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 생존전략-818화 (818/1,533)

<--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이계 일원은 가늘게 한숨을 쉬면서 내부의 부상을 완치시키고 몸을 바르게 했다.

절대기 파이에 모든 신력을 집어넣고 십사 써클의 권능까지 추가하여 방어에 전력을 기울인다.

구우우우우우우웅-!

거대한 반투명한 빛의 원반방패로 강화된 파이의 뒤에서 전투준비를 완료한 이계일원의 신언이 울린다.

“이계가 쓸모가 없고 내가 약하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이 너를 이길 절호의 기회라는 심정은 동감이다.

뒤에서 비겁하게 음모를 꾸미고 기습만 하는 회색주제에 감히 정면에 나섰느냐?

거기에 남의 세계에 와서 엉망으로 만든 대가를 최대한 받아주지.”

이계 일원의 도발하는 말에 황금착각은 이미 말리기는 글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십중심의 후보로서는 알 수 없는 십중심 간의 경쟁심이 작용하고 있고 무엇보다 서로 전투를 원하고 있으니 멈출 수가 없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가 황금의 연기기둥 안에서 흉악하게 증폭되는 마력은 이미 지옥에서 보였던 마신황제 직전에 도달해 있었다.

더 이상 방해하고 있다가는 막아서고 있는 자신까지 무사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황금착각이 황급하게 물러나면서 주의를 환기했다.

“....... 마음대로 하십시오.

다만 상대가 이계 십중심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만약 소멸을 시키시면 진리님께서 진노하실 것입니다.”

“잘 알고 있다.

너와 일원은 상성이 아주 나쁘니 이번에는 물러나라.”

“알겠습니다.”

황금착각이 저 멀리 물러나는 것을 보고 마력이 듬뿍 담긴 호전적인 도발을 쏟아낸다.

이미 완전히 전투태세로 들어간 것이다.

“카아아아아아-! 감탄-! 경탄-! 환호-!

깨달은 권능조차 신력과 정기 부족으로 제대로 사용을 못해본 주제에 패기만은 좋구나.

십사 써클의 경지를 믿나본데 이계라면 지금까지 통했겠지.

그러나 주우주에서 써클 높고 권능 좋다고 막 설치다가는 한 방에 훅 간다.

아-! 너무 약한 신력이 부끄러워서 주우주에 오지도 못하겠지?

절대계는 기준미달로 구경도 못가고?”

“.........”

뭔가 지극히 주관적인 도발에 뭐라고 쏘아붙이지 못하는 이계 일원이었다.

아니 왜 이렇게 전투 전에 말을 많이 하는지 이해하지도 못했다.

“지금의 널 보면 절대계에 있는 일원(一圓)이 한탄하면서 울겠다.

황금의 절대자라면 십중심의 수치라고 보자마자 죽이려고 달려들 걸?

내 미래도 경험이 있었으니 못 믿겠으면 시험해 보지 그래?

카카카카카핫-!”

“으음-!”

서서히 분노가 오르는 것을 억지로 가라앉히고 절대기 파이에 방어권능을 더욱 집중시켰다.

방금 전에 잠시 감정이 흔들리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코아로 기습을 당한 사실을 결코 잊지 않은 것이다.

오로지 절대기 파이에 신력을 집중시켜간다.

그렇게 이계 일원의 방어력이 높아져만 가는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조롱에 여념이 없었다.

“킬킬킬킬킬-! 이계에서는 10중심의 수준도 정말 우습군 그래.

재능이 넘치도록 있고 수련을 미치도록 하면 뭐하나?

환경이 이 꼴인데?

겨우 그 정도로는 절대계는 도저히 무리이니 주우주에서 와서 용병신이라도 하지 그러냐?

그러나 겨우 방어만 잘 하는 주신을 고용할 마음씨 좋은 신계주신은 찾기 힘들겠지.

나라도 고용해 줄까?

그래도 십중심이니 친절을 베풀지.

또한 내게 충성을 맹세하면 주신성도 하나 주마.

그러면 최소한 정기 때문에 권능연습을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이 제안을 승낙한다면 신계주신님이라고 고개부터 숙이고 인사부터 해라.”

뭔가 도발이 아닌 임용 권유 같은 이상한 말이었다.

