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교육담당 주신은 이제 억누르지도 않고 황금빛의 눈동자를 당당하게 빛내면서 말한다.
“우리가 만들었던 처음의 초신(超神)들도 실패가 아니었소!
모두 과거의 무능하고 무력한 위원회가 초신(超神)들이 너무 강하니 통제할 수 없다고 겁을 집어먹은 탓이오.
그리고 하려고 하면 제대로 하지 어설프게 목줄을 걸려고 했다가 신족의 전력을 절반이상을 날려먹은 끔직한 사태가 일어났는데 왜 우리 탓이란 말이오?
더구나 뒤 처리까지 우리에게 떠넘겼소이다.
자신들의 정당한 위치와 자유를 찾겠다고 날뛰는 초신(超神)들을 진압한 환수신(幻獸神)들을 만든 것도 결국 우리였지 않소?
그랬는데도 최고위원회의 주축에서 위원회의 일개 처부로 강등이라니?
그때 참고 받아들이자고 앞장서서 선동한 것이 누구라는 것을 잊지 않고 있소이다.”
교육부담당 주신의 투기와 살기가 집중된 최연장 학원장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과거 자신이 주도한 교육처의 회심의 역작이었던 초신(超神)들의 반란사건으로 인하여 신족들의 분노는 엄청났다.
‘최고 위원회의 교육처에서 위원회의 교육부로 강등하는데 동의하지 않았으면 가문 전체가 흔들렸을 위기였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물론 교육의 직위 하락에 협조했다는 사실이 나중에 두고두고 발목을 잡을 줄은 몰랐다.
그 덕분에 가문에게 독점하던 교육담당 주신의 자리마저 아무런 세력이 없는 존재에게 넘겨주어야 했다.
그런 뼈아픈 과거의 사실보다 지금 교육담당 주신과 기세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정말 만만치가 않았다.
‘능력으로는 나의 우위가 확실할 것인데 이런 압박감이라니?
안주하지 않는 폭주가 단지 앞뒤 가리지 않고 날뛰는 광기만이 아니었단 말인가?’
그러했다.
이미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성 분석을 끝낸 위원회의 주신들이었다.
‘발전을 막는 모든 장애와 상식을 부수고 나아가게 하는 이 신성은 상대가 강하고 장애가 많을수록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굉장히 위험하지만 개인능력과 업무능력 향상에 기적적인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받아들이는 주신들이 넘쳐나는 실정이었다.
아니 창조신장의 신성을 거부하면 위원회에서 바로 뒤처지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뒤에 이어진 처참한 조직축소와 직위하락을 막지 못한 우리들은 책임을 져야하오.
반드시 창조신장님조차 교육신의 그림자도 밟지 않았다고 공경 받던 그 위치로 되돌릴 것이오.
겨우 위원회의 흔한 처부가 아니라 최고 위원회의 주력이었던 그 시절로 돌아가야 한단 말이오.
그러려면 실적-! 압도적인 실적이 필요하오.
그럼 오래 동안 금기였던 초신양성계획(超神養成計劃)밖에 없소이다.”
“.........”
화려한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위험천만한 계획의 추진을 결의하는 교육담당 주신의 기세는 거칠 것이 없었다.
“본래 교육이란 현재의 한계를 뛰어넘을 미래의 영웅들을 준비하는 것이오.
우리는 그동안은 너무 평범한 존재들만 찍어냈지.
이번에 학생들의 태반을 군대로 보내는 한이 있더라도 총력을 집중하여 초신(超神)들을 양성합시다.
그래야지만 우리는 진정한 교육의 신이 되는 것이오.
책임은 내가 지겠소.”
“........ 그렇기는 하오.
한번 다시 해봅시다.”
초인양성계획에 문제가 생기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교육담당 주신의 강력한 의지와 기세에 완전히 납득해버린 학교장들이었다.
그렇게 신계 교육계에 불어 닥칠 거대한 폭풍이 시작되었다.
학생들이 소소하게 벌인 신계 저항 활동에 대한 대답은 이렇게 거대한 태풍이 되어서 불어 닥쳤다.
