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황금의 절대기 에반젤리의 공격을 무방비로 받은 이상 절대로 무사할 리가 없었다.
일단 최소 일 년 동안은 정신은 차릴 수는 없기에 이제야 안심하고 바로 사업이야기로 들어갔다.
갑자기 활발해진 사업으로 서로 바쁜 몸이기에 이계 대신(大神)이 회의를 바로 시작했다.
“신족이 초중량 자율형 갑옷 블랙 레오파드에 사용한다고 핵심 동력원의 주문이 엄청나게 늘었다네.
다른 쪽은 어떤가?”
그 말에 이계 검편(劍蝙)이 흐뭇한 표정으로 답했다.
무척 오래 살았지만 이런 호황은 처음 겪고 있었다.
“신기의 핵심 부품의 주문도 폭증하고 있다.
전 일족을 동원하여 전력으로 생산해도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지.”
그 말은 신족이 방어용 전신갑옷만이 아니라 공격용 신기도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다는 뜻이었다.
“호오? 그럼 이제까지의 방어가 아닌 공격도 생각한다는 뜻인데?
황금 쪽의 사업은 어떠신가?”
황금의 절대자는 특유의 권능으로 초월적인 강도나 성질이 필요한 장갑과 기초 구조물에 필요한 특수금속을 제조하여 팔았다.
즉 모든 신기나 무기의 기본인 권능이 포함될 수 있는 특수금속 제조업자였기에 각 세력의 전력의 상승치를 알기 위해서는 가장 적합한 존재이기도 했다.
그 말에 황금의 절대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정확한 수치를 말했다.
“현세계 전체적으로는 열배이상이지만 신족 쪽에서는 최소 백배이상 늘었다.
지금도 주문량이 상승 중이로군.
특히 초고강도 소재는 생산하는 대로 얼마든지 사겠다고 선불까지 주고 갔다.”
그 말에 다른 십중심들도 놀라면서 부러운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지금 말은 한마디로 평소보다 열배이상 벌어들이고 있다는 뜻이었기 때문이었다.
‘열배?’
‘그것도 최소치라면 엄청나군.’
자신들도 몇 배 이상 벌고 있지만 역시 모든 분야에 쓰이는 기본소재와 특수소재까지 꽉 잡고 있는 황금의 절대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그 차이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신족이 황금의 절대자만이 만들 수 있는 초고강도 특별소재까지 선불까지 줄 정도로 필요하다면 큰 문제였다.
그런 값비싼 소재 대부분이 초고위 존재의 신기의 구조체와 전신갑옷의 장갑으로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즉 고위 신족 전력의 급격한 팽창까지 감안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각자 추진하고 있는 사업 분야에서 나온 주문량을 종합하니 대략 결론이 나왔다.
“그럼 신족은 지금 열배 이상으로 전력을 증강하려 하고 있다는 뜻이 되는군.”
“열배? 겨우 오십만의 정규군을 오백만 이상으로 늘린다고?”
“제정신인가?
그 정도의 정기를 어디서? 아-!”
신족을 부흥시키러 왔는지 현세계를 사러왔는지 구분이 안가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지금의 창조신장이었다.
더구나 창조주님께 초월총수로 인정을 받은 이상 더욱 존재감을 더해가는 존재가 뒤에 있는 이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재력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군.”
“재력만이 문제인가?
그런 대군세를 이끌만한 고위신들을 어디서 충당하려고?
제대로 통제하려면 적어도 주신(主神)을 지금의 열배이상 증가시켜야 하는데?”
“나도 정보가 부족해.
지금 전면전 수준의 전쟁 중이라 정보통제가 삼엄해졌어.”
“정말 오백만의 신족군대를 만들 생각인가?
이거 심각한데.”
상식적으로 안 되는 일이지만 저 대책 없이 일을 벌이면서 정기를 쏟아 붓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밀어붙이고 있는 이상 될 것 같았다.
그리고 군대가 정기가 있다고 무한정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지만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된 셈이었다.
여기에 절대적인 독재자라고 대놓고 떠벌리면서 창조신장이 되었으니 하고자 하면 어떤 무리가 있어도 할 것이다.
다만 그런 거대한 신족의 군대를 만들어서 어디다 쓸지가 걱정인데 용도는 뻔했다.
“배신자 신족을 일소하고 바로 현세계로 돌진해 오겠지.
병렬신력연결로 서로 강화된 신족군대 오백만과 초월자들의 전쟁이면 끔찍하겠어.”
“끄으으으응-! 모처럼 신족과 초월자들 간의 전쟁인가?
사업은 초호황이 될 것이 분명해서 다행이지만 세계 전체를 보면 엄청난 위기야.”
“창조력이 부족하니 배신자 신족들도 어떻게든 살려야해.”
“쓸데없는 걱정이 태산이로군.
설마 신족을 부흥하러 와서 배신자 신족이라고 모두 죽일까?”
“오자마자 적의 본성부터 날리는 성향이 아닌가?
잘하면 이번에 배신자 신족들이 모두 쓸려나가겠군.”