허나 십중심이 진리 외에 누구의 휘하로 간다는 사실은 있을 수가 없었다.

“거절한다.”

이계 일원의 간단한 거절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목소리는 조금 아련하게 변했다.

“생각조차 하지 않나?

주우주에서는 창조신성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가치를 가지는 주신성이다.

본신 신력을 일천억 이상으로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바로 거절하나?

내가 너였다면 무슨 수로든 이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이계가 내가 노력해서 쌓은 정기를 빼먹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다.

나에게 도움이 되게 주변을 강하게 바꾸었을 것이다.

진리의 십중심이면서 그렇게 감상적으로 살면서 훨씬 강해질 기회를 포기하니 이계가 이 꼴이다.”

도발이 아닌 뭔가 이상한 생각이 섞인 말이었다.

그리고 마치 이계일원이 아니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끝없이 말을 쏟아내었다.

“뭐 너의 길이니 상관없지.

나는 이계에서는 차원창세신 코아이자 회색의 현재이니 이계 10중심의 서열을 다툴 자격은 충분하다.

그런데 네가 정식 일원인데 이 정도면 이계에서는 회색이 최강이 되겠군.

절대계의 미래 자식아-!

아무리 신입에 복수가 먼저라지만 창피하게 꼴찌가 뭐야?

현재인 나는 다르다-! 달라-!

카하하하하하하-! 이계에서 십중심의 최강이 바로 나인 것이다.”

계속 이어지는 혼잣말에 결국 이계 일원은 나서서 말을 끊어버렸다.

보아하니 혼자 흥분하고 좋아하니 언제 끝날지 몰랐다.

조금 더 심해지면 광기로 보일 정도였다.

머릿속에서 전뇌계가 보내준 절대계의 회색의 절대자의 전투와 저질렀다는 만행이 생각났다.

‘회색영역의 모든 지배층들을 건방지다는 이유로 직접 전부 죽였다고 했던가?

거기에 경원시되는 대신족을 전부 끌어들여서 영역 전부를 전쟁터로 바꾸어 버렸다고 했지.

그리고 흑염의 절대자의 결투까지 하다니?

이게 막 십중심이 된 존재가 벌일 수 있는 일인가?’

현실을 왜곡하는 주신이상의 전투는 영상을 기록할 수 없다.

그래서 단지 직접 본 존재들의 긴 서술에 불과했지만 최강의 광전사로 정의되는 흑염의 절대자와 막상막하의 사투를 벌였다고 했다.

그리고 그 전투에 차원창세신 코아도 참전하고 살아남았다고 하니 경각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

허나 결코 약한 모습을 보일 수 없기에 말투는 지극히 날카로웠다.

“주우주의 창조신에게 이계의 서열이 무슨 의미가 있나?

너는 단지 진리님의 대리이고 어차피 임무가 끝나면 모든 결과는 의미가 없어진다.

십중심의 서열전조차 하찮은 자기만족에 불과할 뿐이다.

그걸 무시하고 서열에만 집착하다니 미친 회색의 현재답군.”

이계까지 미친 회색이라는 악명이 퍼진 줄은 몰랐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냉정한 말투로 쏘아붙였다.

“미친 회색의 권능도 아닌 주먹에 맞고 죽어보겠느냐?

이계가 이 꼴인데도 외면한 네가 내 미래를 조롱할 자격이 있는가?

아니 겨우 이계의 십중심 주제에 감히 절대계의 십중심에게 무슨 망발인가?

진리의 선택을 받은 자로서 대답하라.

이계가 절대계에 대한 비난을 할 수 있는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나?”

“..........”

이계일원은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

이계와 절대계의 수준차이는 너무나 컸기 때문이다.

아니 같은 십중심조차도 비교할 수 없이 힘의 차이가 컸다.

‘진리님께 같은 지원을 받았는데 이렇게 차이가 벌어지다니?’

절대계는 십중심의 강함만이 아니라 세계 자체가 너무나 규격 외로 발전했다.

또한 그 발전의 가장 큰 기여자가 같은 십중심이라는 사실에는 부끄러움과 부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방어의 넌 나를 막을 수는 있어도 이기지는 못해-!

나 역시 너의 방어를 관통하기 힘드니 승리는 힘들겠지.

