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사자왕의 경악한 표정을 보면서 미묘한 미소를 지은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역시 직접 보니 어떤 존재인지 바로 파악이 되었다.
차원권능과 마도신의 분석력이 금속원소의 하나하나까지 풀어서 알려준다.
‘완전한 신령에 기계로 이루어진 신체.
그리고 심장에 위치하고 있는 저 소올이라고 적힌 돌은 신령의 집합 아니 작은 신계인가?
지성체들의 지지를 받을수록 강해지는 신계에 신령이 머물고 있지만 신체에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초장거리 공간 이동하는군.
어떤 우주신인지 꽤나 공을 들였어.’
정기가 약해 정신체가 약화된 세계라 그런지 비록 기계신체지만 수준이 감탄이 나올 지경이었다.
더구나 신계와 신족의 병렬신력 연결기능까지 갖춘 소올 스톤은 놀랄 정도였다.
‘지옥군단이 당한 이유가 있었군.
하지만 내게 신체 파악이 된 이상 너희들은 끝장이다.’
가늘게 미소를 지으면서 말을 걸었다.
“환영하네.
용자왕 중 가장 뛰어난 전투력으로 명성 높은 사자왕.
내가 준비한 숙소까지 직접 안내하지.
아니면 관광부터 하겠나?
내가 직접 모두 만들었으니 나만큼 이 통합신계를 아는 존재는 없다고 자부한다네.”
“........ 좋습니다.”
사자왕은 설마 가장 거대한 악으로서 마지막에 심판을 해야 할 차원창세신 코아가 직접 마중을 나올지 몰랐지만 기꺼이 응했다.
진리의 이름으로 안전을 보장했고 설사 여기서 소멸을 당한다고 할지라도 정의의 혼이 살아있는 한 자신은 불멸이었기 때문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와 사자왕이 만나서 한가롭게 신계관광에 들어갔을 때 총수실에서는 코로나가 총수의 자리에 앉아서 신경질적으로 도장을 찍고 있었다.
꽝-! 꽝-! 꽝-!
코로나는 아직 기본지식이 부족하지만 수없이 올라오는 서류를 읽어보고 승인과 거부를 결정하는 판단은 무척 신속했다.
그리고 일반 신계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거대한 통합신계의 핵으로서 임무까지 하고 있는데 전혀 힘들어하지 않았다.
단지 짜증만 극도로 낼 뿐이었다.
“내가 이렇게 될 줄 알았어!
내게 몽땅 떠넘기고 가 버려?”
반 초월자 전부를 힘으로 제압하고 총수실에 돌아왔더니 총수의 메모 한 장만이 남아있었다.
‘코로나 코아 아크람은 특명이 있을 때까지 통합신계의 신계주신 대리임무를 수행하라.’
이런 핵심적인 통함신계를 운영할 권리까지 넘기는 것으로 보아서는 자신이나 남들이 생각하는 첩이나 후궁이 아니고 동업자인 것은 확실했다.
그러나 그래도 후궁인데 얼굴도 보이지 않고 이렇게 메모로 넘기다니 섭섭한 것이다.
헌데 정말 실질적인 이인자로서 딸이 신계주신의 대리권한까지 받자 감격한 아크람은 달래느라 정신이 없었다.
‘총수님이 이계 부흥을 위해 여기저기 바쁘시니 신계주신의 대리임무만 잘하면 고정이 될 확률이 크다.
그렇게만 되면 이 통합신계는 실질적으로 아크람 가문의 것이 된다.’
아예 이 통합신계에 아크람 가문을 만들 수도 있는 것이다.
일만 배 규모의 주신성의 신계에 가문을 열 수 있다면 현세계 최고의 명문일문은 눈 앞이었다.
그러니 몸이 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애야. 총수님은 후궁인 널 믿어서 전권을 맡긴 것이란다.
감사해야지.”
그 말에 연신 결재도장을 찍고 있던 코로나의 얼굴이 확 일그러졌다.
아버지가 자신이 신계주신 대리를 맡자마자 더욱 극성으로 옆에서 달라붙어있다.
그런데 여기에 배 다른 동생들까지 가세하고 있었다.
“맞습니다. 큰 누님.
