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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797화 (797/1,533)

<-- 지옥(地獄)과 천국(天國) -->

신기가 분명한 긴고아라는 제어구에서 마력이 넘실거리면서 풍겨 나오고 있었다.

겨우 팔써클에 도달한 자신의 경지로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강대한 마력의 흐름이 머리를 감싼다.

‘권능을 발동 시킬 때 마다 약한 흥분상태, 아니 고양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특히 상위괴수를 잡아보겠다고 전력을 사용할 때마다 온몸에 힘이 넘치게 만들지만 그 다음에는 지독한 탈력감에 시달려야 했다.

다른 동료들이야 워낙 둔감하고 익숙하니 잘 모르지만 마도로서 항상 내면을 관찰하는 자신에게는 확실히 느껴졌다.

급격하게 고양된 신체와 권능의 반동으로 급격하게 권능수준이 향상되고 있었다.

‘부활과 치유가 손쉬운 하위신이라서 천만다행이지 만약 고위신이라면 견디기 힘들었을 정도다.

그런데 이거 설마?

강제 진화와 폭주 유도 기능까지 있는 것 아니겠지?’

상위신이 신기를 제작하면 무조건 가장 중요한 신성이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차원의 마도신님의 신성은 바로 진리가 직접 부여한 ‘안주하지 않는 폭주’였다.

‘빛의 창조신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광폭하기 짝이 없는 진화와 발전의 신성이다.’

그런 존재가 만든 신기가 평범하게 도움만이 될 리가 없었다.

그 이상의 위험도 상존한다고 보아야 했다.

‘이 제어구는 폭주와 진화가 공존한다.

마구 사용하다가 버티지 못하면 미쳐 죽을 확률까지 있다.

지독한 양날의 검인가?

그러나 지극히 안정적이다.

그렇다면 순수하게 장점만을 넣어 만들 수 있으면서 이렇게 치명적인 단점을 일부러 집어넣어서 개조했다는 뜻이다.

왜 이런 일을 하시지?’

차원의 마도신의 이런 상충하는 점은 마법신으로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다.

일단 지극히 위험한 제어구임에는 확실했다.

급격한 발전을 대가로 미쳐 날뛸 우려가 언제나 상존하다니 결코 쓰고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러니 지금은 어떻게든 차원신성의 상급 괴수를 잡아내야 했다.

‘일단 벗자.

무슨 폭탄도 아니고 이런 걸 쓰고 살 수는 없다.’

야수신의 반응을 보니 고위신에게는 굉장한 보물이 될 수도 있는 것은 알겠지만 하위신인 지금의 자신들에게는 안정적인 기초가 가장 중요했다.

갑자기 중급신이 된 여파로 아직 권능의 성질조차 숙지 못하고 있던 상태였던 것이다.

어떻게든 여유를 가지고 권능을 깊게 파악하고 숙달하지 않으면 부실한 결과만이 남는다.

모래 위에 쌓아올린 탑처럼 무너질 뿐이었다.

‘이런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면 결국 붕괴된다.

죽지 않는 신이 된 이상 시간은 많다.

더 높은 직위를 노리기 위해서는 보다 견고한 기초가 필요해.’

이 생각은 모든 동료신들이 하고 있는 상태이기도 했다.

그래서 모두가 이 제어구가 심상치 않은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떻게든 벗으려고 하는 것이다.

야수신을 따라서 차원신성으로 향하는데 갑자기 차원신계에 요란한 경고음이 울렸다.

위이이이이잉-! 위이이이이이잉-!

신계자아의 급박한 경고신호가 울렸다.

“경고합니다.

차원신계에 머물고 계신 모든 신과 다른 존재들은 지금즉시 개인신전 혹은 대피소로 이동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족은 지극히 위험하오니 전원 개인신전 혹은 대피소로 회피를 바랍니다.”

차원신계를 뒤흔드는 경보음과 함께 중요시설의 여기저기서 방호벽이나 방호막이 발동되었다.

우우우우우우우-!

거기에다가 신계 거리 전체를 감싸는 신력 방호막에 모든 신들의 안색이 확 변했다.

이건 거의 전면전 수준의 방호체계였다.

그리고 주신전 주변의 숲을 지키던 전율의 진군과 마신족들의 안색조차 변하게 하는 말이 울렸다.

“다시 경고합니다.

상급 마신왕급의 마력이 차원신계에 전면 투사될 예정입니다.

이 마력에 직접 접촉하면 마신은 폭주하여 폭사할 우려가 있습니다.

마신족과 기타 종족도 거리로 나오지 마시기 바랍니다.”

상급 마신왕의 마력이라면 농담이 아니었다.

자신보다 까마득하게 높은 마력에 접촉하면 하위의 마력은 흡수되거나 자멸한다.

다급하게 모두 피하는 와중에 그나마 버틸 자신이 있는 주신이상의 고위의 존재들은 다급하게 휘하세력을 모두 이동시켰다.

