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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738화 (738/1,533)

<-- 지옥(地獄)과 천국(天國) -->

영원체는 누구나 평등하다.

유일하게 창조주만이 다르다.

창조주는 세계 자체이자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런 인식에서 신족도 마신족도 모두 창조주의 일부이고 권능을 보조한다.

그런데 이렇게 편향적인 태도를 가지면 창조주의 자리를 잘 맡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것도 가장 가능성이 큰 영원체가 저런 개성을 진리에게 그대로 보이면 이런 개망신도 없었다.

“끌어내자-! 저 상태로는 도저히 진리에게 보낼 수 없다.”

“영원체는 진리 외에 동일하다.

우리 중 누구도 영웅이 될 수 없다.

인정할 수도 없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이 발생 했다.

다른 영원체들에게 팔다리를 잡혀서 바닥에 눕혀 제압당하고 있던 흑염권능을 익힌  영원체의 몸에서 거대한 검은 불꽃이 타오른 것이다.

화르르르륵-!

순간적으로 타오른 흑염의 불꽃에 미처 피하지 못한 네 명의 영원체가 통째로 불길에 휩싸였다.

전신을 휘감는 파괴의 불꽃에 저절로 비명이 튀어나왔다.

“왁-!”

“헉-!”

“큭-!”

“윽-!”

그러나 아무리 흑염의 권능이 파괴력 면에서 권능 중에서 제일이라고 하지만 결국 정신체들의 권능이었다.

영원체들에게는 잠시 부상을 주는 것이 전부였다.

스스스스스스스스슷-!

잠시의 피해를 보았지만 바로 정상으로 회복한 영원체들이 더욱 힘을 가하여 제압하려 했다.

그런데 그 순간 잡고 있던 팔다리가 일순간 수축을 했다가 튕기듯이 부풀어 오른다.

꽈꽈꽈꽈꽝-!

간단하게 근육을 수축하고 팽창시킨 근육조작의 공격이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수준이 동등한 네 명의 영원체들의 신체를 저 멀리 튕겨서 날려버린 것이다.

더구나 팔과 다리를 잡고 있던 양손은 근육의 수축과 팽창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되었다.

“크어억-!”

“왁-!”

“커어어어-!”

“크으으-!”

순식간에 복구는 되었지만 충격은 컸다.

뒤로 날려지는 몸을 공중에서 바로 잡고 바닥에 착지했다.

손상의 회복을 확인하고 이를 갈면서 외쳤다.

“으득-! 이........이 빌어먹을 자식아.

설마 흑염 권능을 전부 완벽하게 익힌 거냐?”

“크으으으으-! 하필 또 흑염 권능에 당하다니?”

“제길-! 이 불길은 정말 지독해.”

“잘도 이렇게 했겠다.”

네 명의 영원체가 이제 살기까지 품어냈지만 느리게 바닥에서 몸을 일으키는 영원체는 가볍게 목을 좌우로 흔들면서 몸을 풀었다.

둑-! 둑-! 우둑-!

전신의 근육과 뼈가 요동치면서 팽창을 시작한다.

거의 삼미터에 육박하게 커져가는 신체는 다른 영원체들을 아래로 내려다보았다.

“그래-! 진리가 넘겨준 자료를 기초로 다 익혔다.

덕분에 아주 힘들었지.

진리와도 여러 번 대련을 했거든.”

몸이 서서히 커지는 영원체의 눈동자에서는 분노와 살의가 뒤섞여 타오르는 흑염의 그대로 머물러있었다.

“창조주를 결정하는데 겨우 동전 던지기를 하자고?

그래서 내가 맨 마지막 순서로 밀려?

이걸 참아 줄 것 같으냐?

그래도 가급적 평화적으로 동전 던지기로 하려고 했는데 뭐 이번에는 사다리?

내가 그런 쪽에 약하다는 것을 알면서 수작을 부리냐?

이제 무조건 힘으로 직접 싸워보자.

날 속인 너희들을 전부 패 버리고 나 혼자 신청서를 제출하겠다.

이게 내가 흑염권능을 익힌 이유 중에 가장 큰 하나다.

이 치사한 것들아-!”

