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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850화 (850/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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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끌기 위해서가 아니면 숨겨둔 자식이 있다는 뜻이었다.

최고 수준의 선신이 혼외자식을 가졌다니 어처구니가 없어서 당장 목을 쳐버릴까도 생각했지만 너무나 약해진 신족에게 단 한명의 강자라도 아쉬웠다.

‘더구나 허무의 위력시위를 보고도 강자라고 말할 정도면 보통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수백 명의 선신과 악신들이 똑같은 수작을 부리면 귀찮을 수 있어서 경고를 했다.

“아주 자신감이 넘치는구나.

나를 속이거나 실망시키면 공개처형과 신령봉인만으로는 안 끝난다.

각오하고 하는 말이겠지?”

허나 선신은 물러서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기세가 등등하게 외쳤다.

“제 직계는 태어날 때부터 최고입니다.

저는 후대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러니 분명히 만족하실 것입니다.

이 봉인만 풀어주시면 바로 보여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결국 본론을 꺼냈다.

수작을 부려도 너무 허술하니 거짓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길게 받아주기가 싫어진 것이다.

‘처분해야할 상대가 너무 많아서 한명만 붙잡고 있을 수가 없다.’

바로 이야기를 정리했다.

“너는 공식적으로는 반려도 직계도 없잖아?

신생 전부를 창조주님에게 바친다고 선언했지?

그 다음에 독신을 유지한 것이 아니냐?

그런 상황에서 숨겨둔 자식이 강해봤자 얼마나 강하다는 것이냐?”

대화하기 싫은 상대는 아니지만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탓이었다.

그러나 선신은 물러서지 않았다.

지금 걸려있는 것은 자신의 목숨과 기약도 없는 신령의 봉인이었기에 이것저것 가릴 여유는 없는 것이다.

“어린 시절의 사랑과 어른의 사정입니다.”

“철없던 시절에 친 사고를 평생 수습하고 있었다는 뜻이냐?”

너무나 정확한 지적에 선신은 잠시 얼굴이 붉어졌지만 곧 태연하게 말했다.

“순수한 첫사랑을 지키고 끝까지 책임을 졌습니다.”

명분과 체면을 중시하는 신족의 특성상 본래는 드러나서는 안 될 일이다.

이제까지는 당장 직위와 명성을 잃고 추락할 사건이지만 시대가 변하고 있었다.

‘명성 높은 선신인 내가 이유도 모른 채 납치된 순간부터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지.’

그 와중에 죄가 없으니 풀어달라고 당연한 주장을 말하던 최대의 경쟁자가 처분되었다.

죄가 없지만 명성이 높다고 바로 목이 날아갔으니 시대의 변화는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

‘이제부터는 체면과 신분보다 성과와 실력만이 중시되는 시대이다.

그럼 아무 문제없어.

평생을 사랑한 여신의 신분과 신격이 너무 낮아서 반려라고 정식으로 공개를 하지 못했지.

쏟아지는 청혼과 결혼요구를 물리치기 위해서 독신이라고 선언까지 하면서 사랑을 지켜왔다.

그렇게 순수한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는 정말 감당 못할 정도로 훌륭했어.

선신으로서 얻은 모든 정기와 일족의 숨겨진 재산까지 투입하고도 만족했을 정도였으니 말이야.’

너무나 강력하게 자란 아들이지만 역시 여신의 낮은 신분과 신격이 문제였다.

가진 능력보다 세력과 신분을 중시하는 신족이었으니 뛰어난 개인의 견제는 당연시 되어 왔던 것이다.

그런 몰지각한 견제 속에서 너무 뛰어난 아들이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르기에 숨겨놓고 키우기만 해왔다.

너무나 힘들었지만 지금 상황을 보니 참으로 현명한 결정이었다.

‘참으로 긴 힘든 세월이었군.

나의 시대, 아니 내 아들의 시대가 드디어 왔다.

세력과 명분이 중요했던 과거라면 불가능하지만 실력위주의 시대라면 공개를 망설일 이유가 없다.’

거꾸로 매달린 채이지만 모든 선신과 악신을 둘러보면서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 비록 독신이라고 세상을 속였지만 이제는 당당하게 외칠 수 있었다.

