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옥(地獄)과 천국(天國) -->
지옥의 꿈에 의해 거지부터 시작해서 모든 하위층들의 다양한 절망의 삶을 수없이 경험하다 거의 정신이 나간 지옥 악령들이었다.
풀려나자마자 피눈물을 흘리면서 절대 복종을 맹세한 것은 당연했다.
오로지 뛰어난 힘으로 위에서 군림만 하던 그들에게 경멸하던 무력한 하위층의 반복된 삶은 너무나 가혹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일의 발단이 된 부활 악당도 일단 굴복했으나 한 가지를 간청했다.
“제가 이계의 지성체를 가장 많이 죽인다면 마신이 아닌 신이 될 기회를 주십시오.
행성은 필요 없습니다.
최하위 신이라도 좋습니다.
다만 다시 기회를 잡고 싶을 뿐입니다.”
허나 자신이 상위자를 모시게 된 차원의 마도신은 잔혹했다.
아니 말이 안 통했다.
부활한 악당도 이런 지독한 신은 처음 보았다.
“가당치도 않은 소리-!
너의 악의 성향이 이렇게 뛰어난데 무슨 신이 되겠다고?
이 멋진 마신의 재능을 버리겠다고?
정말 아깝지 않느냐?”
지독하게 철저했다.
장난이 아니라 진심으로 저렇게 이야기하는 것을 이제 어느 정도 눈치를 챈 부활악당의 목소리도 서서히 높아졌다.
“정말 창조신이 맞으십니까?
지금 개심하고 열심히 해보겠다고 하지 않습니까?
신이면 도와주셔야지 오히려 악으로 확정시키려 하십니까?”
그러나 어떻게 구했는지 모를 자신의 상세한 악업의 기록과 이번 일만 년의 지옥의 꿈의 환생을 반복하면서 살기 위해 벌인 모든 죄의 기록을 바로 앞에 들어 민다.
“보아라-! 이 멋진 악의 위업을-!
거지로 만들었더니 거지 왕초가 되어서 전국의 거지를 모아서 무력집단을 만들었다.
결국 기존 무력집단과 충돌해서 시산혈해를 만들고 너만 도망쳤다.
어떻게 봉인되어 평범해진 능력으로도 주변을 모두 망하게 만들고 너만은 편히 사냐?
그리고 모은 재산으로 결국 지배층으로 올라섰다.
지옥의 꿈인 줄을 알면서도 이 정도다.
겨우 평범한 능력으로 이러다니 넌 참으로 대단한 악당이다.
모든 진실을 다 알고도 이런 악업을 쉽게 벌리는 성향으로 신이 되겠다고?
이 정도면 신은 깔끔하게 포기하고 마신이 되어야지.
너라면 고위 마신도 꿈이 아니다-!
좋아하는 쪽보다 재능이 있는 쪽으로 노력하란 말이다.”
평범한 사람보다 못한 힘과 재능으로 보인 참으로 대단한 악업의 위업에 모두가 얼이 빠질 지경이었다.
차원의 마도신님이 마신이 되라고 어르고 달래는 이유가 이해가 갈 정도였다.
그러나 부활한 악당은 절실했다.
자신의 죄를 기록한 현황을 보니 분명 악 쪽이 성향이 맞기는 한데 마신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되기 싫었다.
아니 되어서는 안 되었다.
“제가 어느 세상에서든 최고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모든 악업은 투쟁이며 모두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정당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경쟁에서 승자와 패자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고 저는 보다 나은 세상을 위해 항상 승자가 되고자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소수의 희생은 어쩔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저의 입장에서는 고위 마신보다 차라리 하위신이 낫습니다.”
건방지기 짝이 없는 말에 차원의 마도신은 차갑게 단언했다.
“발전을 위해 소수의 희생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은 맞다.
허나 너는 소수의 희생에 끼인 적은 절대 없고 타인에게 강요만 했지 않느냐?
그게 악이고 마신의 자질이다.
만약 네가 이번에 부여한 지옥의 꿈의 만 번의 환생 중에서 단 한번이라도 소수의 희생을 했다면 신의 길을 열어주었을지도 모른다.
허나 이래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좋아-! 기분이다.
다시 백초 추가.
이번에는 벌레부터 시작한다.
