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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966화 (967/1,533)

<--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취하면 미친 듯이 날뛰게 하는 독주(毒酒)는 분명 아니었다.

마실수록 기분을 좋게 하고 긍정적으로 바꾸어 주는 효과까지 있는 엄청난 고급술이었다.

하지만 그런 술이라도 과용하면 너무 많이 마시면 자신감이 넘쳐서 저렇게 의욕과다가 된다.

그런데 아무 제한이 없이 마시게 하고 있으니 걱정스러울 지경이었다.

그 때 갑자기 심각한 문제를 깨달았다.

“이 술과 음식을 진리 친위군과 제 사군 시위(示威)에게도 전부 보냈던가?”

“맞아. 어디 볼까?”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본성 서우리나의 위성궤도를 포위한 군세를 흩어보고 잠시 놀랐다가 모른척하고 술과 음식을 먹었다.

“잘들 놀고 있네.”

“.........”

힘든 훈련을 받은 덕인지 대열은 무너지지 않았지만 거의 광란의 축제분위기였다.

구세의 영웅신 시바조차 처음 맛보는 진미와 술에 과식을 한 듯이 얼굴이 빨갛게 변했으니 다른 신들의 상태는 거의 흥분의 절정상태였다.

우우우우우우우우-!

흥분과 열기에 휩싸인 그들이 지르는 환성소리와 투기가 본성 서우리나를 진동한다.

그때 한창 신나게 관전 중이던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신계자아가 은밀하게 보고를 한다.

‘본성 피오리나에서의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언제든지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후후후후-! 무척 빠르군.

위원회의 창조신들이 급하기는 한 모양이구나.’

이 출전 잔치를 만들고 음식을 뿌린 것이 자신이다.

그래서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즐기고 있었지만 기다리던 보고였기에 바로 지시를 했다.

‘하지만 드디어 인가?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에게 전하라.

원하는 대로 제 사군 시위(示威) 이백만과 구세의 영웅신 시바를 보내겠다.

이제 머릿수가 부족해서 밀린다는 더 이상의 변명거리는 소용이 없다.

너희들이 말하는 진정한 신족의 저력을 배신자들과 초월자들에게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이다.’

‘예! 분명히 전하겠습니다.’

‘신계 초월가동을 실시하라.

위험요소는 내가 수정하겠다.’

‘예.’

신계 전부가 진동하면서 한계를 넘는 전력발동을 시작한다.

허나 신족들의 환호와 진동에 숨겨졌다.

신계 전부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무엇인가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도 몰랐다.

영광의 자리에 앉아있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미세한 진동조차 억누르면서 웃을 뿐이었다.

“허벅지에 돌려차기-!

내밀어진 발등은 발끝으로 찍어-!

검 정도는 머리로 박아서 부시란 말이야.”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모처럼의 마음편한 여흥을 즐길 뿐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준비한 전통파 신족과 현실파 신족의 전면전은 이제야말로 시작이었다.

창조신장의 흥분과 열망이 전염되어 신족 전부를 휘감아갔다.

“왜 이렇게 미적대는가?

끝장을 내라-!”

그리고 이상할 정도의 열기가 서린 분위기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 것은 종언(終焉)의 영웅신 오메가였다.

아직 서로가 진심도 아니었다.

적당한 때를 보아서 목을 내주거나 도주할 생각이었기에 주변에 대한 파악을 놓치지 않던 탓이다.

‘뭐지?

신계 아니 본성 서우리나 전체가 달아오르고 있다.’

허공에 떠서 공방 중이지만 엄청난 신력과 권능이 행성의 표피 밑으로 도도하게 흐르고 있다는 것이 감지되었다.

‘어마어마한 규모다.

확인해야 해!’

잠깐 멈칫한 순간의 틈을 놓치지 않고 뿌려진 검기가 피부를 스치고 피를 뿌렸지만 황급하게 뒤로 몸을 빼내었다.

“큭-!”

좌좌좌좌-! 쿠쿠쿠쿠쿵-!