“제 아들은 영웅신입니다.”

“!!!”

벌떡-!

지금까지 무슨 일이 있어도 태연하던 차원창세신 코아가 라크사샤를 왼손으로 안고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는 것을 보면서 확신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첫사랑을 지키는 길을 감수한 모든 인내와 투자가 화려한 결실을 맺고 보답을 하려했음을 말이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는 최고위원회의 건물에서 공간이동을 하며 거꾸로 매달린 선선의 앞에 섰다.

“숨겨둔 아들이 영웅신이라고?

이계의 현재 정기상태에서 가능한 일인가?

아니 이계 신족이 멸망해가는 오백억년동안 뭐하고 이미 끝장난 지금 나타날 수 있는가?”

“그것이.......

질문을 쏟아내는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무엇인가 대답하려는 선신이었으나 바로 입을 다물었다.

은은한 살기가 밀려온 것이다.

“넌 이만 닥쳐라.

이란 상황에서도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여유는 높게 평가하지만 더 이상 개인에게 이상 소비할 시간이 없다.

내가 직접 조사하겠다.”

황금빛 연기 속에서 마력이 솟구치면서 마도를 발동시킨다.

이제는 주우주 모든 관리신들의 꿈이자 악몽이 된 마도였다.

“퍼스날 히스토리(Personal History)”

- 마법계열 : 시공 및 차원마법, 기록계, 발현시

- 효 과

마도를 발동하는 순간 태어나 보고들은 모든 사실이 일기 형식으로 작성된다.

어떤 매개물을 기반으로 하여 특정 인물의 특정시점까지 모든 기록을 남김없이 자료화 및 문서화를 하는 마도이다.

그 구현방식은 어떤 가감 없이 본인의 시점으로 보여 지는 것을 자신의 인지로 강제적으로 기록하게 하는 것이다.

억지로 잊은 일도 무의식과 과거를 되돌려서 용서 없이 기록한다.

영상화도 할 수 있으나 너무나 막대한 정보량이 발생되어 본인의 인식하에서 서류화로 바꾸었다.

그래서 더욱 냉정하고 정확한 기록물이 되었다.

인사를 담당하는 모든 관리자들이 바라는 꿈의 마도이다.

그리고 피 관리자들에게는 가장 처절한 악몽이 된다.

아무것도 속일 수 없이 자신의 일생이 숨겨놓은 일기처럼 공개되는 것이다.

- 제 한

시간과 공간의 통제가 과거에서 이루어지므로 차원의 권능이 필요하며 가감 없는 정보의 작성을 위해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 이 정도 확인하면 믿을 수 있으려나?

부족하지 않나?

긴 삶을 살았던 선신답게 끝도 없는 자료가 탑이 되어서 허공을 채운다.

뭔지는 모르지만 굉장한 불길함은 느낀 선신이었다.

하지만 이미 할 수 있는 일은 다한 셈이었다.

그래서 서류의 탑에서 몇 개의 서류를 꺼낸 차원창세신 코아가 빠르게 읽어가는 것을 보면서 기다렸다.

좌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륵-!

수십 권이 넘는 자료를 넘겨보던 차원창세신 코아의 입에서 기계적인 음성이 흘러나왔다.

“구세의 영웅신(救世의 英雄神) 대자재천(大自在天) 시바.

신족의 멸망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모든 신족 무의식이 총력으로 탄생시킨 최고최강의 영웅신.

현재 신족 영역 가장 외곽의 행성에서 숨어서 폐관수련 중이군.”

“허어어어어억-!”

난데없이 자신의 아들의 정체와 이름, 현황까지 나오자 기겁한 선인이었다.

그리고 자신조차 모르는 내용이 뒤를 이어 나오자 입을 딱 벌리고 듣기만 했다.

“생성 초기에는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조차 쓰러트린 이계 일원에게 밀려서 지금까지 침묵하며 힘을 축적해 왔군.

어느 정도 힘을 쌓은 이후에는 초월자들의 광대한 세력을 어쩔 수가 없어 기회만 노려왔는가?

내가 이계 일원을 초월자들에게서 축출하고 추방하자 바로 모습을 드러냈군.

