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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739화 (739/1,533)

<-- 지옥(地獄)과 천국(天國) -->

거의 이성을 잃을 정도로 기뻐하는 교황신의 도저히 끝나지 않을 공치사를 차원의 마도신이 멈추었다.

신계관리주신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아직 여유가 있지만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랐다.

최대한 빨리 차원신계를 떠야 했다.

“나는 관대하기만 하다.

그러니 자비는 빼고 관대만 써라.”

“오오-! 관대하시기까지 하시니 이 교황신과 동료신들은 감동이 끝이 없습니다.”

또 교황신과 동료신을 강조하지만 신계주신인 자신을 찬양하는데 뭐라고 하기도 힘들었다.

‘어지간히 기쁜 모양이군.

하긴 나라도 그러겠다.’

평생을 용사와 동료들이라고 조연 취급을 받다가 신이 되어도 똑같았다.

얼마나 실망했는지 반항을 하면서 공적인 일을 망치려 했다가 자신에게 박살이 났다.

결국 또 조연의 입장을 수긍했다가 드디어 주연이 되었으니 저럴 만도 했다.

계속하려는 찬사를 막고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서 아공간에서 휘황하게 빛나는 동전과 같은 물체들을 꺼내서 건네었다.

“이건 새로 만들 지옥구원군의 운영비로 쓰도록 해라.”

“?”

교황신이 처음 보는 물체에 어리둥절하면서도 양손을 모아서 공손하게 받았다.

땅-! 땅땅-!

그리고 손바닥으로부터 느껴졌다.

동전들에게 무시무시한 순도와 수량의 정기가 압축되어 있는 것을 말이다.

중급신의 감각으로는 측정이 불가능할 정도로 막대한 정기였다.

중급신은 일백만의 신력을 가져야 하지만 신계가 알려준 자신의 신력은 겨우 오만 정도였다.

그래도 수치 측정에는 이상이 없었다.

‘중급신의 권능이라도 만든 것도 야수신님에게 직접 수련을 받은 덕이지.

정기만 채우면 완전한 중급신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중급신 내가 아예 측정이 안 되다니 이게 도대체 얼마냐?

완전한 중급신이 아니라서 이런가?’

중급신의 신격은 얻었기에 열배인 일천 만까지 측정이 가능한데 이건 도저히 감이 안 잡혔다.

허나 막 신족이 되어서 추가 정기를 받을 수가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래도 겨우 일만 정도인 다른 하급신에 비해서는 지극히 높은 수치였다.’

초월자 출신의 하급신 모두들 정기가 부족하여 온전하게 권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로 해결할 방법이 없었다.

신족이 신계에 소속되어 받는 봉급은 정확하게 일만 년 동안에 가진 신력 만큼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본인이 십만의 신력을 가졌다면 일 년에 겨우 십을 받는다.

도대체 이 황당한 시간관념과 보상은 뭐야?’

중급신이 되었지만 신력이 오만이니 일 년간 받는 봉급이 겨우 오라는 소리였다.

그런 계산이니 적어도 온전한 중급신이 될 수 있는 일백만을 모으려면 이십만 년이라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것도 아무것도 안 쓰고 전부를 모은다는 가정이었다.

‘중급신까지 이십만 년이라고?

순수 신족이라면 성장기도 안 되는 짧은 시간이라고 해도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세월이다.

그나저나 정기가 확실한데 얼마인자 잘 모르겠네.’

열 개밖에 안 되는 동전인데 풍기는 정기의 존재감은 기가 질릴 정도였다.

손에 쥔 동전들이 정기의 집합체라는 사실을 알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계측이 안 되어서 물을 수밖에 없었다.

“이.......이게 도대체 얼마입니까?”

“하나당 일억, 총 십억이다.”

‘십억-!

내 중급신 봉급 이억 년 분량이다.’

땡-! 땡-! 땡-! 땡-!

간단하게 계산이 나오니 그 의미에 머리에 징이 울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옆에서 세상 무너지는 표정을 하고 있던 용사신과 검신, 권신도 저절로 신음을 냈다.