이제 눈 폭풍이 되어 쏟아지는 검 날이었다.

그걸 피해서 신체를 정신없이 뒤로 날려서 대지에 발을 박아 넣자 확실히 알았다.

신계 아니 본성 서우리나가 아주 약한 지진이 일어나는 것처럼 은은하게 진동하고 있었다.

자신의 목을 노리고 달려드는 알파의 하얀 검 날을 보고 다급하게 외쳤다.

“멈춰-! 알파-!”

지금 싸울 때가 아니었다.

잠시 느낀 것만으로도 잘못하면 본성 서우리나 자체가 사라질 정도의 위력이 담긴 신력과 권능이었다.

“상황이 이상하다.”

“........”

그 말에 알파도 주변을 멈추어 서서 둘러보았다.

그제야 보였다.

자신들 주변에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의 잔해와 건물의 파편들을 말이다.

그리고 뜨거운 선망의 눈빛들이 주변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 이건?”

알파가 당황해서 검을 멈춘 사이 종언(終焉)의 영웅신 오메가는 다급하게 대지에 손을 대었다.

그리고 본성 서우리나의 내부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거대한 권능의 흐름을 정확하게 감지했다.

‘신계 전부가 가동하고 있다.

조금만 통제에 실수하면 본성 서우리나 전체가 날아가고도 남을 위력을 가진 권능이 준비 중인가?

그리고 이건 차원창세신 코아의 차원 권능?

어디냐?

어디서 이런 위험한 짓을 하고 있지?

주신전인가?’

황급하게 쳐다본 주신전 뒤로 끝없이 거대한 개인신전이 보인다.

그리고 거기 정문 위의 발코니에서 황금연기 밖으로 내밀어진 오른손에는 술잔을 들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보였다.

대충 구경거리 취급당하고 저런 꼴로 신계를 전력 가동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종언의 영웅신 오매가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 미친 창조신장 놈-!

술을 마시면서 신계 전부의 기능을 초월 가동시키고 있다니?

네 유희와 자만심으로 본성까지 날려버릴 생각이냐?

당장 멈추지 못해!”

당혹에서 벗어나 다시 공격을 하려는 알파를 뿌리치고 그대로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향해서 몸을 날렸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지금 신계 전부의 기능과 살고 있는 신족 전부를 동원하여 어떤 합동권능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합동권능은 신계주신의 하위신들의 의지와 권능을 일치시키지 않으면 지극히 위험했다.

‘신력파동과 의지가 제대로 합일하지 않으면 대부분 실패로 끝난다.

지금 준비 중인 합동권능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아차 하는 날이면 본성 서우리나가 통째로 분쇄된다.

멈추어야 해.’

종언의 영웅신으로서 불필요한 세력의 종말을 유도해야하지만 본성까지 파괴하는 것은 절대로 허용범위가 아니었다.

그래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권능발동을 막으려고 달려드는데 갑자기 목표가 사라졌다.

“뭐?”

차원권능으로 공간이동을 했는지 확인하여 방해하려는 순간 주신전과 자신의 사이로 거대한 파괴의 폭풍이 몰아친다.

그리고 울화가 치민 목소리가 신계 전부에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아오-! 보기만 화려하지 실속이 없도다.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도저히 답답해서 못 봐주겠다.

왜 그 따위로 서로 사정을 봐주고 있느냔 말이다-!”

투가가가가가가가각-!

중앙에 황금빛 구름이 일렁거리는 것을 본 순간 깨달았다.

오히려 저쪽에서 먼저 덤벼오는 것을 말이다.

‘달려오고 있다-!

허어어억-! 아차-!’

황금빛 구름위로 일렁이는 검은 불길과 같은 투기와 마주친 순간 자신이 처음 어떻게 처참한 당했는지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이해를 초월하는 신체능력을 가졌다.

접근전은 자살행위다.’

권능이나 신격은 고사하고 기초적인 신체능력부터 도저히 상대가 안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흥분해서 잠깐 망각하고 무모하게 덤빈 것이다.

