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너무나 분명한 거절의 대답과 함께 지체하지 않고 공격권능을 준비하는 치안신들을 보는 범죄신들의 눈은 암울해졌다.
‘역시 안 통한다.’
‘저 임무에 미친놈들에게 회유는 안 통해.’
그리고 점점 위기감이 올라갔다.
악명이 높은 만큼 강력한 저들이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권능들의 위력을 예상한 탓이었다.
과과과과과과-!
발동되지도 않았는데도 복도 전체가 신력과 권능의 파동으로 일그러질 지경이었다.
저러면 아무리 자신들의 신격이 높다고 해도 직격되면 절대로 무사할 수 없으니 피해야만 했다.
허나 그럴 수가 없었다.
‘우리들이 피해서 그대로 폭발하면 여파만으로 공간이동소가 통째로 날아 갈 정도의 위력이다.’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막아서 약화시켜야 해.’
‘이 놈들이 설마 우리가 저런 공격을 일부러 막게 하려고 이러는가?
‘공간이동소를 인질로 삼았다고?
치안신이 신계 시설을 파괴를 감수 하면서?’
허나 분명 사실이었다.
병력신력연결을 통해 연계해서 한계치까지 위력을 높이고 있었다.
저 공격들의 충격파만으로도 이 지역은 소멸이 확실했다.
신계의 가장 중요한 시설이 있는 곳에서 치안신이라면 제정신으로 절대 사용할 수 없는 위력을 가진 권능들이었다.
물론 그만큼 틈도 크다.
‘이런 무모한 공격은 피하고 반격을 넣으면 낙승이다.’
‘그러나 그렇게 이 최후의 저지선을 뚫어도 공간이동소가 통째로 날아가 버리면 결국 끝장이다.’
도저히 피할 수가 없게 된 최고위 범죄신들은 다급하게 외쳤다.
최후의 탈주로인 공간이동소만은 지켜야 했다.
“이 미친놈들-! 여긴 공간이동소 바로 앞이다.
그런 폭발권능을 쓰면 이 지역 전부가 통째로 날아간단 말이다.
“멈추지 못해-!
그렇게 날뛰다가 정직을 당하고도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했나?
이렇게 자신들을 잡아도 공간이동소가 날아가면 중징계는 확실했다.
그러나 치안신들은 공격권능의 위력을 줄이거나 회수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들은 일백만이 넘는 치안신들의 필사적인 공격을 버티고 당당하게 도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최고위 범죄신들이었다.
이들이 본성을 탈주하면 더욱 커다란 세력을 만들어서 돌아올 수 있었다.
여기에 이렇게 뭉쳤으니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되었다.
“이제 마지막이다.
너희를 잡을 수만 있으면 상관없다-!”
“징계? 면직?
전부 감수하겠다.”
“공적에 대한 책임추궁?
이제 그런 대우는 익숙하다.”
“!!!”
그 말에 범죄신들은 저 독종들이 확실히 노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최고위 범죄신들에게 최후의 방어선을 돌파당할 바에는 공간이동소를 날려버릴 결심이었던 것이다.
나중에 어떤 추궁이나 책임을 질 각오를 하고 말이다.
그리고 결국 공간이동소조차 통째로 날려버릴 합동권능이 발현되었다.
과우우우우우우웅-!
복도 전체를 삼키는 공격권능의 위력에 범죄신들은 기겁했다.
정말로 이 지역 전부를 날려버릴 강대한 권능이 덮쳐온 것이다.
“진짜냐?!”
“설마?”
자신들은 잡아도 결코 공간이동소를 파괴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고의라는 죄목이 붙는다면 아무리 치안신이라고 해도 영구 봉인조치가 되고도 남을 범죄였다.
그러나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저 독종들은 현역시절에서도 범죄신을 잡기 위해서라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평생을 그래왔던 놈들이라서 중간에 공격을 약화하거나 취소할 여지는 없었다.
‘역시 이놈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공간이동소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무리를 해서라도 막아야한다.’
‘하지만 그러면 우리도 무사하지 못해-!’
‘저 정도의 합동공격을 무리해서 방어하면 치명상을 입는다.
그것이 저 악종들이 바라는 것이란 말이다.’
이미 최고위 범죄신들에게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행성외곽에서 저 무서운 진리 친위군이 봉쇄하고 있는 이상 유일한 탈출로는 이 행성간 공간이동소였다.