남은 것은 누가 더 끈질기게 버티면서 싸우는 것이다.

물론 절대계라면 먼저 지쳐 나가떨어지는 것이 회색이겠지만 이계는 반대다.

주우주와 나와 이계의 너는 싸워온 상대의 수준이 다르다.

치열하지만 풍족한 정기로 엄청난 반복 수련을 한 나와 권능의 숙련도는 비교할 필요는 없지.

이 모든 원인은 이계가 망해가는 결과다.

이계를 내버려 두고 홀로 발버둥친 너의 한계다.

아니 너의 무책임의 결과다.”“.........”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저렇게 장황한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듣고 있는 상대의 뭔가를 자꾸 변화시키려고 하고 있었다.

“우물에서는 큰 고기조차 살지 못해-!

그런데 고래가 클 수 있을 리가 없지.

왜 너는 바다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으면서 이계의 변화와 진화를 망설였느냐?

이계에서 너를 거부하는 전부를 말살하는 일이 있어도 어떻게든 끌고 가야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언이 자꾸 자신의 귀를 울린다.

증폭되어 일조가 넘는 막대한 신력 탓인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였다.

아니 점점 신령이 흔들리고 있었다.

‘상대보다 강력한 신력을 내포한 신언은 상대방의 신성에 영향을 준다,

설마 신언으로 나의 생각을 변화시킬 작정인가?

뭐 하러 그런 짓을?’

이제야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깨달은 이계 일원이었다.

그리고  계속 십중심으로서 해야 할 의무를 주입교육을 하듯이 반복하여 신령 속으로 밀어붙여 왔다.

“십중심은 각 계열의 최강자로서 진정한 강자가 무엇인가를 모든 존재들에게 증명해야 한다.

최고의 강자로서 살아가는 모든 존재가 도달할 목표가 된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 옮았음을 가장 선두에서 입증한다.

이것이 10중심이 걸어야 할 길이다.

그리고 십중심 중에서 최강이 되는 것이 진리님께 받은 무상의 은혜에 대한 유일한 보답이다.”

신언이 문자로서 유형화하여 덮쳐오는 환영이 보일 정도의 강렬한 의지였다.

그 순간 절대기 파이가 마치 징을 울리는 것처럼 장엄한 음이 울렸다.

두우우우우우우웅-!

이계 일원이 오른손으로 절대기 파이를 두들겨서 강대한 파장으로 차원창세신 코아가 만들어내는 신언의 효과를 흩어버린 것이다.

강력한 신언에 대한 영향력에서 벗어나서 침착함을 되찾은 이계 일원이 크게 외쳤다.

“언제 싸우나?

그만 말하라.

내게는 신언 따위는 아무 소용없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언에 담았던 신력을 취소하고 말했다.

“내 전력의 신력이 담긴 말조차 전혀 안 통하나?

나름대로 남의 의지를 조율하는 신언에는 꽤 자신이 있다고 자부하는데?

그래도 이렇게 노력한 성의를 보아서 꽉 막힌 생각을 조금 바꾸지 그래?”“내 절대기 파이는 권능이 아니라 내가 인식하는 모든 현상까지 방어한다.

그만 수작부리고 싸우자.나의 혁명은 신족이 멸족되지 않는 한 끝나지 않는다.”

“호오? 혁명?

혁명이라고?”

이계 일원의 혁명이라는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빛이 차디차게 변했다.

차원신계의 신계주신이라는 입장에서는 혁명의 의미는 ‘지배자를 피지배자가 대체시킨다.’였다.

차원신계를 만드느라 치렀던 막대한 노력과 희생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안 한 부하들이 자신의 자리를 뺏는다는 사실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물론 이계 일원이 이야기하는 혁명은 상세히는 사회혁명(social revolution)에 속했다.

이제까지의 사회체제를 폐기하고 새로운, 한층 고도의 사회 체제를 세움으로써 사회생활에 근본적인 전환을 가져오는 것을 바라는 이상이었다.

허나 현 상황에서는 아주 틀린 말이었다.

‘지금 초월자들의 입장에서 혁명을 한다는 주장은 결정적인 오류가 있는데 전혀 모르고 있군.

아니 알려고 하지 않아.’

저 정도의 강자의 생각을 바꾼다는 일은 무척 힘들지만 그래도 시도를 해보았는데 역시 글렀다.

