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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834화 (834/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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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절대기 에반젤리의 창끝과 일원의 절대기 파이의 방패 사이에 선 대신은 황금을 바라보면서 의지를 보냈다.

일원이 지금 초월자들이 돌아가는 상황을 알면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숨겨야 했다.

지금 차원창세신 코아와 초월자들이 벌인 짓을 일원이 들으면 지성체의 기준으로 치면 피를 토하고 죽을만한 일이었다.

‘지금은 참게.

이제 일원을 도울 세력은 없네.

초월자들의 상황을 알고 있지 않는가?

자네와 일대 일 승부를 막을 세력이 이제 일원에게는 없네.

처분이나 승부는 언제든지 볼 수 있지.’

그리고 나직하게 정확한 사실을 말했다.

“일원의 지금 상태는 최악이니 쓰러트린다고 해도 의미가 없네.

공정한 서열전으로 처리를 하지 않으면 진리님이 다시 일원을 복구하시겠지.

정말 처분을 하려면 진리님의 앞에서 정정당당해야 끝이 난다네.

잘 알고 있지 않는가?”

“........”

대신의 말에 황금은 에반젤리를 거두었다.

생각해보니 그 동안 일원에게 붙어서 가장 골치를 아프게 했던 초월자들의 광대한 세력이 거의 사라졌다.

아니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전부 빼앗겼다.

‘아직 일할 정도의 강경파들은 신족의 멸망을 부르짖으면서 혁명을 추종하지만 이제 끝이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신을 반대하는 강경파들을 가만 둘리는 없겠지.

이미 대부분의 초월자들은 혁명이 끝났음을 인정하고 변화와 부흥으로 가고 있다.

일원이 돌아간다고 해도 바꿀 수 없어.’

잘 생각해보니 일원이 불쌍할 지경이었다.

그 동안 몇 번이나 다른 초월자들이 계파를 떠나서 합심하여 일원을 대표로 올리려고 했다.

그런데 일원은 스스로 죄 많은 신족이라고 사양하던 초월자 대표 자리였다.

권력을 위해서 혁명을 한 것이 아니라는 말하면 수없이 사양했었는데 이게 지금사태의 가장 큰 핵심이었다.

‘계판 간의 혼란을 중지하기 위해서는 가장 시급한 것이 강력한 대표였다.

일원이 사양하여 사실상 거의 무의미해지려던 자리였는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재빨리 챙겼지.

막대한 대가를 지급하면서 말이야.’

일원을 중심으로 뭉쳤던 강경파들조차 아무것도 못하고 대표 자리를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넘긴 결과 혁명을 종료되었다.

‘만에 하나 일원이 초월자 대표로 취임해서 자리를 지켰다면 결코 벌어지지 않을 일이다.’

위에서 조율할 대표가 오랜 기간 공백이라서 계파 간에 갈등이 갈수록 커져만 가는 문제점이 컸다.

이걸 어떻게든 해소하려던 초월자들의 바람을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전격적인 조치가 혁명의 치명타가 되어버린 셈이다.

‘결국 일원은 오백억년동안 모든 것을 바쳐 키운 모든 혁명세력을 잃었는가?

참으로 허망하군.

역시 일족과 개인전력 강화가 우선이다.’

자신도 소규모지만 황금일족을 이끌고 있는 오리진이었다.

사실을 전부 알게 된 일원의 절망을 예측할 수 있었다.

그래서 꺼내들었던 에반젤리를 거두고 뒤로 돌아보지도 않고 황금영역으로 돌아가 버리는 황금이었다.

이제 일원에게서 초월자들의 세력이 없는 이상 언제든지 처분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황금영역은 초기 단계라 너무 쉬워진 일원의 처분이 아니더라도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스스스-!

너무나 쉽게 떠나는 황금의 모습에 일원은 놀랐다.

자신의 신력이 고갈된 지금은 황금이 그렇게나 원하던 절호의 처분기회였다.

그런데 대신의 말 몇 마디에 순순히 사라지자 오히려 당황해하는 일원이었다.

아니 긴장이 풀려서 의식조차 흐려질 지경이었다.

절대거리 코아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무리했던 모든 여파가 한꺼번에 몰려온 것이다.

비틀-!

일원이 절대기 파이의 통제조차 잃고 쓰러지려 하자 옆에 있던 대신이 황급하게 부축했다.

신체를 접촉하여 심각한 상태를 확인한 대신은 놀랐다.

의식을 유지하는 것이 다행일 정도로 신력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이런 엉망이로군.

