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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 자아의 끝없이 이어지는 하소연을 들으면서 비슈뉴는 창조신장의 자리를 주시 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리를 뜬지가 꽤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저기 있는 것처럼 존재감이 생생하기 짝이 없었다.
‘창조신장의 자리를 휘감은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신력의 잔재가 터무니없이 강대하다.’
더구나 차원권능이라는 시간과 공간의 권능의 흔적은 분석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고난이도였다.
‘단지 신계와 연결만 되어있는데도 이렇게 강력한 권능의 파동이라니?
내가 측정이 안 될 정도로 복잡하고 강하다.’
여기에 실체가 없고 일부러 남긴 것도 아닌데도 자신을 압도할 만한 강력한 신력과 권능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비록 밑부터 시작하는 것이 귀찮아서 임관은 하지 않았지만 능력이라면 누구에게도 지지 않고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는 자부심조차 흔들릴 정도였다.
그리고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저렇게 강한 차원창세신 코아와 결투를 벌일 각오까지 해야 하니 속이 쓰려왔다.
‘마치 창조신장 차원창세신 코아가 똑바로 하라고 외치는 것 같네.
여주신도 일을 못하면 공평하게 때린다는데 여창조신이라고 다를 리가 없겠지.’
엄청난 예산과 가혹한 지배의 현황을 보고서 잠시 망설이고 흔들렸지만 자신은 유지의 영웅신(維持의 英雄神) 비뉴천(毘紐天) 비슈느였다.
현세계 신족 최고의 창조신이라고 자부하던 자신감은 곧 심신의 안정을 회복하고 창조신장의 자리에 자연스럽게 앉게 한다.
그리고 신계와 연결되자 전달되는 수많은 정보와 현황에 침묵을 하다 나직한 탄성을 질렀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준비한 인수인계의 최우선 사항에 지금 신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기상천외한 개혁 조치들의 예상되는 결과와 변수에 대처하는 방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모든 폭력과 공개처형은 계획의 흐름을 주도하기 위한 수단에 지나지 않았다.
“하아? 이래서 그러셨구나.”
더구나 아직 여건이 되지 않아 시행되지 않고 있는 차후계획들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예리하고 완벽했다.
오로지 성과와 결과만을 목표로 하여 감정이나 주위의 시선을 완전히 배재하고 완성된 계획들은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이 모든 계획의 기안자는 단 한명,
차원창세신 코아님이시라니?”
그리고 자연스러운 구타로 독기를 집어넣은 위원회의 주신들을 모두 충실한 손발로 만들어 움직이게 했다.
극한대의 압박과 최고의 보상으로 구석에 몰린 그들이 아래에서 보고하는 계획은 결국 큰 계획의 시행에 지나지 않았다.
‘마치 상층부에서 폭탄을 폭발시키고 파괴력을 이용하여 발전을 노리는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발전계획이다.’
물론 안전핀은 있었다.
그것도 신족 전부를 압도하는 무력과 무한대의 정기라는 최상의 것이었다.
‘너무 과격하고 급진적인 진행이라 문제가 많지만 그걸 모두 엄청난 정기와 무력으로 막고 있다.’
조금만 잘못하면 모두 끝장인 외줄타기지만 정기와 힘으로 바로 밑에 안전망을 만든 셈이었다.
‘여기에 하위자들의 반발까지 부채질하여 새로운 체제의 반대자나 적응하지 못하는 존재는 모두 군대에 모아 군사력까지 강화한다.
철저하게 부국강병만을 목표로 하는 발전계획이다.’
산업과 군대만을 양축으로 하여 더욱 발전을 가속화하여 세력을 회복하고 본래의 영역에 진출한다는 것이 궁극적인 계획의 요체였다.
더욱 놀란 점은 산업시설 증설이나 군대 강화에는 모두 엄청난 정기가 들어가는데 그걸 증세가 아닌 차원창세신 코아의 혼자의 기부로 감당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눈앞의 탁자에 있는 정기가 모두 투자된 개인자산이라니 실로 놀라운 조치였고 감동까지 받을 정도였다.
“이걸 혼자서 계획하고 감당하고 있었다고?
더구나 이 모든 발전계획의 예산이 전부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개인재산이었다니?
신계에 왜 자신의 사재를 전부 투자하고 있지?
지금 신계 사정으로는 회수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데?
이런 희생적인 창조신장이 있었나?”
