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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이 그렇게 일원과 다른 십중심을 부축하여 황금영역으로 이동하고 나서 한참 후의 일이었다.
경계막에 약간의 틈이 생겼다.
그리고 틈 사이에서 몇 개의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고 음성이 흘러나왔다.
“저들이 십중심인가?”
“정신체를 경계막이 막지 못하다니?”
“경계막을 오히려 자유자재로 이용하고 있다.”
“정말 상대 못할 괴물들이로군.”“이만 닫아라.
아무리 경계의 틈이라고 해도 위험하다.”
“하? 모두 갔지 않는.........”
거기까지 흘러나오던 대화는 멈추어졌다.
갑자기 공간이 열리고 발사된 찬란한 황금빛이 경계막을 강타한 것이다.
투하하-!
어느새 나타난 황금빛의 창 에반젤리가 경계막의 틈을 파고들어서 가공할 만한 충격파를 속으로 쏟아내었다.
두두두두두-!
경계막의 틈이 마두 진동하면서 벌어지려고 한다.
경계막 너머에서 무엇인가 에반젤리에 관통된 듯 피로 보이는 액체가 품어져 나왔다.
그리고 바로 틈 안에서 수많은 손들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액체의 유출을 막고 보수를 시작했다.
순식간에 파손된 경계막의 틈을 보수하는 권능의 강함은 심상치가 않았다.
그러나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이계 황금의 절대자에게는 결코 닿지 않으려고 피했다.
손들이 경계막의 틈을 보수하면서 점점 좁아지자 에반젤리를 틈에서 뽑아낸 이계 황금의 절대자는 단호한 음성으로 외쳤다.
“꺼져라-!
이계는 이제 진리님의 영역이다.
과거의 협정 따위는 의미가 없다.
접근하면 무조건 말소시킨다.”
“........”
시끄럽던 대화소리가 완전히 사라지고 아무 말 없이 원상복구된 경계막을 보면서 황금은 나직하게 내뱉었다.
“지겨운 것들-!
조금의 틈도 놓치지 않는군.
오백억년동안 전혀 포기를 하지 않았어.”
황금영역에 돌아가다가 일원이 절대거리 코아에게서 벗어나기 위해서 경계막을 변형시킨 사실이 생각나서 돌아온 황금이었다.
경계막은 하나의 세상을 지키는 보호막이기도 했기에 변형은 위험했다.
그래서 바로 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역시 외부의 존재가 침투 직전이었다.
격퇴한 외부의 존재들이 경계막의 틈을 메우고 사라져 간다.
저 멀리로 멀어졌음을 확인하고 가볍게 에반젤리를 휘둘러서 방금 생긴 경계막의 틈의 흔적까지 완전히 지워버린다.
휘이이이잉-!
황금의 권능이 완전히 경계막을 복구한 것을 확인하고 창끝에 묻은 액체를 확인했다.
푸른색의 빛나는 액체와 동일한 색의 신체조각 일부가 묻어 있었다.
경계막의 틈을 열고 대화를 나누던 존재 하나의 심장을 날려버리고 얻은 성과였다.
방금 심장을 관통시켜버린 상대의 피가 분명한 혈액을 보면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예전에는 검은 색이더니 이번에는 푸른색 피 인가?
저들도 여러 종류가 있는 모양이군.
이건 좋지 않아.”
방금 심장을 관통시킨 상대도 권능을 쏟아 부었는데도 불구하고 완전히 끝장을 내지 못했음을 짐작했다.
신력 부족 문제도 있지만 적의 생명력의 강대함을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아직도 살아서 움직이려는 푸른색의 액체와 몸 조각을 지긋이 쳐다보던 황금은 그대로 권능으로 완전히 지워버렸다.
완전히 사라진 경계막의 틈을 보면서 다짐하듯이 말하는 황금이었다.
“허나 진리님과 우리가 이쪽에 있는 이상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세계의 창조주님이 다시 눈을 뜨실 때까지 이계는 진리님의 것이다.
영역까지 만든 이상 누구든 침투하면 반드시 말소시킨다.”
황금영역에서 벌어진 작은 사건이었다.
그리고 정 반대에서는 한창 축제 중이었다.
초월자 대표가 된 차원창세신 코아는 바로 모성을 파괴한 지성체들을 처단하기 위해 죽음의 군세를 투입했다.
그래서 경직된 분위기를 파악한 듯이 한마디를 했다.
“나는 부자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모두가 짖자 가볍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내 방식을 따르면 너희들도 부자가 될 것이다.”
우우우우웅-!
그리고 열려진 아공간에서 강력한 정기가 느껴지는 음식과 술, 음료수들이 쏟아지듯이 끝도 없이 나왔다.
수천 명이 넘는 참석한 모두의 앞에 준비도 없이 바로 놓여 진 처음 보는 산해진미를 보면서 할 말을 잃은 초월자들과 정신체들이었다.
거대신의 모습을 풀고 원래 크기로 돌아온 차원창세신 코아는 먼저 음식과 술을 먹었다.
