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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833화 (833/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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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신에게 코아의 권능을 넘기지 않으려고 마력과 신력을 조합하여 바로 소멸시켜버린 것이다.

물과 불이 만나는 격렬한 폭발력이 아닌 마치 검은 색과 흰색을 섞어 회색빛을 만드는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럽게 말이다.

우웅-!

‘코아가 분해된 회색빛조차 완전히 사라진다.’

이제 깃발을 담으려고 해도 아무 쓸모없는 잔해에 불과했다.

무리를 해서라도 코아를 깃발에 담아서 분석하려던 황금의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는 결과였다.

그러나 겨우 위기를 넘긴 다른 십중심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간단한 구조 작업으로 생각했는데 잘못하면 일천 주우주 너머로 날려질 위기를 당했다.’

‘상당히 위험한 상대로군.’

모처럼 치열한 삶의 긴장이 돌아오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바로 나름대로의 분석결과를 내었다.

일단 서로의 권능으로 세부분석을 하고 토의를 해야지 상대가 가능할 것 같았다.

“비록 우리에 비해 써클은 떨어지지만 놀라울 정도의 권능 운용이다.”

“주우주에서 십이 써클이라고 하지만 거의 십사 써클의 위력으로 보인다.”

“마도의 숙련도도 엄청난 수준이야.”

“무엇보다 예측불허의 전투방식이 성가시군.”

그렇게 십중심들이 한마디를 하고서 일원을 쳐다보았다.

일원이 차원창세신 정면대결을 했으니 가장 잘 알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언제 십중심의 수치를 처분한다고 황금이 달려들지 몰라서 경계를 늦추지 않던 일원은 그 시선들의 의미를 알고 바로 대답했다.

“혼자서 상대하기 힘든 강적이다.

둘 이상이 힘을 합쳐야 한다."

분석의 마무리를 지은 일원의 말에 다른 십중심들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동의했다.

그 모습을 본 황금은 가늘게 한숨을 쉬었다.

일대 일로 이길 수 없다면 남은 것은 합동으로 공격을 해야 하는데 십중심의 자존심이 용납지 않았다.

‘십중심이 둘 이상 몰려가서 차원창세신 코아 한명을 공격하여 이기면 아무 의미가 없다.’

다수가 개인을 공격하는 것은 약자만의 방식이었다.

다른 정신체들이 십중심의 우위를 인정할 리가 없었다.

그리고 진리를 볼 면목조차 없었다.

‘결국 남은 방법은 하나로군.

진리의 지침대로 현재 차원창세신 코아가 가진 전력을 능가하는 세력을 만들어서 인계를 받아야 한다.

이계 부흥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말이야.’

그런데 그 방식도 힘들어 보였다.

이제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족의 창조신장이며 초월자들의 대표였다.

비록 진리님에게 위임받고 정기로 사버렸다고는 하지만 엄청난 세력이었다.

‘저 정도의 세력을 능가하려면 일원의 복귀는 필수이다.’

모든 공격을 막아내는 절대의 방호력을 포기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꾹 참고 잘 설득한다는 다짐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당한 한심한 몰골을 보자 또 터져 나왔다.

결국 또 일원이 문제였기 때문이다.

‘오백억년동안 혁명을 명분으로 이끌었던 초월자 세력 거의 전부를 주우주의 존재에게 허무하게 빼앗기다니?

도저히 같은 십중심으로 신뢰가 안 간다.

이러면 일원부터 처분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서열 일위 황금의 가장 큰 의무와 권리가 자꾸 머리에 떠올랐다.

그리고 마음속에서 소용돌이치는 원망과 경멸이 결국 험악한 목소리로 변해 터져 나왔다.

“더 이상 기다려 줄 수 없다.

일원-! 십중심에 복귀하여 일원일족을 만들라.

이건 서열 일위의 명령이다.”

황금의 강압적인 명령이라는 말에 다른 십중심들은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을 지었다.

현세계에서 십중심의 우열은 서열전으로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일족을 만들지 않았다고 진리가 허락하지 않은 것이다.

비록 황금이 가장 강하다고 하나 목숨을 걸고 정면승부를 하기 전에는 승부는 모를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십중심으로의 복귀조차 거절했던 일원이 황금의 명령을 받을 리가 없었다.

역시 거부 반응이 바로 나왔다.

“거절한다.

나의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일원은 신력고갈 상태라서 거의 전부불능이면서도 투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절대기 파이조차 경계막에서 몸으로 돌려서 전면을 막는 모습을 본 황금의 눈빛은 분노로 빛났다.

꼭 필요해서 가급적 좋게 설득하려고 했지만 이제 참아줄 여유가 없었다.

일원이 저렇게 끝까지 붙잡고 고집하는 혁명조차 이미 허상이었다.

“신족은 이미 지배세력이 아닌 극소수의 소수종족이다.