교육담당 주신이 학교장들을 전부 포섭 아니 매수, 협박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은 군부담당 주신과 참모들은 환호를 지르면서 축배를 들고 있었다.
“교육부가 드디어 걸려들었다-!”
“지화자-! 이걸로 최소 일천만이다.”
이제 안 입으면 허전하여 항상 착용하고 있는 초중량 갑옷을 입고 술잔을 기울이는 군부의 소속원들은 직위에 상관없이 전혀 거리낌이 없이 어울려 있었다.
기존의 알력과 직위고하를 떠나서 잔을 높이 들어서 성과와 전과를 자축할 뿐이었다.
“신족의 영광을 위하여-!”
“투신과 군신의 시대여 오라-!”
이렇게 엄청나게 기뻐하는 이유가 있었다.
군대의 강화에 엄청난 정기와 노력이 들어가서 외형적으로 엄청나게 커졌지만 실상 군부가 한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문제였다.
다른 처부가 날뛰면서 신병을 집어넣고 있는데 막상 주무부서인 군부가 실적이 전혀 없으니 잘 나가고 있는데도 좌불안석이었다.
‘늘어난 정기가 거의 전부 신기 제조와 신병 훈련에 들어갔다.’
‘진리 친위군이 훈련시키는 병력만 이백오십만이 넘어간다.’
‘그런데 훈련결과는 진리 친위군이 창조신장님에게 직접 보고한다고 하던데?’
‘우리는 장비와 물자를 구매하는 일 밖에 없어.’
‘그것만으로도 콩고물은 넘치게 떨어지지만 이러다가 군부가 아예 사라지는 것 아니야?’
억측이 아니었다.
창조신장인 차원창세신 코아라면 실적이 없으면 정말 군부를 없앨 수도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결정적으로 치안부가 시위대와 범죄신들을 모두 훈련병으로 처넣었으면서 군부의 무능이 강조되었다.
이제 신병을 뽑을 자원은 거의 없었다.
남은 방법은 하나였다.
‘무직자를 손대지 못한다면 가장 많은 숫자를 가진 학생들밖에 대상이 남지 않는다.’
‘그럼 학도신병(學徒神兵)의 부활인가?’
본성과 창조신장님을 동시에 잃고 패색이 짙어지는 초월자들과의 전쟁의 말미에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투입했던 학생들로 이루어진 신병이었다.
특유의 무모함과 용맹으로 공을 세우기도 했지만 거의 대부분 시간벌기용의 전선에 투입되어 막대한 희생을 치렀다.
아직 안주하지 않는 신성의 영향을 덜 받은 참모가 바로 반대의견을 내었다.
‘본성도 잃지 않았는데 그런 짓을 하자고?
그런 짓을 하면 엄청난 비난이........’
꽈아아아아아앙-!
거기에서 참모들의 회의를 듣고만 있던 군부담당 주신이 회의 탁자를 주먹으로 내려쳐 박살내면서 외쳤다.
‘방금 말한 저 놈부터 최전선으로 당장 보내-!
내가 나 혼자 절대로 안 죽는다고 분명 경고했지?’
군부담당 주신은 요즘 창조신장님이 없어서 맞지도 않고 대광장에 처박히지도 않아서 기가 살아났다.
더구나 넘치는 정기를 한계까지 흡수하면서 나날이 강해지고 있었다.
하지만 더욱 승승장구를 하는 다른 처부의 주신들에게 실적도 계획도 없다고 무시당한 분노와 짜증으로 길길이 날뛰는 상황이었다.
창조신장 대리님에게 은근히 혼나는 것은 참을 수 있는데 과거라면 상대도 하지 않고 무시하던 치안담당 주신까지 앞에서 비웃으니 참을 수가 없었다.
위원회에서 그래도 최고였던 군부가 비웃음을 사고 있는데 아직도 주변시선을 신경 쓰면서 하지 말자는 참모가 있으니 폭발한 것이다.
‘너 먼저 최전선에 가서 기다려라.