다른 이계 십중심들의 냉정한 말에 대신(大神)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서는 안 되지 않나?
배신자 신족만 오억 명이고 전체 신족의 삼분의 일이야!
지금 현세계에서 창조력이 강력한 신족이 얼마나 귀한지 모르는가?”
총 십오억의 신족이 십억이 될 순간이니 대신(大神)의 입장으로서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였다.
‘아무리 급조했다지만 정기를 처발라 강화시킨 오백만의 군세를 지금 백 오십만의 배신자 신족이 버틸 리가 없다.’
원정군에서 반란군이 되어버린 배신자들이지만 그래도 오억 명이 넘는 신족의 운명이 풍전등화였다.
그런데 전혀 의외의 말이 소마(笑魔)에게서 나왔다.
“신족 군대의 최소 수치가 틀렸어.
오백만이 아니라 최소 일천만이다.
창조신장인 차원창세신 코아가 어떻게든 일억 명의 군대를 만들라고 군부를 전부 패면서 협박하고 있다고 하더군.
그래서 군부는 일천만의 군대양성을 일차 계획으로 삼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신병모집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그 말에 다른 십중심들은 일억의 군대라는 수치에 놀라기 보다는 소마(笑魔)의 정보력에 감탄을 했다.
다른 쪽에서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창조신장이 되고나서 신족에게서 흘러나오는 정보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선신과 악신을 세금 안내고 전쟁에 도움이 안 되고 방해만 된다고 공개처형하고 있으니 더 위험한 정보원은 도저히 할 수 없다고 모두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신족이 일억의 군대라니 일천억이 넘던 과거 전성기에도 그런 무리는 하지 않았다.
‘십억도 안 되는 신족에게서 오백만의 군대도 무리일 것이 분명한데 일억 명이라니 말도 안 되는 목표로군.’
‘욕심이겠지.’
‘목표가 크면 클수록 실패해도 성과는 더 남으니 말이야.’
황금의 절대자도 일억 명의 신족군대라는 황당한 수치보다 주문량에서 유추한 병력수준과 비슷한 일천만 명에 무게를 두었다.
그리고 나직하게 감탄하면서 물었다.
“호오? 결국 일천만 명인가?
과거 전성기 시절의 신족의 군대를 재건하고 현세계에 진군할 모양이로군.
과연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지만 무리이지.
그나저나 거의 봉쇄된 신족에게서 이런 고급정보를 얻은 출처를 꼭 묻고 싶지만 역시 비밀이겠군.
그 쪽도 호황인 모양이라 반갑지만 이제 가급적 자제하기를 바라네.”
소마는 마력(魔力)을 다루는 마도(魔道)의 정점이었다.
그 힘으로 신족이 몰락하면서 같이 사라질 위기였던 마신족을 규합하여 세계 뒤에서 암약하고 있었다.
물론 마도의 성질상 대부분 밖으로 들어나서는 안 된 범죄와 연관된 일이었다.
특히 각 세력의 비밀정보의 거래는 주요 수익이기도 했지만 이제 공식적으로 십중심의 독립 세력으로 출발한 이상 큰 약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온 황금의 절대자의 경고에 소마(笑魔)의 웃은 하회탈 모양의 가면에서 다른 십중심조차 스산한 마력이 잠시 솟았다가 사라졌다.
“참고하지.”
“.........”
잠시 그렇게 소마와 황금사이에서 냉각한 기류가 흘렀지만 바로 분위기는 회복되었다.
어지간한 감정의 대립은 무시할 정도로 이계 십중심 세력의 분위기는 지금 더없이 좋았다.
처음 독립 세력을 세울 때 초월자들의 반발이나 아무리 있어도 부족한 예산이 모두 해결된 것이다.
더구나 기존의 사업체들이 모두 바빠 죽겠다고 비명을 지를 정도로 장사가 잘 되고 있으니 이 이상이 없을 정도로 좋은 상황이었다.
다만 저렇게 흉포한 창조신장으로 있는 신족이 걱정되는 대신(大神)만은 얼굴이 펴질 기미가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얼마 없는 신족이 멸족되지 않을까 매일 걱정이로군.
무슨 짓을 할지 알 수가 없어.’
그래서 내키지 않지만 그래도 동족이라고 배신자 신족에게도 경고를 해주고 있는 상황인데 다른 십중심들과 대화를 해보니 사태는 이해가 곤란할 지경이었다.
“그러니까 반대쪽의 배신족 신족에게도 초월자들의 지원이 계속되고 있다고?
그것도 원하는 만큼 주고 전력을 강화시키는데 적극 협력하고 있어?”
“그렇다.”
마신족과 마도을 이용하여 현세계 뒤의 모든 정보를 쥐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소마가 단언하면 정확한 사실이었다.
“왜? 창조신장인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월총수인 이상 더 이상 지원할 필요가 없다.
지금이라도 모든 지원을 끊어서 고사시킬 수도 있다.
그렇게 하면 간단한데 왜 지원을 해?
그리고 이걸 다른 초월자들이 어떻게 인정을 해?