어떻게든 파괴만은 막아야 했다.
“제기랄-! 막아-!”
“전력으로 공격을 약화시키면서 뚫고 나간다.”
최고위 범죄신들이 일제히 발현한 방어권능이 공격권능과 충돌하면서 이 밤에서 가장 거대한 폭발을 일으킨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 폭발 속에서 결사대와 최고위 범죄신들이 서로에게 돌진을 시작했다.
양방 모두가 방금 권능 폭발 여파로 극심한 부상을 입었지만 투기에 취해 이미 거의 이성이 날아간 상태였다.
상대를 너무나 잘 알기에 이름까지 외치면서 목숨을 노린다.
“모래귀신-! 죽여 버리겠다.”
“네 놈들은 반드시 잡아서 군대에 처넣는다.”
숫자를 앞세운 최고위 범죄신들의 맹공에 결사대의 눈에 서린 황금빛이 더욱 강해진다.
그리고 몸에서 황금빛이 일렁거리면서 신족으로도 이상할 정도로 재생이 빨라져서 모든 부상이 바로 완치가 되어 버렸다.
더구나 점점 강해지는 것이 도저히 질 것 같지가 치안신들은 수가 밀리지만 더욱 투기를 키우면서 정면충돌을 시작했다.
투하하하학-! 꽈아아아앙-!
그렇게 차원창세신 코아의 적성자로서 대부분 은퇴자와 면직자로 구성된 치안부의 결사대와 최고위 범죄신들의 돌파대가 격돌했다.
잠시 후 공간이동소의 정문과 통로 전부가 통째로 날아가는 대폭발과 함께 그날의 일제검거는 끝났다.
결사대는 결과적으로 저지를 성공했다.
대폭발로 인하여 서로 큰 부상을 입었지만 치안신들은 모두 바로 완치되었고 전투를 하면서 더욱 강해졌기 때문이다.
“이....... 이게 무슨 일인가?”
“이 놈들이 안 죽어-!”
“부상을 입을수록 더욱 강화되고 있다.”
최고위 범죄신들은 치안신 들이 목이 잘리고 머리가 날아가도 바로 치료되는데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었다.
‘아무리 죽여도 원상복귀가 되는 상대라면 숫자의 우위 따위는 이미 의미가 없다!’
‘이게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성의 효과인가?’
‘실로 무서운.........’
어떤 신기나 권능에 피해를 입어도 바로 치료하고 달려드니 막을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공간이동소가 입은 심각한 피해로 행성외곽으로 도주로가 모두 막힌 최고위 범죄신들은 전부 검거되었다.
치안신들의 완벽한 승리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치안신들도 십만 이상이 부상을 입고 검거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재산손실이 일어난 엄청난 사태였다.
특히 신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설 중의 하나가 공간이동소가 날아갈 위기를 겪은 교통부 주신은 당장 쓰러질 지경이었다.
“이이.......”
공간이동소가 고장이 나면 신계는 완전히 고립이 된다.
그리고 사용하지 못하는 기간과 수리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을 생각하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폭거였다.
당장 신랄하게 비난을 하고 싶지만 치안담당 주신의 손에 쥔 정기구슬을 본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허허....... 참자.”
업무진행 중에 발생한 피해는 모두 창조신장이신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확실히 책임을 지셨다.
말만 잘 하면 엄청난 정기를 바로 보상을 받는다.
그런 분위기에서 자기 분야에 피해가 왔다고 성질대로 날뛰었다가는 보상은 고사하고 본전도 못 찾는다는 사실이 상기된 것이다.
더구나 눈앞에 있는 구십 조의 정기를 생각하면 지금 발생한 피해는 아무렇지도 않은 경상에 불과했다.
대충 복구비용과 얻을 수 있는 정기를 계산한 교통부 주신은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화면을 주시했다.
‘엄청난 이득이다.’
여기에 지금까지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공간이동소의 규모였는데 호황기가 오자 너무 작다고 여기저기서 불평을 듣고 있었다.
공간이동소가 반쯤 반파되었는데 아예 싹 박살을 내주기를 내심 바랄 지경이었다.
그러니 오히려 전화위복이라고 마음을 다독였다.
‘어차피 노후화된 시설이니 다 무너트리고 새로 더 좋게 지으면 되겠군.
최대한 성능이 좋게 말이야.’