“허허허허헉-!”

“헉-!”

“화-!”

말이 좋아 십억이지 여기 하급신 일백만이 전부 일 년 봉급을 모아도 일천만도 안 되었다.

지금 자신의 손에 하급신 전부의 일백 년분의 봉급의 쥐어져 있는 것이다.

물질에 대한 욕심은 신앙에 인생을 바친 순간 완전히 버렸다.

허나 너무나 엄청난 정기 앞에 저절로 손에 힘이 들어갔다.

“너는 부족한 정기를 채워서 완전한 중급신으로 올라서라.

그리고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하급신을 일만 정도를 뽑아서 정식 신계복장과 신기를 맞추고 다른 주우주의 지옥에 출전준비를 시키도록 해라.

그 외는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운영비로 사용해라.

너희들이 가야할 신계는 하위 주신계이니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마지막 악령들의 총반격만 주의하도록 해라.”

“이 교황신이 목숨을 걸고 완벽하게 해내겠습니다.”

십억이면 못할 일이 없었다.

중급신의 그릇은 완성했지만 부족한 정기를 채워 교황신의 권능을 완벽하게 발휘하면 악령 따위는 전혀 문제가 아니었다.

더구나 이번에 전직이 교황이자 성직자들이 두드러진 실적을 세웠으니 인선을 집중해도 문제가 없었다.

‘예산이 이 정도면 앞으로 모든 하급신의 권력은 나에게 있다.’

그럼 단지 정기응축에 집중하는 천국이 아니라 이상적이고 신앙심이 넘치는 천국을 정말 신계에 만들 수도 있었다.

천국의 사정을 듣고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몰랐다.

인간시절에는 통합교황의 자비로운 미소라고 부르지만 득의의 웃음을 띠우는 교황신을 보는 차원의 마도신의 입에도 미소가 걸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지만 나쁜 일은 아니었다.

초월자들에게 이런 개인적인 욕망과 이상의 추구야말로 급속한 발전의 핵심요소였다.

“야망과 경쟁은 좋지.

어디까지 갈지 모르지만 전력을 다해 잘해보아라.”

“반드시 신계주신님의 세계를 이루겠습니다.”

그 말에 차원의 마도신의 얼굴이 미묘하게 굳었다.

자신을 찬양하는 의미이겠지만 묘하게 마음에 걸렸다.

‘나의 세계라?

하위신들이 살기 그렇게 좋은 세상은 아닌 것 아닌데?

천국? 아니 지옥? 연옥이란 말이 가장 알맞겠군.

아직도 나는 너무 부족해.’

상위자가 워낙 여유가 없으니 당연히 힘든 세상이 될 것이다.

자신조차 반갑지 않은 세계이다.

그래도 치하를 했다.

“앞으로의 전과를 기대하마.”

“맡겨만 주십시오.

위대한 신계주신이시여.”

그 대답을 듣고서 시선을 오른쪽 옆으로 돌렸다.

바로 옆에는 종속신으로서 도열한 에렌드라가 있었다.

그리고 뒤에는 일천명이 넘는 주신급의 존재들이 기세를 올리면서 하위신들을 굽어보고 있었다.

차원의 창조신성에서 이번에 아주 좋은 성과가 있었다고 보고가 되어있었다.

용족들이 지성체가 살만한 지역을 자력으로 확보한 것이다.

그리고 하급신들을 동원해서 상위괴수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확장을 하고 있었다.

‘신계자아에게 가장 먼저 보고하라고 지시했던 것이 차원의 창조신성의 정리였지.

아주 잘해주고 있군.’

차원의 창조신성은 자신만의 소유로 삼을 생각이었다.

그러니 혼자의 힘과 직속세력을 동원해서 정기를 생산할 지성체가 번성할 정도로 잘 다듬어야 했다.

‘내가 나서면 바로 처리될 수 있지만 그러면 여기서 상주를 해야 했다.’

