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가장 무능하다고 무시했던 치안부가 이 정도의 성과를 내어버린 것이다.
이 성과를 바탕으로 치안신들이 잘난 척하고 투신이나 군신들이 고개조차 들지 못하는 모습이 이미 보였다.
‘아직까지 군부는 자체적으로 신병 확보를 거의 못했다.
여기서는 어떻게든 군부가 더 잘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여창조신님이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신계가 거의 내전상태였는데도 창조신장의 자리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그럼 차원창세신 코아님처럼 성과만 있으면 피해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이다.
일단 저지른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창조신장님의 임무수행을 여창조신님으로 바뀐 것 같으니 말만으로도 공을 세울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였다.
더구나 투기가 거의 배제된 신력의 형태로 보아서는 그렇게 폭력적이지도 않을 것 같으니 천만다행이었다.
‘한쪽이 너무 잘 나가면 다른 쪽은 뭉개진다.
계획 작성은 시작도 못하고 자료만 준비 중이지만 일단 일을 벌려야 했다.
더 이상 치안부나 다른 처부들이 잘 나가게 할 수 없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에게 일단 인정받은 처부는 무조건 부자가 되고 확장된다.
그런데 군부는 이제까지 정기를 받아먹기만 하고 실적이 없다고 구박만 받고 있었다.
‘이러다가 쓸모없는 처부라고 감축 당한다.’
전쟁 중인 신계에 가장 중요한 실적은 바로 투신의 확보였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돌아오셔서 치안부는 하루 만에 일백만 명을 추가했는데 군부는 도대체 뭘 했냐고 질타를 받으면 할 말이 없다.
‘끝까지 눈치를 보면서 버티던 다른 부서처럼 실적이 나은 부의 지휘로 들어가는 수가 있다.
군부가 치안부의 밑으로 들어가?
그러면 정말 모든 투신과 군신 앞에서 자결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군부가 치안부 밑으로 들어가는 날이면 정말 머리를 땅에 박고 죽어야 했다.
그러나 모든 처부와 신계운영이 군사력의 증강으로 가고 있는데 정작 주무 부서인 자신들이 이렇게 성과가 없으니 할 말도 얼굴을 들 면목이 없었다.
여기에 최전선에 있는 창조신들도 압력을 가중하고 있었다.
‘십조라는 막대한 예산이 군부에 집행되어 보급은 아주 좋아졌지만 그것이 끝이었다.
대부분 후방 진리 친위군의 훈련소의 보강으로 가고 전방에는 추가적인 지원은 없었지.
그래서 추가 정기를 타기 위한 모든 계획이 쓸모없다고 두들겨 맞고 쫓겨났지.’
후방에서 막대한 정기가 집행되었다는 정보는 들었는데 전방에서 정기는 구경도 못해서 무슨 일인지 확인해 본 창조신들은 벌컥 화를 냈다.
그렇지 않아도 창조신들까지 전선에 나가게 만든 군부를 반드시 손을 봐준다고 이를 갈고 있는 참이었다.
그런데 전방에 화끈하게 정기가 집행 안 되는 이유가 군부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아무런 신뢰를 주지 못하고 무시당하고 있다는 이유라고 들은 것이다.
이러면 당연히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나중에 돌아올 최전선의 같은 주신들과 창조신들의 추궁이 너무나 두려웠다.
‘군부가 무시당한다는 신계 소식을 전해들은 최전선에 있는 창조신님들에게서 슬슬 너는 뭐하는 놈이냐고 욕설이 날아온다.
이제 나도 잘못하면 최전선으로 끌려가니 더 이상 이제 밀릴 수가 없다.
신병모집만이라도 주도권을 되찾아야만 해.
아니 원래 신병모집은 우리 군부의 업무야.
더 이상 빼앗길 수는 없다.’
다행히 예상외의 범죄신들의 일제검거로 인하여 회의시간이 길어져 한밤중이 된지 오래였다.
그래서 힘겹게 계획을 작성할 시간을 확보한 군부참모들이 기본만은 완료해서 보내주었다.
핵심내용은 바로 무직자의 무차별적인 징병이었다.
이것만으로도 일천만을 우습게 보충할 수 있었다.
높은 실업률이 오히려 도와준 것이다.
‘무직자가 이렇게 많을 줄이야?
결론만 보면 일억 군대는 가능하다.’
다만 무직자들을 강제 징병하면서 예상되는 문제와 피해가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했다.
안 된다고만 하던 참모부가 자발적으로 계획을 만들 정도로 이제 필사적이었다.
치안부가 정말 일백만 명의 범죄신을 신병으로 진리 친위군에 넘겨버리자 발등에 도끼가 찍힌 것이다.
