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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970화 (971/1,533)

<--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구세의 영웅신 시바는 후퇴하는 적군을 추격해서 전과를 올릴 생각이 들었으나 곧 포기한다.

자신이 군단장이지만 구성된 과거 신분과 훈련기간을 생각하면 도저히 제 사군 시위(示威)를 믿을 수가 없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의 광역 초장거리 공간이동으로 바로 전선으로 보내져서 탈영병은 다행히 없었다.

첫 전투이기에 무리해서는 안 된다.

세심하게 다루어야만 한다.’

여기에 점령지를 전리품으로 전부 나누어 준다는 선언에 의해서 전투의욕이 과다할 정도로 너무 높다는 점도 문제였다.

전투가 시작되면 도망가지는 않겠지만 미쳐 날뛸 수 있었다.

'부하들이 빨리 싸우자는 혈기 넘치는 의사를 억누르는데 힘들 지경이다.

이러다 전투가 벌어지면 전공을 노리고 엄청난 혼전이 벌어질 것이다.'

물론 그래도 문제는 없었다.

전력이 과할 정도로 충실했기 때문이다.

‘일천 명의 강력한 주신들이 참전하고 더구나 학도신으로 이루어진 이백만명이 훈련 중이다.’

거기에 전혀 뜻밖의 원군까지 있었다.

자신에 비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두 명의 영웅신이 직접 참전을 자처한 것이다.

이들의 권능이 더해지면 이백만이 넘는 투신이라도 수족처럼 다룰 수가 있었다.

‘목적은 당연히 점령지의 행성 확보이겠군.

나도 일족을 생각하면 이 지역의 행성을 최대한 얻어야 한다.’

지금 현세계에서는 가장 처참하게 몰락한 신족들의 거주지역이 가장 번영하고 있었다.

우습지만 정신체 최강의 창조력을 가진 신족의 저력이 어디로 가지는 않았다는 증명이기도 했다.

또한 지금 모인 전력들도 수준이 아주 높았다.

제 사군 시위(示威)의 후방에서 전력을 가다듬고 있는 일군과 삼군, 창조신들의 강렬한 기세가 전해진다.

‘이게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의 진실한 힘인가?’

‘놀라워.

자리만 차지하던 뒷방 늙은이들이 아니었네.’

‘그래도 신족 최고의 창조신들이군.’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완벽하게 박살이 나서 체면을 완전히 구긴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이었다.

그래서 신족의 위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서 최전선에서 보인 위력은 영웅신조차 놀랄 정도였다.

거기에 창조신에 지지 않을만한 수준의 고위 주신들이 집결하고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투신에게 점령지를 모두 독립신계로 나누어진다는 선언으로 본성 서우리나의 분위기가 완전히 변했다.’

‘모든 가문이 전력을 집중시키고 있어.’

‘이러면 얼마나 행성을 획득할 수 있을 의문이로군.’

본성 피오리나에 새로운 지원기지를 설치한다는 명분으로 위원회의 주신들이 가문까지 움직인 총력을 기우려서 이동해오고 있는 것이다.

덕분에 은퇴 후 가문 안에서만 생활하던 원로들까지 모두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독립신계의 보장은 은퇴했던 투신들까지 들썩일 정도로 충격적이고 매력적이었던 것이지.’

그런데 본성 서우리나가 들썩일 정도로 대이동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존재가 보이지 않았다.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가장 전쟁을 주장하고 추진하던 존재가 갑자기 뒤로 빠지자 당연히 의문이 나오고 있었다.

‘기존의 행동을 봐서는 전투가 두려워서는 절대로 아니다.’

‘그럼 왜지?

막대한 전리품을 챙길 수 있는 전투에 왜 나서지 않으시는가?’

물론 차원창세신 코아가 참전하지 않아도 승리가 확실할 정도로 전력은 급상승했다.

남은 것은 승리뿐이고 가장 큰 전리품을 차지할 수 있어 보이는데 물러나니 이상한 것이다.

이런 의문은 영웅신들도 같았다.

아무리 보아도 압도적인 전력으로 전진해서 행성을 줍기만 하면 끝인 쉬운 전쟁이었다.

십중심의 정보원 노릇도 해야 하는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결국 직설적으로 확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왜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왜 안 오실까?

