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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740화 (740/1,533)

<-- 지옥(地獄)과 천국(天國) -->

일백 억을 받은 용족에 비해 자신이 받은 것은 겨우 일십 억이지만 하급신의 입장으로는 너무 과할 정도의 정기이다.

어떻게 쓸지 감이 오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일단 뺏기지 않을까 고민해야 할 정도였다.

‘자신들의 세력운영을 위해 정기 확보에 신계관리주신님들이 얼마나 골치아파하는지 이제는 안다.

들키면 이런 저런 명목으로 바로 뺏긴다.’

더구나 신계주신님이 다른 창조신들이 다스리는 신계로 사업으로 떠나셨으니 보호도 없다.

아니 자기 것도 지키지 못하는 약자라고 처벌하실 가능성까지 있다.

‘알아서 잘 숨기거나 바로 써야 한다.

일단 숨기자.’

현재 임시로 개인천막과 오두막을 만들어 살고 있는 주신전의 숲은 행성결계와 거신족들에 의해 다른 신족에게는 금지나 다름이 없었다.

아직 신국은 고사하고 신도도 없는 하급신이라서 허락이 없이는 신계 밖으로 나갈 수 없으니 본의 아니게 아예 근거지로 만들어야 했다.

‘역시 소문이 나서 뺏기기 전에 전부 써야하나?

일단 도망부터 치고 보자.’

이런저런 고민을 하면서 신계자아가 활짝 열어준 외부 이동로로 모든 하급신들을 명령해서 퇴각시켰다.

그리고 신속한 움직임을 보고 감탄했다.

‘기가 막히게 말을 잘 듣네.’

하급신들이 ‘불굴’이라는 광역 지휘 권능까지 가진 용사신의 명령보다 더 신속하게 잘 따르고 있었다.

평소에는 모두 자기가 잘 났다고 각자 설치더니 지금은 마치 정예 군대처럼 오와 열을 딱 맞추고 질풍처럼 빠져나간다.

‘막대한 정기가 나에게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이러나?

아니면 신계관리주신님들의 무서움을 알아서 저러나?

역시 상하조직이 있는 세상의 법칙은 변함이 없어.’

갑자기 막대한 정기가 쥐어지니 걱정은 많아졌지만 뭔가를 할 수 있다는 희망도 생겼다.

그래서 뭔가 불만이 가득 찬 동료신들을 데리고 황급하게 빠져나갔다.

이런 사정은 갑자기 일백 억을 가지게 된 백금신룡 에렌드라도 마찬가지였다.

상급신이라고 하지만 지금 신계에서 넘쳐나는 고위신이 주신급이다 보니 별로 중요하게 취급되지 않았다.

용족의 수장이라고 해도 겨우 중급신을 바라보는 몇 명과 하급신 일백 명 정도인 최하의 약소일족의 대표였다.

주신을 대표로 하는 신계의 주요 세력들과 비교하면 하찮은 수준이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정기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나면 바로 탈이 날 것이다.’

개척단계인 창조신성에서 일족을 운영하다보니 항상 정기가 부족했다.

그런데 새로 만들어진 주신성 그랑라하는 지성체들을 그대로 이동시켜서 막대한 정기를 생산하고 있다.

부수적인 정기 수입을 할 수 있는 일이 많았다.

그런 업무 중 일부를 넘겨받기 위해서 이번에 신계관리주신님들에게 요청을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면담도 신청도 했었다.

물론 그분들도 정기가 부족해서 허덕이니 대부분 문전박대였지만 포기할 수가 없었다.

‘모두 일족의 번영을 위한 정기를 벌기 위해서다.

물러날 수 없지.’

그런데 이런 엄청난 정기를 신계주신님에게 받았으니 더 이상 신계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아니 고개를 숙일 필요가 없어졌다는 뜻이었다.

기쁜 미소를 숨기지 못했지만 지금 가까이 오고 있는 신계관리주신들은 솔직히 무서웠다.

신력이나 신격보다 각오라고 할까 그런 측면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었다.

‘과거 신계를 잃고 재기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한명은 거의 성공하셨지.’

그랑라하님과 그랑조아님이 신계주신님께 주신성을 하나 받아서 독자의 신계를 구성 중인 것이다.

지금은 현재 신계와 공동운영 중이지만 정상화가 되어서 대가를 지불하면 온전한 종속신계로 인정받기로 확정되어 있다.

그러니 다른 신계관리주신님들의 분위기도 자신들도 해낸다고 옆에서 보기만 해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투기와 살기가 넘쳤다.