그런데 여기서 매달린 선신과 악신만이 아니라 시위대까지 기겁을 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한 이계 일원을 타도했다는 말이 주는 의미는 너무나 컸다.

“예? 일원을 물리치셨다고요?

그게 가능한 일이었습니까?”

“타도가 아니라 이계 외곽으로 절대거리 코아를 사용해서 날려보냈다.

정상적이라면 백년 이후에 복귀가 가능할 것이다.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니다.

시끄러우니 닥쳐.

자료 재분류는 직계교육.”

좌르르르르륵-!

그렇게 지나가는 말투로 대답하면서 퍼스널 히스토리로 만들어진 자료를 다시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당장 자세한 사정을 알고 싶지만 입을 다물라고 지시를 들었으니 침묵을 유지했다.

하지만 마음 속에서는 계속의 의문이 소용돌이쳤다.

‘일원을 일백년 동안 날려버렸다는 사실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신족이 그렇게나 제압하려던 일원을 현세계 외부로 추방했다는 말이 너무 쉽게 나왔다.

선신과 악신, 시위대의 시선이 증오와 원망에서 약간의 호감으로 바뀌어갔다.

당연한 것이 차원창세신 코아가 추방한 일원은 신족의 배신자 정도가 아닌 불구대천의 원수였다.

개인에게 닥친 불행에 처음에는 동정도 했지만 이제는 용서할 수 없는 상대였다.

‘개인에게 발생한 원한을 당사자들에게 전부 복수하고도 만족하지 못해 신족 전부를 혁명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리고 동족인 신족을 이렇게 만들어 버렸지.’

초반에는 어떻게든 달래고 무마하려고 했지만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총력으로 쓰러트리려고 시도했었다.

그러나 초월자 세력까지 규합한 일원에게 패배만을 반복하다가 이 꼴이 되어버린 것이다.

‘진리의 자랑이자 보물이라고 불리는 십중심은 정말 항거하지 못할 존재들이었지.’

‘결국 십중심 한 명의 복수조차 견디지 못하고 신족이 멸망했다.’

‘그런 일원을 백년이상이나 추방했다니?’

일원은 창조주님의 대리인 과거의 창조신장을 소멸시켰고 긴급 발동시킨 최강의 마신이라는 마신황제조차 파멸로 몰아넣어 버렸다.

그리고 초월자들을 이끌고 지배종족이었던 신족의 영광을 끝내버렸다.

그런 일원을 백년이상이나 추방시켰다면 신족으로서는 더없이 큰 공적이었다.

진리나 잠드신 창조주님의 인정이 없어도 창조신장으로 인정되기 충분할 정도였다.

‘당장이라도 창조신장이 될 수 있는 공적이다.’

‘그런데 왜 그건 말을 하지 않고 이런 식으로 처리하지?’

주변의 의혹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직계에 대한 교육 자료를 모두 읽고서 결론을 내렸다.

“영웅신이 맞는군.

인정하겠다.

너는 현실을 동정하는 대신 미래를 준비해왔다.

선신 대표로서 충분하다.

신계에 정식으로 등록해 주지.”

바로 선신의 대표로 임명하고 거꾸로 매달린 줄까지 직접 풀어주었다.

둑-! 쿵-!

선신은 워낙 오래 봉인당해서 미처 자세를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부터 박았지만 전혀 기분 나쁜 얼굴이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희열이 넘칠 정도로 기뻐하고 있었다.

‘살....... 살았다.

그리고 일위다.

아니 영웅신인 내 아들이 드디어 신족의 지배층에 들어가는 것이다.’

아주 복합적인 기쁨을 느끼는 와중에 더욱 환호할만한 명령이 떨어진다.

“이 길로 돌아가서 너의 아들인 시바를 정식으로 직계로 삼고 절차를 밟아서 신계에 임관시켜라.

구세의 영웅신을 제 사군의 군사령관으로 삼겠다.

그가 사군을 이끌고 배신자 신족을 돌파하여 봉쇄를 푼다면 바로 총사령관이 될 것이다.”

그 말에 선신의 입은 찢어져라 벌어지면서 겁 없이 되물었다.