신족의 최고 지도자인 창조신장이라고 해도 자신의 개인재산을 신계에 이 정도로 투자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아무리 집단을 중시하는 신족이라고 해도 개인재산은 엄격히 따졌다.
그러나 이런 막대한 투자가 없는 상태에서 이 계획들을 추진하면 신계는 바로 부도가 날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
일 년 간의 전쟁으로 참혹하게 떨어지고 있는 신족의 파산을 막기 위한 거의 기부와 같은 투자는 존경심마저 품게 할 정도였다.
‘자신의 재산을 전부 조직에 투자하는 상위자가 진짜로 있었다니?
정말 놀랍네.’
놀람은 잠시였고 바로 업무파악에 들어간다.
적극적으로 업무파악을 돕는 신계자아와 의견을 나누면서 현황을 파악한다.
그리고 반나절 후 마치 제자리를 찾은 것처럼 이미 창조신장으로서 품격을 갖추기 시작한 유지의 영웅신(維持의 英雄神) 비뉴천(毘紐天)였다.
그리고 위엄이 넘치는 신언이 최고위원회를 울리기 시작했다.
“세상을 이루는 가장 큰 힘은 바로 무력과 금력.
이 둘이 계속 제공되는 한 신족은 결코 무너질 수가 없구나.
자아. 현세계의 신족들이여.
이제 우리의 손으로 시작하자.
어떤 고난이 있더라도 스스로 나아갈 때다.”
그 말에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지금 계획을 계승하겠다는 의미가 담겨있었다.
아니 집행되는 정기 거의 전부가 신계에서 거두어들인 세금이 아니라 창조신장의 재산이라면 헛되게 사용할 수는 없는 것이다.
“모든 위원회의 주신들은 오늘 종합된 성과를 가지고 창조신장실로 집합하라.
결산을 시작한다.”
항상 원시적인 폭력이 난무하던 위원회의 결산시간이 새로 온 창조신장 대리에 의해 시작하려하고 있었다.
그러자 위원회의 각 처분에서 주신들이 달리는 소리가 울렸다.
두다다다다다다다-!
가장 먼저 빠르게 도착해서 보고하면 조금 사정을 봐주는 것을 알기에 먼저 결산에 들어가겠다는 경주였다.
그리고 서로 밀치면서 들어선 창조신장실의 문 앞에서 모두 몸이 딱 굳었다.
“.......”
“.......”
생전 처음 보는 여창조신이 창조신장의 자리에 앉아서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지만 신족의 정점인 창조신장의 자리는 창조신이라고 해도 함부로 앉을 수 없었다.
아니 못 했다.
신계의 핵으로서 능력이 부족하면 바로 흡수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자리가 바로 창조신장의 자리였다.
‘어떤 여창조신님이 창조신장님의 자리에 앉아있다.’
‘이 여창조신님은 누구시지?’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어디 가셨나?
서로 의지를 교환하여 물었으나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비슈뉴와 주신들은 얼굴만을 잠시 쳐다보다가 약간 눈치를 보면서 도착한 순서대로 자리에 앉았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반역이나 암살을 당하실 리가 없지.’
‘그럼 잠시 대리로 맡겨놓고 나가신 모양이야.’
신계 자아도 직결되어 있는 것을 보니 정당한 자리였다.
한 달 전이라면 아무리 창조신이라도 무엄하다고 외치고 정체를 밝히라고 난리가 났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그럴 여유가 없었다.
‘상층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생각할 여유가 없다.’
‘다시 업무파악을 하니 너무 힘들어.’
‘깊게 파고들수록 문제가 커지고 해야 할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이걸 어쩌지?’
그렇다고 문제를 덮으려 하거나 해결방안을 잘 모르면 벌로 맞는다.
여기에 결산을 잘 마치고 성과를 올려서 추가로 정기를 확보까지 해야 하니 다른 생각은 하기도 싫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정기도 이상이 없었다.
셀 수 없이 많은 정기구슬이 바로 앞의 원탁 위에 위치하고 있기에 모두 의문과 불만을 억누르고 눈을 감았다.
‘탁자 위에 놓인 정기가 무사하니 그걸로 됐다.’
‘내가 죽을 판인데 창조신장의 자리에 누가 앉아있던 무슨 상관이야.’
‘빨리 보고하고 정기나 타 가자고.’
창조신장의 자리에 여창조신이 앉는다.
