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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796화 (796/1,533)

<-- 지옥(地獄)과 천국(天國) -->

잘못하면 신계 전부가 날아갈 수 있어서 본래는 창조신들이나 부활악당들에게 몰아오게 하고 최소한으로 시행했었다.

그러나 혼자 움직이는 이상 그럴 수는 없었다.

‘몰아서 잡는 방식은 안전했지만 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지.또한 내 발전도 없어.

이제 차원공통원소로 완전해진 내 신체와 감각, 숙련도를 믿고 단숨에 쓸어버린다.’

과연 너무 많이 사용하여 극한에 오른 숙련도를 보이는 전멸세계는 놀라운 통제력을 보여주었다.

지역우주 규모를 파괴시키는 광역마도를 발동시켰는데도 지옥은 전혀 파괴하지 않고  내부의 악령들만 대부분 쓸어버린 것이다.

꽈꽈꽈꽈꽈-!

지옥 전체를 뒤흔드는 거대한 폭발 앞에서 대다수의 악령들이 강제로 정기를 추출당하고 사라진다.

그리고 개인의 운이나 혹은 각자의 능력으로 살아남은 지옥악령들에게 진정한 시련이 시작되었다.

수백만 개의 목검이 허공에서 나타나더니 그대로 덮쳐오는 것이다.

뚜까까까까까깍-!

한 대라도 맞는 순간 비명도 지르고 처분되었다.

순식간에 영혼이 거의 소멸직전에 몰리고 그대로 정기를 토해내면서 사라진다.

영격을 완전히 백치 상태로 만들어 정기를 추출하는 흉악한 공격에 기겁한 일부의 악령들이었다.

그들이 지옥의 외곽으로 도주 혹은 천국으로 이동할 때 또 다른 영창이 뒤따랐다.

“필중 신살의 창(必中 神殺의 槍)!”

그 말과 동시에 아공간이 열리면서 다시 무수한 창이 빛살처럼 지옥을 갈랐다.

슈가가가가가가각-! 투하하하하-!

공간을 가르는 창들이 천국으로 도주하려던 악령들을 남김없이 몸을 관통해서 끌고 오고 지옥 곳곳을 헤집는다.

그리고 물고기를 작살로 잡아내듯이 지옥의 땅까지 파고들면서 깊숙이 숨어있던 악령들을 끄집어낸다.

그렇게 끌려나온 악령들은 일천 만이하의 살생을 했다면 지나가던 파멸유혼검이 바로 처분을 했다.

투가가가각-!

창에 몸이 꿰어진 차례로 파멸유혼검에 영혼이 박살나는 악령들은 너무나 신속한 조치에 뭐라고 할 틈도 없었다.

아니 지금 지옥 전부를 뒤흔들고 수조가 넘던 악령들을 단숨에 소멸시킨 전멸세계에 폭발충격에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다.

역시 상위창조신계답게 일천만 이상의 악령들을 또 일천 명 이상을 건진 차원의 마도신은 그들의 수준을 전부 측정했다.

위장충신과 비교될 정도로 나름대로 뛰어난 악당도 많았으나 황금착각을 본 이후로는 그다지 마음에 차지 않았다.

“십중심 후보 아니 칭호를 받았던 존재조차 없군.

그럼 그저 그렇군.

자-! 다음이다.”

신살의 창에 꿰어놓은 악령들을 죽음의 군대나 부활권유도 하지 않고 그대로 아공간에 처박고 다시 공간의 문을 연다.

우우우우웅-!

이미 지옥의 악령들을 데려가는 대신 대가로 주기로 한 정기를 천국으로 보내고 바로 사라졌다.

그렇게 차원의 마도신이 처분을 끝내고 난 지옥에 이곳의 하데스와 신계주신인 창조신, 신계관리주신들이 몰려온 것은 조금 뒤였다.

그리고 정말 지옥에 악령이 하나도 없이 정화된 모습에 할 말을 잃었다.

