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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824화 (824/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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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 십중심의 대표로서 절대계 십중심들과 당연히 교류가 있었다.

그런데 첫 만남에서 분위기가 지극히 좋지가 않아서 이후 거의 만남이 없었다.

‘오백억년 전에 절대계 십중심의 신력은 모두 일조가 넘는데 이계 십중심의 신력이 이백억 밖에 안 된다는 것이 문제였다.

같은 십사 써클의 십중심이라서 더 충격이 컸지.

이 격심한 신력 차이는 우리가 관리하는 이계가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뜻이기도 하니 말이야.

그래서 절대계의 십중심들은 우리를 모두 약자로 인식했다.’

절대계의 십중심들은 같은 경지의 십중심이었는데 가진 신력과 관리하고 있는 세계의 차이가 너무 컸다.

그래서 약자 취급에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악몽과 같은 첫 만남을 도망치듯이 떠난 뒤에는 다시 찾아가지를 않았다.

‘왜 진리님이 절대계의 십중심들을 만나게 해주셨는지 알았다.

세계의 존망 앞에서 개인의 원한은 나중에는 사소해진다.

일단 부흥을 해야 한다.

허나 이미 늦었었지.’

이계 일원이 초월자의 편에 붙어서 신족과 결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본 다른 이계 십중심들은 서서히 각자의 생각대로만 살려고 하고 뭉치려고 하지 않았다.

아무리 십중심 중 최고인 황금이라고 해도 혼자는 한계가 컸다.

그래도 갈수록 떨어지는 이계 십중심의 명예를 위해 노력을 해보았다.

대부분은 멸족해가는 신족을 부흥시켜 창조력을 보완하는 방안이었는데 모두 실패했다.

이계 일원이 신족 부흥정책을 정면으로 막아섰던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이계 일원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계략에 휘말려서 추하게 날려지기까지 했다.

그것도 만에 하나 회색의 절대자의 서열보다 위인 절대계의 일원이 안다면 당장 분노하여 달려올 정도로 수치스런 패배였다.

‘이 멍청한 일원! 세계가 다를지라도 십중심의 서열은 절대적인 가치다.

하필이면 절대계 최하위인 회색의 일부분에게 밀려버리다니 이게 무슨 수치인가?’

이계 십중심의 대표로서 절대계의 다른 십중심에게 얕보이지 말아야하는 의무가 추가로 있었다.

이러니 더 이상 기다려줄 수가 없는 것이다.

이계 일원을 처분하든 봉인하든 결단을 내리고 직접 나서야 했다.

‘그러나 진리님은 단지 일원이 십중심이라는 이유로 계속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이것이 나에게도 적용되는 특권이니 뭐라고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지금도 십중심에 대한 특별한 가호는 계속 이어졌다.

이계 일원이 절대거리 코아의 추진력에 밀려서 속절없이 끝없이 날아가는 모습을 보더니 혀를 차면서 지시를 한다.

“쯧-! 저러다가 잘못하면 이계 외곽까지 뚫고 날려지겠다.

네가 만든 황금영역 쪽으로 날아가고 있으니 구해주도록 해라.

절대거리 코아는 지금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의 권능이니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

“알겠습니다.”

당연히 불만은 있지만 진리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다.

이계 일원의 처분을 주장하러 왔다가 오히려 돕게 된 이계 황금이지만 바로 지시수행을 위해 분신이 사라진다.

그리고 다른 십중심의 분신도 사라졌지만 단 하나의 분신은 남았다.

아니 더욱 또렷해지면서 흰 긴 수염을 가진 중후한 느낌의 노인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기품이 넘치는 자세로 정중하게 양손을 앞으로 모으고 살짝 고개를 숙였다.

“진리시여. 이계 대신(大神)이 황금과는 다른 일로 건의드릴 사항이 있사옵니다.”

그 말에 평상에서 가부좌를 풀고서 바닥으로 내려서는 진리였다.

일원에 의해 무너져가는 신족을 모아서 가장 먼저 대신 일족을 만들고 세력을 다져온 이계 대신이었다.

이계가 일원의 혁명에 의해서 쇠퇴하고 분노한 황금에 의해서 충돌이 격화되어도 나서지 않고 부여된 일만을 해왔다.

절대계의 대신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임무에만 충실히 해온 이계 대신의 건의라는 말의 무게는 컸다.

이성과 창조의 상징과 같은 신족 중에서 가장 신다운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호오? 모처럼의 건의이구나.

그래 무슨 일이냐?”