신을 지향한다면 열심히 남을 위해 삶의 방식에 도전해봐라.”
“잠........잠깐만-!
으아아아악-!”
경악한 표정으로 뭐라고 말을 하기도 전에 다시 지옥의 꿈에 빠진 악당을 보면서 혀를 차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무수한 좌절을 맛보게 하는 지옥의 꿈을 겪으면서 생생한 것이 참 반갑기는 한데 수고가 너무 많이 들었다.
“쯧쯧-! 정말 악당은 인재를 얻기 힘들군.
그러나 아까우니 영입노력은 계속해야지.”
정말 마음에 드는 부하를 얻기도 힘들고 가르치기는 더욱 어려웠다.
그렇게 혼자서 한탄을 하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주변의 세 명은 맞장구를 치지 못하고 입을 다 물었다.
등용 권유치고는 아주 이상했지만 그래도 진심인 것을 알기 때문이다.
“.......”
“.......”
“.......”
옆에서 얼마 보지 않았지만 저 시건방진 악당을 정말 아끼는 심정은 느껴졌다.
왜 저런 식으로만 표현을 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제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저렇게 사색을 할 때 옆에서 잡소리가 들리면 바로 패버리시니 조용히 의지로 서로의 의사를 교환했다.
‘좋은 말로 할 때 들으면 악당이 아니지.’
‘그러게 말입니다.
척 보면 어떤 상대인지 모르나?
자신의 주장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더할 수 없는 고집쟁이시잖아?’
‘왜 덤벼서 좋아지려는 분위기를 깨? 멍청한 놈-!’
악은 결코 뉘우치지도 반성하지도 않는다.
자신 외에 모든 것을 불신하기에 오직 직접 경험한 것만으로 보완할 뿐이다.
지옥에서 영겁의 세월을 버티다가 지옥의 꿈을 백초 추가하는 조치에 두말도 하지 않고 죽음의 군대의 몸을 선택한 지옥 악령들이 좋은 본보기였다.
‘거참 왜 저렇게 힘들게 사는지 모르겠어.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휘하의 악당이라면 할 만한데 말이야.
나는 마신이 되어서 행성 받으면 이번에는 잘 해봐야겠어.
오도도독-! 오도독-!’
그 와중에서도 어느새 자신의 것은 다 먹고 위장 충신과 살모사 황제의 몫의 간식을 빼앗아 먹고 있던 무식한 찬탈자였다.
갑자기 자신들의 몫의 간식이 무식한 찬탈자의 입으로 사라지자 화들짝 놀란 둘이었다.
어떻게 빼앗아서 가지고 갔는지 눈치를 못 챈 것은 둘째 치고 빼앗겨서 안 되는 보물을 강탈당한 것이다.
특히 위장 충신의 분노가 컸다.
이번이 두 번째였다.
‘또-! 내 몫은 다시는 건들지 마라. 이 도둑놈-!’
‘언제 내 것까지? 이 무례한 놈-! 당장 입안에 있는 것까지 뱉지 못할 까-!’
허나 입안에 들어온 과자를 내놓을 무식한 찬탈자가 아니었다.
그대로 삼켜버렸다.
‘꿀꺽-! 모두 평등하게 나누어 갖자.
그리고 이미 먹은 것을 뱉으라니?
더럽다.
그리고 겨우 음식을 빼앗긴 것에 미련을 가지지 마라.’
손에 쥔 과자 까지 모두 자신의 입안에 털어놓는 무식한 찬탈자의 행동에 극도로 화가 치민 위장충신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수고했다고 내린 차와 과자는 보통의 것이 아니었다.
이계의 창조신들조차 나누어 주면 황송하다고 고개를 숙이면서 받았던 보물이었다.
‘이 무식한 찬탈자 자식아-! 그게 뭔지 알기나 해?
장기간 먹으면 불노불사를 보장하는 신의 음식 암브로시아다.
그것도 일반 신이 아닌 창조신조차 아주 가끔 먹는 신력까지 올려주는 엄청난 수준의 음식이다.
우리와 같은 수준으로는 영원히 근처에 가기도 힘든 보물이란 말이다.
그걸 그 따위로 혼자 처먹어?
그것도 내 몫을 빼앗아서?’