지배세력이 된 초월자들이 몰락한 신족을 멸족시키려는 행위는 이제 혁명이 아닌 탄압이란 말이다.

너의 행위는 과거 신족이 보였던 학살과 다름없다.”

그 말에 일원도 잠시 대답을 멈칫했다.

이미 온건파들에게서 여러 차례 나왔던 지적이었다.

‘이제 강자이며 다수인 초월자들이 약자이며 소수인 신족에게 혁명이란 용어를 쓰는 것이 올바른가?’

‘우리는 지금 혁명이 아닌 탄압을 하고 있다.

그것도 과거 신족이 내세우던 발전도 아닌 과거의 복수를 위해서 말이다.’

‘새로이 지배종족이 된 우리는 탄압도 복수도 아닌 지배와 관리를 해야 한다.’

허나 신족은 아직 망하지 않았다.

수는 엄청나게 감소했으나 신족의 주력인 창조신들이 거의 보전되어 있었다.

더구나 신족의 저력은 같은 신족인 자신이 더욱 잘 알았기에 부흥기회를 줄 수 없었다.

‘창조신들이 무사한 이상 원래의 전력 회복은 시간문제다.’

행성단위의 창조가 가능한 창조신을 대체할 존재는 아직 없었다.

신족을 완전히 제압하려면 어떻게든 창조신들을 전부 잡아 없애고 주신이하만 남겨야 했다.

그러니 창조신이 건재한 이상 혁명을 지금 끝내자는 말은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모든 정신체는 결국 창조력이 강한 존재를 따르게 된다.

초월자들에게서 신족을 대신할만한 대수일족(大手一族)이 나오기 전까지 신족을 봉인해야 한다.’

아니면 창조신을 능가할 창조력을 가진 존재를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너무 희박해진 정기밀도는 강대한 창조력만큼 강한 정기가 필요한 대수(大手)의 발생자체를 막았다.

아니 초월자란 존재자체가 창조력과는 적성이 맞지 않았다.

힘들여 발굴하여 기른 대수 후보도 결국 파괴력 쪽으로 흘렀다.

‘어떤 대수 후보를 제시해도 진리님은 받아들이지 않았어.

아니 나조차 납득하기 힘든 수준밖에 없었지.’

그렇다고 신족에게서 대수가 나타나면 피폐해진 현세계의 상황에서 바로 반격을 허용할 수 있기에 필사적으로 막아왔다.

그리고 이제는 일부러 그럴 필요도 없을 정도로 이계가 약화되어버렸다.

‘모든 것이 얽히고 꼬여서 여기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 혁명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신족은 아직 죄의 대가를 다 치루지 않은 것이다.

“탄압이 아닌 심판이다.”

그 말에 황금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면서 쏘아붙였다.

“너의 사적인 복수겠지.

그 당시의 일과 관련된 모든 존재는 이미 너의 손에 말살되었다.

그런데도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가?

겨우 너의 복수 때문에 이계가 이렇게 되었다.

한 때 절대계와 동등하던 현세계가 이렇게 되었는데도 부족한가?

대답하라-! 일원.

도대체 얼마나 너의 동족과 세계를 죽여가야 만족하겠는가?”

결국 화가 폭발한 황금이었다.

에반젤리의 창끝이 절대기 파이를 든 일원을 향한다.

이런 상황에 익숙한 주변의 십중심들은 고개를 흔들면서 쳐다보고만 있었다.

이미 수없이 반복된 대립이자 대화였다.

오백억년동안 쓸데없는 혁명을 하는 일원이나 같은 기간 동안 잔소리를 멈추지 않는 황금이나 지독했다.

둘 다 엄청난 고집쟁이라서 옆에서 말린다고 멈출 리가 없었다.

여기에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고 원망만을 쌓아온 세월이 너무 길었다.

“일원-! 가진 권능조차 발휘 못하는 추한 꼴이 되어서 오백억년을 덧없이 보낸 이유가 전부 너에게 있다.

너 하나의 복수 때문에 우리 전부가 진리님께 이름과 바람성을 받지 못하고 있단 말이다.

과거에 같이 진리님께 교육을 받으면서 동등했던 절대계의 십중심들은 우리를 아예 이제 무시한다.

그런 경멸을 당하고도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물러선 나의 심정을 네가 아느냐?”

그런데 이번에는 황금이 심상치가 않았다.

언제나 하던 공식적인 비난이 아닌 개인적인 원한까지 나오고 있었다.

황금의 분위기가 이제까지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살기와 투기로 물들어 있었다.

“당장 복수를 멈추어라.

그리고 내가 만든 황금영역에 들어서 일원일족을 만들라.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이계를 인계 받기 위한 세력을 서둘러서 준비해야 한다.

이계 부흥이 끝나면 너무 늦다.

지금 거부한다면 이제 나의 적은 바로 네가 될 것이다.