그 말에 단상을 붙잡고 있던 영원체가 소리를 쳤다.

“내 순서라고 말했지-!

창조주들의 진정한 영웅이 될 내가 바로 자격이 있다.”

“풋~! 영웅 좋아하네.

기존의 질서를 위협하는 깡패지.

그래 일단 너부터 박살 내주지.

네 놈 때문에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는 기회조차 못 잡았다.

회의장 주변을 지키면서 1억년, 이제는 단상에서 버티다니?

용서 못한다.”

“하? 네 놈이었냐?

계속 회의장 주변을 몰래 어슬렁거리던 기척이 너였단 말이지?

그 잘난 흑염 권능이 지금의 내게 통할 것 같으냐?

나의 정의는 영원불멸이다.”

“........나도 문제지만 너는 정말 안되겠다.”

확실하게 적의를 들어낸 두 영원체가 본격적으로 내품는 기세가 충돌을 시작했다.

화르르르르르-! 파아아아아아아-!

거센 기류의 폭풍이 일어나서 회의장을 날려버리려고 하자 다른 영원체의 표정이 확 변했다.

회의장과 단상은 바람가에 직접 연결되어 있다.

이런 엉망진창을 진리에게 보이게 되면 이런 개망신도 없었다.

“.........”

‘아니 이 난리가 났으니 이미 보고 있겠군.’

잠시 생각을 하던 영원체들이 눈을 빛내면서 결심을 굳혔다.

“둘 다 제압해.”

“영웅이도 흑염이고 어차피 지성체와 영원체의 개념이며 권능이다.

당장 그 하위 개성을 버리지 못해.”

바로 벌어진 영원체들의 의견충돌과 격돌은 절대계 중앙의 극히 거대한 행성을 뒤흔들었다.

허나 그 행성조차 이 지역의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거대한 용이 항성계 전부를 칭칭 감싸고 있는 모양을 한 여기는 영원체들의 본성이면서 바로 1대 10중심의 신체를 봉인한 팔륜 봉인이었다.

1대 10중심들의 신체가 유일용신제에 의해 해제되고나서 모든 영원체가 모여서 감시하는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주시하고 있던 바람가의 본전에서는 경박한 웃음소리가 울렸다.

“킬킬킬킬킬킬-! 하여간 요즘은 과거 영원체들과 놀면서 지켜보는 재미가 제일 솔솔 하다니까.”

웃음을 터트리는 존재는 바람가의 유모라고까지 불리던 가장 오래된 진리의 혈족이었다.

서로 동등한 존재가 아니라면 사랑은 고사하고 증오의 감정조차 움직이지 않는다.

영원체라면 더했다.

그러니 동격인 영원체들이 서로의 입장만을 주장하면서 싸우는 모습이 흥미진진하지 않을 리가 없다.

덕분에 지금 벌어지는 영원체들의 난투극을 보면서 아주 기쁘게 웃고 있었다.

‘이게 지성체들이 막장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란 것인가?

저기에 나도 직접 가서 참석해야 하는데........’

슬쩍 몸을  움직였지만 좌우로 흔들릴 뿐 꼼짝도 안한다.

대롱-! 대롱-!

지금 자신도 아주 곤란한 상황이었다.

비밀로 하라던 과거 일을 후손들에게 떠벌린 일을 아신 진리할아버님이 진노하셨다.

덕분에 껍질 속에서 머리만 내놓은 도롱이처럼 봉인줄로 꽁꽁 묶여서 본전 천장에 거꾸로 매달아 버리신 것이다.

여기에 바로 아래에서 단아한 흰색 수련복을 입은 자신의 손자가 가부좌를 틀고 양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고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조금 지나쳤나?

이제 슬슬 빠져 나가려해도 하필 저 녀석이 눈을 부릅뜨고 지키고 있으니 힘들겠군.

더구나 고지식하기가 짝이 없으니 탈출은 힘들겠어.’

진리 할아버님이 잘 감시하라고 하니 눈동자도 안 움직이고 주시하고 있는데 기가 막힐 정도였다.

자신이 심혈을 기우려서 아기 때부터 직접 하나부터 가르친 손자니 능력 면에서 두말 할 필요가 없었다.

