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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955화 (956/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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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파 주신의 입장으로서는 무슨 말인지 도저히 모를 소리만 내뱉으면서 하는 짓은 정말 잔혹하기 짝이 없었다.

파아아아아아앙-! 슈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임시 신계 전체를 뒤덮을 길이로 자란 마력의 손톱은 지나가는 궤도상의 모든 것을 절단하면서 생명을 빼앗지만 형체는 그대로 유지시켜 주었다.

그런 광경을 보는 현실파 주신들의 눈은 놀라움에 물든다.

‘지금 차원창세신 코아의 마력의 손톱은 생물과 물질을 가리지 않고 죽음과 최후를 주고 있다.’

‘당장은 멀쩡해 보이지만 베어진 다음에 충격을 주면 조각나서 흩어질 것이다.’

아무런 징조도 없이 불시에 행성 전체에 그어지는 열개의 마력의 손톱을 피하거나 견딜만한 신족은 여기에 없었다.

아니 대피나 피난을 위한 경고조차 울리지 않는다.

이 허술함은 대부분의 전력이 전부 본성 피오리나의 탈환에 투입된 탓이 너무나 컸다.

그렇게 현실파 신족은 최후를 맞고 있었다.

사가가가가가가각-!

그렇게 조용한 학살이 시작되고 순식간에 끝났다.

이미 죽어서 신령만 남아버린 주신들이 입술을 깨무는 것 이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분노를 못 참고 신령의 상태로 달려들려는 일부의 신령은 주위의 신령들이 가로 막는다.

‘참아-!’

‘우린 진정한 정신체인 신족이다.

신체의 죽음은 큰 의미가 없다.’

‘신령만 무사하고 정기만 있으면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다.’

‘지금 우리의 신령은 아무런 이상이 없다.’

그리고 옛 기억이 되살아났다.

원래 마신황제의 진정한 살신(殺神)의 권능에 당해서 소멸당하면 어떤 고위신이라도 끝이었다.

어떤 정신체라도 말소된다.

‘창조주에게 거역하는 정신체들의 말살자(抹殺者).

기본적으로 상위 존재라도 말살시킬 수 있다.’

마신황제는 정신체들에게 사신(死神)과 같은 존재로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차원창세신 코아가 마력의 손톱으로 신체를 죽이면서 온전하게 신령만 분리하는 정도는 장난으로 보일 정도였다.

‘이건 어떤 목적을 위한 위력과시다.’

‘신체의 파손도 극소수다.

정기만 있으면 당장 온전하게 부활할 수 있다.’

그렇게 의지를 교환한 현실파 주신들의 신령은 이를 악물고서 학살이 끝나기만 기다렸다.

턱-!

그렇게 임시 신계의 모든 현실파 신족들을 모두 죽여 버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다시 양발을 꼬고 거만하게 원탁에 올렸다.

행성 전부를 난자하는 힘을 발휘하면서도 여전히 여유 있게 물고 있는 긴 담뱃대에서 황금연기를 품어내면서 물었다.

“후우우우우우-! 이제 마신황제가 어떤 존재라는 것이 기억이 났는가?

물론 일원(一圓)에게 쓰러진 멍청이 말고 말이다.

그나저나 다 죽어버렸네.

이걸 어떻게 하나?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모두 허신(虛神)이 될 위기로군.

이제 너희 모두를 되살릴 수 있는 창조신장이 필요하지 않나?

절대독재자라도 말이다.”

‘.........’

물론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는 현실파 주신들의 신령이었다.

지금 한 마디로 지금 죽은 일억만이 아니라 본성 피오리나에 있다가 소멸되어 있다고 믿었던 오억의 현실파 신족의 운명까지 걸렸다는 사실을 직감을 한 것이다.

실제로 이마에 붙어있는 창조신의 보석 신령연옥(神靈煉獄)에 갇혀있는 현실파 신족들을 보여주면서 느긋하게 대답을 기다리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푸후후후후후훗-! 천천히 절대 권력을 어떻게 얻는지 생각해라.