당장 대답하지 않으면 너를 십중심으로서 자격부족으로 죽여 버리고 새로운 일원후보를 찾아서 진리님께 추천하겠다.

이제까지 외면해 왔던 서열 일위인 나의 권리이자 의무를 드디어 행사하겠단 말이다.”

“!!!”

에반젤리에 담긴 황금의 권능이 끝도 없이 솟구쳤다.

대부분 화상이나 통신만으로 싸웠는데 바로 앞에서 일원이 직접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쌓인 감정이 요동치고 있었다.

아니 신력고갈상태로 절대기 파이가 약화된 지금이라면 바로 쓰러트릴 수 있다는 사실이 자꾸 투지를 자극했다.

‘역시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당해서 최악의 상태로군.

절대기 파이조차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될까봐서 직접 보지 않으려고 했지만 이제 늦었다.

더 이상 참아줄 수 없다.’

새삼스럽게 일원에 대한 감정이 더 악화되어 처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전혀 다른 이유였다.

오백억년동안 자신이 이루지 못한 초월자들의 혁명의 중지를 차원창세신 코아는 순식간에 이루었다.

‘비록 정기로 사버렸다고 하지만 분명 초월자들의 난동을 중지시킨 것은 맞다.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지?

정기는 바람성이 없어도 나라면 얼마든지 조달 가능했다.

오백억년동안 나는 도대체 무엇을 했나?’

언제나 최고로서 인정받던 황금으로서는 상상도 못했던 열등감과 패배감이 두 번째로 밀려오고 있었다.

그것도 상대가 같은 십중심도 아닌 주우주의 창조신이 대상이니 정말 감당하지 못한 감정의 폭풍이었다.

“자질은 있으나 수련과 노력이 부족한 저열한 십중심을 배제한다.

서열 일위인 황금에게 가장 중요한 업무이다.

나는 개인적인 복수가 끝났음에도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지는 않는 너를 어떤 희생을 치루더라도 처단해야 했다.

그러나 한때 진리님에게 같이 배운 동료라는 사실이 나를 망설이게 했다.

하지만 현세계가 이계가 된 이상 이제 더 이상 망설임도 물러날 곳도 나에게는 없다.

서열 일위인 나의 명령을 듣지 못하겠다면 십중심의 자리에서 강제로 퇴출시켜주마.

너의 소멸로서-!”

“큭-! 할 수 있으면 해보아라.”

이계 황금과 일원이 당장이라도 사생결단을 낼 듯이 투기를 올리자 긴 한숨을 쉬면서 대신이 나선다.

이미 현세계에 널리 뿌려둔 일족을 통해서 돌아가는 사태는 전부 파악하고 있었다.

‘거듭되는 돌발 사태에 아무리 황금이 평정심을 잃었지만 불변의 이성까지 흐려지지는 않는다.

더 이상은 십중심의 이합집산을 넘어가지 않겠다는 뜻이군.

모두에게 보내는 경고인가?’

최고의 황금이 일원이 저렇게 약화되었으니 절호의 기회라고 지금 처단하겠다고 나올 리도 없었다.

정말 처분한다면 서로 최상의 상태에서 진리가 보고 있는 앞이었다.

‘최고라는 자부심과 위세는 절대로 비겁을 행하지 않기에 나올 수 있다.

처분을 직접 언급하면서 일원을 구석에 몰아넣었다.

그러니 소멸시키기 싫으면 같은 신족인 내가 나서서 설득하란 뜻인가?’

현세계의 초월자 출신의 십중심은 황금과 소마. 검편으로 세 명이었다.

신족은 대신인 자신과 일선, 일원이라서 정확히 균형에 맞추어져 있었다.

절대계에는 흑염과 유일용신제가 초월자에 속해서 발전에 집중되어 있다고 하나 문제도 많았다.

그러니 상당히 이상적인 편성이었다.

‘그런데 이게 독이었다.

잡아먹을 초식동물이 없으면 육식동물은 멸종이지.

그리고 초식동물도 과다 증식하여 먹이가 고갈되어 멸망한다.

누구도 양보하거나 희생하지 않으면 모두 끝장이야.’

어느 쪽도 세력이 기울어져 있지 않으니 양보는 없고 서로 끝까지 대립하는 평행선이었다.

조율을 하려고 해도 상대방의 우위를 인정하지 않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허나 이러다가 황금과 일원의 정말 결투라도 하는 날이면 관계는 끝이다.

겨우 만든 황금영역이 또 풍비박살이 나면 진리님을 뵐 면목이 없다.’

결국 한숨을 쉬고서 둘 사이로 걸어갔다.

서로 투기와 살기가 집중되어 있지만 진심은 아니니 큰 무리는 없었다.

“후우우우우-! 대신의 역할이란 절대계나 이계나 똑같군.

가장 이성적이라서 어쩔 수 없이 중재를 해야 한다니 상당히 싫은 위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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