일단 내 신전에 가서 안정부터 취하세.”

이계라면 정상적인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신력과 정기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하지만 황금영역에 만들어 놓은 십중심들의 개인신전이라면 빠르게 회복될 것이기에 다급하게 공간이동을 시키려 했다.

‘무슨 잘못을 했든 귀중한 십중심이다.

그것도 같은 신족을 허무하게 잃어서는 안 되지.

지금 이계의 정기상황으로는 일원이 언제 다시 채워질지 모른다.

어떻게든 지금 있는 십중심들을 지키고 대수를 만들어내야 해.

허나 이제 자연적으로는 후보조차 아예 태어날 기미가 없으니.......’

현재 이계의 허약한 정기밀도로는 창조력의 정점인 대수(大手)는 태어날 가망조차 없었다.

황금영역 안에서 십중심들이 모여 있으면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기에 일원은 반드시 필요했다.

그런 대신의 다급함에도 불구하고 일원은 고개를 흔들면서 거부의사를 표했다.

“아닙니다. 대신.

언제나 도와주시는 호의에는 감사드리나 지금 쉴 여력이 없습니다.

제가 없으면 혁명의 동지들에게 무슨 일이 있을지 모릅니다.

빨리 돌아가서 차원창세신 코아를 막아야 합니다.”

“.........”

일원은 말에 대신은 정말 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금은 갔고 몸 상태도 어느 정도 안정된 것 같군.’

이제 돌아가는 상황을 사실대로 이야기해야하는데 입이 영 떨어지지가 않았다.

아무리 대신이 가장 이성적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같은 십중심에게까지 무감정하게 대할 수는 없었다.

같은 경지와 힘을 가진 동등한 존재는 거의 없기에 귀중했다.

허나 내용이 문제였다.

‘자네 혁명동지들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현세계 행성들과 대표 자리까지 팔아넘기고 아주 잘들 있다네.

아니 이제 축제를 열고 있더군.

자네만 요양하면 아무 문제없어.’

이렇게 면전에서 대놓고 말을 할 수가 없었다.

혁명동지였던 초월자들의 지금 행동은 어떻게 보면 과거 신족에게 당했던 배신보다 더욱 큰 충격이었다.

대신이 아무런 말도 못하자 일원은 흐려진 의식을 추스르고 지금 상황에 가장 도움이 될 십중심에게 물었다.

“검편이여 나를 도와다오.

너의 초고속 이동이라면 현세계를 십년이면 가로지를 수 있겠지?

나를 데리고 진리님의 영역까지 가다오.

반드시 이 빚은 나중에 갚겠다.”

그 말에 검은 외날 검을 허리에 메고 있던 검편이 차갑게 대답했다.

“일년-! 십년은 먼 과거의 이야기다.

너를 데리고 가도 삼년 정도면 충분하다.”

과거보다 열배나 빨라졌다는 말에 일원은 감탄했다.

‘방어에 집중된 나는 백년이 걸리지만 속도에 집중된 검편은 확실히 다르다.

정말 다행이다.’

삼년이면 어떤 사태가 벌어져도 만회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

자꾸 흐려지는 의식을 붙잡고 반색을 하면서 요청했다.

“대단하다.

그리고 잘 되었다.

부탁한다.

나를 진리님의 영역으로 데려가 다오.

내 동지들을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남겨두고 왔다.

그는 위험해.

이 일이 끝나면 반드시 보답하겠다.”

“........”

일원의 고개까지 숙이면서 부탁을 하자 검편은 말없이 고개를 돌렸다.

이미 초월자들의 상황은 긴급으로 연락을 해온 검편일족을 통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검편일족은 특유의 초고속의 기동력으로 현세계 전부에서 십중심의 전령과 정보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니 상황을 모를 리가 없었다.

그러나 주우주의 창조신이 초월자들의 대표가 되다니 이게 무슨 사태인지 파악이 안 될 정도로 충격적인 일이었다.

너무 황당해서 일원의 부탁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일원이 돌아가도 싸울 상대는 없다.

만약 한다면 초월자들과 결판을 내야할 판이다.’

“........”

자신에게 고개 숙여 부탁하는 일원의 모습은 본래 검 날처럼 차가운 이성을 추구하던 자신조차 연민이 생길 정도였다.

그러나 지금 돌아가서는 안 되었다.

고통만 커질 뿐이었다.

‘네가 다시 돌아갈 필요는 없다.