전쟁터에서 싸우고 계신 창조신님들에게 특별히 너의 발언도 첨부해서 보내주지.’
전력이 부족하여 전선에서 배신자 창조신과 매일 혈투 중인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님들에게 그런 사유로 보내졌다가는 당장 소멸처분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있는 존재가 안주하지 않는 신성에 완전히 동화되어 빛나는 황금안(黃金眼)이 되어버린 군부담당 주신이니 하고도 남았다.
이미 주변 참모들도 은은한 황금빛이 눈동자에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당장 단체로 두들겨 패고 멱살 잡아서 최전선에 보내버릴 분위기가 되어버리자 재빨리 말을 바꾸는 아직은 제정신인 참모였다.
‘........ 있다고 해도 무슨 상관입니까?
당장 우리부터 살아야지.
이러다 정말 군부가 폐지되면 우린 끝장입니다.’
‘맞아-! 내 말이 그 말이야.’
과거에는 주변평판에 신경을 많이 써서 일을 바꾸거나 늦추어야만 했는데 어느새 그러면 역적이 되는 분위기로 변한지 오래였다.
그 다음부터 일사천리의 일처리였다.
교육담당 주신을 꾀느라 꿍쳐 놓았던 정기를 일백 억이나 투자했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아니 절박했다.
‘이번에 잘만 되면 일백억 정도야 푼돈이다.’
‘물어라.
꽉 물어.’
‘협조는 얼마든지 해줄 것이니 제발 일 좀 벌려줘.’
군부담당 주신과 군부 참모들이 혼연일체해서 이 이상 일한 적이 없을 정도로 교육부를 위 아래로 움직인 결과 드디어 성공한 것이다.
이미 얼큰하게 취한 참모들은 진심으로 안도하고 있었다.
“드디어 저희도 한건 했군요.
최소한 이제 밥벌레라고 욕은 안 먹을 겁니다.”
그 말에 군부담당 주신은 들고 있던 큰 잔의 술을 호쾌하게 들이키면서 외쳤다.
“물론이지-! 일억 명이 넘는 학생들 중 십분의 일만 해도 일천만 명이다.
절반은 교육부의 공이겠지만 나머지 절반은 우리 군부의 공이다.
아니 이제 그런 공을 다툴 필요도 없다.
학도신병만 계획대로 모집된다면 우리 군부는 겨우 오십만에서 천백만이 넘는 거대조직이 된다.
그럼 예산도 이십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거야.
그리고 정규군 일천만이라니?
과거 현세계 지배세력으로 있던 시절에 육박하는 병력이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 내 생전에 다시 이런 병력을 만들게 될 줄이야.”
군부담당 주신의 눈에 물기까지 서린 더 없이 호쾌한 웃음에 역시 웃음으로 답하는 참모들이었다.
“카카카카하하하-! 배신자 신족 따위는 적도 아닙니다.”
“푸하하하하하-! 겨우 이백만도 안 되는 배신자 신족 따위는 이제 안중에도 없습니다.”
“이제 우리 군부의 목표를 배신자 타도가 아니라 현세계 지배권 회복으로 바꿔야 합니다.”
“우하하하하하하-! 그것도 계획을 한번 만들어 보자.
한번 성공하니 그 뒤는 정말 쉽잖아?”
한참을 웃던 군부담당 주신은 정말 진심으로 말했다.
“오로지 강함만을 따지는 저 창조신장님에게 투신이자 군신으로서 칭찬을 한번만이라도 받아보자.
내 평생의 소원이다.”
그 뒤로 한참을 웃고 즐기던 군부가 앞으로 일을 안주 삼아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거슬리는 말이 나왔다.
이걸 말을 해야 하나 계속 고민하던 참모 하나가 이런 좋은 분위기를 이용해서 슬쩍 말을 꺼낸 것이다.
“그런데 현역복귀 명령을 내린 제대한 고위 투신과 군신들의 반응이 영 좋지 않습니다.
자신들은 이미 사회에서 자리를 잡았고 몸도 예전 같이 않아서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으니 정중히 사절하겠다고 합니다.”