또 어디로 가셨다면서?

아무리 우리가 유리해도 이러면 이상하지 않아?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데바일족과 창조능력을 인정받아 정식 부 창조신장으로 임명 된지가 오래였다.

신족으로서는 거의 최고의 신분이었으니 창조신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깍듯하게 존칭을 쓰고 있었다.

“도대체 이러시는 이유가 뭔가요?

창조신장 대리 비슈누님.”

자연스럽게 나온 질문에 초중량 갑옷 블랙 레오파드를 파란색과 붉은 색의 조합으로 다시 도색하고서 입은 유지의 영웅신 브라흐마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했다.

곤란하게도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런 초대형 사건을 벌이고 바로 사라져서 지금은 또 창조신장 대리였다.

“점령지는 승자가 가져야 한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현세계의 일반 행성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

또 직접 나서시면 다른 투신들의 전리품이 아예 없을 것이니 이번에 양보하겠다고 하신다.”

“........”

“........”

그 말이 맞기는 했다.

솔직히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직접 나서시면 혼자서도 현실파 신족을 전멸시킬 수 있었다.

광역권능의 파괴력과 넓이, 차원권능의 기동력까지 감안하면 다른 군대는 쫓아가기도 벅찰 것이다.

‘허계에서 현세계에 오자마자 전선을 홀로 돌파하고 본성 피오리나를 날려버린 무력이었지.’

‘전뇌계가 분석한 바로는 시간만 주면 현세계 전부를 멸망시킬 수 있는 권능을 가졌다고 하던가?’

그럼 지극히 솔직한 사실인 것 같은데 무엇인가 속에서 울컥하는 기분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쓸모없는 것을 위해서 자신들이 직접 전선에 섰기 때문이었다.

그런 생각을 읽은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는 떠나기 전에 나누었던 황당한 대화내용을 추가해서 말한다.

“주우주의 기준으로 보면 이계의 행성은 너무 정기가 약해서 쓸데없이 손만 많이 간다고 하시네.

행성을 개발할 시간에 차라리 주신성(主神星)을 새로 만드는 것이 이익이라 하셨어.

“아! 주신성(主神星).”

“그렇기는 하시겠군.”

일반 행성을 얻는 대신 주신성(主神星)의 창조에 집중하겠다는 말에 이제야 조금 납득이 갔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월총수로서 내보인 정신체들의 최대 관심사였다.

일반 행성의 일만 배의 크기와 어마어마한 정기를 가진 초거대 행성 주신성은 엄청난 장점을 가졌다.

현세계 정신체들에게 총수파들이 뿌리는 허위와 과장의 극치 같은 광고가 생각났다.

‘단 한 개의 행성과 신계만으로 일만 개의 신계와 행성 이상으로 정기를 벌어들일 수 있습니다.’

‘더구나 관리에 필요한 인원수도 일만 분의 일로 감축되어 정말 꿈같은 수익을 달성이 가능합니다.’

‘여기서 일만 배 이상의 부를 이룩하세요.’

‘벼락출세의 차원신계에 어서 오세요.’

기존 정신체들의 주된 세력까지 들썩일 정도로 매력적인 투자대상이었다.

그래서 엄청난 정신체들이 통합신계에 모여들고 있어서 급속하게 성장하고 있다.

물론 문제가 있기는 하다.

‘주신성에 살게 할 강한 정기를 가진 지성체를 선별하려다 용자동맹과 충돌했다고 했지?’

‘행성까지 파괴하여 자원채취를 하는 악질 지성체를 지옥군단으로 전멸시키려고 하다가 역으로 당했다고 하던데?’

아무 대가없이 정의를 행사하는 용자동맹에게 악으로 낙인찍기 직전이다.

하지만 창조주님의 인정을 받고 주신성이라는 방안까지 제시한 초월총수가 현세계를 구원할 가장 큰 가능성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니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현세계를 지배하는 일천억 초월자들의 총수라?’

‘더구나 창조주님의 인정까지 받았으니 위치는 확고하다.’

자신들은 초월자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신족의 정체를 숨기고 사업을 하느라 종족의 구분 따위는 잊은 지가 오래였다.