난 관대하니 기다려주지.

여기가 허약한 이계인 이상 아쉬운 것은 항상 내가 아니더구나.

어떤 쓰레기 같은 세상이라도 관점만 바꾸어보면 참 좋아.

크하하하하하하-!”

행성 전부가 그렇게 죽어간 신족의 피로 흘러넘칠 때 근처에 있다가 추적해온 강경파 지배자급 초월자들은 겨우 도착할 수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보기만 해도 무서운 흉흉한 살기를 풍기면서 예고도 없이 강경파 초월자들의 초장거리 공간소에서 튀어나와서 비상이 걸렸다.

그런데 현실파 신족들의 임시 본거지로 자력으로 이동했다는 보고를 받고서 불안감을 느끼고 당장 달려온 것이다.

휘이이이이잉-! 우우우우우우-!

현실파 신족의 임시 신계가 있는 위치는 아슬아슬하게 진리의 영역 밖이기에 초월자들도 갈 수 있다.

하지만 임시 신계에 아직 초장거리 공간이동 시설설치를 하지 않았기에 직접 개인의 힘으로 이동해야했다.

그래서 공간이동속도를 따라오지도 못할 휘하병력은 내버려두고 강경파 지배자급 초월자들만 황급히 이동을 하는 중이었다.

“급하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성향으로 봐서는 반드시 사건이 일어난다.”

“막아야 한다.”

상황은 최악이었다.

현실파 신족들에게 임시 신계의 방위는 자신에게 맡기고 전력을 동원하여 본성 피오리나를 반드시 탈환을 하라고 요구했다.

덕분에 여기는 무방비였고 방위책임은 자신들에게 있었다.

그런데 초월총수이기도 한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여기가 당해버리면 자신들이 오랜 동맹을 배신하고 함정에 빠뜨렸다는 오해를 살 수밖에 없다.

덕분에 일백 명의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얼굴은 초조하기 짝이 없었다.

“하필 이럴 때 왜 여기 온 것이지?”

“제길-! 지금 일이 벌어지면 큰일이다.”

대부분의 초월자들이 초월총수가 보여주는 모두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꿈같은 미래에 홀려서 돌아선 이상 현실파 신족과의 동맹은 유일한 현황 타개책과 같았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장거리 공간이동시설에서 살기를 품어내면서 이곳으로 왔다고 하니 불안감은 커져만 간다.

자신들이 알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절대로 대화부터 하는 존재가 아닌 것이다.

일단 힘으로 누르고 잘 안되면 거래였다.

“이이이이익-! 역시 다 죽였다!”

“전....... 전멸인가?”

아니나 다를까 도착해서 보니 살아있는 신족은 아무도 없다.

생존자가 아무도 없는 완전한 멸족이었다.

바로 쫓아왔는데도 목이 날아가거나 산산조각이 나버린 시체만 가득 차 있고 생존자는 아무도 없는 현실에 치를 떨면서 소리를 쳤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일억이 넘는 신족들이 몰살이라고?”

“이 미친-! 이들은 대부분 창조력만 있는 민간신이다.”

“창조신장이면서 왜 신족들을 이렇게 죽여 대는 것이냐?”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한 현실파 신족들의 손해는 본성 피오리나에서 오억, 그리고 여기서 일억이다.

총 육억이니 이 정도면 현실파 신족은 최전선에 있는 이백만 정도의 투신을 제외하고는 멸족이라고 보아도 좋았다.

그런데 죽인 수단이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일부분은 조각나 있었지만 대부분이 선채로 목만 날아가 있는 것이다.

“어떻게 이정도 숫자를 이렇게 빨리 죽였지?”

“신체에 적용되는 마도나 권능이 아닐까?”

“아니 날카로운 뭔가로 목이나 급소를 일제히 절단했다.”

너무나 당황해서인지 완전히 죽어버린 자신의 신체주변을 떠나지 못하는 신령들을 붙잡고 물었지만 아무도 대답하는 존재가 없다.