워낙 지독한 악령들이라서 정기의 추출보다 들어가는 노력이 더 들어가서 모아놓기만 하다가 십조가 넘었는데 지금은 흔적조차 없었다.

“........”

“........"

특히 신계주신인 창조신은 어이가 없었다.

상급 창조신 임폴로이먼트의 협조요청으로 모든 의전을 생략하는 대신 특별히 지옥에 직통으로 해놓은 비밀공간통로였다.

이 통로로 차원의 마도신이 도착했다고 연락을 받자마자 지급으로 달려왔는데 없다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지옥의 악령들을 어떻게 이렇게 빨리 처분하는지 모르겠군.’

바람가에서 의뢰로 대여한 파멸유혼검 오백만 자루로 악령들을 처분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모든 과정이 아니었다.

각 창조신계에서 오리진이나 신계주신이 보유하고 있는 파멸유혼검으로 악령들을 직접 처분해보았으나 정기 추출속도는 따를 수 없었고 순도역시 달랐다.

‘비결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를 놓쳤군.’

창조신장님이 사업기밀을 공개적으로 알려고 하지 말라고 못을 박아서 추궁할 방법도 없었다.

그래서 비결을 직접 볼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직접 달려왔는데 이미 끝나 버렸다.

신계 자아에게 혹시나 하면서 질문을 했다.

“도착 후 얼마나 걸렸지?”

“삼십초 미만입니다.”

신계자아의 은은한 놀람이 섞인 대답에 창조신은 물론이고 신계관리주신들도 놀랐다.

“삼십초! 이 지옥을 전부 처리하는데 겨우 그 정도라고?

방식은 확인되었나?

관측권능을 최대한 강화했으니 기록이 되었겠지?”

“죄송합니다.

차원의 마도신이 도착하자마자 발동시킨 십이 써클 이상으로 보이는 권능으로 인하여 시공간 붕괴현상이 벌어져서 기록이 불가능했습니다.”

차원의 마도신이 도착하자마자 터트린 전멸세계는 본래 세계를 파괴하는 세계폭탄 코아의 원형이었다.

별들이 폭파되는 속에서 시간과 공간이 붕괴되는데 관측이 될 리가 없었다.

이것도 저것도 뜻대로 된 것이 없는 창조신은 결국 탄식을 내뱉었다.

“하아. 현실강화의 권능만으로는 역시 관측이 안 되나?’

다른 창조신계에서도 권능이 발동되는 순간 기록자체가 불가능하다고 했지.

차원권능으로 시간과 공간을 자유자재로 통제한다는 소문이 정말이었군.

정말 좋은 사업기회를 놓쳤어.”

신계주신의 탄식에 모든 신계관리주신들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지옥이 더럽고 악령들이 지독하다고 외면했지 활용할 생각을 못한 자신들의 불찰이 컸다.

지금 차원의 마도신과 임폴로이먼트가 공동으로 벌이는 천국과 지옥의 사업으로 어마어마한 수입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신계는 없었다.

기존의 이익관계에 문제가 있다면 가로막고 지분을 챙길 수 있는데 이건 완전히 새롭게 발굴한 창조적인 사업이라서 그럴 명분이 없었다.

“으으으음-! 지옥구원계획이 정말 이렇게 큰 사업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사회신족의 천국개조사업도 효율도 몇 배 좋으니 개조를 안 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도 큰 이득은 보았다.

지옥에 있던 십조 가까운 악령들을 전부 정리하고 뽑아낸 정기는 가지고 있던 정기의 백분의 일인 일천 억이었다.

그리고 이계에서 사용한다고 가장 지독한 악령들은 가진 정기와 위로금을 대가를 지불하고 데려갔는데 이것도 백억이 넘었다.

합치면 일천백 억이나 되니 지옥도 정리하고 저절로 미소가 생기는 부가수익이었다.

“그나마 여유 정기가 많이 생겼으니 다행입니다.”