그 도끼가 언제 목으로 떨어질지는 아무도 몰랐다.
‘과거라면 미쳤다고 욕이나 처먹었겠지만 이제 다른 방법이 없었다.
치안부가 이번에 하는 짓을 보고 절실하게 깨달았다.’
위원회에서조차 성공한 자와 실패한 자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려졌다.
치안신들은 추가 정기를 받고 이제 혼날 일이나 무능하다고 처분당할 일도 없다고 아주 환호하고 있다.
그러나 주변 담당 주신들의 표정을 모두 팍팍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내전과 같은 범죄신들의 일제검거에 당한 신계의 피해복구를 모두 해야 했기 때문이다.
복구할 정기는 넉넉하게 준다고 하지만 엄청난 일거리이니 반가울 리가 없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이끄는 대로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옆이나 뒤를 추격하는 놈들에게 밟혀 죽는다.
지금 변화를 주제하지 못하면 뒤처리만 하다가 끝장이 난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남보다 확실하게 앞선 한방이 필요했다.
“저희 군부도 창조신장님이 오전에 지시하신 일억 군대 양성에 대해서 명확한 추진계획을 완성하고 있습니다.’
무직자 징병계획의 완성은 고사하고 겨우 개념만 잡았지만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여기 안 계신 이상 시행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회의적이기만 하던 군부 참모들도 치안부에서 이번의 일제검거에 성공하여 일백만의 신병을 보충을 성공하는 것을 보고 확 바뀌었으니 가능했다.
‘다른 처부에서 또 신병을 추가하는 날이면 군부가 어떻게 되는지는 잘 알고 있지.
모두 최 선선으로 소환이다.’
과거라면 시기심으로 잘 나가는 처부의 발목이라도 잡았겠지만 지금 그랬다가는 정말 공개처형을 당하고 신령봉인을 당할지도 몰랐다.
그러니 모두가 필사적으로 시행 방법을 찾고 있었다.
그러자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성공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어느 정도 윤곽이 들어나고 있으니 일단 목소리를 높여서 내질렀다.
“일억 군대 가능합니다.
군부가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
이런 군부담당 주신의 장담과 보고를 받은 유지의 영웅신 비슈뉴는 이번에는 아예 기절초풍할 지경이었다.
‘뭐? 일억 군대?
신계에 등록된 신족이 십억 명 전후인데 무슨 수로 일억 명을 투신으로 만들어?
이걸 창조신장님이 명령하고 가셨다고?
사실이냐? 신계’
‘사실입니다.’
‘....... 정말 놀랍구나.’
그런 놀라움도 옆에서 듣고 있던 담당 주신들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가장 먼저 맞아서 날아가던 치안담당 주신이 크게 한탕 한다고 신계를 내전으로 몰아넣더니 이번에는 군부였다.
그것도 허황하기 짝이 없는 목표수치를 제시하고 있었다.
‘일천만도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울상을 하던 주제에 일억이 가능하다고 당당하게 보고를 하고 있다.’
‘일천만 군대가 아니었어?
언제 열배로 늘었지?’
‘무슨 헛소리야?
모든 신족을 합해도 십억이 조금 넘는 수준인데 어떻게 그게 가능해?’
‘오십만의 투신운용도 힘들다고 허덕이던 군부가 갑자기 무슨 일억이야?’‘정기만 있으면 투신을 찍어내는 줄 아나?’
배신자 신족에 비해서 투신이 부족하여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까지 전부 전선에 보낸 군부다.
덕분에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절대독재를 하는 상황을 만드는데 일조한 괘심하기 짝이 없었다.
그리고 군부는 죗값을 확실하게 치루고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정기를 달라는 대로 줄 것이니 당장 전력을 획기적으로 늘리라는 끝없는 괴롭힘을 당해서 죽지 못해 살았다.
허나 갑자기 군부에서 일억 군대를 만들 계획을 완성했다고 나서니 지극히 당황스러운 것이다.
무엇인가 이상하지만 군부담당 주신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지시하신대로 일단 무직자를 전부 합산하니........”
“........”
이성이 극대화된 위원회의 주신들의 회의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충격과 공포의 발언이 연속되었다.
‘이 미친-!’
‘무직자를 무슨 명분으로 징병해?’
비슈누는 이제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오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설명을 들어보니 신계에 등록이 되었지만 직업이 없는 무직자를 전부 투신으로 만들겠다는 어처구니가 없는 주장이었다.
고위 주신이 어떻게 이런 파격의 극치인 발상을 해서 정말 하겠다고 보고하는지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그래도 바로 발언의 진위를 확인했다.
‘성인신의 실업률이 심각해서 전체적으로 일할 정도이니 그것만으로도 일억이기는 하군.