“이런 제길-!”

당황해서 몸을 다시 뒤로 튕기려는 순간 이미 늦었다.

인지조차 할 수 없는 속도로 주먹이 그대로 뺨에 적중되어 버린다.

퍼어어어억-!

뼈가 으스러지지는 않았지만 정말 무수한 별이 보이는 충격이었다.

“커어어어어어억-!”

피이이이이이잉-!

공중에 뜬 채로 얼굴을 강하게 얻어맞은 충격으로 저절로 몸이 그 자리에서 맹렬하게 회전한다.

그런 와중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짜증이 잔뜩 난 음성이 울렸다.

“아오-! 답답해-!

너 이놈! 왜 장난을 치냐?

쉽게 이길 수 있으면서 왜 봐줘?

일단 이렇게 무방비인 아구창에 회심의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지르란 말이야!”

그리고 또 다시 저 무서운 주먹이 아래에서 위로 올려쳐졌다.

“이어서 싸가지 없이 튀어나온 턱주가리에 필중의 레프트 어퍼컷이다!”

턱에 번개가 내려쳐는 환상이 일면서 종언(終焉)의 신에게 부여된 개념 수준의 불사(不死)까지 뒤흔들린다.

짧은 비명과 동시에 그대로 의식이 끊겼다.

“컥-!”

투하하하하하-!

그리고 피를 토하면서 대기권을 뚫을 기세로 하늘 높이 날아오르는 종언(終焉)의 영웅신이었다.

너무나 쉽게 제압되는 꼴을 보니 갑자기 모두가 허탈해졌다.

특히 노발대발하면서 달려왔던 구세의 영웅신 시바는 혀를 차고 다른 영웅신들은 한숨을 쉰다.

“쯧쯧-! 영웅신 체면이 말이 아니군.”

“아아. 저게 무슨 꼴이래?”

“정말 딱하네.”

재앙신 중의 재앙이라고 불리던 종언의 신이다.

그 중 가장 뛰어난 영웅신이라는 존재가 보이는 지극히 무력한 모습에 다른 신들도 두려움이 사라지고 오히려 불쌍하게 여길 정도였다.

“종언(終焉)의 신이 무섭다고 하더니 별것 아니네.”

“더구나 영웅신이 어떻게 단 두 방에 나가떨어지나?”

“기록이 과장되었어.”

“원래 너무 약한 것 아니야?”

“눈 돌아간 것 봐라.”

“저러다 맞아 죽겠다.”

본인이 들었으면 복장이 터졌을 소리를 태연하게 상대도 안 되는 하위신들이 하고 있었다.

한편 갑자기 주신전으로 돌진하던 오메가를 쫓던 알파는 당황해서 소리를 쳤다.

“오메가-!”

턱을 맞았는데 머리가 온전한지 의심이 갈 정도로 엄청난 타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뒤를 따라오던 알파가 미처 개입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공격이었다.

그리고 그 외침에 섞인 안타까움을 읽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인상을 찌푸렸다.

“흠-! 역시 친구였나?

이러니 승부가 지지부진하지.

하지만 죽이지 않고 제압하기에는 너의 힘이 부족했구나.

그런데 소중한 친구를 내가 팼으니 네가 덤벼 보겠느냐?

죽이지는 않으마.”

황금빛 구름 속에서 울리는 기대어린 목소리를 듣고 단숨에 격의 차이를 깨달은 알파였다.

잠시 오메가가 사라진 하늘 위를 쳐다본 알파는 그대로 검을 거두고 무릎을 꿇었다.

“벌을 받겠습니다.”

그런 반응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손 사례를 치면서 고개까지 흔들었다.

무릎을 꿇는 자세부터 시작해서 정중한 말투까지 진짜 도련님이었다.

자신에게는 상대할수록 골치 아픈 존재였다.

“훗-! 너무 예의 바르니 재미가 없구나.

