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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853화 (853/1,533)

<--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그리고 지금 차원창세신 코아를 막을 힘도 이익도 명분조차 없었다.

억지로 돌아가서 싸운다고 이길 방법은 없고 전쟁에 큰 도움이 되니 막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보내준 신병 고위신들도 쓸 만하고 말이야.’

‘시위대를 강제징병해서 사군 시위(示威)라고 했나?

급조했지만 기대해도 되겠어.’

일천 명 정도 되는 신병들이 문제아라고 끌려왔는데 역시 하도 말이 많기에 바로 최전선의 요새에 전부 처박았다.

그 이후는 알아서 끈질기게 잘 버티고 있으니 아주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이런 과격한 조치들이 과거라면 정신 나간 소리라고 비난할 일이다.

하지만 전장에서 살고 있는 지금은 지극히 정상으로 보이기 시작하고 직접 하니 문제이기는 했다.

그러나 전쟁의 승패로 보면 아주 작은 거슬림에 불과했다.

‘현세계의 창조주님이 잠드신 지금 진리님에게 창조신장을 임명할 권리가 분명 있으시지.’

절대계의 창조주이신 진리님은 영원체가 분명히 맞았고 일부지만 현세계의 지분을 가지고 계셨다.

이제까지 애써 무시했지만 현세계의 창조주님이 잠드신 지금 현세계의 창조주님은 진리님이 맞았다.

‘그러나 설마 차원창세신 코아를 창조신장으로 임명하실 줄이야.’

‘창조신장은 모든 신족에 대해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다.’

‘우리 또한 예외가 아니지.’

창조신장은 창조주님의 대리인으로서 의도에 어긋나지 않는 한 무소불위의 권리가 있었다.

그러니 개인의 사욕이 아닌 후방의 안정이란 측면으로 보면 지금 하는 일은 모두 잘못된 것이 아니었다.

위원회의 주신들이 큰일이라고 외치는 재판 없는 공개처형도 별 감흥이 없었다.

‘선신과 악신이 수백 명이 죽어?

그래서 뭐?’

‘여기는 매일 수백 명이 죽어나간다.’

전장에서 배신자 신족의 창조신들과 사투를 벌리면서 수많은 죽음을 당하고 시키는 입장에서 현재의 본성의 상황은 크게 와 닿지가 않았다.

지금도 전선에서 국지전이 벌어지면서 수천 명의 투신이 죽어나가고 있는데 겨우 수백 명의 선신과 악신을 공개처형을 당했다고 외치지만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아니 눈에 가시가 빠진 것처럼 시원하기까지 했다.

‘잘 죽고 봉인되었다. 입만 살은 썩어빠진 놈들.’

‘어차피 세금도 안내고 신족 전력에 도움도 안 되는 것들이지.’

‘오히려 잘 되었어.

무슨 일만 하려면 항상 방해만 놓았는데 잘 처리되었어.’

‘이제까지 하신 일 중 가장 마음에 드는군.’

재판도 없는 공개처형은 잘못이지만 지금은 전시였고 전력강화에 방해물이 되는 존재의 처리였다.

후방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지만 불량이 많던 신기들의 품질과 수량까지 정상화 되었다.

일 년 동안 항상 삐걱거려 가슴을 서늘하게 하던 보급은 안정화되었고 신병까지 온다고 하니 더할 나위 없이 안심이 되었다.

더구나 방법이 과격하지만 후방이 확실하게 안정이 되었다는데 방해를 할 수 없었다.

‘확실한 보급과 엄청난 수의 신병이라?

전방의 지휘관으로서는 더 이상 좋을 수가 없군.’

‘진리 친위군에게 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군 시위가 오면 전선을 교대하고 휴식을 할 수 있겠어.’

창조신들은 피곤했다.

일 년 동안 격전을 거듭해서 피로가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창조신까지 이런데 휘하 주신들과 투신들은 이미 한계에 몰린 상황이었다.

그러니 추가로 만들어지는 군대의 투입은 가장 바라던 일이었다.

그렇다고 속마음을 입 밖에 낼 수는 없기에 서로 의지를 교환하고 통신을 종료했다.

“........ 알았다.

고생이 많구나.

그럼 수고하도록 해라.”

“예? 예?”

“잠....... 잠시 만요!”

이러면 안 되는데 라는 얼굴을 하는 주신들의 표정을 애써 무시하고 창조신들은 다시 가열되는 전쟁터로 시선을 돌린다.

본성 피오리나에 건설되고 있는 요새와 생사의 일방통행을 관리한 시설이 건설 중이었다.

일군과 삼군의 모든 주신들, 그리고 군신들이 모여서 총력전을 벌리고 있었다.

우우우우우우우웅-!

본성의 중앙에 뚫린 거대한 검은 구멍은 초월자와 배신자 신족에게 막혀버린 희망의 길이었기에 결코 빼앗길 수 없었다.

그리고 상대도 같은지 정말 치열하게 공격해오고 있었다.

“또 온다.”