무슨 일이냐고 항의하거나 공황에 빠진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책임회피나 추궁과 같은 전장에서 자긴 무덤을 파는 짓을 하는 약한 존재는 이미 쓸려 나간지가 오래였다.

이미 몇 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신계가 몇 번이나 망할 정도의 전쟁을 치룬 차원신계였다.

문제가 일어나면 신속한 대처만이 있다.

그렇게 순식간에 대피가 끝나자 신계자아의 최종보고가 뒤따른다.

“대피완료가 확인되었습니다.

지금 개방합니다.”

차원신계의 주신전 허공에 천둥과 같은 거대한 울림이 터져 나왔다.

강대한 신격을 가진 존재가 공간이동을 하려면 그만큼의 신력과 권능이 더 든다.

당연히 주변에 미치는 여파가 클 수밖에 없다.

우르르르르르르르르르릉-!

그런데 하늘을 가르고 열려지는 초장거리 공간의 문을 통해서 검은 마력의 구름이 태풍처럼 몰아쳐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른하면서 짜증이 서린 음성이 흘러나왔다.

“너무 늦다.

그리고 약하다.”

주신전 아래로 천천히 하강하는 검은 구름 속에서 나온 음성은 마신족의 창조신으로서 숨길 수 없는 살의와 투기가 퍼져 나와서 차원신계 전부를 억눌러갔다.

중급 마신왕과도 대등하다는 전율의 진군조차 일순간 압박을 받을 정도로 강대한 마력이었다.

신계자아의 다급한 음성이 울렸다.

“죄송합니다.”

‘신계가 만들어내는 초장거리 공간이동으로 이동하면서 그 안에서 또 마력으로 공간이동하면서 거리를 단축하다니?

이런 이동방법이 가능한가?’

아무리 초장거리 공간이동이라고 해도 개방과 이동에 약간의 시간이 걸리는데 그것도 무시하고 스스로의 권능으로 가속화를 시킨다.

모든 신들의 권능이 모아서 발동하는 신계자아조차 따라가기 힘든 연산력과 처리속도에 다른 신계자아들도 경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서 오십시오.

차원 독립신계 신계주신 차원의 마도신님의 복귀를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둥-!

주신전의 정문 앞에 내려앉은 검은 구름은 잠시 차원신계를 둘러보다가 그대로 문을 통해서 들어서면서 지시했다.

“주신전에 전원 접근을 금지시켜라.

마력을 개방한 지금의 나는 누구의 안전도 보장할 수 없다.

“예.”

마치 하위신처럼 정신없이 대답하는 신계자아였다.

검은 구름은 감정이 철저하게 통제된 인공자아인 자신조차 제정신을 차리고 볼 수 없을 정도의 악의가 넘치는 마력이었다.

이걸 일반적인 신들이 보면 어떻게 될지는 예상이 되었다.

하위신이면 바로 발광하다 죽고 고위신이면 이성을 잃고 미쳐 날뛰게 될 것이다.

“그리고 너도 주신전의 접촉을 끊도록 해라.

내가 영광의 자리에 앉아서 직결되면 최고위 창조신급 신계자아라도 자아가 붕괴할 확률이 지극히 높다.”

“.......핫-!”

신계자아가 다급하게 주신전 주변을 봉쇄를 시작했다.

그걸 보면서 느긋하게 주신전 안으로 이동하는 검은 구름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황금빛 구름에 둘러싸인 차원의 마도신이 흐릿한 웃음을 띠우면서 담뱃대를 물고 있었다.

“이겼다.

역시 혼자 움직이니 본래 실력이 나오는군.

후후후후후후-!”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지극히 만족한 웃음이었다.

그리고 슬쩍 아공간을 열어서 내부를 확인했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거기에는 창조신의 눈에도 한순간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수의 악령들이 필중 신살의 창에 꿰여서 보관되어 있었다.

그들이 신살의 창이 내품는 신력에 고통 받아서 지르는 비명은 일순 차원신계를 방어막을 뒤흔들 정도였다.

허나 시끄러운 소음에 가볍게 눈살을 찌푸린 차원의 마도신이 마신왕의 마력을 담아서 나직하게 경고한다.

“조용히 해라.

시끄러운 것은 딱 질색이다.’

그 말과 함께 영혼 자체를 정기와 함께 집어삼킬 기세인 거대한 마신의 환영에  모든 악령들이 공포에 질려서 입을 다물었다.

자신들은 지옥에서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가 영문도 모를 정도로 빠르게 창에 관통되어 아공간에 끌려왔다.

더구나 주변에는 엄청나게 지독한 악의를 내품는 악령뿐이니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그런데다가 자신들 전부 이상의 악의로 가득 찬 마력을 풍기는 마신왕이 노려보니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내 지옥에 풀어줄 것이니 거기서 싸워서 서열을 정하도록 해라.”

악령들의 대답도 기다리지도 않았다.