“주우주 제일의 부자인 나를 믿어라.
이것은 우리가 앞으로 누리게 될 부귀영화의 일부다.
과거를 잊고 현재를 즐기며 미래를 기대하도록 하라.”
다른 참석자들도 어렵게 한 조각을 먹으니 일반 음식도 아니고 신력까지 올려주는 귀한 보물이었다.
그리고 산처럼 쌓인 정기 술을 한 모금을 마시자 몸 전체에 전율이 스칠 지경이었다.
지배자급 초월자란 체면을 잊고 정기술을 마구 들이키다가 취해버린 존재들이 여기저기 보일 정도였다.
비록 용서 못할 수준이지만 방금 죽음의 군세로 인해 지성체들이 학살될 걱정은 잊고서 바로 잔치로 들어갔다.
곧 정기술에 취해 여기저기서 흥겨운 노래가 흘러나올 정도로 가열된 축제 분위기에 살짝 편승한 존재가 하나 있었다.
눈치를 보면서 숨어 있다가 나온 존재는 허무의 베인이었다.
“우물우물-! 꿀꺽-!이것 참 맛있군요.
희석은 하신 모양이지만 신력이 오르는 것을 보니 거의 보물급인데 이렇게 많이 푸시다니 대단하십니다.
허무의 베인이 진리대리 회색현재 차원창세신 코아님을 뵙습니다.
이계로 돌아오심을 진심으로 축하드리옵니다.”
입에 가득 문 음식을 정기술로 삼켜버리면서 허리를 숙이면서 천연덕스럽게 말한다.
허무의 베인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계에 돌아온 느낌을 받자마자 바로 달려와서 근처에 숨어있었다.
‘너무나 빠르고 의외로 돌아가는 상황에 어이가 없었지만 워낙 경황이 없어서 나설 순간을 놓쳤다.’
그리고 다른 칭호를 받은 존재들도 뛰따라 오는 중이니 혼자서 나설 수가 없었다.
그러다가 그렇게나 원하던 정기술로 잔치가 벌어지자 참을 수가 없어서 모습은 나타낸 것이다.
그런 허무를 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잠시 아무 말이 없다가 가볍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휴우-! 이제 얼굴을 내미느냐?
상황파악을 끝내고 내게 붙을지 결심한 모양이지.”
초월자들이 투표를 시작한 순간에 도착한 사실은 알았지만 숨어있기에 괘심하던 판국이었다.
그 말에 잠깐 얼굴이 붉어진 허무의 베인은 더욱 깊숙이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한다.
‘자칫하면 또 맞는다.’
“물론입니다.
칭호를 받은 존재들과 저는 언제나 진리대리이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편입니다.
여기 모인 존재들은 모두 이계의 지배계급이었다.
비록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이상하게 당해서 이런 상황이지만 만만한 상대고 세력도 아니었다.
이계 전부를 다스리는 지배자들 앞에서 두들겨 맞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시키신 일도 모두 준비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만 보이도록 아공간에는 꽁꽁 묶여진 수백 명의 존재들이 있었다.
어찌나 철저하게 묶고 봉인을 해두었는지 몸 전체가 둘둘 말린 멍석과 같았다.
그리고 얼굴이나 눈도 철저하게 가두어서 주변을 파악하지 못하게 하고 있었다.
“지시하신 대로 신족에서 가장 악명 높은 놈하고 착하다고 소문난 분을 하루에 한명씩 납치해서 가두어 놓았습니다.”
뭔가 호칭과 어감이 이상했지만 차원창세신 코아는 슥 흩어보고 의문점을 물었다.
“호오? 수는 맞구나.
그런데 왜 안 죽이고 데리고 있었느냐?”
내 명령은 가장 악한 신와 선한 신을 하루에 한명씩 죽이라고 했을 것인데?
왜 납치해서 가두기만 했지?”
“.........”
그 말에 허무의 베인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머리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처음에는 시킨 대로 납치해서 바로 죽여 버리려고 일을 했다는 증거만 남기려고 했는데 일부가 반대했다.
아무 도움도 안 되고 해만 되는 악한 신이야 상관없는데 도움이 되는 착한 신은 죽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성향을 알고 있는 자신으로는 실로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지금 우리들이 무슨 정의의 사도라고 그딴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상대가 선하든 악하든 어차피 납치해서 죽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어차피 신족과는 끝이야.’
허나 워낙 반대 여론이 심하니 못 죽였다.
그렇다고 풀어줄 수는 없었다.
이미 납치를 했고 이들은 최고의 악질이거나 선하다는 명성답게 꽤 고위신들이라서 이미 어느 정도 자신들의 정체를 눈치 챘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가 시킨 일을 진행시키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일단 납치해서 가두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는데 아주 잘 못된 것 같았다.
자신의 멱살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오른손에 잡혀서 들려지고 있으니 말이다.
우둑-! 우둑-!