‘으득-! 배를 갈라서라도 다시 내 좋게 해주리라.’
위장충신과 살모사 황제는 버릇대로 귀중한 것은 아껴먹으려 했다가 통째로 뺏긴 셈이었다.
격노한 살모사 황제가 정말 달려들어서 배를 가릴 기세로 화려한 보검을 꺼내자 무식한 찬탈자도 피에 물든 몽둥이를 꺼냈다.
이 몽둥이는 효과도 그렇고 단단한 것이 아주 마음에 꼭 들었다.
‘저절로 손이 가 길래 의아했더니 역시 좋은 것이로군.
또 싸워 볼래?’
‘짐이 언제까지 힘에 밀릴 것 같으냐?
이미 너에 대한 분석은 끝났노라.
둘이 힘을 합하면 박살을 내줄 수 있다.
안 그런가? 위장충신?’
자신감 있게 소리를 쳤지만 그래도 일대 일은 조금 꺼림칙한지 위장 충신에게 가세하라고 눈치를 주었는데 부정적인 반응이 돌아왔다.
‘아직 밀립니다.
그리고 제가 그 호칭으로는 부르지 말라고 했지요?
충신이면 충신이지 위장이 도대체 뭡니까?
저는...........어라? 저의 이름이 뭐지요?’
위장 충신은 당황했다.
아무리 악령으로 지낸 세월이 오래 흘렀어도 이름과 기억을 잊지는 않았다.
영광의 세월을 하루하루 되새기면서 버티었기에 기억에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지금 가장 중요한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엄청나게 당황하는 위장 충신을 본 살모사 황제는 긴 탄식을 내뱉으면서 의지를 보냈다.
‘휴우우-! 자네도 그런가?
나도 이름이 기억이 안나.
아마도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우리들의 카르마의 부정을 막기 위해서 모든 이름을 봉인해버리신 것 같아.
워낙 상위의 신격으로 내리신 조치라서 주변인들도 인식조차 안 된다고 하더군.’
‘허허허. 그럼 이제 저 스스로 위장 충신이라고 다른 존재에게 소개해야한 말이지요?
이런 절망적인 일이........’
시험 삼아서 다른 거짓의 이름이나 좋은 호칭을 생각해도 결국 떠오르는 이름은 위장 충신뿐이다.
이계로 가면 구국의 공신이나 구세의 재상이란 거창한 호칭으로 바꿀 생각으로 위장충신이라는 불명예를 참았는데 하늘이 무너질 일이었다.
참혹하게 얼굴이 일그러진 위장충신을 보면서 무식한 찬탈자는 이죽거렸다.
‘이름이 뭐가 중요하다고?
개똥이나 소똥이가 아닌 것이 어디야?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이름을 짓기 귀찮아하시니 재수가 더 없었으면 아마 최고 간신이라고 붙이셨을 것 같은데?
그래도 충신이란 단어를 붙여주셨으니 고마워하지 그래?
살모사 황제도 많이 봐주신 것 같은데?
그래도 황제라는 말은 들어갔잖아?”
물론 지켜본 바로는 호칭이라도 내려주신 것을 감사히 여겨야 했다.
‘다른 부활 악당들은 호칭은 고사라고 아직 번호로만 기억하고 계신다.’
그러나 옮은 말을 해도 받아들일 상대가 따로 있다.
절묘한 순간 초제국을 찬탈하여 완전히 망하게 한 덕분에 지옥의 악령이 되게 만든 무식한 찬탈자에게만은 듣고 싶지가 않았다.
‘이 놈-! 감히 누구에게 그 딴 이름을 붙이느냐?
나는 간신이 아니다.
다만 나라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이 무식한 놈아-!
이름 아니 호칭이 관계에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느냐?
그리고 위대한 황제였던 나를 살모사 황제라고 부르지 말란.......”
지옥에서 부활시켜 주시고 강대한 신력과 마력을 부여하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부르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다른 존재에게 허용할 생각을 손톱만큼도 없었다.
울화가 폭발한 순간 그들의 앞에 피가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몽둥이가 내밀어졌다.
무식한 찬탈자의 표정도 많이 일그러져 있었다.
‘그렇게 맞았으면 이제 포기하란 말이야.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시킨 대로 악당으로 만족하지 않고 그렇게 딴 생각을 또 하면 계속 패버린다.