여유가 넘치던 과거라면 여창조신의 신분부터 시작해서 기원까지 꼼꼼히 따지면서 난리를 쳤을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 너무 힘이 들어서 창조신장의 자리에 누가 앉아있던 일단 정기만 잘 주면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이 바뀐 위원회의 주신들이었다.
결국 아무런 반발 없이 보고할 성과자료만 꺼내서 기다렸다.
“.........”
“.........”
일단 결산만 끝내면 내일 아침까지 다시 찾지 않았기에 겨우 안심할 수 있는 일과의 종료였다.
유일하게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기에 잘 모르는 여창조신이 창조신장의 자리에 앉아있다고 이의를 제기하여 시간을 낭비할 생각은 없었다.
그리고 예상되는 부분도 있었다.
‘부재의 경우에 자리를 맡기신다던 후궁이신가 보네.
저번에 후궁으로 삼으신 라크사샤님의 변신인가?’
‘라크사샤님은 아닌 것 같다.
아직 저렇게 창조신 이상으로는 변화하지는 못하신다.’
라크사샤는 비록 반려가 아닌 후궁이지만 이미 주신들에게 존칭을 받고 있었다.
직접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두들겨 맞아보니 힘의 차이를 절감했다.
일시적이지만 그렇게 치열하게 대항할 수 있는 능력이 실로 존경스러웠던 것이다.
더구나 신계의 총력이 집중된 신체와 신력강화에서 경이적인 발전을 보였으니 창조신이 되리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아니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그렇게 만드시겠지.’
‘어디까지 강해질지 무서울 정도이시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재능을 가진 존재에 대한 투자는 이렇게 한다는 시범을 보여주듯이 입이 딱 벌어질 정기와 지원이 이어지고 있었다.
라그사샤도 기대에 호응하듯이 관리신들이 기겁할 정도로 강해져 가고 있었다.
일단 창조신장의 대리로 인정은 했지만 각 담당주신이 어떤 식으로 대응해야할지 망설일 때 가장 먼저 들어온 치안담당주신이 일어섰다.
‘이번 보고순서를 양보할 수 없다.’
아침에 범죄율을 제로로 만들라는 지시를 받고 맞고 날아갔을 때는 절망했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아니 부하인 치안신들이 완전히 달라졌다.
시키지도 않은 일을 과도할 정도로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건 그동안 부하들에게조차 병풍 취급 당해왔던 내 입장을 확실하게 바꿀 기회다.’
거의 집안의 도움으로 치안담당 주신이 되었고 치안에 대해 잘 모르기에 부하들에게까지 은근히 무시를 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창조신장님의 지시라는 말 한마디에 치안신 전부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더니 기적을 만들었다.
‘더 이상 다른 주신들에게 눈치를 보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성과가 바로 앞에 있다.’
창조신장실의 자리에서 치안부가 가장 가까워서 제일 빨리 도착한 것이 아니었다.
문 근처에서 보고 연습만 하면서 결산시간만 기다렸다.
그렇게 제일 먼저 도착한 치안담당 주신은 약간 떨리는 음성으로 성과보고를 바로 시작했다.
“저희 치안부는 이번 오전 보고시간에 지시하신 야간통행금지와 과거 시위대 경력을 가진 신의 체포와 징병에 대해 .........”
이제까지의 모든 억울한 평가를 갈아치울 신생 최고의 기회라고 자각하여 수없이 속으로 반복했던 보고였기에 실수는 없었다.
창조신장의 자리에 앉아있는 정체 모를 여창조신이 누군지는 의심이 크고 과거라면 질투심으로 용납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내려오게 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전혀 모르는 여창조신님이지만 창조신장님의 자리에 무사히 앉아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
아니 이건 기회야.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오시기 전에 재빨리 끝낸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살벌한 투기만 겪다가 여창조신님은 척 보아도 엄청나게 온화해 보이는 신력이었으니 용기가 샘솟았다.
창조신장이 바뀐 셈이지만 오히려 맞을 염려는 많이 줄었으니 안심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 절박했다.
‘탁자에 가득 차 있는 수십조의 정기구슬만 무사하면 누가 창조신장이 되든지 상관없다.
이번 결산보고를 잘 해야 돼.
성과만 잘 인정받으면 일천 억 이상을 받을 수 있다.
아니 반드시 얻어야 해.
이미 이번 일은 일족이 감당 못할 만큼 크게 벌어졌다.
만약 정기를 받지 못하면 부하들이 정말 날 가만 안 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