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 생존전략-880화 (881/1,533)

<--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숨이 막힐 것 같은 투기와 살기가 검은 불꽃이 되어서 총수실에서 타올랐다.

“그래서 모두 죽여주랴?

그럼 얼마나 남을까?

누가 이계를 부흥시킬 것이냐?

싹 쓸어버리고 나 혼자서?

계속 이 꼴이면 차라리 그게 낫겠다.”

“!!!”

“!!!”

화아아아아아아악-!

신령조차 태울 것 같은 열기 속에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력이 담긴 명령이 다시 떨어졌다.

“당장 가서 집안단속이나 해.

자신의 아랫도리 하나 관리 못하는 지배층이라니?

이러다가 지성체를 시험하기 전에 우리부터 심판당하겠다.

그리고 이번 결정과 공지를 거부하거나 시비를 가리려는 초월자는 모두 차원주신성 이계 일호점의 거름으로 삼는다.”“!”

무슨 말인지 몰라 잠시 멍해진 지배자급 초월자들에게 뭔가 한이 맺힌 음성이 들려왔다.

“무능한 주제에 사고치고 거기에 거슬리기까지 하는 놈들은 산채로 묻어버리겠다.” “옛-! 총수님!”

후다다다다다닥-!

당장이라도 생매장을 시킬 기세에 온건파 초월자들과 유력 용의자들은 모두 허둥지둥 도망치듯이 떠나갔다.

돌아보거나 멈추면 검은 불길의 해일에 휘말려 재가 될 것만 같은 공포감이 밀려왔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안주하지 않는 폭주’라는 신성의 본질을 잠시 본 것 같았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창조신장으로 신족 본성에 있는 동안 신족이 완전히 뒤집혀졌다지?’

‘신족들의 심정을 알 것 같다.’

‘빨리 처리하자고.’

‘제길-! 이놈들이 말을 잘 들어야 할 것인데?’

‘거부하다가 묻히든 말든 알게 뭐냐?

일단 우리부터 살자.’

초 지급으로 반 초월자에 대한 모집과 지성체에게 완전히 손을 떼라는 내용, 첩에 관련된 지침이 퍼진 것은 순식간이었다.

갑자기 떨어진 총수의 명령은 초월자 집단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반 초월자들을 숨겨서 키우던 초월자들은 반색을 하면서 반겼으나 첩을 돌려보내라는 말은 반감을 샀다.

더구나 지성체와 모든 사적 접촉을 금지하다는 일방적인 명령은 혼란을 불러일으킨다.

항의를 하자 온건파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간단하게 일축했다.

‘총수님의 정식 명령이다.

차원주신성의 거름이 되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라.’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계에 와서 벌인 신족 학살과 전투, 위협을 모르는 초월자는 없었다.

더구나 그렇게나 강력했던 일원까지 추방시켰다는 사실을 알기에 결국 눈물을 머금고 조치하는 초월자들이었다.

더구나 일천이 넘는 첩과 일만이 넘는 반 초월자를 가진 고위 초월자가 있다는 말에 강경파 초월자들도 어쩔 수 없이 따랐다.

잘못하면 같은 취급을 당할 위험이 컸기 때문이었다.

‘도대체 어떤 미친놈이 그런 미친 짓을 한 거야?’

‘잡아서 반드시 족쳐야 해.’

그렇게 이번 사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초월적인 발기능력을 가진 고위 초월자는 지금 열심히 빌고 있는 상황이었다.

바다처럼 푸른 긴 머리에 태양이 타오르는 빨간 눈동자를 한 여성의 앞에 무릎을 꿇고 계속 애원을 하고 있었다.

“애야-! 제발 이 불쌍한 아비를 그만 용서하고 말을 좀 들어다오.”

스르르르르-! 화르르르륵-!

오밀조밀한 이목구미로 아직 완전한 성인이 아닌 미소녀로 보이는 여성의 부드럽게 일렁이는 파란 긴 머리가 하늘로 치솟는다.

눈동자에서 뜨거운 불길이 쏟아져 나오고 양 주먹에서도 화염을 이글거리게 g면서 감정을 표출한 여성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으으으으윽-! 더 이상 가까이 오면 날려버릴 거예요.

불결하니까 그만하고 떠나세요.”

목소리조차 아직 가느다란 미성이라서 성장 중인 정신체로 보였다.

화아아아아아아-!

그러나 꽉 말아 쥔 양 주먹에서 이글거리는 화염이 손 전체까지 타오르자 그걸 보는 유력 용의자는 소름이 오싹 밀려왔다.

저기에 닿기만 하면 지배자급 초월자인 자신이라도 당장에 재로 변할 것 같았다.

‘꿀꺽-! 역시 안 봐주는군.

물러날까?

아니야-! 절대로 안 돼.

날 구해줄만한 자식은 이 아이밖에 없어.’

지금 자신에게 자존심이나 목숨의 위협이 문제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처참한 죽음이 다가오기에 다시 머리를 숙여서 사정을 했다.