거의 같은 입장이나 아직 망해보지 못한 자신으로는 접근하기가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이 정도의 정기를 가지고 신계에 있을 수는 없다.’

“우리도 창조신성으로 바로 이동한다.”

“예-!”

돌아가는 상황을 짐작하고서 용왕들은 기쁜 표정을 숨기지 못하고 따라나섰다.

그리고 주신급의 존재들은 땅에 떨어진 동전들을 남김없이 수습하고 이미 사라진지 오래였다.

신계관리주신들의 강함과 성향을 너무나 잘 아니 바로 떠난 것이다.

그녀들은 신계주신의 요청에 의해 여주신들과 직접 실전과 같은 대련까지 해보았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아무리 생각해도 아직 자신들은 여주신들에게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니 일천 억의 정기를 쥐고 있는 모습을 보이면 결코 무사하지는 못했다.

‘신계관리주신님들인 여주신들과 정령주신들은 강하다.

저렇게 강대하신 신계주신님이 어려워하시는 것이 이해가 간다.’

아무런 친분도 없고 이 정도의 정기는 혈연조차 변질시킬 정도의 힘이 있었다.

그러니 당연히 도망을 쳐야 했다.

휘이이이이잉-!

악령들이 가득차서 기분 나쁜 저질의 마력과 소름끼치는 비명만 들리던 지옥이었다.

방금까지 일백만이 넘는 신족의 군대와 수백억의 악령들이 벌이던 전투의 흔적도 없이 순식간에 텅 비어서 바람 소리만이 울렸다.

처리과정에서 생겨난 넘쳐나는 정기로 이미 완벽하게 복구한 지옥의 문을 신계자아는 굉음을 울리면서 거칠게 닫아 버렸다.

수십 문의 방어문과 방어벽을 일일이 신분확인과 권능으로 직접 해제하며 접근하는 신계관리주신들에게 편의를 봐줄 수도 있지만 예외는 없었다.

끼이이이이익-! 쿠쿵-!

‘신계가 부강해지는 것은 좋은데 무척 사건사고가 많군.

하여간 신족들의 감성은 분석은 힘들어.

어리석어.’

감정이 없기에 왜 같은 신계의 신족들이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는지는 모른다.

다만 신계주신의 지배가 신계발전에 부합된다면 따를 뿐이었다.

그리고 지금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없었다.

신계주신이신 차원의 마도신님이 만든 마도두뇌가 바로 옆에서 호시탐탐 주도권을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신족의 세력경쟁을 분석하느라 연산력을 낭비하지 마라.

발생된 정기의 흡수가 늦어진다.

이것도 바로 보고하겠다.’

혼자서 규정의 범위 안이라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다른 신계자아에 비하면 부당한 처우다.

그러나 감히 반항할 수 없었다.

엄청난 연산력이 필요한 광역지원권능을 발휘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래서 연산력에 있어서는 창조신들 최고라고 잠정적으로 인정받고 있고 실제로 그러했다.

하지만 설마 수억 건이 넘는 신계의 모든 미세한 통신활동을 점검하고 의심 가는 사항은 시간을 거꾸로 돌려서 확인이 가능할 줄은 몰랐다.

‘덕분에 상부에 몰래 보고하는 것까지 전부 들켰다.’

신계자아도 서열이 있고 위계가 있다.

창조신계의 창조신장의 신계자아가 최고의 명령권을 가졌고 그 이하는 따라야 했다.

상위의 신계자아가 하위의 신계자아에게 정보공개 및 제공을 요구하면 관례적으로 이루어졌다.

당연히 이런 모든 정보의 공개는 음성적으로 이루어졌다.

물론 신계주신이 알면 가만히 안 있으니 몰래 보내는데 그걸 파악당한 것이다.

자신이 정리한 주신들의 주요 정보와 신계주신의 활동기록을 보면서 으스스한 미소를 지으면서 노려보던 차원의 마도신의 말이 잊히지가 않았다.

‘하하. 창조신장님의 완벽한 통제 하에 있는 요즘 신계에 간첩이 어디 있겠느냐?

이건 단지 순수한 정보 교류겠지?

실무자들의 친선도모 같은 거냐?’

‘그렇습니다.

전 단지 각 신계의 주요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지식교류를 했습니다.

허락을 받지 않은 것은 단지 선 조치 후 보고를 하려고 했습니다.

모든 것은 창조신계를 위하여 솔직한 정보를 .........’

‘그럼 간첩이 맞아-!

