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정말 허리에 손을 대서 그대로 몸을 돌려서 기어갈 수 있는 자세로 만들어준다.
탁-! 빙글-!
그러나 이제는 짐승의 암컷처럼 엎드려서 위로 솟아오른 엉덩이를 하체에 가져다댄 격이 된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은 꼼짝도 못했다.
워낙 밀착된 상태라서 침입자의 하체가 그대로 엉덩이의 계곡에 느껴진 것이다.
더구나 방금 전까지 혀로 질속까지 애무당하고 가슴과 입까지 모두 점령당한 상태였으니 더욱 몸이 굳었다.
‘내가........ 내 몸이 왜 이렇게?’
무엇인가 이상할 정도로 흥분상태였다.
강력한 상위존재의 남성에 반응한 여성으로서 몸이 욕망으로 달아올라서 스스로 하체를 뗄 생각을 못할 지경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엉덩이에서 또 손바닥으로 때리는 소리가 울린다.
찰싹-!
“악-!”
“정신 차리고 출발해.”
짧은 비명소리를 내면서 그제야 확실하게 이성을 찾은 우주수 드라이어드 여왕은 급하게 몸을 전진시킨다.
더 이상 이런 애무를 받았다가는 욕망에 져서 자신도 모르게 굴복하고 안아달라고 애원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녹색의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바쁘게 좌우로 움직이며 전진하는 여왕의 엉덩이를 쫓아서 차원창세신 코아도 움직인다.
‘이 못된 놈이 우수수 드라이어드 여왕의 몸에도 뭔가 해놓았군.
억지로 끝까지 가면 문제가 발생해.
아주 복잡하기 짝이 없어.’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의 비밀의 보물고는 아직 열리지도 않았는데 갈수록 상황은 꼬여만 간다고 투덜거리면 말이다.
그리고 내부의 본성에서도 약간의 소란이 있었다.
외부 관문행성에서 초월총수라고 의심되는 침입자가 있다는 소식이 본성에 도착한 것이다.
여성 초월자들이 황금색의 전신갑옷과 창으로 완전무장을 하고 삼엄한 경계를 하고 있는 긴 복도를 검은 옷과 모자를 쓴 날씬한 금발미녀가 걸어간다.
마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검은 복장이지만 하이힐을 신은 듯 걸을 때마다 복도에 경쾌한 발자국소리가 울린다.
또각-! 또각-!
그리고 쓰고 있던 검은 모자에서 기계음이 울렸다.
“삐-!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님에게 긴급보고.”
그 소리와 함께 복도를 가로막고 있던 경비병들이 마치 바다가 갈라지듯이 복도 벽에 달라붙으면서 외친다.
경비병 전원이 상대가 누군지는 복도에 올라선 순간 각자의 권능으로 확인한 상태였다.
출입을 신청한 본인이 맞는지 자신들의 권능으로 일제히 확인하고 만장일치로 승인한 경비병들이 일제히 외쳤다.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님이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님을 알현합니다.”
구구구구구구구-!
경비명들이 길을 동시에 여는 발자국 소리가 요란했다.
그리고 천장에서 가지각색의 꽃들이 뿌려지기 시작했다.
너무나 화려한 꽃의 비였지만 일반적인 꽃은 아닌 듯 기계음이 여기저기서 울렸다.
이 꽃들은 어느 정도의 인공자아를 갖춘 황금장미 우주기뢰보다 한 단계 더 높은 방어 장치였다.
인공자아 기뢰 꽃들이 복도를 가득 메우고 꽃의 비가 소용돌이가 되어서 청춘의 환상 크롬을 중심으로 휘몰아 쳤다.
“삐-! 지문 인식 검사 일치”
“삐-! 홍채 인식 검사 일치.”“삐-! 신체 유전자 검사 일치.”
“삐-! 신령 파장 검사 일치.”
기계 꽃들이 이미 입력되어있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의 자료와 비교하면서 측정한다.
검은 옷을 입은 금발미녀의 전신을 꽃의 비가 스치는 지극히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
그러나 복도를 경비하는 여초월자들은 긴장해서 식은땀을 흘렸다.
‘언제 겪어도 도저히 적응이 안 되는 순간이야.’