아니 오백억년 동안이나 신족과 혁명을 해온 상대에게 포기하라는 말 자체가 사실 무리였다.

“좋아-! 설득은 그만 하지.

이렇게 입장과 생각이 다르면 반드시 사이가 좋을 필요는 없어.

서로 자기주장을 주입하다가 감정이 상하는 것보다 무시가 낫다.

그리고 자기 일이나 충실히 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이지.”

“?”

이계 일원이 약간의 의문을 가지자 가볍게 주변을 돌아보면서 말을 한다.

“그런데 너와 내가 진심으로 싸우면 주변이 절대로 무사하지 못할 것인데?

나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 목숨은 챙길 수 있는 부하들만 데려왔는데 너는 어떠냐?

초월자들의 군세들은 무사할까?

설마 내가 힘을 조절해서 너만 공격해 달라고 하지는 않겠지?”

그 말에 이계 일원의 얼굴이 확 굳었다.

절대기 파이의 방어도 무적이 아니었다.

대인전투로서는 최고이나 광역방어는 약했다.

‘나를 노리지 않고 초월자들의 군세까지 노리는 전멸세계나 코아를 막을 자신은 없다.’

노골적으로 자신을 피하고 초월자의 군세만을 공격하면 엄청난 피해를 감수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다시 떠올랐다.

더구나 차원창세신 코아의 뒤에서 쳐다보고만 있는 두 명은 만만치 않은 강자였다.

언제 참전을 하나 신경을 쓰고 있던 판이었기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제 또 뭐냐?

이런 수작만 부리고 안 싸울 생각이면 물러나라.”

“후후후후후-! 공평하고 서로에게 이득이 되면서도 멋진 결투방식을 제안하지.

일원인 너의 가장 큰 장점은 방어력이 아닌가?

너를 공격한 상대는 공격만을 하다가 지쳐서 쓰러진다.

그러나 절대기 파이를 유지하고 방어 권능까지 사용하면 막대한 신력을 소모하지 않겠는가?

그러고도 나와는 승패를 자신할 수 없지.

나도 이길지도 모르는 승부에 신력고갈이 된 정도의 싸움은 피하고 싶다.

자연회복이 힘든 이계에서는 파괴의 절대권능은 엄청난 소비이고 낭비야.

정기를 버리는 짓이지.”

“........”

도대체 갑자기 사업가처럼 이야기하는 의도를 몰라 하는 이계 일원에게 거침이 없이 앞으로의 전황을 이야기한다.

“아마도 서로 모든 신력을 사용하고 탈진하는 무승부이겠지.

그러나 나는 설사 신력고갈이 된다고 해도 주우주로 가서 회복하고 오면 된다.

헌데 너는 어떻게 회복하지?

이 전투가 끝나고 바람성에 가서 회복이라도 할 생각인가?

후후후후-! 설마 내가 통과를 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내가 주우주에서 신력회복 중이라고 해도 상관없다.

저 둘을 상대로 신력고갈 상태로 돌파할 자신이 있나?”

황금연기를 움직여서 커다란 화살표로 만들고 뒤에 대기하고 근원과 황금착각을 가리켰다

저들의 수준은 상식을 초월한 방어력을 제외하면 이계 일원과 대등했다.

그러니 신력이 고갈되어 절대기 파이를 사용 못하는 상태로는 이계 일원이라고도 동시에 상대는 무리였다.

그래서 처참하게 일그러지는 일원의 얼굴을 보면서 악동의 미소를 지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나직하게 제안했다.

“그러니 정기도 아낄 겸 서로 한 번씩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먼저 포기하는 쪽이 지는 것으로 하자.”

황금연기기둥 속에서 오른손이 하나 밖으로 나오고 가볍게 동전을 하나 튕겼다.

팅-!

허공에서 빙글빙글 도는 동전을 손바닥 위에서 올리면서 앞과 뒤를 보이고 제안을 마무리 지었다.

“순서도 공평하게 동전을 던져서 결정하도록 하지.

앞이면 내가 먼저 공격하겠다.

물론 너에게 집중해서 초월자들의 군대에 가급적 피해가 없게 하지.

뒤는 네가 해라.

어떤가?

아주 관대한 제안이 아닌가?”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