“이제 주신들은 앞에 나서지도 않는군.

정기를 아끼기 위해서인지 창조신들이 전면이야.”

언제나 뒤에 있던 창조신들이 가장 앞에서 서로 치고받는 사투를 벌리는 일은 이미 일상이었다.

그렇게 전쟁에서 명분보다 실리에 눈을 뜬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은 전원 침묵했다.

이런 반응에 위원회의 주신들은 혼란의 극치를 맛보고 있었다.

일부라도 돌아오셔서 견제를 바랬는데 이건 정 반대였다.

창조신님들이 지금 돌아가는 상황에 내색을 하지 않았지만 기뻐하고 있다는 기색을 놓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았다.

창조신들의 냉소적인 반응에 힘겹게 버티던 수뇌부의 주신들도 점점 시대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면서 초조해 지고 있었다.

“이....... 이러면 절대 독재를 인정하신 것이잖아?”

“우리 어쩌지?”

전체적인 수로 보면 절반도 안 되는 배신자 신족보다 약한 군대를 가지게 해서 직접 전장에 서게 만든 위원회의 주신들의 고난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매일 전원이 불려가서 무능하다고 쌍욕을 먹고 목검에 곤죽이 된 다음에 엄청난 일거리를 강제로 처리해야 하는 처분까지는 아니었다.

“이건 영광스런 위원회의 주신이 아니라 화풀이를 위한 멍청이 취급이다.”

“무슨 수단을 내야 해.”

“어떻게?”

“.......”

힘과 신격의 차이는 워낙 크니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어설픈 반항을 하면 바로 공개처형 된다는 예지도 결코 바뀌지가 않았다.

유일한 희망이 최고위원회의 창조신인데 자신들보다 더 고루하더니 전장에서 일 년 정도 지내더니 완전히 성향이 과격하게 바뀌어버렸다.

과거에는 모든 신족을 다스리는 위원회의 주신들과 아무 상관없이 차원창세신 코아 혼자에 의해 진행되고 이루어지는 일들을 보면 무서울 지경이었다.

“몇 억년을 투자해야 하나 만들 수 있는 일개 군단이 순간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더구나 정식 신계에 이름조차 올리지 않는 투신이 바로 군단장으로 임명되다니?”

“영웅신이라고 하지만 사생아라며?

이건 말도 안 돼-!”

영웅신이라고 하지만 신분도 낮은 정도가 아니라 아예 정체조차 불확실한 투신이다.

그런데도 바로 군사령관이 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당연히 군부에서도 불만이 올라오고 있지만 이상하게 공론화되지 않았다.

강하기만 하면 저런 벼락출세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증명되니 서서히 어떤 열기를 투신들에게 불어넣고 있는 탓이었다.

‘나도 될 수 있다.’

‘이건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다.’

스스로 훈련하고 단련하는 투신들이 급속도로 늘어가면서 텅 비었던 수련관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을 할 정도였다.

그리고 각자의 사정으로 군신과 투신을 어쩔 수 없이 그만두고 무기력하게 소일하던 은퇴한 투신들도 가세했다.

‘드디어 명예롭게 군문에 복귀할 기회야.’

‘정치가 아닌 힘이라면 자신 있지.’

여기에 병역의 의무가 없으면서도 자원해서라도 군에 입대하려는 젊은 투신들까지 나오고 있다니 세상이 뒤집혀 보일 지경이었다.

‘출세를 원해 군대에 자원하다니?

이게 말이 되나?’

‘아니 이길 수 있는 전쟁이라면 맞기는 하군.’

평화 시에는 진급도 힘들지만 지금은 최전선에서 수많은 투신이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는 끔찍한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공을 세울 기회가 얼마든지 있고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그렇게 전쟁 중인 군에 자원한 투신들이 오면 매일 위원회의 주신들을 두들겨 패면서 쥐어짜느라 바쁜 차원창세신 코아는 멈추고 일일이 직접 환대했다.

개인 혹은 몇 명이 모여서 온 입대 희망자 앞에서 창조신장의 신격을 아낌없이 드러내고 강화한 신언이 울렸다.

처음에는 만류였다.

“다시 생각해 보도록 하라.

강제 징병이 되었든 자원을 했든 일단 투신이 된 이상 이제 누구도 실패자를 보살피지 않는다.

전장에서 동료에게 방해가 되거나 낙오되면 끝이다.

이기기 위해서는 눈앞의 강적보다 무능한 아군부터 처단해야한다.

무능한 아군이 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

“........”

거기까지 들은 지원한 투신들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었다.

방해가 된다면 아군조차 용서하지 않겠다는 잔혹한 말이다.

하지만 전면전 상황에서 아군이 밀리고 있어 분개하던 판국에 능력에 따라서 파격적인 대우를 해준다고 해서 왔으니 바로 나가겠다는 말 따위는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너무나 갈망하던 약속이 나왔다.

“결심이 되었느냐?

그렇다면 나는 창조신장으로서 유능한 아군을 만들기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겠다.