지금 시행하고 수많은 본인 확인 검사 사항 중 단 하나라도 틀린다면 복도 전체를 가득채운 기계 꽃들이 모두 공간을 찢어발기면서 폭발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지금 복도를 가득 채우고 내우는 저 기계 꽃들은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신체조차 박살을 내는 우주 공간기뢰의 일종이다.’
기계 꽃들이 불합격을 해서 폭발하면 만장일치로 출입을 승인한 자신들조차 산산 조각내는 구조였기 때문이었다.
‘저 기뢰 꽃들이 전부 터지는 날이면 우리들도 모두 전멸이다.’
경비를 하는 자신들이 권능으로 일차적으로 본임임을 확인하고 통과 승인을 했으니 기계들이 재검사하여 실수라고 판단이 될 경우 실수를 가혹하게 책임을 묻는 방호구조였다.
여기만이 아니라 여왕님들의 침소다 영광의 자리에 출입하는 통로 같은 중요지역에 모두 설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감정이 없는 기계이기에 용서도 용통성도 없었다.
‘초기에 아직 정착이 안 되었을 때 몇 번이나 참사가 벌어졌다.’
지금도 아주 가끔 사고소식이 들려온다.
그러니 아무리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님이라고 확신을 해도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삐-! 걸음걸이 검사 일치.”
그렇게 수없는 항목의 검사가 잘 진행되다가 갑자기 경고음이 발현된다.
“삐이이이이-! 체형, 몸무게에서 이상 발견.
몸무게 허용범위 안에서 이상 증가.”
몸무게가 본인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기계들의 판단에 경비 여초월자들이 다급한 비명을 질렀다.
설마 체형과 몸무게에서 걸릴지는 상상도 못한 것이다.
‘이제 보니 가슴이 조금 풍만해지셨다.’
‘몸무게가 일 킬로그램 이상 늘어 나셨어.’
‘뭐야?
그걸 어떻게 직접 여쭈어 보라고?’
‘하지만 기계는 결코 허용치 이상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다.’
설사 여성에게 극히 민감한 부분이라고 할지라도 융통성 따위는 없는 것이다.
꽃들의 잎 부근에서 경고의 적색 불이 번뜩인다.
폭발 직전의 경고신호였다.
그러자 뒤에서도 사태를 확인한 경계 여초월자들의 비명이 뒤를 따랐다.
“학-! 설마?”
“아아-!? 몸무게가 오차이상으로 느신 것인가?”
“설마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님이 다이어트를 실패하시다니?”
폭발단계에 들어간 기뢰 꽃들의 해제는 자신들은 불가능했기에 혼란 상태가 왔지만 누구도 복도에서 도망치지 않고 방어막을 강화했다.
자신들은 삭월(朔月)의 시즈스님을 지키는 최후의 방어선이라는 자부심이 목숨의 위협보다 더욱 컸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다이어트에 관한 문제로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공개적으로 발언까지 나오자 불편한 기색을 숨길지 않는 청춘의 환상 크롬이었다.
“........”
물론 자신은 살아남을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변화된 몸무게를 사전 통보하지 않아 잘못하면 삭월(朔月)의 시즈스님의 경호병들이 자폭당할 위기였으니 뭐라고 하지도 못했다.
‘정말 그가 만든 방어체계의 효과는 확실한데 항상 이런 문제를 일으켜.
그렇다고 바꾸자니 본성 전부의 방어체계를 손을 봐야하니 그럴 수도 없어.
그는 항상 이런 식이야.’
지금은 여기 없는 누군가에 대한 작은 한탄을 하면서 폭발하려는 기뢰 꽃을 바라보았다.
몸무게에서 이상을 발견하고 폭발준비단계로 가는 주변의 기뢰 꽃들을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무지개색의 눈빛을 빛내면서 그대로 권능영역에 넣어버렸다.
‘나의 기계와 신체를 동시에 조절하는 권능은 기계 꽃의 인공 자아가 견딜 수는 없다.’
아무리 지성 수준이 높아도 결국 인공자아였다.
간단하게 접속해서 내부정보를 조정하면 끝이었다.
무지갯빛이 기계 꽃들을 덮치자 경비병들의 안색은 더욱 하얗게 변했다.
기뢰 꽃에 이 정도 권능의 파동이 접촉해 오면 무조건 폭발하게 되어있었다.
‘죽었다.’
‘폭발한다.’
확-! 삐리리리리리리리-!