그래서 솔직히 저렇게 인정받는 초월총수인 차원창세신 코아가 왜 이렇게 창조신장으로서 신족에게 투자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아무리 신족이 창조력이 강하다고 해도 본인이 저렇게 강대한 이상 의미가 없다.’

‘현세계의 행성에는 정말 아무런 관심이 없나?’

그런 의문에 쇄기를 받는 유지의 영웅신 비슈누의 전언이었다.

“현실파 신족영역의 행성은 모두 알아서 나누어 가지라고 하신다.

전공에 따라서 공정하게 배분하라는 주의만 주셨다.

본성 서우리나가 함락될 정도의 위기가 닥치면 이번에 설치한 초장거리 공간통신을 통해 연락하고 그 외에는 우리 마음대로 하라 하신다.

가급적이면 신족과 초월자영역의 경계에서 보자고 하시더군.”

“...........”

“...........”

강력한 영웅신인 자신들이 이정도 군세를 이끄는데 본성 서우리나가 함락될 리가 없었다.

사실상 현실파 신족의 영역에서 완전히 발을 빼신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없더라도 승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본성 서우리나가 함락?

그럴 리가 없지 않는가?’

‘초월자들의 일로 바쁘신 모양이시네.

그러고 보니 이계 차원 주신성 일호점이라고 하던가?

개관하는 날이 가까워졌네.

직접 가봐야 하나?’

이렇게 완전히 전권을 맡기니 속이 편하기는 한데 정말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과격하고 신속한 진행이었다.

덕분에 지금 본성 피오리나에는 전통파 신족 총 전력이 거의 집결하고 있는 상태였다.

군세의 원활한 통제와 전력회복을 기존에 싸워왔던 일군과 이군은 예비군으로 물리고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도 일단 쉬라고 지시한 상태였다.

그런데 그렇게나 바라던 후방으로 가라고 했는데 전후사정을 듣더니 물러나는 존재가 없었다.

‘이년 넘게 최전선을 지켜 극도로 소모된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도 장기휴가를 주었다.’

‘그런데 지급된 정기구슬을 꾸역꾸역 먹고 며칠 푹 자더니 바로 참전을 하네.’

당장 전선에 신병을 보내서 자신들을 쉬게 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원회의 주신들을 협박하던 과거와는 천지차이의 대처였다.

이런 현상은 모든 투신들이 동일했다.

어느 정도 회복하자마자 다시 전선에 서려고 하는 것이다.

목적은 충성심보다는 자신들처럼 점령지 독립신계의 행성의 확보였다.

오히려 말려야할 정도로 전투의욕이 치솟아 올라 있는 상태였다.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은 점령지를 전리품으로 참전한 투신과 군신들에게 나누어 주겠다는 선언을 듣고 거의 기절할 정도로 놀랐다고 했던가?”

“처음에는 말도 안 된다고 노발대발하다가 생각을 바꾸었다고 하더군.”

“자기 결정에 합당한 이유 없이 반대하면 직위고하 남녀노소 가문 일족을 구분하지 않고 전부 죽여 신령을 영구 봉인하겠다는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무서웠겠지.”

지극히 이성적이고 현명한 판단이었다.

입버릇이 ‘반역하면 직위고하 남녀노소 가문일족을 가리지 않고 전부 처분!’을 외치는 절대 독재자에게 입을 닥치고 따르는 것이 상책이었다.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가 컸다.

“그보다 신계자아가 기록한 자신들의 전공을 보더니 안면이 싹 바꾸었다던데?”

“차원창세신 코아님은 직접 전투실적을 최우선으로 한다.”

“본성 피오리나를 지금까지 지키면서 적 창조신들을 막아낸 지금까지의 전공만으로는 자신들이 최고였기 때문이지.”

“지금만이라도 행성이 몇 개씩 떨어지겠어.”

“그런데 더 벌겠다고 나서더니 창조신이라도 욕심을 참지는 못하는 모양이군.’

영웅신들은 살짝 힐난했지만 자신들도 입장은 같았기에 말을 아꼈다.

자신들은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보다 분명 강했지만 이번에 보인 저력은 무시를 못할 수준이었기 때문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임명한 창조신장 대리나 부 창조신장, 군단장은 일단 인정은 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차원창세신 코아의 짜증과 분노가 무서워서 그런 것이었다.’

