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과거 강경파 초월자들의 얼굴이 밝아진다.
공개된 비밀세력의 안위가 가장 걱정하던 부분이었다.
‘이들은 가지고 있던 막강한 힘으로 일족의 기대주였지.’
‘그러나 주변의 질시와 반발을 못 이기고 감정이 폭발하여 주변 모두를 다치고 죽게 했던 아이들이다.’
이들을 처분했다고 발표하여 주변의 압박을 피했는데 멀쩡하다는 사실을 알면 어떤 반응이 올지 걱정이었다.
허나 총수님이 보호한다면 끝이었다.
현세계 누구도 끝까지 처분해야 한다고 물고 늘어진 수가 없었다.
주신성을 탐냈다가 완전히 몰락하고 총수파처럼 구사일생을 바래야 하는 꼴이 될 뿐이었다.
더구나 확약까지 해준다.
“이들의 과거의 일로 책임을 물으려고 한다면 나를 넘어서야 할 것이다.”
역시 총수에게 붙기를 잘했다고 생각되면서 억울했던 감정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오로지 환희만이 솟았다.
“감사합니다. 총수님.”
“자기 부하를 먼저 챙기는 건 당연하다.
그리고 부하 편을 드는 것이 당연하지.
앞으로 이들의 안위에 신경 쓰지 말도록 해라.”
세상의 평판보다 부하를 먼저 생각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하는 상급자는 거의 없다.
그렇게 하면 부하들 이외의 다른 존재들에게 엄청난 비난과 압박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제 총수파들은 총수의 이런 독단에 다른 초월자들이 반발할 것을 걱정이 되었다.
허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느긋하게 손에 움켜쥔 수많은 정기구슬을 돌리면서 소리를 낸다.
좌르륵-! 좌르르륵-!
가난한 이계에서 전능의 힘을 가진 정기구슬이 너무나 기분이 좋은 소리를 낸다.
“후우우우우우. 항의가 들어오면 정기로 보상하겠다.
정기로 만족 못하고 끝까지 처분과 복수를 원하면 ‘퍼스널 히스토리’로 탈탈 털어주지.
그리고 모든 비리 사실을 정신체들에게 공포하여 가장 밑바닥으로 떨어뜨려 망하게 한 다음에 총수파로 삼으면 끝이다.
모두의 알 권리라는 것이 참 좋군 그래.”
오싹-!
주신성을 얻어 보겠다고 수작을 부렸다가 ‘퍼스널 히스토리’로 완전히 털려서 지금 총수파가 된 지배자급 초월자들은 소름이 올라왔는지 몸을 떨었다.
‘그 말 그대로였다.’
창조주님의 가호를 받은 지금의 총수에게 덤비면 그렇게 될 것이 당연했다.
“쿳쿳쿳-! 지배자급 초월자가 얼마나 깨끗하게 살았기에 복수와 원한을 갚겠다고 목숨을 거는지 볼까?
드러난 죄를 근거로 초월자의 자격을 박탈하나고 원한을 가진 존재들에게 던져주는 것도 좋겠군.
복수만을 원했으니 복수로 죽는 것도 운명이겠지.
크후후후후후-!”
“!!!”
“!!!”
나직하게 웃는 총수의 목소리는 자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미래이기도 했다.
지배자급 초월자는 그냥 되지 않는다.
수많은 경쟁자와 조직을 이기고 무너트린 대가였다.
그 와중에 원한을 쌓지 않은 존재는 없었고 그들의 복수를 막아주는 것이 바로 지배자급 초월자라는 직위와 지배층에 속한 권위였다.
그런데 초월자라는 신분을 죄를 명분삼아 초월자 집단에서 추출당하면 바로 복수를 당할 것이 당연했다.
“너희들도 명심해라.
조직은 개인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보호의 대가를 받는 것이다.
조직이 무너지면 보호도 없다.
개인의 이익을 내세우기 전애 이걸 먼저 가장 고려하도록 해라.”
“핫-! 총수님.
명심하겠습니다.”
이제 완전히 총수파가 된 강경파 초월자들이 한마음으로 외쳤다.
자신들이 탄 배는 확실했다.
창조주의 가호를 받은 총수라는 강력한 존재와 끝없는 재력으로 인하여 더욱 안전해졌음을 확신하는 순간이었다.
더구나 지금 현세계에서 가장 필요한 정기와 주신성이라는 미래까지 가진 총수에게 거역할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믿음이 생긴 지는 오래였다.
그렇게 총수파가 두 배인 이십 명이 되었다.
이십만이 넘는 반 초월자들에 비해 뒤지지 않는 최정예 전력 이천 명을 흐뭇하게 보면서 느긋하게 말을 했다.
“흠-! 상당한 수준이면서도 개성적이군.
관리에 많은 손이 가겠어.