그러나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분명히 있다.’
감옥에 가두어야 할 죄를 지은 범죄자와 시위대를 훈련병으로 만드는 것은 전면전쟁의 시기이기에 어느 정도 이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무직자를 강제로 끌어내서 신병으로 만든다면 이건 완전히 무게가 다른 일이었다.
‘아무런 죄도 없이 살고 있는 일반신의 일할을 강제로 징병하는 계획이다.
이건 신계가 뒤집어질 일이다.
아니면 모두 도망치던가?’
범죄신을 일제히 체포한다고 신계를 거의 전쟁터로 만든 치안담당 주신도 입을 딱 벌릴 정도였다.
군부담당 주신의 발언은 자신과는 비교도 안 되는 엄청난 폭풍을 불러올 일이었다.
시위는 이제 절대로 못하니 대 탈주가 벌어지는 광경이 보였다.
“........”
“........”
담당 주신들은 군부 주신의 발언을 막지는 못했지만 마음이 다급해졌다.
군부 담당 주신이 말하는 무직자는 의미가 광범위했다.
성인이 되었지만 신계에 임관하지 않고 개인수련과 수양을 위하여 일족에서 폐관수련중인 직계나 일족들도 확실히 따지면 무직자였다.
그 기준대로라면 일족의 대부분이 몽땅 군대로 끌려갈 판이었다.
‘이게 정말 제도가 되면 직계들이나 후계도 반드시 끌려갈 것이다.’
‘빌어먹을-! 이제 군부까지 미쳐 돌아가려고 한다.’
‘당장 입을 막아야해.
잘못하면 직계들 아니 일족들까지 모두 훈련병으로 끌려갔다.’
중요한 후계는 암울한 전장상황을 보고 전력보존을 위해 이미 빼돌렸지만 직계들은 일족의 성세를 유지하기 위해서 대부분 본성에 많이 남아있었다.
그들을 일제히 외곽행성으로 빼돌리기에는 주변의 눈치가 보였다.
아니 두려웠다.
‘창조신장님께 걸리면 괘심죄로 바로 공개처형이다.’
그리고 지금은 본성만 극심한 변화를 경험하고 않았기에 외곽 신계도 안전하지는 않았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직접 지시만을 받는 칭호를 받은 존재들은 선신과 악신을 잡는다고 신족영역 전부를 통째로 휘 젖고 있는 것이다.
신계 주신들이 강력하게 항의하고 막으려고 했지만 약한 것이 죄였다.
창조신급의 존재들이 뭉쳐 다니는데 겨우 주신들이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창조신급의 강자인 칭호를 받은 존재들이 외곽 행성에 숨어있는 선신과 악신들을 악착같이 하루에 하나씩 끌어다 공개처형장에 매달고 있다.’
‘아직은 겨우 주신급인 직계가 그들의 검거 대상이 되면 버틸 방법이 없다.’
그들의 검거 대상이 무직자, 아니 고위신들의 직계나 후계가 대상이 된다면 신계 영역에 있는 한 피할 도리는 없었다.
그런데 왜 저런 보고를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군부 주신들의 일족과 직계들도 무사하지 못해!’
‘저게 왜 제 무덤을 파지.’
‘제 정신인지 정말 의심이 갈 정도다.’
‘하도 맞아서 신령에 이상이 생긴 것 아니야?’
그러나 주위 주신들의 시선을 싹 무시한 군부담당 주신은 슬슬 본심을 이야기 했다.
“정기만 충분히 사전에 결재해 주시면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해내겠습니다.”
“.......”
비슈누는 이제야 차원창세신 코아가 독재를 하고 있는 신계 상황을 알았다.
대부분 정확한 현황도 제시하지 못하고 시행준비도 안 되어 무능한 주제에 욕심이 넘쳐서 폭주 중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결국 정기군.
질투심과 욕심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허세를 부리고 있다.’
더구나 저 정도 고위 주신이 이렇게 감정적이 되는 것이 가능한지 모르지만 절대로 치안담당 주신에게는 지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키운다.
이러면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말하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
결국 한마디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성(理性)을 찾으세요.”
유지의 영웅신(維持의 英雄神) 비뉴천(毘紐天) 비슈누가 신계에 부 창조신장으로 임관하고 나서 창조신장의 대리로 담당주신들에게 한 첫 마디로 기록되었다.
그런데 군부담당 주신의 반응이 걸작이었다.
뭔가 이해 못할 말을 들은 것처럼 자신도 모르게 반문했던 것이다.
“이성(理性)이요?
지금 신계에서요?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업무에 미쳐야 성공한다고 하셨는데요.”
“푸우우-!”
“콜록-! 콜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