‘지금 지배세력인 신족을 완전히 무너트리고 새로운 지배세력이 된다.

이 황금족 혼자라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들이라면 가능하다.’

이제까지 신계의 명령으로 무수한 전쟁터와 사투를 거듭하면서도 대등한 상대를 찾지 못한 자신이다.

그런데 아무리 보아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강자들이 황금족의 뒤에 서있었다.

그것도 하나 둘이 아닌 8명이나 말이다.

‘그때 사이안을 포함한 10중심 전원이 모여 있었지.

못할 일이 없었다.’

자신이 10명이 된다.

이 전력이라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었다.

황금의 절대자와 승부를 하여 우열을 가리고 그대로 10중심의 일원이 되었다.

그 이후에 자신을 지배자로 받아들이지 않는 신족을 대학살로 갚아주었다.

그들이 우려하던 그대로 말이다.

허나 그렇게 되어도 신족은 자신을 신으로서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런 신족의 지독한 고루함을 알기에 당연한 걱정일 수밖에 없다.

“저는 499주우주의 창조신이지만 최고위 창조신계를 가지고 있는 독립 신계주신입니다.

이것은 진리나 상급자의 의지와는 별개로 바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

결정만 하시면 제가 직접 처리해서 마무리를 지어놓겠습니다.”

마치 자신의 생각을 다 안다는 듯이 말하지도 않았는데 바로 해답을 내놓는다.

진위를 확인하듯이 물끄러미 자신을 쳐다보는 1대 흑염의 절대자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차원의 마도신은 생각했다.

‘흑염의 본능을 속일 수는 없다.

그리고 진리의 도움의 대가의 무서움을 누구보다 더 잘 아는 2대 흑염의 절대자는 절대로 도움에 대한 대가를 치룰 생각이 없었다.

그러니 부하의 정상적인 구명은 불가능하다.

오직 편법만이 답이다.’

양쪽 다 불가능한 조건을 고집하는데 힘만 넘친다.

중간에서 조율하는 자신을 어렵게 하는 최악의 상대들이다.

그러니 중간에 선 자신이 어떻게든 처리해야 했다.

힘겹지만 이렇게 양쪽의 의견을 조율하면서 알아서 대가를 챙기는 것이 최상이었다.

‘과거 흑염세력들이 힘과 권능을 잃어도 재능은 넘친다.

당장 신격만 활용해도 좋고 기회와 여건만 준다면 금세 회복할 것이다.’

부족한 신계관리주신을 채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1대가 간단한 요령만 지도해준다면 2대 흑염의 절대자는 구현할 재능이 있다.

그래서 바라는 수준도 조언 정도이니 서로 이 정도 대가가 정당하다.

그 와중에 나도 좀 챙겨야지.

하지만 이거 어디 힘들어서 살겠나?’

자신도 영원급의 권능이 정신이 없을 정도로 탐나기는 하지만 절대급의 권능조차 허덕거리고 있는 판국에 그럴 여력 따위는 없었다.

더구나 차원공통원소에 대한 분석이 너무나 시급했다.

마치 마약 같아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데 여파가 기존 상상을 초월했다.

주우주 창조신인 자신의 수준으로 1대 흑염의 절대자의 임시 구현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워낙 효과가 좋으니 거의 자동으로 사용할 것 같은데 이런 상황이 계속 발생하면 정말 마지막이다.’

자신만 손해만 볼 수 없으니 차원신계에 부족한 신계관리주신도 채워놓는다.

그러면 막 편입된 흑염 세력과 기존 세력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또 난장판이 벌어질 것이 뻔했다.

허나 슬슬 안정화되었다고 자신에게 쏠리는 부하들의 관심도 돌리고 수련시간도 버는 아주 좋은 계획이었다.

“과거 부하들의 의지만을 구출하고 주우주의 지배종족인 신족으로서 새 출발의 기회를 마련해준다.

이것이 몰아 파호톤의 전수가 아닌 요령만을 알려주시는 적정한 대가입니다.”

허나 전혀 의외의 질문이 들려왔다.

“나도 그렇게 부활이 가능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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