내가 사정 봐 줄 것이라고 생각도 하지 마라.
너희가 만든 초제국에서 일반 백성으로 오십년을 넘게 고생한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이가 갈린다.
결국 망한 초제국의 황제와 관리가 뭐가 자랑이라고 떠 벌려?
이 지긋지긋한 자식들아.’
당장이라도 또 몽둥이를 휘두를 기세에 움찔한 두 명이지만 결코 밀릴 생각이 없었다.
‘네가 공적과 수련이 부족해서 하위 층으로 태어난 것이 왜 우리 잘못이냐?’
‘썩을 놈-! 배우지 못했어도 그 힘으로 병사가 되었으면 장군이 되었을 것인데 왜 한량 짓만 하면서 하위 층을 전전했느냐?
나는 국가를 위해 공을 세운 모두를 고위직으로 올렸다.
스스로 노력하지 않은 주제에 내 탓이라고?’
‘닥쳐-! 일반 평민은 백 명이 참전하면 구십 구명이 죽는 군대를 어떻게 가라는 거야?
그리고 나라를 위해 싸우다 죽었는데 보상도 더럽게 적어.
모든 백성들이 군대에 가서 죽으면 개죽음보다 못하다고 욕했다는 사실도 모르지?’
‘어디서 감히 헛소문을 말하느냐?
나의 군대는 항상 승리하고 정복했다.
사망률도 그 정도가 절대로 아니었다.
그리고 나라를 위해 희생한 보상도 확실하게 지불했다.’
살모사 황제의 말에 위장 충신이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백에 구십 구명이 죽었다는 말은 헛소문입니다.
전체 전력에서 일할 이상으로 떨어트린 적은 없습니다.
신병들도 열에 하나 둘은 살았습니다.
더구나 매장비용도 확실하게 지불했습니다.’
그 말에 살모사 황제의 얼굴이 확 굳었다.
뭔가 생전에 보고받은 사실과는 조금 달랐다.
정예군대는 수많은 정복전쟁에도 줄어들 기미가 없이 늘어나면서 언제나 최고의 전투력을 보였다.
분명 모든 백성이 자진해서 군대에 들어갔고 그렇게 전쟁에 공을 세워 출세한 장군들은 자신의 앞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만세를 불렀다.
그러니 확실히 따져봐야 할 일이다.
‘이봐. 위장 충신. 백에 구십구가 죽나 열에 하나가 죽나 비슷하네.
그렇게 내 군대의 신병 사망률이 그렇게 높다는 소리는 못 들었어.
그리고 매장 비용만 지불해?
내가 전쟁에서 죽은 유가족에게 생활비 지원까지 확실히 해주라고 했을 것인데?
특별예산도 항상 편성을 했지 않는가?”
그 말에 위장 충신은 아차 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언제나 정복전쟁을 하셔서 수시로 몇 만이 죽어나가기는 했습니다만 대부분 바로 보충된 신병이었습니다.
정예는 보존했으니 군대 전력은 유지 가능합니다.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신병들로 정예도 힘든 정복전쟁을 버티겠습니까?
또 병력 보충도 힘든 판국에 무슨 교육을 해서 정예로 만들어 보내겠습니까?
그리고 유족지원비요?
그럴 예산이 어디 있겠습니까?
모두 전쟁예산으로 전용시켰지요.
그리고 위국헌신 군인본분입니다.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가져야할 마음가짐인데 싸우다 죽은 대가라니 말도 안 됩니다.’
“.........”
“.........”
할 말을 잃은 살모사 황제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무서워 차마 소리를 치지 못하고 위장충신의 목을 잡고 흔들었다.
탈탈탈탈탈탈-!
마치 먼지를 털듯이 목을 흔들면서 처절하게 의지를 보냈다.
‘이이-! 역시 네 놈이 원흉이야-!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는데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누가 싸우겠느냐?
그것도 제대로 훈련도 안 시켜 전장에 보내서 고기방패로 만들어?
그럼 당연히 초제국이라도 망하지-!’
그러나 위장 충신은 어디까지나 당당했다.
그런 짓을 할 때 변명과 빠져나갈 방법을 마련하지 않는 하수는 절대로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