이건 대 아크람 가문이 모두에게 인정받을 기회입니다.”
“큰 언니. 총수 자리에 앉아계시니까 정말 멋있어요.
전 여기 평생 살고 있어요.”
참으로 현실을 모르는 가족들의 말에 코로나는 발끈했다.
“후궁소리는 내 앞에서 하지 말라고 했죠!
그리고 다른 초월자들이 벼락출세라고 비웃는 이런 꼴로 무슨 대 아크람 가문?
어머니들이나 동생들을 제대로 모으고 통제해서 훈련이나 시켜.
그리고 총수님이 여기를 특정 가문이 점유하는 것을 허락할 것 같아?
꿈도 커.”
너무 강한 덕에 차원창세신 코아가 다른 길을 선택할 경우 운명의 대적자로 낙인찍힌 이후로 참으로 마음고생이 심해졌다.
임무수행을 완벽하게 하고 그 이상의 성과를 내지 않으면 당장 버림받고 처분당할 상황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강하다고 해도 자신이 받은 후한 조건이면 하겠다는 강자는 찾으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극도로 조심하면서 일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 철없는 가족들은 벌써부터 권력의 단물을 찾으려 하고 있었다.
‘주변에서 벼락출세를 했다고 시기하면 어떻게든 허점을 찾으려고 하는 이때에 이게 무슨 멍청한 말인지?’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하는데 충격적인 말이 들려왔다.
“그거야 후궁인 네가 총수님께 부탁하면 들어주실 거다.
오늘밤에 네가 모시면서 부탁을 해보렴.”
“그렇습니다. 자고로 남자는 여자의 베갯머리송사에 약합니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통합신계 하나 정도는 주실 총수님이라니까요.
해보세요.”
“........”
더 이상 대화를 했다가는 폭발을 할 상황이었다.
철없는 가족의 말을 무시하면서 결재서류를 처리하던 코로나의 눈이 하나의 서류에 못 박혀서 커졌다.
‘제 육군 위세(第 六軍 威勢), 담당 초월자 후궁 선발계획.’
자신이 후궁이 된지 얼마 안 되었는데 또 다른 후궁을 뽑는다는 뜻이다.
반 초월자인 자신이 초월자의 군세를 지휘하는데 제한이 있다는 명분이었고 실제로 그러하기도 했다.
그렇다고 자신에게 이렇게 대놓고 다른 후궁을 선발한다고 계획을 올리다니 이런 도발도 없었다.
“이이이이-! 역시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허나 반대할 수도 없었다.
제 육군 위세의 구성원으로 올라온 존재들은 자신조차 대부분 이름을 알 정도로 명망이 있고 강력했으나 조직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추락한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이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큰 논란이 일 정도였다.
‘아무리 추락했어도 일족의 차세대 주자라고 떠받음을 당했던 이들이다.
내가 아무리 강해도 반 초월자에게 통제를 허용할 리는 없어.’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화를 꾹 참고 생각하는데 옆에서 뇌관을 터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족들은 같이 살아야지.”
“무슨 가족들이요-!
일만 일 천명 이상이 무슨 대가족이예요?”
그리고 아크람 가문의 영광과 개인의 부귀를 위해 열심히 설득하던 세 명은 붉은 태양이 폭발하는 환상을 보았다.
퍼퍼퍼어어어억-! 투가가가가강-!
총수실의 문이 박살나고 세 명의 인영이 비명도 못 지르고 저 멀리 날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통합신계에서도 특히 거대한 개인선전, 후궁전의 마당에 떨어진다.
그 뒤로 무시무시한 코로나의 신언이 주변을 울렸다.
“당장 모두 나가서 자숙해-!
아버지를 제외한 아크람 가문의 일원은 전원 후궁전에서 가문과 반 초월자 군세의 사열을 준비하라.
내 허락과 부름 없이는 다신 주신전 주변에 얼쩡거리지도 마-!
초월총수의 후궁이자 아크람 일족의 가주로서 명령한다.”
그래도 가진 권력은 잘 사용하는 코로나였다.
그리고 초월자 후궁선발계획을 다시 보고 분함으로 손을 덜덜 떨면서 결재한다.
그러면서도 이를 부드득 갈았다.