“천국의 개조사업에 지불할 비용도 충분하고 앞으로 천국에서 증가할 정기를 생각하면 앞으로 여유가 생길 것 같습니다.”

악령들의 정기를 추출하는 효율은 기본적으로 백분의 일이다.

가진 정기에 비해 적지만 워낙 지독하게 버티니 겨우 그 정도였다.

그런데 차원의 마도신이 기존의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놀라운 효율로 나머지 구십구 정도를  거의 대부분 가져갔다는 생각은 꿈에도 몰랐다.

여기 천국에서 회숙한 정기의 수량만 거의 십조에 육박하고 있었다.

이런 일이 십만이 넘는 창조신의 신계에서 일어났고 벌려지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육일이 순식간에 흘렀다.

차원의 마도신의 명령으로 차원신계에서 휴가를 맞은 초월자 출신의 하급신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휴가였다.

하지만 갑작스런 징계로 머리에 제어구를 차게 된 교황신과 동료신들에게는 지옥이었다.

이게 무슨 작용을 하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어서 그나마 고위신이라고 인연이 있던 야수신에게 상담하게 가서 보여주었다가 바로 내쫓길 뻔했던 일은 잊을 수가 없었다.

“크와아아아아아압-! 왜 하위신들 따위가 그걸 쓰고 있는 것이냐?

그거 안 치워.

가까이 오지 마-!”

마치 역병 걸린 환자취급을 하다가 조금 후에야 안정을 찾고서 말했다.

알고 보니 야수신도 과거 사고뭉치의 어린 시절에 징계로 당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겨우 이성을 찾은 야수신은 침중한 어조로 말했다.

“긴고아(緊箍兒). 혹은 금고아(禁箍兒)라고 한다.

도저히 어쩔 수 없는 존재들을 제어할 때 쓰는 신계의 보물이지.”

“보물입니까?

고문구가 아니고요?

이거 갑자기 머리를 조여들던데요?”

이유도 모른 채 가혹한 징계를 당하게 한 교황신은 의기소침해서 뒤로 물러나고 용사신이 전면에 나서서 말했다.

그 말에 야수신이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대답했다.

“대부분은 특정 주문으로 발동하게 통제하는데?

내가 쓸 시절의 긴고아와는 뭔가 바뀌었나?

어디?”

그대로 손을 들어서 권능을 집중하여 머리의 금테를 잡았다.

일정수준의 신력이 없다면 아예 만질 수도 없는 물건이었다.

우두둑-!

손아귀에 힘을 주고 테를 빼내려고 하자 요란하게 뼈와 관절이 마찰하는 소리가 울린다.

그런데 전혀 미동도 없다.

물론 상급 창조신이 되신 차원의 마도신님이 직접 착용시켰다고 했으니 여기까지는 예상했다.

하지만 강제로 탈착시키려면 발동하는 조임이 보이지 않았다.

“응? 안 아프냐?”

“전혀요.”

“그래? 어디 이건 어떨까?”

퍼어어어어억-!

그대로 주먹으로 금테와 함께 용사신의 머리를 옆으로 후려갈기는 야수신이었다.

“캑-!”

토각-!

용사신의 머리가 야수신의 주먹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그대로 부러질 듯이 돌려졌다.

그리고 야수신은 금테와 직접 충돌한 손가락뼈가 하나 부서져나갔다.

“큭-!”

주신의 신체를 이렇게 쉽게 파손하다니 놀라운 강도였다.

더 놀라운 점은 일격을 맞은 용사신이 아무런 부상도 없다는 점이다.

목이야 충격을 받았지만 머리에 주신의 일격을 받고도 저 정도라면 거의 완벽한 방어였다.

“설마? 방어구로 개조하신 것인가?”

부러진 손가락뼈를 회복시키고 이마의 금테를 뚫어져라 보았다.

겨우 이마를 가리는 정도지만 머리에 가해지는 타격을 이 정도로 막는다면 대단한 신기였다.

그리고 다음에 이어지는 설명에 크게 놀랐다.

“방어구입니까?