그 말과 동시에 군부담당 주신과 다른 참모들은 욕설을 내뱉으면서 모두 마시던 술잔을 바닥에 던져버렸다.
“감히-! 누구 마음대로 거절해?”“빌어먹을-! 신병을 통제할 간부가 지금도 모자라서 죽을 지경인데 무슨 헛소리야?”
째째째쟁-! 파사삭-!
그리고 신경질적으로 깨진 유리잔을 발로 짓이겨 버리면서 한마음으로 외쳤다.
“신족을 위하여-!
군부를 위하여-!”
“한번 투신은 영원한 투신이다.
거부권은 없다.”“지금 당장 모두 끌고 간다.”
“본성 방위부대에 비상을 걸어-!
목표는 예비역 간부들이다.
지금 당장 담당 구역의 모든 예비역들을 정중하게 체포해서 현역으로 돌린다.”
그렇게 외치면서 정말로 우르르 밖으로 몰려나가는 군부담당 주신과 참모들이었다.
격변되는 사태에 잔뜩 군기가 들어가 있던 방위부대의 연락망이 불이 나듯이 달아오르면서 비상출동이 순식간에 이루어진다.
위이이이이잉-!
그날 밤 숙소에서 곤히 자던 제대투신과 군신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갑자기 군신과 투신들이 신전에 쳐들어 와서 당장 군복을 입고 현역에 복귀하라는데 어이가 없었다.
당황도 잠시 현역시절의 경험을 살려 바로 고함부터 날렸다.
“언제는 자리 없다고 나가라더니 이제 다시 돌아오라고?”
비록 진급을 하지 못해 제대했지만 나름대로 고위간부였고 병사를 다룬 경험은 엄청난 수준이었던 것이다.
“이 놈들이 내가 누군지 아느냐?
현장 지휘관 놈은 어디 갔어?
당장 앞으로 나오지 못해?”
그런데 기겁할만한 대답이 들려왔다.
지극히 익숙한 무서운 군대 선배가 불쑥 얼굴을 들이밀면서 외친 것이다.
“그 지휘관 놈은 여기 있다.
그런데 네 놈이 언제 나보다 높은 적이 있더냐?”
“컥-! 선....... 선배님! 퇴근 안하십니까?”
어차피 고분고분하지 않을 예비역들은 전부 알고 있었기에 바로 직속 선배가 얼굴부터 들이밀고 계급으로 누른다.
아니 공이 없어서 구박받고 존재조차 위협받는 군부의 초초함에 전염된 방위부대의 고위지휘관들이 직접 나서고 있었다.
그래도 통제가 안 되는 현역시절의 고위 계급을 들먹이면서 반항하는 예비역 군신도 물론 있었다.
그러나 그런 현장의 연락을 받으면 공간이동으로 움직이는 군부담당 주신과 참모들이 움직였다.
연락받자마자 당장 와서 목을 양손으로 잡고 흔들었다.
“그래 너보다 더 높은 놈이 여기 왔다.
현역시절에도 아래 놈들을 갈구면서 살던 자식이 아직도 이러냐?”
그래도 먹고 살라고 군납업체에 가서 거들먹거리는 걸 봐주었다니 감히 군부의 일에 덤벼?”
“컥컥-! 왜 군부의 참모님들이 이런 현장에........”
위원회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지시만 내리는 군부의 참모들이 직접 현장까지 쫓아와서 멱살을 잡고 흔드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아니 주먹을 휘두르기까지 했다.
퍼퍼-! 퍽-!
얼마가 강렬한 일격인지 한 대를 맞자마자 신체가 신령을 유지하려고 발악할 지경이었다.
“켁-! 켁-!”
“보나마나 생길 문제 해결 때문이지.
좋은 말로 하면 덤비는 너 같은 놈들을 처리하려고 말이야.
내 손에 맞아 죽을래?
아니면 복귀할래?
바쁘니 빨리 결정해! 이 자식아?”
“살........ 살려주십시오.
복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