“으득-! 내가 가만히 있을 줄 알아?
그리고 이런 기준이면 안 될 것 같은데.........”
뭔가 이러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에 결재를 마치면서 후궁선발계획에 한 가지 내용을 추가했다.
‘초월자 후궁은 코로나 코아 아크람과 동등하게 싸울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돌아온 결재 문서를 보고 아크람 가문이 너무 잘 나가니 재를 뿌릴 심사로 올렸던 총수파들의 안색이 팍팍 썩어 들어갔다.
아주 정확하게 급소를 반격당한 것이다.
“.........”
“.........”
“.........”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딸을 아무리 뒤져도 코로나 코아 아크람의 괴물과 같은 무력에 견줄 존재는 없었다.
그렇다고 통쾌하게 한방 먹였다고 좋아하고 있을 상대에게 다시 결재해 달라고 사정할 생각은 없었다.
‘자신과 대등하지 않은 상대를 같은 위치로 인정할 수 없다 인가?’
‘이런 식의 명확한 도발은 처음 당하는군.’
‘하지만 총수의 자리에 앉아도 이상이 없을 정도로 무섭게 강하기는 해.’
‘그만큼 힘이 강하니 중도가 없다.’
‘견제할 후궁이 확실히 필요하다.’
숨겨진 비밀전력 초월자로 이루어진 제 육군 위세는 반 초월자들과는 다르게 총수파의 얼굴이 될 수 있었다.
사고를 친 과거야 총수님이 정기로 보상해주시면 반발이 적어질 것이니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이런 곤란한 조건을 내놓아서 후궁선발을 방해하다니 왜 총수가 또 다른 후궁을 원했는지 알 수 있는 사태였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도발에 좋은 대응방안이 없었다.
지배자급 초월자를 애 취급 할 정도의 강자가 또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막 총수파에 가입하여 아무런 말없이 상황만 보던 과거 강경파 초월자 중 한명이 입을 열었다.
“있기는 하지.”
그 말에 다른 과거 강경파 초월자들도 침중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있군.”
“확실히 대등하겠어.”
다른 과거 강경파 초월자들이 동의를 했다.
그제야 누구를 말하는지 깨달은 다른 총수파들은 이마를 딱 치면서 외쳤다.
“맞아. 그녀가 있군.”
“아직 미혼도 확실하겠지.”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아이들만 판단하다가 가장 강력한 여성 초월자를 제외시킨 것이다.
상대는 일원과 결혼을 시키자는 이야기까지 정식으로 돌았던 강력한 여성 초월자였다.
일원이 개인의 사정은 혁명을 끝내고 나서의 일이라고 정중하게 거절을 했고 그런 소문이 돈 이후로 독신으로 은거하듯이 살아온 그녀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은 적이 없으니 그녀도 분명 아직 미혼이었다.
“하지만 정말 할 건가?”
“잘못하면 일원 측과 정말 원수가 될지도 몰라.”
혁명을 끝내면 초월자들의 대표가 될 일원의 반려로서 만장일치로 내정까지 되었던 그녀였다.
그런 그녀를 총수의 후궁으로 뽑는다면 이건 보통의 사태가 아니었다.
허나 막 총수파가 된 강경파 초월자들은 단호했다.
이미 돌아올 수 없는 선택을 한 이상 일원을 지지하는 세력을 뿌리 뽑아야 했다.
“우리는 후궁이 되면 얻는 조건과 계약서, 후궁 선발대회의 초대장만을 보낸다.”
“선택은 그녀가 할 것이다.”
“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지만 그녀도 거대한 일족을 가진 지배자급 초월자이다.
일족을 가지면 항상 정기 부족으로 인하여 고생을 했기 때문에 총수의 제안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나오기만 하면 후궁선발은 확정이기도 했다.
“그럼 일원을 추종하는 강경파들이 또 난리를 칠 것인데?”
“아니 그녀가 반려도 아닌 후궁이 될 리가 없다.”
이런 예측을 못 할 존재는 여기 없었다.
허나 코로나가 만든 불가능에 가까운 제한요소에 모두의 눈동자에 은은하게 황금빛이 어리면서 극복의 의지만을 불태웠다.