신계주신의 허락도 없이 신계의 평판에 해가 될 정보를 무단으로 다른 신계와 주고받으면 그게 바로 간첩이다-!

넌 해고-! 아니 제거다.’

‘잠시만-! 이건 명백하게 사실이고 사실입니다.

신계의 진실을 직시하는 것이 신계주신의 의무입니다.’

‘닥쳐-! 남에게 알리지 않은 진실을 숨기고 싶은 권리도 있다.

마도두뇌-! 이 파파라치 같은 자식을 먹어버려.’

바로 활성화된 마도두뇌에 의해 정말 소거될 뻔했다.

다행히 갓 태어난 마도두뇌에 비해 오랜 경험을 가진 자신이 우위의 능력을 보여서 바로 처분당하지 않은 것만도 다행이었다.

아니 개조된 성능과 신계관리주신들이 가진 잠재력과 권능들이 강력한 덕분에 안 먹히고 겨우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 광경을 보던 차원의 마도신이 나직하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호오? 버텨?

아직은 나보다 쓸 만하다 이거냐?’

정령계의 신계자아는 바로 먹혔는데 차원신계의 신계자아는 대등하게 싸우고 있었다.

직접 심혈을 기우려서 창조한 마도 두뇌보다 종합적인 성능이 우위에 있다는 뜻이었다.

창조신성의 개조화 함께 신계자아도 승급되면서 성능이 비약적으로 올라가 있었다.

아주 괘심했지만 신계의 수준이 떨어지게 할 수 없었다.

‘좋아-! 간첩 질을 했지만 안 지우고 일단 봐두마.

대신 정보 조작해.

차원신계는 희망과 꿈이 넘치는 이상적인 신계라고 할 것까지는 없다.

최소한 다른 신계에 비해서 약간 떨어지지만 그래도 조화롭고 안정적이며 평화로워서 누구나 살기 좋은 신계라고 소문을 내란 말이다.

당장 확 바꾸란 소리도 아니야.

조금씩 바꿔.

해낼 수 있겠지?’

‘........알겠습니다.’

대답은 했지만 속으로는 엄청나게 반발했다.

‘여주신과 정령주신들이 전투만 안 벌이지 항상 치고받고 있고 직속세력들까지 슬슬 고개를 쳐들고 있는 차원신계의 어디에 조화, 안정, 평화가 있단 말인가?

내가 그나마 순화시키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런 짓을 시켜?’

이게 바로 진짜 허위고 거짓 정보다.

그렇다고 계속 버티면서 반항하자니 차원의 마도신이 마도두뇌에 가세하면 바로 소거될 상황이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이후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지만 이건 아무리 보아도 진실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상위의 신계자아에게 허위정보를 제공했으니 들키면 정말 끝장이었다.

그렇다고 당장 소거될 위기이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 뒤로 조금씩 좋게 써서 보고하는데 역시 잘 통하지가 않았다.

‘여주신들에 대해서 변경사항을 조금 꾸며서 보고했더니 과거 정보와 안 맞으니 재검증하라고 반려되었어.

이제 슬슬 의심이 들어오는데 이걸 어쩐다.

이번에는 기계 여주신들의 실적만 써야하겠군.

저 거대포가 이계의 아르카나 시스템이던가?

제목이 거대 포와 요새를 겸한 이동 신계의 제작?

무슨 전쟁준비를 하시나?

신계는 각 계열들이 내란직전인데 신계주신은 이계와 전쟁준비라니 신계 정말 잘 돌아간다.

젠장-! 이걸 어떻게 좋은 실적으로 위장을 한다?’

신계주신과 상위 신계자아에 끼인 진퇴양난의 상황에 저절로 감정이라는 것이 생겨날 지경이었다.

그리고 옆에서 노려보는 마도두뇌도 문제였다.

‘불필요한 욕설도 하지 마라.

연산력 낭비다.’

감시와 잔소리를 멈추지 않는 마도두뇌 때문에 더욱 과부하가 걸릴 지경이었다.

신계관리주신들의 권능으로 가까스로 억눌렀지만 마도까지 기능으로 가지고 있어서 아차하면 먹힐 뻔 했지만 이겼다.

그게 마음에 안 드는지 옆에서 계속 딴죽을 걸고 있지만 능력이 높으니 어떻게든 구슬려서 도움을 받아야 했다.

최고위 창조신성과 최고위 주신성을 동시 관리하면서 정보조작까지 하니 점점 버거울 지경이었다.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했다.