친아버지가 무릎까지 끓고 고개를 땅에 박으면서 용서를 빌자 차마 강제로 쫓아낼 수 없는지 딸의 마음도 흔들리는 중이었다.

여성의 마음을 파악하는데 도가 튼 유력 용의자가 그 틈을 놓칠 리가 없었다.

‘역시 착해.

이제 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을 강조하면 반드시 넘어온다.’

그리고 용건을 살짝 꺼냈다.

“주신성에만 가면 너나 네 어미도 반드시 초월자가 될 수 있을 것이야.

이 애비는 모두 그걸 위해서 한 일이니 오해는 그만....... ”

그 순간 눈부신 태양이 작렬 했다.

투하하하하하하하학-! 꽈아아아아아-!

기다란 화염줄기가 자신의 머리 옆의 공간을 관통하고 우주공간까지 끝없이 이어진다.

일순간에 우주공간까지 가르고 불태우는 놀라운 화력을 보이고 바로 뺨 옆에서 이글거리면서 타오르는 주먹을 보니 전율이 일어난다.

총수의 목검 공격처럼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언....... 언제 움직였지?

역시 이 아이의 신체능력은 총수처럼 초월자의 인지 수준조차 벗어났다.’

언제 공격을 받았는지 모를 정도의 초고속의 정권지르기였다.

이것도 전력이 아니니 자신의 딸이고 반 초월자라고 하지만 정말 두렵기 짝이 없는 힘과 권능이었다.

딸의 주먹이 조그만 안으로 이동했으면 머리가 박살나고 재로 변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허나 뿌듯함도 솟아오른다.

‘아아아-! 죽는지도 모르고 죽을 뻔 했다.

그렇지만 역시 내 최고의 자식다운 힘이야.

이 아이만이 반 초월자 중  최고라고 불리고 총수님의 후궁이 될 자격이.........’

거기까지 생각이 나는데 갑자기 왼손에 멱살이 잡히고 허공에 몸이 떠오른다.

근육 따위는 보이지 않는 가느다란 손이지만 어마어마한 완력이라 꼼짝할 수가 없었다.

“켁-!”

치이이이이이익-!

딸의 손아귀에서 백열하는 화염이 고위 초월자의 신체조차 태우기 시작한다.

“앗 뜨-! 뜨-!”

더군다나 남은 한손은 주먹을 쥐고 반대편에서 빙빙 돌리면서 힘을 모으는데 주변공간이 일그러질 지경이었다.

붕붕-! 붕붕-! 위이이이잉-!

원을 그리면서 폭증하는 주먹의 위력과 화력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고위 초월자로서 지배자급 초월자들에게 뒤지지 않는 힘을 가진 자신이 죽음의 예감을 느낄 지경이었다.

‘저 주먹에 맞으면 죽는다―!

아니 소멸할지도 몰라.’

이제 노골적인 살기를 머금으면서 타오르는 파란 머리의 미소녀가 험악하게 외쳤다.

“제가 또 어머니를 핑계대면 입을 날려버린다고 했지요.

어딜 감히 아버지가 어머니를 입에 올려요.”

“애....... 애야 나다-!

네 애비다.

너를 아기부터 금이야 옥이야 안아 키운 친아버지-!

설마 정말 죽이지는 않겠지?”

이번 반초월자 모집에 꼭 참가해서 이기라고 설득을 하러왔다가 왜 해야 하느지 이런저런 사실을 어쩔 수 없이 공개했더니 딸에게 죽을 판국이었다.

대충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정확한 첩과 배다른 자식들의 규모를 들은 딸은 충격을 받더니 정말 용서하지 않았다.

“입 닥쳐요-!

아버지는 어머니와 내게 거짓말을 하는 순간 이미 신뢰를 잃었어요.

어머니를 초월자로 만들 방법을 찾는다고 시간정지봉인을 해놓고 불결하기 짝이 없게 무슨 짓을 하고 다녔는지 제가 모를지 알아요?

그래도 어머니를 구한다는 핑계를 대어서 참고 참았는데 뭐 첩이 일천 명이요?

더구나 나를 제외한 자식들이 일만 명이 넘어요?

이제 정말 용서 못해요.”

여성으로서 확실히 눈이 뒤집힐만한 이야기이기는 했다.

더군다나 어릴 적에 그렇게나 아낌을 받아서 존경하고 사랑했던 아버지가 그런 짓을 했다면 말이다.

바르르르르-! 붕붕붕붕-!

이제 딸의 손이 원을 그리면서 휘두르던 손이 안 보일 정도로 가속된다.

이번에는 정말 끝장을 낼 기세로 보인 고위 유력 용의자는 다급하게 외쳤다.

“네가 그런 짓을 한 것은 모두 너와 네 어미, 우리 가족을 위해서였다.

거짓말이 아니야!”

‘딸 손에 죽으려고 그 무서운 총수에게 다시 가서 애걸한 것이 결코 아니다.’

딸의 힘을 보니 확신이 섰다.

그렇게 원하던 목표가 눈앞에 있으니 필사적으로 외친다.

“설명할 수 있다!

전부 증명할 수 있어!”