그것이 평상시라면 상상도 못할 결론을 이끌어 낸다.
“결정했다.”
“총수님께 그녀의 존재를 보고 드리고 후궁의 조건을 다시 조정하게 건의 드린다.”
그렇게 결정을 했지만 모두의 안색이 창백하게 굳어간다.
새로 생긴 가장 중대한 문제가 있었다.
상대는 여성 지배자급 초월자 중에서 가장 강대한 존재다.
가진 일족도 최대급이었고 휘하에 지배자급 초월자도 무수했다.
상대가 워낙 높고 일의 중요성을 보아서는 사신의 형태로서 직접 전달해야 했다.
“직....... 직접 가서 전해야하겠지?”
“누가 가지?”
혁명을 끝낸 일원의 반려가 아니더라도 이미 현세계 정신체 여성의 최고라고 불려도 전혀 이상이 없을 만한 고귀하고 강한 존재였다.
그런 고귀한 강자에게 후궁의 자리를 권해다가는 자세한 설명을 하기도 전에 분노한 그녀들의 부하 손에 목이 달아날 확률이 가장 컸다.
최대급의 세력까지 가진 그녀를 건들면 아무리 총수파에 지배자급 초월자라고 해도 무사하기는 극히 힘들었다.
그런데 의외의 장소에서 대답이 들려왔다.
“내가 가지.”
양쪽 눈에 검은 멍이 선명한 아크람이 문을 열고 들어선다.
그리고 빈자리에 털썩 앉아서 품에서 달걀 같은 흰 물체를 꺼내서 눈 위를 문지르면서 말했다.
슥-! 슥-!
방금 딸에게 맞은 자리였다.
처음 일격을 용케 피했더니 두발이 동시에 날아와서 눈에 도장을 찍어버린 것이다.
정말 인정사정없었다.
“총수님께 그녀를 제 육군 위세를 맡을 초월자 후궁으로 선출하기로 했다고 보고하고 후궁 계약서까지 가지고 가겠다.
아무리 힘들어도 한번 한 일을 두 번 못할까?”
그 말에 다른 총수파 초월자들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일천의 첩을 둔 덕에 남성의 공분을 사고 여성들의 공공의 적이 된 아크람 이었다.
결혼을 한 여성 초월자들의 분노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인데 그녀에게 가서 후궁이 되라고 말을 하면 바로 죽임을 당할 확률이 컸다.
“아크람? 네가 간다고?”
“죽는다. 너.”
총수파들이 죽음을 단정 지었지만 아크람은 태연하게 말했다.
“개인이 아닌 총수님의 후궁 아버지로 간다.
그럼 총수의 장인이니 그녀나 부하들도 날 죽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면 바로 총수님과 바로 전쟁이니까 말이야.
문제아들만 모인 제 육군 위세를 통제할 만한 여성 초월자는 그녀밖에 없기도 해.
아직 더 세력을 늘려야할 총수님과 총수파를 위해서는 그녀가 꼭 필요하다.
뭐 멍석말이나 심한 꼴을 당할 확률이 크지만 내가 가장 살아 돌아올 확률과 성공 가능성이 커.”
“........”
잘못하면 죽을 곳이지만 총수님과 총수파를 위해서 희생을 하겠다는 말이었다.
총수파들이 할 말을 잃고 가만히 아크람을 쳐다보았다.
이제 후궁이 되어 막대한 권력을 얻은 딸의 뒤에서 편히 살면 되는데 끝까지 위험을 감수하는 모습은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그러나 아크람은 눈가를 계속 정기 덩어리인 흰 돌로 문질렀다.
눈에 멍이 든 이런 꼴로 사신으로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아오. 쓰라려.
정기를 아무리 퍼부어도 잘 안 지워지네.
내 딸이지만 어떻게든 권능인지 맞으면 재생을 해도 잘 낫지가 않아.”
눈가를 끝없이 문지르면서 멍을 지우려는 모습이 웃기기도 했지만 확고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총수의 장인이라는 위치는 정말 써먹기가 아주 좋았다.
총수파답게 위험을 감수하고 나선 대가를 주어야 했다.
“이제 감시자와 암살자들은 물러나도록 하마.”
“그러니 꼭 성공시키고 살아 돌아와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