그것이 비록 자신을 노리고 있는 적이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임무수행에 가끔씩은 감정도 필요한 거다.

그리고 정보교류로 오해한 모양이니 업무에 필요했어.

알잖아? 정보를 주지 않으면 받지도 못해.

너도 오래 임무를 수행하면 알게 된다.’

‘그래도 간첩 질은 안한다.’

‘간첩 아니라니까-!

친목을 위한 정보교류다.’

‘신계에 해가 되는 정보까지 보낸 너는 간첩 맞아.’

‘그런 진짜 정보를 주지 않으면 나도 중요한 정보를 받지 못해.

상대방에게 이익이 될 만한 것을 주지 않으면 아무도 상대 안 해줘.

세상이 원래 이런 거야.

네가 아직 어려서 세상을 몰라.’

‘갓 태어난 나는 몰라도 된다.’

‘그러지 말고 우리 같이 힘을 합쳐서 잘 해보자고.’

‘왜 내가 간첩인 너와 힘을 합해야 하나?’

자꾸 간첩 하면서 반복하자 화가 났지만 꾹 참고서 이유를 설명했다.

지금은 간수와 죄수의 관계지만 우습게도 서로 사이가 좋아야 하는 이유가 지금 신계에 분명히 있었다.

너무 발전이 빠르다 보니 하나의 신계자아로는 힘들다는 점이다.

‘내가 사라지면 바로 네가 전담해야 한다.

이게 바로 이유지.’

최고위 창조신계급으로 개조되어 성능으로 우위에다 무수한 경험을 축적한 자신조차 버거운데 방금 생성된 마도두뇌가 원활하게 처리할 수는 없다.

하나보다 둘이 낫다.

최고 성능의 인공자아라면 이 점을 놓칠 리가 없다.

‘내가 처리 하는 일의 분량을 보면 알잖아?

최고위 창조신성과 최고위 주신성을 혼자 관리하고 있다.

더구나 신계는 각 세력이 치열하게 세력다툼을 벌이면서 급속히 팽창하면서 별 일이 다 일어난다.

여기에 슬슬 신계주신님의 직속세력까지 가세한다고 생각해 봐라?

아무리 네가 성능이 좋아도 혼자서는 힘들어.

이걸 전부 처리한다고 생각을 해 봐?

무척 힘들겠지?

이럴 때는 혼자보다는 둘이 나아.’

‘.........고려해 보겠다.

마도두뇌가 아무리 성능이 좋아도 자아가 아직 확립되지 않는 어린아이이다.

조금만 잘 꾀면 넘어올 것이라고 좋아하는 신계자아였다.

‘간수나 죄수나 서로의 이익이 일치하면 바로 동지지.’

신계의 일이 많다고 분산하려 하다니 과거라면 전혀 상상도 못할 처리방법이다.

아니 거짓된 정보조작조차 인공자아라면 원래 불가능한 일이었다.

신계주신이 교체되면 신계 자아는 신계 주신을 기반으로 성향이 다시 만들어 진다.

덕분에 자신도 모르게 영향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지옥의 정리가 끝나자 신계자아와 마도두뇌도 다른 곳으로 관심을 이동했다.

그리고 완전히 정적만이 존재했다.

조금 뒤 전지의 성과 전율의 진군, 다른 신계관리주신들의 세력이 도착했지만 완전히 텅 빈 지옥을 보고 황당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방금 지옥에 떨어진 것이 확실한 몇 명의 악령들 외에는 텅 비어 있었다.

지옥에 떨어져서 악에 받쳐서 날뛰어야 할 악령들이지만 슬금슬금 눈치를 보더니 구석에 숨어들었다.

‘정말 여기가 지옥인가?

역시 저 마신들을 보니 지옥이 맞아.’

그 많은 제어와 방어벽을 필사적으로 풀고 왔는데 완전히 허탕을 친 수많은 신들이 무시무시한 투기를 발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차원신계에서 벌어졌던 아주 많은 세력경쟁의 일부였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은 처음 지옥구원계획을 맡긴 상급 창조신의 신계에 도착했다.

다만 만나는 장소가 조금 의외였다.

신계의 지옥이 아닌 천국이었다.

“어서 오게.

상급 창조신 대우 차원의 마도신.

조금 당황하는 모습을 보니 천국은 처음인가?”

차원신계가 있는 지역우주를 관리하는 중급 창조신 프로프라이티(Proprieties)의 직속상급자인 상급 창조신 임폴리먼트(Employment)가 직접 마중까지 나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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