강해질 가능성만 있다면 정기가 얼마가 들어가든 상관하지 않고 투자해 주겠다.

그 대가로 누구보다 강해져라.

그러면 합당한 대우를 하겠다.”

신언에 담긴 말은 단순한 강제력이 아니 약속이기도 했다.

“싸워 이겨라.

승리로 얻은 모든 영광과 영역은 바로 싸워 이긴 투신들의 몫이 될 것이다.

신족을 위해 자원한 너희들은 제 오군 대세(大勢)가 되어 새로운 신족의 시대를 열어라.

그러면 앞으로 신족으로 가질 수 있는 모든 영광은 너희들이 가진다.”

마치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은 흥분 속에서 창조신장의 축복과 약속은 끝났다.

우와아아아아아아아-!

사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 같은 자원한 투신들은 처음의 약속대로 신계에서 막대한 정기가 들어가는 신체강화 조치부터 받았다.

약간의 불안조차 없애버리는 확실한 지원이었다.

그리고 주동자들을 최전선에 보내도 계속 생기는 방해꾼들을 직접 처단하고 신령을 끌고 온 넘버원도 영향을 받았다.

지원자들 바로 옆에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원입대하고 복귀한 투신들에게 하는 연설을 직접 들은 넘버원의 눈은 더욱 불타올랐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병은 잘 모르지만 방금 말은 앞으로 투신들에게 영역배정에 우선권을 준다는 약속과 같다.

그것은 고위신족이 최후로 바라는 독립신계의 획득이다.’

너무나 좁아진 영역으로 인하여 최고위원회 중에서도 극소수의 창조신만이 가졌던 최고의 권리가 주어진다는 뜻이었다.

일족의 생성과 신계 안에서의 자주권이었다.

‘드디어 나도 신계를 가질 기회가 열리는구나.

그것도 잃어버렸던 영역에서 말이야.’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고 돌아온 넘버원은 모든 지휘부를 소집했다.

그리고 전달한 차원창세신의 연설내용에 더욱 엄숙해지고 욕망에 불타게 된 진리 친위군이 지휘부들이었다.

원래 최고의 정예라는 진리 친위군에 소속되어서 상대하기 너무 힘든 허계의 존재들과 싸워온 그들이었다.

당연히 나약함을 증오하고 강함을 갈망했기에 이런 과격한 조치에 대한 거부감이 덜했다.

여기에 신계 주신이 되어서 차후 신족의 주도권까지 보장이 된다면 물불을 가릴 필요가 없었다.

지금도 몰래 찾아와서 훈련병으로 끌려온 아이를 빼달라고 애원하는 친척들의 불만 정도야 나중에 높은 자리를 차지하면 칭송으로 바뀔 일이었다.

그리고 군대에 고위직을 더 만들기 위해서는 지휘할 수 있는 병력이 필요했다.

결국 적극적으로 훈련병 가족들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대부분 집에서 할 일없이 놀고먹으면서 시위나 하던 집안의 짐이었던 녀석이었다.

그러니 군에서 출세하게 강하게 만들자.

훈련시켜 보니 재능이 있어.

잘만하면 지휘관 아니 군사령관도 꿈이 아니야.’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설득이 변해가는 분위기에서 묘하게 잘 먹혔다.

나중에는 잘 부탁한다고 사례까지 받을 정도였다.

그런 기세를 업고 이제 정식 명령보다 한층 강화된 지휘부의 훈련지침이 떨어졌다.

“무조건 제 사군 시위를 진리 친위군에 지지 않을 정예로 만들어라가 창조신장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정식명령이다.

제 사군 시위를 철저하게 정예로 만들자.

그리고 깨닫게 하자.

그렇게나 불만이고 힘들다고 외치던 훈련이 가장 나은 현실이 되었음을 말이다.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허락을 받자 기가 살은 교관의 목소리가 임시로 만들어졌다가 막대한 지원을 받고 이제 고층 신전까지 들어선 신병 훈련장을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훈련에서 흘린 땀은 전장에서의 피다.”

여기에 그동안 슬쩍 사정을 봐주던 조교 몇 명이 강제로 훈련병에 편입되어 같이 구르는 사태까지 벌어지자 이제 정말 인정사정이 없어졌다.

약간의 저항이나 낙오의 기미만 보여도 눈앞에서 끌려 나가 최전선으로 보내지니 이건 미칠 노릇이었다.

가족들이 은밀하게 보내던 반드시 구출하겠다던 구원도 어느새 힘내서 출세하라는 말도 안 되는 격려로 바뀌었다.

정말 투신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왜 갑자기 교관과 조교들이 미친 듯이 설치면서 갈구는 이유를 모르는 훈련병들의 입장에서는 한탄과 푸념의 말만 나오고 있었다.

“아 시바-!”

그렇게 한 달이 지났다.

그리고 제 사군 시위의 군사령관인 구세의 영웅신(救世의 英雄神) 대자재천(大自在天) 시바가 본성 서우리나에 드디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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