멋대로 뛰쳐나간 데바일족의 오리진을 바로 부 창조신장으로 임명하자 기회다 싶었는지 화상으로 단체연락이 왔다.

누가보아도 잘못된 일이었기 때문에 모처럼 기세가 등등했다.

그러나 통할 리가 없었다.

“신족은 창조력이 최우선이다.

창조의 영웅신 브라흐마의 창조력이 너희들보다 몇 배나 강한데 왜 너희들의 밑이 되어야 하는가?

너희들의 창조력으로 지금 신족에게 걸려있는 창조력 부족을 채울 수 있나?”

차원창조신 코아의 지극히 차가운 음성이 주신전에 울리자 조용해졌다.

“과거의 잘못이라?

영겁을 사는 신족 중에서 과연 누가 완벽할 수 있는가?

그렇게 과거가 중요하면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부터 죽을 짓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지 확인을 당하고 싶으냐?

너희들을 나의 퍼스날 히스토리(Personal History)로 전부 털어줄까?”

“그........ 그것만은!”

퍼스널 히스토리(Personal History)로 주신성(主神星)에 수작을 부리려던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탈탈 털려서 어떤 꼴이 되었는지 모르는 고위 정신체들은 없었다.

그리고 자신들은 현세계의 지배층이었던 신족이 이 꼴이 되는데 가장 책임이 있는 최고 지배자들이다.

‘당연히 철저하게 확인을 하면 몇 번 죽어도 모자를 잘못들이 있다.’

지금 돌아봐도 왜 자신들이 그렇게 어리석게 행동을 했는지 모를 정도로 문제가 많았다.

과거를 생각하니 점점 고개가 숙여지는 최고위원회의 창조신들과 위원회의 주신들이었다.

“신족이 이렇게 된 이상 어차피 모두가 죄인이니 과거의 잘못 따위는 상관없다.

그리고 나는 단순한 대표가 아니다.

신족 모두의 생사(生死)를 주관하는 절대독재자인 창조신장이다.

그런 나에게 반역이라?

내게 너희들이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일족과 함께 전부 죽음을 선택하겠느냐?’

오로지 신족을 위한 능력과 앞으로 기여도만이 중요하고 그 외에는 아무 쓸모가 없다는 지독하게 냉정한 말이었다.

몸을 둘러싼 황금빛 구름이 일부분 걷힌다.

그리고 드러난 차원창세신 코아의 이마에서 번쩍이는 창조신의 보석에 갇힌 수천만의 신령들이 보였다.

“여기에 추가되고 싶으면 언제든지 덤벼라.

신령연옥에서 영구 무임금 강제노동도 신족을 위해서 좋은 선택이다.”

“......... 뜻대로 하옵소서.”

“입 닥치고 시킨 일이나 제대로 하고 대가를 받아서 빨리 커.

너희들의 수준으로는 창조신의 직위가 아까워.

주우주로 가면 중급 주신도 힘들단 말이다.”

“.........”

신령연옥(神靈煉獄) 안에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조차 능가하는 강자들이 무수히 갇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덤빌 수가 없었다.

그런데 마침 잘되었다는 듯이 창조신과 주신들의 신령 전부를 뒤흔드는 언어폭력이 끝없이 이어진다.

“도대체 오백억년 동안 뭐하고 살았어?

본성이 왜 이 꼴이야?

이 허름한 신계와 빈약한 시설은 뭐냐?

이게 신계야 거지소굴이야?

몽땅 부수고 새로 만들어야 해-!

이런 창조력 수준에 너희들이 신족이라고?

거지 떼지!”

“........”

그래도 현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신족들을 거지 떼라고 욕한다.

그런데 원탁 위에 쌓여있는 정기구슬의 언덕을 보면 상대적인 사실이니 할 말이 없었다.

“그래도 창조신이라고 말은 많으니 구걸도 잘하겠다.

쪽박이나 가져와라.”

“........”

“너희들이 주신이라고?

에라이-! 주우주의 투신들에게 한방에 뻗을 것들이 무슨 주신이냐?

주우주의 애완신수(愛玩神獸)가 웃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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