“너희들은 도대체 무슨 일을 당한 거냐?”

“대답해-!”‘........’

죽어있는 그들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몰라서 모두가 공황상태였다.

간단한 대답조차 못하는 멍한 표정의 신령만이 보인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모르게 전투흔적도 거의 없고 공포에 젖어 있는 신족의 신령들만이 가득한 죽음의 행성이 되어있었다.

참혹한 전장을 많이 보고 실제로 신족의 학살도 해보았지만 이렇게 소름이 끼치는 모습은 처음 볼 정도였다.

“틀렸다.

전혀 몰라.”

“얼마나 신속하고 아무런 징조도 없이 일제히 처단했는지 자신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구분조차 못하고 있다.”

“정신이 나가기 직전의 신령들이 대부분이군.”

산전수전을 다 겪은 강경파 지배자급 초월자들도 치밀어 오르는 공포와 구역질을 참고 임시수도로 향했다.

거기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것으로 보이는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와 한 쌍의 암흑의 날개가 하늘높이 휘날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창조신장의 신격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는데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컸다.

“큭-! 무슨 빛의 날개가 저렇게 크지?

“신력의 압력에 밀려서 날기가 벅차다.”

“그럼 달려!”

가진 권능의 차이가 너무 크니 비행도 힘들었다.

그래서 직접 달려 접근조차 힘들 정도의 신력의 압력을 헤치고 도착한 임시수도도 상황이 똑같았다.

무슨 수를 썼는지 정예투신으로 보이는 존재들조차 목만 잘려서 선 채로 죽어있었다.

“........”

본성 피오리나가 부서지고 흩어져 있던 현실파 신족이 집결하여 부흥의 기미가 보였던 임시신계의 수도였다.

허나 지금은 조각난 신체와 왜 죽었는지 영문을 몰라 신령만이 가득한 죽음의 도시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도시의 중앙에 완전히 무너져 활짝 개방된 회의실 영광의 자리가 보인다.

거기에 정말 편하게 원탁에 양발을 올리고 처음 보는 거대한 빛의 날개를 휘날리면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앉아있었다.

초월자들이 바라보기에는 무척이나 기분이 좋은 듯 황금빛 구름이 환한 미소를 머금고 웃는 있는 것처럼 보인다.

띵-!

머리가 종처럼 울린다.

지금 현세계는 초월자들과 신족이 서로 죽고 죽이는 혁명과 원시의 시대가 아니었다.

서서히 망해갔지만 오백억년동안 평화로 인하여 도덕이나 명예 같은 개념이 극도로 발달되어있다.

그런 상황이니 다짜고짜 학살을 하면 아무리 적이라고 해도 지탄을 받는다.

‘지금 생각해보니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월총수다!’

‘초월자들도 이 학살에서 책임을 벗어나지 못해.’

‘투신들이나 죽이지 왜 민간신들까지 싹 죽여서 변명도 못 하게 만들어!’

이런 사태를 벌여놓고 너무 태평하니 득달같이 달려가서 너나없이 입을 열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십니까?”

“왜 갑자기 신족들을 죽이셨습니까?”

지금까지 오면서 본 광경이 있으니 차마 반말이나 추궁을 못하고 정중하게 물었다.

아무리 냉정하게 생각해봐도 이건 엄청난 비상사태였다.

‘일억이 넘는 신족이 초월총수에게 학살을 당했다.’

‘지금은 혁명시절도 아니야.’

‘통신망은 엄청 발달되어서 현세계에 퍼지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창조주님의 인정을 받은 총수를 얻어서 한창 상승되는 초월자들의 기세에 찬물이 아니라 용암을 뿌리는 행위였다.

적대적이던 다른 정신체들도 협조적으로 돌아섰는데 이게 소문이 나면 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아아. 강경파들이냐?

대응이 아주 빠르구나.

좋아-! 기분이다.

너희들도 한 몫 걸치겠느냐?”

그리고 양손을 가볍게 자신들을 향해서 펼친다.