“하하-! 임관하자마자 군사령관이라 하셨습니까?

그리고 공을 세우면 총사령관까지 되는 것입니까”

“감당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상관없다.”

선신은 자신이 있었다.

영웅신인 자신들의 아들의 능력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히 휘하의 병력이 많다고 해도 밀릴 수가 없었다.

‘신족 전체의 군세라도 내 아들이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

드디어 이제 우리 가문에서 최고위의 지배층이 나오는구나.’

군사령관은 최고위 창조신 중에서도 상위서열만이 차지할 수 있는 자리였다.

이제까지는 능력보다 신분이 중요했기에 넘을 수 없는 산이었지만 지금은 마치 뒷산으로 보일 지경이었다.

그런데 더없는 기쁨에 찬물을 뿌릴만한 정보가 생각이 났다.

아주 심각한 문제였다.

“잠시만! 사군은 없습니다.

현재 신족에게는 삼군까지만 있습니다.”

신족에게는 삼군과 허계 봉쇄군, 아니 진리 친위군만이 있었다.

일군과 삼군은 배신자 신족과 전면전이고 이군은 우회로를 틀어막고 대기 중이었다.

진리 친위군도 있지만 본래 군단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과한 전력을 가졌고 본성 수호를 위해서는 뺄 수 없는 전력이었다.

즉 사군이라는 십만이 넘는 투신은 어디에도 없다는 말이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바로 주변을 돌아보면서 확정했다.

“저들이 제 사군이다.”

“!”

주변에 있는 것은 오직 평화 시위대 이십만 명이었다.

이해하기 힘들지만 무슨 말인지 단번에 깨달은 선신은 다급하게 다시 물었다.

‘강제 징병?!’

자신의 아들이 이끌 군이었기에 물러설 수가 없었던 것이다.

“군대가 아닌 시위대입니다만?

그것도 평범한 시민 아니 민간신들입니다.”

“누구라도 신기와 무기를 들면 군신이고 투신이다.”

너무 성급한 결정을 쉽게 내리는데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실제로 신기를 들고 서 있는 시위대가 거의 대부분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시대는 언제나 어느 때나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무기를 들고 싸우고자 한다면 투신이 될 것이며 펜과 망치를 들고 일하고자 한다면 관리신이 되는 것이다.

나는 창조신장으로서 각자의 미래의 선택을 빠르게 해주겠다.”

이 말은 감히 신기를 들고 폭력시위를 했으니 강제로 입대시키겠다는 억지였다.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닌 것 같지만 그냥 넘어가자.’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신의 아들이 영웅신이라는 말에 기뻐하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 이상했다.

본래의 군사령관을 바로 교체하기는 힘들지만 부사령관으로 임명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억지로 군을 만들어 넘기려고 하면서 자신을 보는 눈도 심상치 않다는 사실을 모를 정도로 눈치가 없지는 않았다.

그래서 선신이 침묵하자 고개를 돌려서 전 신계를 굽어보면서 선언했다.

“이제부터 어떤 시위라도 적발되면 모두 군문에 임문시켜 군의 투신, 아니면 군신으로 만든다.

그리고 제 사군은 시위(示威)로 명명한다.”

그 소리를 들은 다른 신계의 신들은 놀람이 지나쳐 이제 허탈하기까지 했다.

‘정말 할 작정이군.’

‘이제 시위하면 정말 군에 끌려가는가?’

‘이건 독재야! 범죄야!’

‘그런데 스스로 절대독재자라고 선언하니 할 말이 없군.’

부글부글 불만이 끓어오르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지만 전혀 상관없이 말을 이어가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부작용보다 효과가 먼저다.

이제 군대에 끌려갈 생각이 아니라면 시위는 꿈도 꾸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지금 각 외곽 신계에서 벌이던 시위대들은 이미 모두 도망쳐서 개인신전에 틀어 박혀 숨느라 난리였다.

이제 신족 전부가 반역세력이 되지 않는 한 표면적인 혼란은 없었다.

‘반란도 용기가 있고 나와 맞먹는 능력에 인망도 있는 구심점이 있어야 성공한다.

지금의 이계신족으로는 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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