주우주에서 활동과 같은 다른 곳에 한눈을 파는 아이들보다 전투력 면에서는 훨씬 상위일 정도였다.

그런 존재가 저렇게 감시하는데 탈출은 아무리 자신이라도 힘들었다.

‘너무 잘 가르쳤나?

무엇보다 저 녀석이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것이 문제지.’

바람가는 젖만 떼면 바로 할아버지가 전부 기른다.

외부 활동을 하여 육아나 교육에 소홀해질 수 있는 아버지나 무조건적인 애정으로 약하게 만들 수 있는 어머니를 배제하기 위해서다.

초기에는 반발이 있었으나 이미 사례가 있으니 이것만은 결코 양보하지 않고 준수시켰다.

그렇게 불가해의 팔시조를 익히는 와중에 손자에 대해서 잘 알게 되지만 손자도 당연히 할아버지에 대해서 잘 알게 된다.

이 말은 절대로 손자가 봐주지 않으면 못 도망간다는 뜻과 같았다.

‘그 결과 다들 훌륭하게 컸지만 너무 고지식하고 딱딱한 것이 문제지.’

진리 할아버님을 목표로 하다 보니 수련방법이 힘겹기 짝이 없는 탓이 컸다.

그래서 자신이라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바람가의 분위기가 삭막하기 짝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조금 심하게 노는 측면이 있기는 했다.

‘그래도 과거 영원체들은 저렇게 잘 노는데 참가를 못하니 슬슬 좀이 쑤실 지경이었다.’

허나 자신을 너무 잘 아는 손자에게서 몰래 도망은 힘드니 잘 구슬려서 풀려나는 쪽으로 방법을 바꾸었다.

“이거 이제 풀어주지 않겠느냐?

귀여운 손자야.”

허나 바로 거절의 대답이 되돌아 왔다.

표정은 고사하고 눈동자 하나 바뀌지 않는다.

“진리 할아버님께서 반성하시랍니다.

최소한 차원 주우주의 완성까지 풀어주면 안된다고 진리 할아버님이 신신당부하셨습니다.

차원 주우주의 일을 다른 영원체들에게 미리 알려서 분란을 조장하신 이번 일까지 아시면 기간이 조금 더 연장되실 것 같습니다.”

“늙으면 다 이렇게 된단다.

여기저기서 수다 떠는 낙까지 없으면 노인이 어찌 살겠느냐?

그리고 피가 머리에 몰리니 죽을 것만 같구나.

손자야. 너를 안아서 기른 것이 나 아니냐?

그 정을 생각하면 조금 사정을 봐줄 수도 있지 않겠냐?”

“..........그러셨지요.

그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아기부터 키워주시고 잘 가르쳐 주신 은혜는 아주 잘 기억하고 있다.

그것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 유감이었다.

‘어린 시절의 수치스런 일을 후손들에게 떠벌려서 고개를 못 들게 해준 일도 아주 잘 기억하고 있지요.’

말을 하면서 어느새 반쯤 풀어낸 봉인줄을 다시 세게 당겨서 꽉 조였다.

꽈아아아-! 꽈악-!

여기서 탈출해서 문제가 발생하면 자칫하면 진리 할아버님께 혼이 날 수도 있었다.

아니 세상에 대한 도의상 절대로 그럴 수 없었다.

지금 영원체들에게 벌어지는 일을 보니 보통 문제가 아니었다.

‘절대계의 영원체들과 어울려서 이런 노망과 같은 말썽을 부리시는데 풀어주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다.’

봉인을 감시하고 있는 지금처럼 벌이신 문제의 뒤처리는 손자는 자신이 맡아야만 했다.

할아버지를 가장 잘 아니 처리속도가 빠른 탓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길러주신 은혜를 보답하는 길이기도 했기에 어쩔 도리가 없었다.

더구나 저렇게 봉인줄로 평생 묶여 있는다고 해도 어떤 위해도 없다.

가장 오래된 바람가 답게 권능과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겨우 진리할아버님과 유일용신제님만이 확실하게 능가했다.

“그리고 바람가에서 가장 오래되신 할아버님께서 죽으실 수가 있던가요?

소손은 금시초문입니다.

가능한 방법이 있다면 영원권능으로 올리시지요.”