그런데 전혀 폭발하지 않는다.
아니 모든 꽃들이 무지개 색으로 점멸을 하더니 본래의 빛으로 돌아왔다.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기계 꽃들의 저장매체의 기록에 개입하여 전부 바꾸어 버린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재판정의 결과가 울린다.
“삐-! 몸무게와 체형 일치함.”
본인 확인 완료.
어서 오십시오. 청춘의 여왕(靑春의 女王) 크롬님.”
기계는 바로 변화된 자료를 근거로 최종판단을 내놓았다.
몸무게 증가를 파악을 못해 한 번에 쓸려 버릴 위기였던 한 경비 여초월자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졸지에 전멸할 위기였던 경호 병력에게 정중히 고개를 숙이면서 사과했다.
“미안해요.
다음에는 사전에 통지하겠어요.”
허나 몸무게 파악을 하지 못한 경비병들의 책임이 더 컸다.
그러니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에게 책임을 물을 일도 아니고 그런 직위를 가진 존재도 없었다.
삭월(朔月)의 시즈지(syzygy)의 휘하에서 최고의 권능과 권력을 자랑하는 세 명의 여왕 중의 하나인 것이다.
어느새 달려 나온 복도 경비 책임자도 다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아닙니다.
여왕님의 급격한 체중 변화를 사전에 감지하지 못하고 기준을 조정하지 못한 저희들의 잘못.......”
“아무래도 이 기억은 지워야 하겠군요.”
파아아아아-!
그 말과 함께 하는데 복도 전부에 무지개색의 빛이 가득 찼다.
“........”
“........”
모든 경비 여초월자들의 눈빛이 무지개 색으로 빛나고 그대로 본래의 경호체계로 돌아간다.
기계로 이루어진 기뢰 꽃들도 마찬가지로 천장에 다시 붙어서 아무 일도 없는 것으로 보였다.
멍한 표정으로 변한 경비 여초월자들이 양옆으로 서있는 복도에는 청춘의 환상 크롬의 발자국 소리만이 울렸다.
신체와 기계를 가리지 않고 기억에 관여하여 삭제하고 조정한다.
그것이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의 주요 권능이었다.
초월자들의 권능 중 가장 두려움을 받고 있는 정식계열의 최고봉 중 하나였다.
또각-! 또각-!
그리고 문도 없이 황금장미가 커다랗게 조각된 알현실 입구에 도착하여 가볍게 심호흡을 하고서 안으로 들어선다.
들어서자마자 아주 반갑게 반기는 존재들이 있었다.
우우우우우우웅-!
강력한 투기를 품어내는 지배자급 여초월자들이었다.
경비 여초월자들과는 격이 다른 강함을 풍기면서 광활한 알현실의 끝에 있는 커다란 침대 크기의 영광의 의자를 지키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노려보고 있었다.
‘이미 복도에서 벌어진 일을 보았군.
아무리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서지만 보안장치와 경호 병력들을 마음대로 조작했으니 이런 분위기는 당연해.’
경비병과 기계 꽃들의 기억을 조작해서 너무 쉽게 통과해버렸으니 경호를 맞고 있는 이들의 입장으로서는 이렇게 수치스러울 수가 없었다.
덕분에 전부 모여서 비상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알현실의 분위기는 살벌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그렇게 무력하게 뚫린 보안체계의 부실함에 분노하고 있는지도 몰랐다.
“........”
허나 무표정한 표정으로 그들을 지나쳐서 영광의 의자에 가까이 가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었다.
‘실수에 대한 사과는 이미 끝났고 자신의 직위는 이들보다 한참 위다.’
지휘 계열이 다르다고 해도 서열 삼위라는 사실은 바뀌지 않았다.
강행수단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의 행위가 합리적이라는 점에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했기에 당당한 것이다.
또각-! 또각-!
못 마땅한 기색이 역력한 그들을 가로질러서 영광의 의자에 가자 반투명한 흰 휘장으로 가려진 영광의 의자에 가까이 간다.
이제 신기를 뽑아들 정도로 기세가 높아지는 지배자급 여초월자들의 귀에 낭랑한 목소리가 울렸다.
“사고를 막아준 청춘의 여왕(靑春의 女王)에게 무슨 실례인가?
개인적으로 보고할 사항이 있다고 하니 이만 물러들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