“이제 부흥을 시작할 신족에게 힘을 보태고 싶사옵니다.

제가 보호하고 있는 신족들을 보내서 차원창세신 코아를 돕는다면 큰 힘이 되리라 생각되옵니다.”

“........”

그 말에 진리는 잠시 복잡한 얼굴을 하면서 대답을 늦추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활동에 자극을 받아 상황을 관망만 하던 이계 십중심들의 적극적인 개입을 원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였다.

이계의 몰락에도 각자의 사정으로 방관만 하던 이계 십중심들은 아직 미숙했기에 아직 세상에 내어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대신의 적극적인 개입은 모든 것을 망칠 우려가 있었다.

이제까지 보아온 차원창세신 코아의 성격으로는 참견을 절대로 참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대신이 신족을 위한 개입을 지금 하면 안 된다.

자신의 소유와 권리에 극도로 민감한 그 녀석이 인내할 리가 없지.

이계 대신과 사생결단을 내겠다고 할 것이다.

그 와중에 신족이 멸족당하지 않으면 다행일 것이다.

이기기 위해서라면 앞 뒤 가리는 성향이 아니니 말이야.’

자신이 내린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성은 ‘안주하지 않는 폭주’였다.

그 속성은 막아서는 모든 존재에 대한 무조건적인 파괴였다.

그리고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직위까지 받은 회색현재 차원창세신 코아의 무력은 이계 십중심을 일부는 능가하기에 결투는 막아야 했다.

‘열세에 처한 대신이 다른 십중심들의 협조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되어서 정당한 서열전이 아닌 차원창세신 코아와 이계 십중심 전부의 혈투가 되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갈 것이다.

나중에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가 참전하면 더 이상 멈추게 할 수 없었다.

‘지금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는 상당히 불안정하면서도 유능하다.

만에 하나 현재인 차원의 마도신이 이계의 십중심들에게 소멸되는 일이 벌어진다면 반드시 직접 개입을 하려고 하겠지.

임무의 승계와 복수를 명분 삼아서 움직일 것이다.

자칫하면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와 이계 십중심들 사이에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다.

그 와중에 이계의 파멸은 확정이다.’

십중심 간의 문제는 자신조차 개입을 해서는 안 되었다.

가호는 하되 보호는 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십중심의 강함이 있기 때문이다.

단지 서열전이 아닌 다수의 십중심이 모여 소수의 십중심을 억누르려고 할 때만 나섰다.

모든 판단을 하고서 말했다.

“지금은 안 된다.

너의 개입을 허락하지 않겠다.

잘하고 있는 관리자를 중간에 위의 사정으로 바꿀 수는 없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창조신장으로서 신족의 정리를 끝내고 주우주로 돌아가면 세력을 합치도록 해라.”

그 말에 이계 대신의 분신은 슬픈 어조로 더욱 고개를 숙이면서 다시 간청했다.

“신족에게도 저희 십중심에게 하신 것처럼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은 신족이옵니다.”

이계 대신은 절대계에서도 가장 악명 높은 십중심인 미친 회색의 절대자, 아니 차원창세신 코아의 성향에 대해서 이미 분석은 끝났다.

창조신장의 절대적인 권위까지 부여되었으니 앞으로 신족의 고난이 눈에 보였다.

‘아니 마신황제의 자격까지 얻었으니 잘못하면 멸족될 가능성조차 있다.’

신족의 대신으로서 막아야만 했다.

그 말에 진리는 고개를 저으면서 아주 담담하게 말했다.

“나의 자비와 가호는 강자에게만 부여된다.

약자를 돌보는 것은 너희들의 일이란다.

현재의 신족과 이계를 꼭 돕고 싶다면 어서 강해져서 차원창세신 코아를 압도하라.

너희들이 이번에 만든 황금영역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고 있다.

황금영역의 세력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세력을 능가한다면 다시 고려해 보자꾸나.”

“....... 이계 십중심의 세력을 온전하게 구축하고 다시 찾아뵙겠나이다.”

대신의 분신조차 결국 포기하고 사라지자 진리는 시선을 다시 초월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향했다.

단지 죽어가는 이계에 커다란 충격을 주어서 이계 십중심의 변화를 이끌어 주기만 해도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주 의외로 잘해주고 있었다.

'겁도 없이 입만 놀리던 철부지가 많이 변했군.

이계 십중심들조차 이렇게 긴장하다니?

이 정도라면 믿고 맡겨도 되겠어.'

나름대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평가를 상향 수정하는 진리였다.