가끔 고위신분들의 신력파동이나 권능의 방사도 집중하면 직접 보입니다.”

“뭐라? 상위신들의 신력파동이나 권능방사가 직접 보여?

말도 안 되는 소리는 하지마라.”

원래 상위신의 권능은 거의 탐지조차 불가능하다

그래서 모든 고위신은 안심하고 신력이나 권능을 먼저 방사하거나 영역에 넣고 외부현실을 강화시켜간다.

그런 면에서 상위신의 권능영역을 본다면 엄청난 이득이었다.

너무 은밀해서 회피가 불가능한 권능공격을 피하면서 싸울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내게 거짓을 말할 이유가 없지.

어디 시험을 해볼까?’

하위신들은 절대 눈치를 채지 못할 정도로 은밀하게 야수신의 고유권능을 깔았다.

그것은 야성을 강화시켜 힘을 증폭하는 고유권능이었다.

상대방에게는 이성을 잃게 하고 폭주를 유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용사신과 동료신들의 반응은 극적이었다.

투하하하하하하-!

바로 앞에 있던 자리에서 순식간에 거리를 벌려서 전력으로 도주한 것이다.

완전히 창백해져서 저 멀리 떨어진 용사신들을 보면서 야수신은 황당함을 누르고 말했다.

“어라? 정말 보이냐?”

“보입니다.

그리고 상위신들의 권능에 닿으면 거의 대부분 이 긴고아가 머리를 조여 왔습니다.

여기로 찾아오는데도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습니다.”

잠시 눈을 감고서 과거 어린 시절에 당했던 긴고아가 주는 고통과 머리를 방어하는 효과, 거기에 권능탐지와 시야제공까지 고려해서 검토를 했다.

그리고 조금 후 감탄을 했다.

“호오? 이거 멋지군.”

가장 치명적인 급소 중 하나인 머리를 방어해주고 권능방사까지 보여준다.

그럼 스스로 벗고 쓸 수만 있다면 이런 보물도 없었다.

해결방법도 쉬웠다.

직접 본인이 쓰면 해제도 자기 마음대로였다.

고통이 문제지만 패배보다는 나았다.

“정말 보물이로군.

아니 기물(奇物)이라고 표현해야하겠군.

정말 신기제작능력이 대단하셔.”

“예?”

야수신은 노골적인 욕심을 숨기지 않고 이마의 금테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그걸 벗고 싶으냐?”

“당연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차원신성의 상위괴수를 잡지 못하면 안 풀어주시겠다니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아무리 도전해도 이길 방법이 없던데 이걸 어떻게 하죠?

기한도 일주일 밖에 없습니다.”

그 말에 야수신은 아주 기쁜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러셨겠지.

역시 차원의 마도신님답게 징계를 내려도 반드시 빠져나갈 길은 만들어 주셨군.”

차원신성에서 상위괴수 상대라면 조금 부담이 되지만 저걸 대가를 받을 생각을 하면 결코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내가 같이 돕겠다.

대신 너희들이 찬 긴고아는 풀리면 모두 나를 다오.”

“예? 차원의 마도신님이 회수를 안 하신다면 얼마든지 가지십시오.”

주신의 도움은 비싸다.

그러나 저런 보물이 대가라면 할만 했다.

‘이들이 아직 보물의 가치를 모르니 쉽게 대답하는군.’

무엇인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상황에 용사신이 주춤해서 엉성한 대답을 하자 야수신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말했다.

“약속했다.

빨리 가자.

오래간만에 행성 괴수들과 어울려 보자꾸나.”

야수신이 모두를 이끌고 의욕적으로 나서자 뭔가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용사신과 동료신들이었다.

강력한 주신인 야수신이 직접 도와주니 고맙기는 한데 아주 기분이 이상했다.

‘이거 아무래도 전문가에게 속아서 사기를 당하는 어린애 기분인데.’

마법신은 뭔가 알 것 같은지 미묘한 표정으로 긴고아가 있는 장소를 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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