그러니 혹시 몰라서 그 위에다가 또 봉인줄을 하고서 나직하고 엄숙하게 말했다.

“모든 화는 입에서 나온다.

더구나 영원체 정도가 되면 재앙이 된다.

항상 조심하고 주의해서 말하고 결정해야 한다.

바로 할아버님에게서 가장 배운 말입니다.

그리고 과거 영원체들에게서 지금 벌어지는 일을 보니 그냥 두어서는 안 된다는 진리할아버님의 말에 지극히 동의합니다.”

손작 과거 교육용으로 했던 말까지 들먹였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과거에 이상적으로 지껄였던 말과 행동이 현실과 충돌하는 문제야 이미 여러 번 당한 상황이었고 준비된 말도 있었다.

“장래가 창창한 아이들은 평판이 중요하니 그렇게 교육했지.

그러나 누구도 관심을 주지 않은 나 같은 노인은 그래도 된단다.

늙어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뒷방 늙은이인데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누가 들어주겠니?

그나저나 봉인줄이 너무 아프구나.

늙어서 근육도 없는 늙은이에게 너무 한 것 아니냐?

내가 너를 아기부터 어떻게 길렀는데 이렇게 무심하냐?

너무 늦게 오줌을 가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반드시 반성하셔야 합니다.

그것만 고치시면 바람가의 가장 어른으로서 가장 완벽하십니다.”

또 시작되는 역린과 같은 아기 시절의 실수에 대해서 나오자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바람가의 영원체 기준으로도 개성이 너무 확실하셔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부디 반성하십시오.”

결국 가볍게 한마디를 하고 입을 다물고 영원체들을 비추는 화면을 약간 주시하였다.

과거 영원체이고 수치적인 능력 면에서는 바람가와 비교도 안 되지만 역시 원조답게 저력이 있었다.

‘설마 흑염의 권능을 익히고 성공한 영원체가 있었을 줄이야?’

영원체들에게 패배를 안겨서 치가 떨릴 1대 10중심의 권능을 익히다니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꽈꽈꽈꽈-! 꽈꽝-!

흑염의 영원체와 영웅을 바라는 영원체와의 싸움은 격렬했다.

단상을 제압할 정도로 강력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제압하기 위해서 덤벼드는 영원체들의 회의장을 비추는 화면에는 이미 아수라장 같은 난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저게 모두 자신의 할아버지가 흥미 위주로 밖으로 새어나가서 안 되는 일급비밀들을 떠벌리고 다닌 덕인가?

지금은 절대로 풀어드려서는 안되겠군.’

차원의 주우주가 빠르게 완성되어 간다.

진리 할아버님과 오백만명의 바람가의 영원체들이 전력을 다해서 상상이상의 규모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 만들 주우주의 기준을 정할만한 역작이 완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우리 바람가에 더 이상의 제한은 없다.

드디어 우리가 본격적으로 나설 때가 온다.’

스르르르르르르-!

무릎 위에 올려놓은 파멸유혼검을 조용히 쓰다듬는다.

불살불멸(不殺不滅)의 파멸유혼검.

무엇도 죽이지도 않고 파괴하지도 않지만 최고(最高)이면서 최다(最多)의 절대기.

이것이야말로 현재의 바람가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이제 과거의 일이 되려고 하고 있었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의 지옥도 결과가 나왔다.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은 악령에게서 정기를 손실 없이 추출한 우수자가 표창형식으로 가장 맨 앞에 나선다.

입이 찢어져라 벌어진 용사신의 동료신이라고 불리던 교황신이었다.

“악령에게서 가장 많이 정기를 추출한 교황신과 그 동료신들에게 지옥구원계획의 관리를 맡긴다.”

“감사합니다-!

위대한 신계주신이시여. 신의 영광과 자비가 끝이 없습니다.

교황신과 동료신, 저희 하급신들은 신계의 초석이 되기 위해서 언제나 각오를........”

수상소감이 끝이 없었다.

그리고 아슬아슬하게 최우수를 놓쳐서 교황신의 동료신의 일원이 되어버린 용사신의 얼굴은 완전히 창백해져있었다.

무대가 변하니 주연도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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