창조신성의 넘치는 정기로 수시로 발생되는 거대 괴수들의 처리가 문제였다.

거신족들을 동원할 수도 있지만 그러면 신계관리주신들에게 불필요한 경각심을 줄 수 있었다.

그렇다고 신계관리주신들에게 의뢰했다가 지분을 넘겨주어야 했다.

그러면 또 과거 독립신계의 문제점이 나타나게 된다.

‘그건 안 돼.

저 창조신성은 기존의 신계세력과는 별개로 해야 한다.

조신성을 바탕으로 신계주신의 세력이 다른 세력을 압도할 정도가 되면 모든 문제가 없어진다.’

신계주신조차 압도하는 신계관리주신들의 강함과 세력의 강성함이 독립신계의 가장 큰 문제였다.

전 신계주신이 추출되었는데 아무런 소란이나 반란이 없다는 것이 이 신계가 누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지 증명했다.

가장 핵심이 되는 신계운영과 정기생산을 대부분 신계관리주신이 하니 나중에는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세력조차 비교가 안 되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직속세력을 만들려고 했지만 역시 순수 신족은 무리였다.

정령주신들조차 독자세력이 된 이상 이제 다른 방법이 없다.

종속신을 늘리고 강화시키면서 초월자출신의 하급신들을 키울 수밖에 없다.’

그런 이유로 악착같이 만들고 있는 신계주신의 직속세력은 아직 열세였기에 세력대결은 무리였다.

자신이 그들 전부보다 강하지만 신계운영을 위해서는 모두 죽일 수 없으니 전면대결을 할 만한 일은 피해야 했다.

‘오직 시간과 투자만이 세력을 키울 수 있다.’

그리고 창조신성의 관리권리를 용족에게 넘긴 일도 악화를 막고 조금 시간을 벌어들인다고 생각해서 맡겼는데 의외의 성과를 내고 있었다.

신계의 고위신을 투입한 것에 비교할 수 없지만 점점 완전관리영역을 늘려가고 있었다.

완전히 상위 괴수의 정리가 끝난 용족의 도시 지역은 바로 지성체들을 투입해도 될 정도였다.

의도보다 몇 배의 성과를 냈으니 적절한 포상을 해야 했다.

“에렌드라도 창조신성의 관리를 잘한다고 들었다.

자발적으로 기부를 받아서 운영한다고?”

“예.”

“자신의 것만 지키려는 개인적인 종족성향을 전체로 확장했군.

영역을 주고 세금대신 자발적인 기부인가?

아주 창조적이다.

생각을 아주 잘했다.

나도 앞으로 참고해야 하겠구나.

보상이니 이걸 받도록 해라.”

차원의 마도신이 손을 앞으로 내밀자 백금신룡 에렌드라도 양손을 내밀어서 기쁘게 받았다.

지금 예의상 몇 번 사양하다가 받을 만큼의 여유는 전혀 없었다.

‘십억만 되어도 엄청난 도움이 된다.

용왕들과 고위 전사들을 모두 중급신으로 만들 수 있어.

무엇보다 기부도 한계야.

지출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일족을 이끄는데 압도적인 힘과 강압적인 조치만으로는 역시 부족했다.

강제로 발전으로 이끌고 있으니 따라오지 못하는 일족의 불만도 늘어나고 있었다.

그러나 멈출 수가 없었다.

창조신성의 정기를 바탕으로 새로 태어나는 용족의 수나 가능성이 엄청났다.

용족의 희망이 될 그들을 온전하게 상위의 용족으로 기르기 위해서는 엄청난 정기와 예산이 소모되었다.

‘알아서 잘 기르라고 하니 일하면서는 도저히 못 하겠다고 난리지.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

덕분에 강제 기부로 들어오는 정기가 많아졌지만 바로 나가는 정기를 보면 아찔할 정도였다.

용신족의 여제라고 떠받드는 분위기지만 만약 정기가 부족해지는 날이면 용족 전부가 돌아설 것이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지금처럼 잘 나갈 때는 일족의 선지자이지만 조금만 힘들어지면 바로 망국으로 이끄는 반역자로 떨어지는 극단적인 상황이었다.