차원창세신 코아는 왼손으로는 언제든지 허무의 베인의 얼굴을 박살낼 준비를 하면서도 친근하게 물었다.
‘아주 괘심하게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면서 수작을 부렸다.’
그래도 진행은 했으니 즉결처분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원인파악은 반드시 해야 했다.
“누가 내 말대로 하는 것을 반대했지?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칭호를 받은 존재들 전부는 죽고 신령은 나의 신령연옥에 가두어 지게 될 것이다.”
그 순간 차원창세신 코아의 이마 정중앙에서 빛나는 창조신의 보석 ‘신령연옥’이 빛을 발한다.
개방되어서 그 안에 보이는 모습에 허무의 베인은 진절머리가 쳐졌다.
자신과 비교해도 별로 떨어지지 않는 고위의 신들이 모두 작은 독방에 처박혀서 멍한 시선으로 보석 안에서 밖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독방에 갇힌 주신들은 그나마 나았다.
다른 하위의 신들은 공간이 아깝다 듯이 관에 가두어져서 탑처럼 쌓아 두고 있었다.
“대표인 넌 특별히 가장 작은 관에 영구히 가두어주지.
그러기 싫으면 대답하라.
누가 내 명령을 감히 마음대로 바꾸자고 선동했지?”
관으로 만든 탑은 안에서 몸부림을 치는지 가끔 흔들리는데 소름이 쫙 올라왔다.
자칫하면 자신들도 저 꼴이 될 확률이 지극히 컸기 때문이다.
“불복종의 디스입니다.
시키면 그대로 하지 꼭 반대를 하는 그 놈이 항상 문제입니다.”
마침 옆에 없으니 마음 편하게 고자질 했다.
아니 이제 지켜 줄 의리도 없었다.
뭐 좀 제대로 죽이려고 하면 항상 반대하면서 다른 주장을 해대는데 아주 질릴 지경이었다.
‘아무리 자신의 권능이 ‘불복종(不服從)’이라고 해도 같은 편에게는 자제해야 하는데 제어가 안 되는 모양이군.’
반대만이 아니라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모여서 세력이 커져가자 다른 생각까지 품은 모양이었다.
대표를 투표로 뽑아서 독립 세력을 만들자고 주장하면서 여기저기 선동까지 하고 있었다.
정말 세상 물정 모르는 소리였다.
‘멍청한 놈! 초월자들이 대부분 점유한 현재 이계 상태에서 독립세력을 무슨 수로 만들어?
정기가 있나?
쓸 만한 영역이 있나?
아무것도 없으니 전부 뺏어야 한다.
그럼 그게 도적집단이지 무슨 독립 세력이야?
신족이나 초월자들에게 토벌 당하기 딱 좋지.
그리고 지배세력의 수장은 아무나 되는 줄 알아?
투표해서 대표로 선출되면 끝 인줄 알아?
특출한 능력이 없으면 끝장난다.
다른 지배세력이 보기에 나은 점이 없으면 무시당한단 말이야.’
그러나 이계를 떠돌아만 다니다가 모처럼 세력을 이룬 칭호를 받은 존재들의 입장에서는 매력이 있는 모양이었다.
나중에는 묵묵히 납치만 하자는 자신의 말보다 이런저런 미래를 제시하는 불복종의 디스를 더 따를 지경이었다.
‘당장 박살을 내자니 차원창세신 코아가 주우주로 돌아가 버린 불확실한 상황이다.
그리고 이들을 죽이면 신족과는 정말 끝이니 잘못된 말도 아니지.’
그러니 울화통이 터지면서도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러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왜 시킨 대로 죽이지 않았느냐는 추궁에 바로 일러바친 것이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뒤로 돌리면서 말했다.
아까부터 고속이동가 공간이동을 반복하면서 다가오는 칭호를 받은 존재들은 감지하고 있었다.
허무의 베인은 이미 도착했는데 이들은 아직도 오려면 한참 멀었다.
그나마 맨 앞에서 달려오는 놈은 그중 나아보였지만 격이 확실히 떨어졌다.
이것만 보아도 능력의 차이는 확연했다.
“지금 칭호를 받은 존재들 맨 앞에서 서서 오는 저 놈이 불복종의 디스냐?”
허무를 비롯한 칭호를 받은 존재들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계로 돌아오자마자 연결해둔 권능으로 알아챘다.
그런데 불복종의 디스가 또 무슨 생각인지 칭호를 받은 존재들을 전부 몰고 가서 세를 과시하자는 말에 어이가 없어서 먼저 와버렸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성격상 신속한 보고는 필수였는데 납치를 위해 흩어진 병력을 모으려면 많은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주 운 나쁘게도 꽤 신속하게 모은 모양이었다.
“........ 맞습니다.”
“참 세상에 불만이 많은 모양이구나.
편히 살기 싫은 모양이지?
그리고 뭐 하러 일하고 있는 부하들을 전부 데려와?
내게 집단으로 덤벼보겠다고?
자살 희망자냐?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동반 집단자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