부우우우우우우웅-!

이제 원을 그리면서 돌리는 손의 움직임이 작열하는 태양이 되어서 몸을 태울 정도였다.

그러나 자신은 박살내기에 지금도 위력이 충분한데 더 모으기만 한다는 사실은 설득할 희망이 있다는 뜻이었다.

열심히 이제까지 통했던 이유를 외쳤다.

“평범한 지성체가 초월자가 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방대한 자료와 사례, 연구가 필요했단다.

그래서 내가 다른 여성을 만나고 아이를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말이다.”

진심을 담은 소리지만 여성의 분노만 불러일으킬 뿐이었다.

어머니를 위해서 무슨 연구를 하시냐고 물으면 항상 이런 식으로 입에 발린 소리만 하면서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또 증명과 설명?

그렇게 말하면서 여기저기 첩과 사생아만 늘리셨죠?

그런 변명에 제가 속을 것 같아요?

다행히 살아남으면 다시는 아는 척도 하지 말아요.”

윙윙윙윙윙-!

빙빙 돌아가는 주먹의 위력이 신체를 조각조각 분쇄할 정도로 증폭되었다.

그래서 더욱 진심을 담아서 외쳤다.

“이번에는 아니야-!

네가 잘만하면 네 어미도 이제 초월자가 된다.

그럼 우리 가족은 영원히 행복하게 살 수 있으니 제발 참고 말을 들어주렴.

총수님에게 직접 받은 약속받은 증거도 있어.”

둑-!

어머니가 초월자가 될 수 있는 방법이 있고 초월자 총수에게 받은 증거조차 있다는 말에 파란머리 미녀의 손이 멈추었다.

초월자 총수와 증거라는 말은 이번이 처음이기도 했다.

‘어머니는 평범한 지성체였고 고위 정신체인 아버지와 음양조화를 해도 수명과 신체능력만 상승될 뿐이야.’

어머니는 너무 재능이 부족해서 아무리 정기를 쏟아 부어도 결국 수명만 연장된 지성체가 한계였다.

그래서 영혼의 마모를 막기 위해 시간봉인을 하고 자신이 지키고 아버지는 방법을 찾았지만 불가능했다.

엄청난 시간만 흘렀다.

‘아버지에 대한 기대는 접은 지가 오래였어.’

처음에는 필사적이고 비장하던 아버지가 점점 표정이 해실거리고 몸에서 다른 여성들의 냄새를 풀풀 풍겼으니 말이다.

무슨 일을 하는데 다른 여성의 냄새가 나냐고 물어도 필사적으로 변명만 늘어놓았다.

그래도 이번에는 증거까지 있다고 하니 멱살을 잡은 손을 풀고 말했다.

“한번만 더 속아 드릴게요.

어머니가 초월자가 될 수 있다는 방법과 증거를 보여 봐요.”

“헥헥-! 여....... 여기 있다.”

어쩌다가 자신이 항상 목숨의 위험을 겪는 팔자가 되었는지 모르지만 방금 말은 살기 위한 변명이 아닌 진실이기도 했다.

유력 용의자가 아공간에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만든 반 초월자의 공지를 꺼내서 딸에게 넘기자 그것을 읽고는 바로 뒤로 던져버렸다.

“하? 후궁?

정말 권력자인 남자란?”

휙-!

반 초월자들을 이제부터 초월자들로 정식으로 인정하고 요즘 한참 시끄러운 차원주신성의 관리권한까지 준다는 모집공고였다.

이제 초월자들의 귀찮은 감시를 피해서 살 이유가 없어져서 좋았지만 참가할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아버지는 지배자급 초월자 중의 하나라고 자랑했지만 너무 약해빠졌어.

내가 뭐 하러 그런 약골들과 같이 살아야 해.’

약자들 사이에 끼여서 힘을 제한하고 고생할 생각은 전혀 없는 것이다.

더구나 최고로 여성 반초월자로 인정되면 총수의 후궁으로 삼아준다는 대목에서는 웃음만 나오니 더 볼 필요가 없었다.

“이게 도대체 뭐예요?

정말 어머니가 초월자가 될 수 있다는 방법과 증거가 맞아요?

저보고 초월자 총수의 후궁이 되어서 어머니를 초월자로 만들어 달라고 아양을 떨라는 말 이예요?”

어처구니가 없다는 딸의 말에 긴장의 기세를 놓치지 않은 고위 초월자가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 대부분의 과정과 결말은 비슷하다.”

“.......”

아버지의 대답을 들은 딸의 얼굴은 잠시 멍해졌다.

지금 대답이 무슨 의미인지 잠시 생각을 하는 표정이었다.

파아아아악-! 꽉-!

그리고 대충 해석이 끝나자 단숨에 양손으로 멱살을 잡고 그대로 하늘로 들어 올려버린다.

눈동자에서는 붉은 빛이 거세게 타오르며 주변을 전부 밝힐 정도로 강해졌다.

“이 망할 아버지가 지배자급 초월자란 직위와 권력을 이용해서 첩을 수천을 두더니 정신이 아예 나갔어.”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