일순간 마력의 손톱이 솟아난다는 것을 보았지만 별 다른 징조가 없었기에 경계태세만 하고 있었다.

강경파 초월자들은 어디까지나 혁명의 주재자였던 일원(一圓)을 지지하기에 초월총수로서 차원창세신 코아를 인정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초월총수도 자신들을 당연히 좋게 대할 리가 없다는 것을 납득하고 있었다.

‘살인멸구를 할 가능성조차 있다.’

‘주의 해.

뭐가 올지 모른다.’

그런데 아무런 징조가 없어서 의아스럽게 생각하는데 갑자기 목에서 섬뜩한 느낌과 약한 고통이 생겼다.

스르르르르르르르-!

그것은 허공에서 튀어나와 검은 독사처럼 목을 휘감고 있는 마력의 손톱이 벌인 짓이었다.

“헉-!”

“윽-!”

어느새 자신들의 목에 주변의 빛을 빨아들이는 암흑을 가진 마력의 손톱이 공간에서 튀어나와서 목을 제압하고 있다.

강대한 마력의 손톱이 목의 피부에 닿자 마치 독사의 독니에 물리기 직전인 것처럼 소름이 온몸을 휘감는다.

사르르르르르르르르-! 주르르르르-!

마력의 손톱의 절삭력에 목의 피부가 갈라지고 피가 흐른다.

그러나 움직이면 바로 난도질당하거나 목이 날아간다는 예감에 꼼짝도 못할 지경이었다.

‘이게 무슨 권능이지?’

‘목이 날아가기 직전인데도 몰랐다.’

‘마력의 손톱이 멈추지 않았으면 우리도 왜 죽었는지도 모르고 시체가 되었겠군.’

‘현실파 신족들은 이것에 전부 당했다.’

마력의 손톱의 발출과 공간이동이 얼마나 은밀하고 자연스러운지 목에서 피가 흘러나고 흘러야 겨우 알 정도였다.

이제야 신족이 어떻게 몰살되었는지 깨달은 강경파 초월자들이었다.

지배자급 초월자들 중에서도 최상위인 자신들이 이 정도까지 감지를 못했다면 관리신과 대부분 민간신들인 여기 신족들이 눈치를 채는 것이 이상했다.

‘차원권능과 마력의 손톱의 융합권능이다.

여기 신족은 모두 이것에 죽었군.’

‘뭐가 이렇게 은밀하고 빨라?’

‘마력의 손톱을 운용하는 신체능력이 무서울 정도로 높다.

이건 우리도 대응 자체가 불가능해!’‘어떻게 된 거야?

단지 차원권능과 행성마도만 가진 것이 아니었나?’

초월총수가 된 차원창세신 코아가 거의 두 달을 사라졌다가 나타나더니 상상을 못할 정도로 강해져서 돌아온 사실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그렇게 강경파 초월자들의 목숨을 손아귀에 쥐고서 나른하게 물었다.

“어떻게 하겠느냐?

순식간에 강해지기를 원한다면 일단 죽어야한다.

하지만 고통이나 신격하락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 정도는 내게 별 것 아니니 망설이거나 고마워할 필요는 없다.”

아무리 총수파가 아니고 반대하는 쪽이지만 자신들도 초월자다.

그런데 더 강해질 수 없으니 자세한 설명도 없이 죽으라고 권하는 모습을 보니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주변에 그런 목적으로 죽여 놓은 것으로 보이는 시체뿐이니 농담이 아니었다.

‘역시 미쳤다-!’

‘하지만 나름대로 계획과 생각은 있는 것 같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그게 진짜 미친 거야!’

그리고 역시 우려대로였다.

주변에서 자신들을 보는 현실파 신족의 신령의 표정들이 심상치가 않았다.

여기저기 널려있는 신족의 사체들과 제압되어 있는 자신들을 보면서 실로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분노와 배신감을 꾹 누르는 표정이 역력하다.’

‘정말 딱 오해받기 충분할 상황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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