‘모든 문제는 결국 정기다.

일족의 불만을 억누르기 위해서도 역시 정기가 필요해.’

십억만 있어도 대부분의 불만과 문제는 전부 해소될 것이고 강압적인 기부로 정기를 끌어 모을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방금 전 교황신이 받은 정기의 동전이 손에 떨어지자 기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모시기를 잘했어.’

좌르르르르르르르-!

그런데 하나가 아니었다.

일백 개의 빛나는 정기의 동전이 손바닥에 가득 찼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라서 멍해진 에렌드라에게 차원의 마도신이 손을 모아서 쥐어주고 말했다.

“일백 억이다.

전부 줄 것이니 일족에게 분배하여 불만을 풀고 창조신성의 제압을 가속시켜라.”

“.,.......정말 감사하옵니다.”

겨우 입을 떼어서 감사의 인사를 하는 백금신룡 에렌드라의 손과 눈동자는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었다.

영역을 배분하고 강제 기부라는 수단까지 동원해서 긁어모은 정기가 일천만도 안 되는데 말도 안 되는 수치였다.

혹시 꿈이 아닐까봐서 다시 상급신의 감각으로 측정을 해봐도 계측불가의 정기가 각 동전에게서 느껴졌다.

‘정말 일백 억인가?’

하급신들의 앞에 서 있던 주변의 용왕들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감이 안 잡히는지 멍한 표정이었다.

그보다 더 놀랄 일은 다음에 벌어졌다.

좌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하나가 일억이라는 정기의 동전들이 악령들의 전투를 통해 몸만 풀던 주신급의 존재들의 앞으로 공간을 열고 쏟아진 것이다.

좌아아아아아아악-!

신족과 마신족, 초월자들의 대표를 맡고 있던 여성들이 다급하게 받았지만 너무 많은 물량이라서  전부 잡을 수가 없었다..

주신급이기에 방금 말한 동전 하나당 일억이라는 사실은 명확하게 알았다.

땅땅-! 따르르르릉-!

손가락으로 줄줄 세어나가서 땅으로 떨어져 갔다.

혹시 파손되어서 정기가 샐까봐 권능을 동원할 수 없어서 놓쳤다.

아니 너무 많은 정기에 기겁을 해서 몸이 굳었다는 표현이 맞았다.

‘일백억? 아니 일천억?’

‘무슨 정기를 이렇게 많이 가지고 계시지?’

‘전원의 부족했던 정기를 전부 채우고도 넘칠 정도인데.’

주신급의 신들조차 멍해질 정도의 정기를 그대로 내어 준 차원의 마도신이 자신만만한 어조로 선언했다.

“주신급에게 투여되는 예산은 일천 억이다.

전부 사용해도 좋다.

모두 주신으로만 올라서라.

그럼 신계관리 주신의 자리가 바로 너희들의 것이 될 것이다.

나에게 속한 모든 직속세력들은 명심해라.

충성을 바칠 대상과 소속된 조직, 그리고 자신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강해지는 존재만이 위로 올라갈 수 있다는 진실을 말이다.

나는 그런 존재들을 가호하겠다.

또한 그러지 못하는 존재들을 심판하는 마도신이다.”

“핫-!”

셀 수도 없는 정기의 포상이 바로 보이니 긴 말이 필요가 없었다.

직속세력들의 감격에 찬 복명소리에 만족한 얼굴이 된 차원의 마도신이 차원의 문을 열고 다른 창조신의 신계로 이동했다.

그 뒤로 받은 정기 동전을 챙긴 직속세력들은 바빠졌다.

지옥에 급속도로 가까워지는 더없이 강대한 신력과 마력을 아까부터 느끼고 있었다.

이제 누군지는 보지 않아도 알았다.

“신계관리주신님들이 오신다.

빨리 주신전의 숲으로 복귀해야 한다.”

무대가 바뀌어서 주연이 된 교황신이 다급하게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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