바닥에 지옥으로 통하는 공간의 문을 열은 차원의 마도신은 아차 했다는 듯이 말했다.

“아참. 정작 내 신계의 지옥을 놓칠 뻔했군.

어디 쓸 만한 인재가 숨어있으려나?"

그리고 지옥과 연결된 공간의 문을 통해 가볍게 삼중 영창을 했다.

“전멸세계, 필중 신살의 창, 파멸유혼 난무.”

거의 동시에 발동된 마도와 신기들의 투사에 지옥에서 울리는 음향은 하나였다.

투꽝-!

아주 작은 뭔가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그걸로 끝이었다.

거대한 폭발과 수백만 자루의 파멸유혼검이 뒤섞여서 지옥 전체를 헤집고 수없는 창들이 먹이를 찾아서 날았다.

그리고 악령들은 그제야 왜 자신들이 영문도 모르고 모두 잡혔는지 알 수 있었다.

천국에서조차 포기한 자신들을 이런 식으로 너무나 쉽고 빠르게 처분당했다니 믿기지가 않는 사실이었다.

‘수조가 넘는 악령을 가진 지옥을 정리하는데 삼초도 안 걸렸다.’

‘이러니 알 수가 없었지.’

‘뭐 이런 창조신이 다 있지?’

지옥을 한참을 뒤집던 차원의 마도신은 고개를 저었다.

“다시 확인해도 역시 없군.

주신이 다스리던 행성에 나 이외에 칭호를 받고 죽은 존재가 있을 리가 없겠지.”

그리고 마치 쓰레기를 자루에 담아서 버리듯이 구멍에 버리듯이 지옥의 입구에 아공간을 대고 터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탈탈탈탈탈탈-!

악령들은 신살의 창에 꿰인 상태라 자연스럽게 굴러 떨어지면서 엄청난 고통에 참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차원의 마도신이 무서워서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고 다시 지옥에 굴러 떨어져만 갔다.

다른 창조신들의 지옥에서 모아온 악령들을 모두 자신의 지옥에 집어넣은 차원의 마도신은 본인의 영광의 자리에 느긋하게 앉아서 중얼거렸다.

“보람찬 일주일이었어.

겨우 많이 앞질렀군.”

담뱃대를 문 입에서 품어진 황금빛 구름으로 마력의 검은 구름을 둘러싸고 그대로 암흑의 날개로 수납을 시켰다.

지옥의 악령들 전부가 모인 악의라고 해보았자 자신보다 더 고생한 존재는 없었기에 통제는 수월했다.

‘삶의 고통, 아니 극복은 마력의 깊이지.

어떤 악령의 마력도 나를 능가하지 못하니 결국 덩치만 큰 풍선이라서 흡수하기는 쉽다.

단지 곱게 자란신 다른 마신이나 신들은 버틸지는 의문이지만 말이다.

후우우우우우우-!

길게 황금빛 연기를 내품어서 마력을 수납한 차원의 마도신은 신계를 통해 용무가 있는 존재들을 확인했다.

당연히 하위자들이 사회신족으로 옮긴다고 모의하는 사실조차 모른 책임자들이었다.

그런데 무슨 급한 일이 있는지 차원신성으로 가는 공간이동통로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들의 주변 전부를 강제 공간 이동시켜서 주신전 안으로 끌고 왔다.

투하하하학-!

마치 커다란 공간 자체가 강제로 뜯겨서 교차된 것 같은 현상에 속수무책으로 끌려온 용사신과 동료신들은 기겁을 했다.

황금빛 구름으로 가려져있었지만 뚜렷하게 느껴지는 마력의 악의는 중급신령을 압살시킬 정도로 강력했기 때문이다.

마력을 가린 평온하게 보이는 황금빛 구름이 없었다면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였다.

“어디를 가려고 하느냐?

교황신과 동료신.

일주일이 지났으니 시킨 일은 다 했겠지?”

말투는 굉장히 평범했지만 그 속에 실린 살의를 못 느낄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식은땀을 흘리면서 겨우 대답하는 용사신이었다.

“지....... 지금은 육일입니다.

아직 하루가 남았습니다.”

일주일의 기한을 받았고 분명 육일만 지났으니 하루가 남았다.

그 대답에 차원의 마도신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잘못을 인정했다.

“응? 육일? 그렇군.

일주일동안 창조신계를 거꾸로 한 바퀴를 돌아서 하루를 절약했군.

가서 일 봐라.

하루 뒤에 보자.”

투하하하하학-!

용사신들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그대로 공간 채로 다시 되돌려버리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리고 잠시 뒤 혀를 차면서 혼잣말을 하기 시작했다.

“쯧-! 하여간 이 하나씩 실수하는 버릇은 사라지지가 않아.

창조신계를 너무 빠르게 처리한다고 거꾸로 돌면 시간이 단축된다는 사실을 잊었어.

그러나 저러나 갑자기 하루가 남았군.

뭐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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