지금 다시 주변을 보니 언제 초월자들과 사생결단을 내려했는지 모르게 화기애애하게 사적인 대화까지 주고받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계일원이 대표가 안 되었지?

가장 강하고 공도 많다면서?”

“일원은 신족입니다.

신이 초월자들의 대표가 될 수 없다고 본인이 사양했습니다.”

신족을 멸족시킨다고 오백억년동안 혁명을 이끈 일원이 신족이라는 황당한 말이었다.

뜻밖의 중요한 정보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잠시 멈칫했다.

허나 바로 해맑게 웃으면서 말했다.

“뭐. 그럴 수도 있지.

보나마나 일원의 일족이나 가족, 아니면 친구라도 신족에게 당한 모양이군.

살다보면 가끔 보는 일이지.

허나 남의 일이니 너무 신경을 쓰지 말고........”

차원창세신 코아를 둥글게 에워싸고 전쟁 대신 이제 부지런히 이익을 계산하면서 대화하던 초월자들의 표정이 미묘하게 일그러져 갔다.

일원이 신족에게 겪은 일은 남의 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심했었다.

신이 신족의 멸망에 앞장서겠다고 했는데 전혀 의심하지 않을 정도의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 남의 일이 맞기는 했기에 다음에 이어지는 제안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지금도 차원창세신 코아의 옆에는 커다란 양피지 두루마리에 계약내용이 적혀내려 가고 있었다.

사사사사사삭-!

지배하고 있는 행성의 소유권을 넘기는 대신 받을 보수와 이후의 대우에 관한 계약내용이었다.

행성을 산다는 차원창세신의 말에 신족과는 어떤 대화도 할 수 없다고 떠난 초월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대표로 나선 초월자들과 절반이상은 기꺼이 협상에 임했다.

그 동안의 모든 고난과 고생을 보상하고 미래를 보장할 만한 엄청난 정기가 산처럼 쌓여서 눈앞에 있는데 물러설 수 없는 것이다.

그들은 이미 혁명가인 개인이 아닌 작게는 가정, 크게는 거대한 세력을 이끄는 수장이었다.

‘단어 하나에 수억의 정기배분과 권리가 왔다 갔다 하고 있으니 아차하면 큰 손해를 본다.’

‘집중해야한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계속 이렇게 다른 말을 하면서 주의를 흐리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대화내용은 가끔 아주 심각했지만 다들 입으로 웃어넘기면서 눈으로는 계약서를 읽으면서 독소조항을 찾느라 고생이었다.

아직까지 불공평이 전혀 없는 공정한 계약서였다.

더구나 신족이 창조를 완료하면 관리를 맡긴다는 조항은 만족스럽기까지 했다.

그래서 점점 분위기는 좋아지고 있었다.

“그래서 대표 자리가 공석인가?

그럼 내가 초월자들의 대표가 되는 것은 어떤가?

나는 지금 신족이지만 초월자 출신이니 자격이 있지.

물론 공짜가 아니다.

초월자 대표가 되는 대가는 모두가 만족할 만큼 충분히 지불하지.’

여기까지 말이 나오자 이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혼란에 빠지는 초월자들이었다.

“얼마면 되지?”

“.........”

진리는 거기까지 상황을 보고 화면을 멈추었다.

이계를 부흥시킬 진리대리의 일은 아주 잘하고 있었다.

‘부흥을 위해서는 전쟁이나 파괴보다 협상과 창조가 우선이다.

본인의 창조능력도 상당한데 자신의 개인재산까지 아낌없이 투자하니 더할 나위가 없군.’

만약 저런 방식으로 초월자 전부를 고스란히 흡수한다면 이계 십중심도 못할 수준의 성과였다.

‘상당히 정기 만능주의자가 된 경향이 있지만 잘하고 있어.

그런데 정말 이계 소유권 전부를 주우주에서 축적한 정기로 사들일 기세로군.

이게 가능한 일인가?’

하나의 세계를 전쟁으로 빼앗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사들인다는 방식이 처음에는 기가 막혔다.

헌데 생각해보니 나쁘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아무리 허약해도 다른 세계와의 전쟁에 사용하는 정기와 인력손실은 지극히 막대했다.

저렇게 피폐해진 이계라면 차라리 저렴하게 사들이는 편이 나을지도 몰랐다.

“........ 이계 대신에 새로 만들 차원 주우주급으로 하나 만들어 주면 되려나?

나중에 이계 창조주와 대화를 좀 해보아야 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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