이미 지배종족으로서 권력과 번영을 원하는 초월자들은 혁명의 상징인 너를 버렸다.’

다른 십중심들도 대신의 의지와 각각의 일족들의 연락을 받고서 모두 믿기지 않는 얼굴을 지었다.

이계의 지배세력이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행성들과 대표 자리를 팔았다는 사실이 선뜻 믿기지가 않았다.

일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런 일도 있을 수 있나?

이런 수치가 있나?’

‘황금이 저렇게 반응할 만하다.’

‘앞으로 일원은 어떻게 되는 것이지?’

다른 십중심들이 모두 침묵하면서 자신을 불쌍하게 쳐다보자 이제야 이상함을 깨달은 일원이었다.

다른 십중심들이 자신들의 일족을 만들고 이계 곳곳에 정보통으로 만든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다른 초월자들이 새로운 지배세력이 되려는 의도로 보고 제재를 하려고 했으나 제지했다.

이미 황금과의 적대관계도 부담스러운데 다른 십중심들까지 반대파에 가세하게 할 수 없었다.

‘십중심들은 신족과는 다르다.

언제든지 우리들과 결판을 낼 힘이 있지만 지배권에는 욕심이 없다.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의 힘과 일족의 육성이다.

이와 사실은 같은 십중심인 내가 가장 잘 안다.

적을 더 늘릴 수는 없으니 일단 신족부터 제압한다.’

일족의 확보와 정보파악까지 막았다가는 정말 전면전이 일어날 수 있기에 무시한 상태였다.

그렇게 일족을 확보하기 위해 이계 전부에 뿌려져 있었다.

그러니 가장 중요한 신족 봉쇄선에 일족이 없을 리가 없다.

오리진과 일족의 연결은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었으니 바로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설마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모두 전멸했는가?”

“.......”

그 말에 더욱 곤란한 얼굴을 지은 이계 십중심들이었다.

지금 상황은 지극히 간단했다.

전멸이 아니고 오히려 한편이 되었다.

‘초월자들이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행성을 거의 다 팔아먹고 대표 자리까지 기부를 받고 넘겼다.’

설명은 단 한 줄인데 일족을 통해 직접 본 십중신들도 못 믿을 일을 당사자인 일원이 받아들일 리가 없었다.

결국 대신이 또 나섰다.

툭툭-!

말없이 일원의 어깨를 두드리고 신력을 주입하면서 상세의 악화를 막았다.

“일단 푹 쉬면서 회복하세나.

지금 몸 상태로는 검편의 초고속 이동을 못 견디네.”

“대신-! 지금 차원창세신을 막고 있는 전선 상황이 어떻습니까?”

다급하게 묻는 일원의 대답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대답하는 대신이었다.

이건 간단하게 대답해 줄 수 있었다.

“이상 없네.

초월자은 아무도 더 죽지 않았고 차원창세신 코아와 협상 중이네.”

“........ 그렇습니까?

다행이군요.”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신과도 끈질기게 대화를 원했던 상황이 생각나자 믿음이 가는 말이었다.

그리고 긴장이 풀려서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일원을 부축한 대신은 긴 한숨을 말했다.

“휴우-! 현세계의 행성과 대표 자리를 거래하는 협상이고 이미 다 끝났지만 말이야.

참으로 이상이나 복수를 위한 혁명은 허무하군.

끝나면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일원이 깨어나서 사실을 알면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왔다.

오백억년 전처럼 또 복수 아니 혁명을 하겠다고 할지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랐다.

과거의 신족세력과 지금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끄는 세력은 너무나 달랐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일단은 진리님의 이계 대리인 이상 잘못하면 반역으로 보일 수가 있다.

그리고 황금도 이번에는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지.

무엇보다 행성 재생과 강화를 통한 이계 부흥이라는 명분을 혁명으로는 막을 수가 없지.’

정신을 잃은 일원의 어깨를 부축하고 개인신전으로 이동하는 대신의 심정도 복잡했다.

황금만큼은 아니지만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렇게 쉽게 푼 일을 왜 자신은 못했는지 의아스러울 정도였다.

아니 왜 진리님이 이계에 저런 존재를 보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해결방법을 고안하고 실행하면서 이루어낸다.

그 과정에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아 발생하는 어떤 오명이나 부작용도 감수하고 감내한다.

그래서 미친 회색, 아니 광기(狂氣)의 현자인가?

이런 위험한 존재를 그동안 무시하시던 이계로 보내다니?

진리님이 무슨 생각이신지 대신인 나조차 알 수가 없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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