더구나 지금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치안부와 충돌해서 좋은 꼴을 보기는 힘든 때문이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치안부의 상상도 못할 성과와 그에 뒤지지 않는 피해를 보고 다른 담당 주신들도 거의 공황상태였다.
거의 열 두 시간 동안 벌어진 치안신들의 검거는 내전이상으로 치열했고 다른 처분에게는 두려움이었다.
피해와 복구를 생각하면서 모두가 말을 잃은 가운데 회의장에서 웃는 것은 오로지 치안담장 주신이었다.
부상을 입은 모습으로 바로 현장에서 보고하는 참모들의 최종 보고가 올라온다.
“일백만 명 검거 돌파.
신원과 범죄사실을 확인 후 전원 군부에 인계 완료.
추가적으로 계속 현황을 집계 중이면 늘어나는 중.”
피해는 많았지만 성과는 그 이상이었다.
허공에 커다랗게 쓰인 징병 백만 돌파라는 숫자가 모든 것을 대변했다.
손에 꼭 쥐고 있던 정기구슬을 들어 올리면서 외쳤다.
“푸하하하하하-! 봤느냐?
보았느냐 말이다?
이게 우리 치안신들의 저력이다.”
허공에 산출된 이미 군부에 넘긴 범죄신 일백만 명 이외에도 추가로 신원확인 중인 대상이 이십만 명이었다.
모두 합하면 애초 목표인 일백만 명에 추가 실적이 이십만 명이 넘어서고 있었다.
나중에 추가 확인 작업을 해서 확실하게 걸러내야 하겠지만 본성의 범죄신과 시위대는 이제 전멸했다고 보아도 무방한 수치였다.
‘일백만의 신병이라는 실적 앞에서 검거 중에 발생한 부상자나 피해도 많은 것도 아니다.
부서진 것은 새로 만들고 죽은 신은 부활시키고 보상하면 끝이다.
검거 전에 본성에서 외곽 신계로 도주한 범죄신들이 문제지만 각 행성의 신계주신들이 알아서 처리할 문제다.’
여기에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지시에 의해 업무추진 중에 발생한 피해는 아무 제약 없이 보상되고 있으니 결국 아무 문제가 없었다.
전쟁 중에 신계에 백십 만의 신병을 확보했으니 오히려 추가 보상은 확실했다.
‘이 정도면 초과 달성이야.
이제까지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포상대로라면 이미 받은 천억 외에 추가 성과금도 백억 이상을 노릴 수 있는 수치다.
그것은 개인지급이니 대박이야.’
예산이 고갈되었는데 추가 정기를 확보해서 저렇게 잘 해준 부하들에게 면목이 섰고 막대한 개인 성과금도 기대가 되니 기쁨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 동안 일족의 도움 덕에 치안담당 주신을 맡았다고 주변에서 무시당했던 설움이 완전히 씻겨나가는 기분이었다.
‘더구나 은퇴자를 모두 복직시켜서 일백만 명으로 늘어난 치안신들의 규모를 생각하면 군부를 제외하고는 최대조직이다.
이제 누구도 나를 무시할 수 없다.’
앞으로 늘어날 예산까지 생각하면 통쾌함이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우리도 진짜로 하면 이 정도란 말이다.
우하하하하하-!”
치안담당 주신의 지극히 호탕하지만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방정맞아 보이는 웃음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대표적인 기회주의자에 보신주의자라서 여기저기 욕만 먹던 치안담장 주신의 잘난 체 하는 모습을 살아서 보게 될 줄은 몰랐던 다른 담당주신들은 할 말을 잃었다.
그렇게 치안담당 주신이 미친 듯이 웃어젖히면서 성과를 좋아하자 그 꼴을 보기 싫었던 군부담당 주신이 결연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면서 외쳤다.
“이제 군부 보고 드리겠습니다.”
군부도 치안부처럼 차원창세신 코아님에게 직접 지시를 받은 임무도 있었다.
‘일억 군대 양성.’
처음에는 일천만 명 군대 양성이라는 어처구니가 없는 명령에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서 진행을 못하자 징계의 의미까지 섞여서 떨어진 지시였다.
당연히 말도 안 되는 허황하기 짝이 없는 명령이지만 어떻게든 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아직 뚜렷한 성과는 고사하고 세부계획조차 만들지 못했지.
이런 상황에서 치안부에서 일백만 명을 추가해버리면 주무 부서인 우리로서는 도저히 얼굴을 못 든다.
그러니 더 이상 시간이 없다.
이건 중대 사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