이건 말이 안 되잖아?”
“배신자 신족 측의 늘어난 정기지원은 모두 초월총수 아니 창조신장이 전담하고 있다고 한다.
당연히 정기 지원이 끊길 것이라고 예상했던 신족 영역을 봉쇄하고 있는 강경파 초월자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되었다.
배신자 신족만이 아니라 초월 총수의 반대파인 자신들에 대한 지원까지 강화되니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서 모두 당황해하고 있다고 하더군.”
서로의 정보를 교류할수록 전율할만한 무서운 사실만 나오고 있었다.
신족이나 배신자 신족, 거기에 반대파의 전력까지 모두 초월총수의 정기지원으로 끝없이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리였다.
대신(大神)이 이해를 도저히 할 수 없어 멍해진 모습을 보면서 소마(笑魔)가 즐겁다는 듯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후후-! 너도 당황은 하는군.
초월총수의 독단이라서 왜 그런지 아무도 몰라.
강경파 초월자들도 발언권은 전혀 없어서 확인할 방법이 없다던가?
초월자 세력 전부를 주도했던 강경파들이 일원(一圓)이 없으니 완전 허수아비가 다 되었어.”
침대에 정신을 잃고 누워있는 일원(一圓)을 쳐다보았다.
역시 황금의 절대기의 공격이라 그런지 이마에 주먹막한 혹이 나서 가라앉을지를 몰랐다.
이제 휴식이 아닌 완전 혼수상태인 일원(一圓)을 보면서 딱하다는 듯이 혀를 찼다.
“쯧쯧-! 그러게 대표 자리를 줄 때 냉큼 받을 것이지 뭐 하러 이것저것 재면서 사양하다가 빼앗기나?
초월자의 대표 자리를 차원창세신 코아가 사서 창조주님의 인정까지 받는 총수까지 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무슨 얼굴을 할지 정말 보고 싶군.
하여간 쓸데없는 신념에 목숨을 거는 신족이란 존재는 이해할 수가 없어.
신족은 저렇게 망해도 싸.”
그 말에 이계 대신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가 가볍게 헛기침을 하면서 말했다.
“흠-! 나도 그 쓸데없는 신념에 목숨을 거는 망할 신족이라네.
내 앞에서 신족에 대한 비난은 조금 자제해주었으면 좋겠네.”
그 말에 소마(笑魔)는 대신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했다.
“넌 아무 이득도 없는 신념에 전부를 거는 전형적인 신족인 일원(一圓)과는 달라.
신족이기 전에 자그마한 이익이 있다면 나 같은 마신족과도 협상하는 사업가이지.
아니 우리 전부가 사업가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여기 뭉쳐있을 이유가 없어.
안 그런가? 황금?”
지금까지 대립각을 세웠던 황금에게 바라는 동의였다.
당연히 반대의 의견이 나올지 알았는데 전혀 의외의 찬성의 발언이 나왔다.
“동의한다.
지금의 우리는 이익을 쫓는 사업가다.
각 계열의 정점인 십중심으로서 합당한 직위와 무한의 정기를 주는 바람성이 없는 우리는 사업가가 될 수밖에 없다.
일족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그러나 방법은 있다.”
황금의 절대자는 에반젤리의 깃발을 펼쳤다.
좌아아아아아아아아-!
상위의 권능조차 무리 없이 담아내는 황금의 절대기 에반젤리의 깃발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았다.
아니 지금 현세계와 십중심에게 가장 필요한 권능을 담기위해서 필요하면 잠시 쓰고 계속 비워놓은 지가 오래였다.
“바람성이 존재할 수 있는 강력한 정기를 가진 영역만 확보하면 이런 낮 간지러운 사업도 끝이다.
나의 깃발에 대수(大手)의 권능에 버금가는 창조권능이 담기고 필요한 정기만 충분하다면 가능하다.”
확신에 찬 황금의 절대자의 말에 다른 십중심은 긴 한숨과 질책으로 답했다.
누가 불변의 황금이 아니랄까 그 긴 세월동안 하는 주장이 변하지가 않는다.
“휴우우우우-! 또 그 뜬구름 잡는 소리인가?”
“현재 상태에서 대수(大手)와 같은 수준의 창조권능이라니 그게 쉽나?
아니 있겠나?”
“절대계도 대수(大手)만은 정기가 흘러넘칠 정도로 부흥하고 나서야 후보가 나타났어.
조건 자체가 성립이 안 돼.”
“지금 상태의 현세계에는 절대로 없네.
이백 억의 한계신력조차 넘을 수 없는 정기 밀도로 보면 결코 있을 수가 없어.”
“절대계의 대수(大手)에게라도 가서 부탁하지 않는 한 영원히 무리일세.”
그 말에 황금의 절대자는 바로 안색을 굳히고 그대로 깃발을 접었다.
좌르르르르르-!
다시 에반젤리에 둘둘 말은 깃발을 보면서 한없이 차가운 얼굴로 말한다.
“절대계의 십중심들에게 고개를 숙여야 한다면 차라리 이대로 살다 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