조금만 노력하면 창조신이 될 귀한 주신을 겨우 친구 하나 잘못 두었다는 이유로 처분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냥은 넘어갈 수 없지.

저번에 내가 내린 황금 테를 가지고 있겠지?

이리 다오.”

그 말에 알파는 아공간에서 황금 테를 꺼내서 공손하게 양손으로 바쳤다.

종언(終焉)의 영웅신인 오메가를 상대하기 위해서 정기구슬은 바로 복용했지만 정체모를 신기를 머리에 쓸 수는 없어서 보관만 하고 있었다.

다시 모습을 나타낸 황금 테를 받아든 차원창세신 코아는 일백억짜리 정기구슬을 그대로 박아 넣고 도로 던져주었다.

“봉인구의 일종이기는 하지만 스스로 쓰면 스스로 벗을 수 있다.

기본적인 효과는 정기구슬이 가진 일백억 한도 내에서 너의 신력을 지속적으로 최상으로 유지시켜 줄 것이다.

다 쓰고 나면 정기구슬 교체로 보충을 할 수 있으니 부지런히 공을 세우도록 하라.

그리고 방호구로서 머리 부위를 어느 정도 보호하고 상대의 권능의 발동영역을 확인할 수 있다.

잘 싸우고 살아남아서 창조신이 되어라.”

설명을 듣고 바로 머리에 황금 테를 썼다.

그러자 말 그대로 강렬한 정기가 그대로 신력을 보조하는 것이 느껴졌다.

‘오메가와의 결투로 소모된 신력이 완전히 충만 된다.

놀라운 신기로군.’

그리고 권능의 발동영역을 볼 수 있다는 기능은 지극히 중요했다.

상대가 권능을 사용하기 전에 바로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시험적으로 차원창세신 코아를 올려다 본 순간 눈동자가 한없이 커졌다.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에서 발생한 형용할 수 없이 거대한 신력이 한 쌍의 암흑의 날개에서 발산된 마력이 충돌한다.

그리고 그 여파가 한없이 먼 우주로 퍼져가는 것을 직접 본 것이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행성을 벗어나서 권능영역을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끝없이 넓어지고 있었다.

‘이것이 창조신장의 신력과 권능!

범위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다.’

신기를 통해 본 차원권능의 영역은 실로 광대했다.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일백 킬로미터 이상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으니 너무나 비교되었다.

알파가 자신을 신기로 확인하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런 상관하지 않고 시선을 위로 향했다.

“......... 이제야 오는군.”

휘이이이이잉-!

아까 턱을 맞고 하늘 높이 날려졌던 종언의 영웅신 오메가가 중력에 의해 다시 그 자리로 거꾸로 떨어졌다.

터어어어어엉-! 꽈아아아악-!

머리를 잡아서 이마에 둘러진 황금 테를 접촉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알파를 보고서 물었다.

“신족에 대한 반역죄로 처벌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사정을 봐준다?

상당히 돈독한 친구사이인 것 같은데 혹시 의형제를 맺지 않았느냐?”

“....... 그렇습니다.”

약간만 조사하면 바로 나오는 숨길 수 없는 사실이었으니 솔직히 인정한 것이다.

그런 반응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크게 기뻐했다.

“그렇지.

그럼 혹시 이런 의형제의 맹세를 아느냐?

복숭아꽃이 만발한 화원에서 하늘에 맹세코자 하오니 다른 날에 태어났으나 같은 날에 죽고자 한다던가?”

당연히 알고 있었다.

자신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소설의 한 장면이었던 것이다.

“도원결의(桃園結義)입니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주 기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잘 대답했다.”

상대가 이렇게 인식을 하고 인정하는 것이 마도를 발동하기 위한 아주 기초적인 조건이다.

본래대로라면 이런 미약한 인식으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인 자신과 이들의 신격차이는 그 정도의 차이는 가뿐하게 메우고 남을 정도였다.

“나는 강제 도원결의(强制 桃園結義)를 좋아하지.

이제부터 같이 살고 같이 죽어라.

그것으로 이번 일을 마무리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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