그렇다고 반 초월자인 코로나에게 완전한 초월자인 제 육군 위세를 맡길 수는 없지.
이러면 총수파에서 후궁을 하나 더 뽑을까?”
“오-! 좋으신 생각입니다.”
그 말에 총수파들의 얼굴에서 화색이 돌았다.
이제 모두가 총수가 이야기하는 주우주의 후궁이 어떤 존재인지는 알았다.
겨우 후궁이 되었다고 지참금으로 1조를 받고 반 초월자들에 대한 전권을 받은 아크람의 딸로 인하여 모든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발칵 뒤집힌 뒤에 조사를 한 덕이다.
‘조사 결과 반려와 거의 동급, 아니 능력이 더 높다면 언제든지 바뀔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위치다.’
‘신계주신이 없으면 대리임무를 수행할 정도지.’
‘총수의 대리를 아크람의 딸에게만 맡길 수는 없다.’
거기에 신계주신의 최측근으로 신계의 업무를 관장하는 최고수준의 권력자이기도 했다.
아크람의 딸 정도의 힘은 아니지만 어디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힘과 품위를 가진 완전한 초월자 딸들은 당연히 있었다.
오백억년 동안 지배자급 초월자로서 일족까지 운영했던 그 전력은 사라지지 않은 것이다.
더구나 이번에 걸린 것은 일조라는 지참금과 자신들이 보기에도 최정예가 분명한 이천 명의 초월자 전력이었다.
여기에 아크람 일족에게 부여된 총수의 가호까지 생각하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
“총수님. 이번에 저의 딸을 소개시켜드리고 싶습니다.”
“어허? 어디서 총수님께 그런 가냘픈 딸을 내밀어?
쥘 곳도 없겠다.
자고로 여성은 풍만해야지.”
“뭐가 어째?
설마 네 가슴만 큰 네 딸을 이야기 하냐?
가슴이 전부가 아니야-!”
“가슴이 큰 게 전부가 아니라니?
가슴이야말로 진리로다-!”
“이 자식이-!”
순식간에 서로 자기 딸이 낮다고 소란스런 분위기로 변한 총수실이었다.
강경파를 배신했다는 죄책감은 어디에도 없고 오로지 더 나은 미래와 정기를 선택한 그들의 눈에는 역시 은은한 황금빛이 떠올라 있었다.
제 육군 위세를 다스릴 총수파 후궁을 선발하라는 지시로 과거 강경파들의 마음을 완전히 돌려버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만족스런 미소로 띠웠다.
‘후후후후. 자고로 업무와 보상만큼 복잡한 머리를 비우는 것이 없지.’
꽈꽝-!
그런데 갑자기 통합신계가 뒤흔들리는 굉음과 충격이 전해졌다.
“뭐야?”
“총수님이 신계 핵에 우리가 신계관리주신으로 있는 통합신계가 통째로 흔들려?”
“누가 이런 공격을 해?”
서로 멱살을 잡으면서 총수파들이 당황해서 원인을 파악했고 반초월자 남녀대표가 선출하는 영상에서 바로 찾았다.
혼자서 지루하게 여성대표 비무장에 서 있던 코로나의 난동이 시작된 것이었다.
방금 충격은 비무장을 발로 차서 통째로 날려버린 결과였다.
“나처럼 출세하고 싶으면 덤벼봐.
아니면 모두 닥치고 있어.”
독기서린 코로나의 목소리에 여성 반 초월자들이 모두 고개를 숙이고 쥐 죽은 듯이 침묵만을 하고 있었다.
처음 집중공격을 하려다가 일격에 맞은 반 초월자들은 진저릴 칠 정도였다.
그렇게 여성들의 제압이 끝나자 계속 대치만 하는 남성초월자에게 불똥이 튄 것이다.
두가가가가가강-!
멀리 떨어져있던 여성 비무장이 코로나의 신경질적인 발차기에 통째로 뜯겨져 날아서 남성 비무장에 직격했다.
일백 미터의 반경을 가진 비무장이 통째로 떠올라서 덮치는 광경을 비현실적이었다.
“우아-!”
“헉-!”
이제 네 명만 남아서 막상막하의 대치를 하던 반초월자 남성들에게는 날벼락과 같은 사태였다.
그리고 그들을 폭발하는 태양과 같은 눈빛을 한 코로나가 덮쳤다.
총수의 후궁이라는 신분을 이미 아는 남성 반 초월자들이 다급하게 물러나려 했지만 용서가 없다.
과과과과과과-!
공간 전부를 채우면서 쏟아지는 치명적인 공격들에게 필사적으로 대항을 시작했다.
지금 코로나는 아무리 보아도 열이 받을 대로 받은 모습이었다.
‘쯧쯧-! 빼도 박도 못하고 나의 정식 후궁으로 처음 시작했으니 성질이 날대로 났군.
하지만 놓아줄 수는 없지.”
차원창세신 코아는 코로나가 처음 알현을 신청하러 왔을 때를 생각하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아크람이 얼굴에 새파란 멍을 늘려가면서까지 극히 화려한 드레스를 입힌 코로나를 어렵게 총수실로 데려왔는데 그 순간 차원권능이 올지도 모를 미래를 보여주었다.
자신이 조정하여 이계 전부의 별을 소멸시키는 흑염 창조대신 성멸(黑炎 創造代神 星滅)의 모습이 총수실에 환상처럼 가득 찬다.
쿠쿠쿠쿠쿠쿠쿠쿠쿠쿵-!
성멸과 자신이 이계 전부를 초장거리 공간이동을 하면서 전멸세계를 난사한다.
그렇게 이동할 때마다 주변의 모든 별들이 폭파되고 행성 핵만이 회수되었다.
이계에 죽어가지만 가득 찼던 별들은 이미 거의 사라졌고 극히 일부의 별만이 남았기에 초월자들은 오로지 지키기 위한 결전을 준비 중이었다.
우우우웅-!
허나 차원권능으로 지역우주 이상의 거리를 이동하면서 광역파괴를 하는 흑염의 창조대신 성멸을 막을 방법은 없었다.
이미 몇 번이나 가두는 것을 실패하여 절망적인 표정을 지은 일원이 선두이고 결사의 표정을 지은 초월자들의 대군이 성멸을 막아선다.
그런 그들을 자신은 가소롭다는 듯이 쳐다보면서 영창 한다.
‘이계 일원이여. 또 쓸데없는 짓을 하는구나.
나는 쓰레기장 같은 이계를 청소하느라 바빠서 너희를 상대해줄 시간이 없다.
성멸 전멸세계(星滅 全滅世界).’
바람성과 일체화하여 무한의 정기를 기진 흑염 창조대신 성멸을 통한 최대위력의 전멸세계는 이계의 존재가 막을 수 있는 위력이 아니었다.
더구나 창조대신이 가진 일반 신족의 열배가 넘는 신력과 마력을 바탕으로 끝없이 연발되는 위력 앞에 멀쩡할 수 있는 존재는 극히 일부였다.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별들이 연쇄충돌하면서 품어내는 파괴력 앞에 초월자들의 대군이 눈 녹듯이 사라진다.
분노한 일원이 파이를 전력 전개했지만 바람성을 흡수하여 절대계 십중십을 제외한 최강의 반열에 속하는 성멸이었다.
‘저 힘 앞에서 지킬 수 있는 것은 방어의 절대기 파이라고 해도 자기 자신만이다.’
그렇게 망연자실한 표정의 일원과 별이 사라진 무의 공간만이 남았다.
자신과 성멸 앞에서는 어떤 대군도 의미가 없기에 결국 최후의 별들을 지키기 위해 전멸세계를 견딜만한 정예들이 구성되었다.
그들은 일원의 설득에 응한 이계 십중심의 일부와 숨어 살던 강자 들이었다.
그리고 이계 십중심과 나란히 설 정도의 선두 위치에 분노로 거의 미쳐버린 코로나가 서 있었다.
지금처럼 주먹과 눈만이 아니라 온 몸을 불태울 듯이 타오르는 증오와 살의의 불길이 타오른다.
지금의 미소녀인 모습과는 달리 상당히 성숙한 모습에 비약적으로 상승한 투기의 위력이었다.
‘호오? 투기와 살기가 하위의 흑염일족에게 뒤지지 않을 정도다.
언제인가는 흑염의 후보가 될지도 모르는 존재였던가?
아주 놀랍군 그래.’
그리고 벌어진 자신과 성멸을 상대하는 최종 전투에서 코로나는 이계 십중심과 버금가는 위력을 보였다.
창조신대신 성멸에게 큰 타격을 입히고 자신에게 도달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드러내면서 차원권능이 보여준 올지도 모른 미래가 끝났다.
차원권능은 시간과 공간을 융합하여 세상을 창조하고 또는 미래를 예지하기도 하기에 중요한 분기점에서 가끔 이렇게 작용하기도 한다고 알기는 했다.
허나 이제까지 오로지 살아남기 바쁜 자신에게 선택지란 존재하지 않았기에 발동하지 않다가 이번에 처음 분기의 권능을 보인 것이다.
아주 곤란하게도 공개적으로 말이다.
“이........ 이건.”
“아-!”
코로나도 그 영상을 보았는지 놀람의 탄성을 질렀다.
“..........”
“..........”
고위의 초월자들이기에 지금 현상이 무엇인지 금방 깨달은 두 부녀는 식은땀만 흘렸다.
후궁이 되기도 전에 장래의 반역자로 처단당할 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