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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행성계(行星契)를 하라는 제안에 이계의 오리진은 가는 신음을 흘리면서 고민에 빠졌다.
‘어설픈 동업은 사업이 망하는 지름길이다.
그러나 지금 초월총수의 제안은 너무 매력적이다.’
더구나 가장 골치 아픈 계주(契主)까지 직접 해준단다.
‘신족 수억 명을 죽이고 일원(一圓)까지 세상 밖으로 날려버린 초월총수에게 감히 덤빌 오리진은 없다.’
어떤 오리진도 일족 전부를 희생시키고 다른 세계로 도망칠 각오가 아니라면 이 행성계(行星契)를 깰 수 없었다.
‘만약 초월총수가 이 사업의 계주(契主)가 된다면 주신성의 공급도 어느 정도 안정성을 보장받은 셈이다.
그래도 위험부담이 너무 큰데.’
고민을 하는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은근하게 투기와 살기까지 내보이면서 다짐을 한다.
“저는 초월총수이전에 차원일족의 오리진이기도 합니다.
제 돈을 떼먹고....... 아니 정기를 지불하지 않고 도망칠 곳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세계나 차원으로 도주한다고 해도 추적해서 기필코 받아낼 것입니다.
그리고 일백조이지만 열 분이 모여서 분담한다면 겨우 십조가 아닙니까?
이계 최고 명문일족의 오리진이신 분들이 겨우 이런 푼돈에 무엇을 그렇게 망설이십니까?
이계 최고의 부자들이시면서 정말 그것도 없으셔서 이러시지는 않겠지요.”
“흐흠-!”
헛기침으로 유연하게 받았지만 속은 경악의 연속이었다.
허계의 창조신인 초월총수는 정말 운용하는 정기의 범위가 달랐다.
‘생긴 지 몇 년 안 되었다고 믿기 힘든 통합신계의 부유함과 규모에 짐작은 갔지만 도저히 따라갈 수 없군.
그래도 십조가 겨우는 아니지.
행성이 일천 개인데?
어디보자.
그동안 모아놓은 내 비자금이 어느 정도가 되려나?’
그래도 십조가 일백조보다 분명 결심하기가 나았다.
하지만 그 정도도 어떤 명문일족이라도 휘정거릴 정도가 아니라 기둥뿌리가 날아갈 정도의 거액이었다.
‘박박 긁어모으면 될 것도 같군.
그럼 일단 나누어 먹어야 하나?’
이계의 오리진이 한참 고민을 하는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선택을 빨리하라는 듯이 한계선을 그어버렸다.
“이계에서 예약판매는 이번 행성계(行星契)만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분들도 모두 같은 상황 같으면 의견을 조율해서 한꺼번에 오셨으면 좋겠습니다.
행성계(行星契)에 참여할 오리진님들을 늘려도 좋습니다.
다음에 만날 때는 모두 모여서 정기를 들고 마무리했으면 합니다.
계약일은 차원주신성의 개점 날로 하지요.”
“......... 그렇게 하도록 합시다.
모두와 상의해 보겠소이다.
초월총수.”
최후의 통보와 같은 말에 어쩔 수 없이 물러나가는 이계의 오리진이었다.
어떻게 조율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고 밖의 오리진들에게 관련사정을 의지를 보내서 한꺼번에 물러났다.
서로 견제하면서 동시에 물러가는 이계의 오리진들을 느끼고 한숨을 멈출 수가 없었다.
“휴우우우우-! 이계는 정말 가난하네.
이계에서 최고로 부유하다는 명문일족의 오리진들이 겨우 일백조를 가지고 벌벌 떨어.
행성정리만 지금처럼 잘 하면 초반에 쉽게 원금을 회수하고 꾸준히 이익을 낼 수 있는데 정말 그것도 없는 거야?
어떻게 최고 부자란 존재들이 상급 창조신인 이상신족의 오리진보다 여력이 더 없나?”
이계의 빈곤함에 슬슬 피곤해지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황금 연기를 회수하고 통합신계의 천장을 보니 거대한 주신성의 위용이 너무나 잘 보았다.행성의 표면 위에서 이제 오십만이 넘어 보이는 반 초월자 군단인 제 육군 위세(威勢)가 괴수신들이 사냥을 하면서 훈련하는 모습이 손에 잡힐 듯이 보였다.
저렇게 잡힌 괴수신들에게서 뽑아내서 가공한 정기의 양도 엄청났다.
‘아무리 허술한 이계라도 차원주신성 하나만 안정화만 하면 최소 일백조 이상을 벌 수 있다.
더구나 지성체만 잘 기르면 꾸준히 일조 이상을 뽑아낼 수 있어.
거기에 내 지분도 일할이 있고 내 차원권능은 세계의 수준차이를 무시하니 환차익으로 어마어마하게 벌수 있다.
완벽한 사업계획이었다.
그러나 차원일족을 아직 만들지 못해서 신계주신을 완전히 믿고 맡길만한 존재가 휘하에 없다는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안 보였다.
‘잘만 되면 절대계의 오리진들조차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문제는 믿고 맡길만한 부하가 도저히 없군.’
이계의 오리진의 생각대로 차원주신성을 찍어내도 인력부족으로 관리를 할 수가 없으니 팔아야만 했다.
헌데 살만한 존재가 이계에 드물었다.
아니 아예 없어 보였다.
끝없이 투덜거리는 이유였다.
“주신성(主神星)을 살만한 재력을 가진 부자들을 조사해서 직접 친서까지 보내 모집했는데 이게 뭐냐?
이계는 위나 아래나 저렇게 가난하니 아주 곤란하군.
아마도 행성계(行星契)도 무리일 것 같아.
결국 보증금을 어느 정도 받고 빌려주면서 이익금을 꾸준히 받는 수밖에 없겠어.
이러면 팔지도 못하고 겨우 월세 장사인가?”
원래 주신성을 매매해서 이익을 얻으려고 했는데 살만한 존재가 없어서 결국 강제 임대사업 행이었다.
이러니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휴우우우우우! 결국 이계에서 차원 주신성 판매라는 차원일족의 정식사업을 하려면 아직 멀었군.
이러면 건물주 아니 임대 행성주인가?
임대업도 사업으로 괜찮기는 하지.
일단 보증금으로 오십 조를 받고 일만 년 기간으로 오천 억만 받아야 하겠군.
쯧-! 이러면 완전히 소유권을 넘기고 지분만 챙기는데 시간 좀 걸리겠어.
조금 귀찮게 되겠군.”
차원창세신 코아가 담뱃대를 물고서 나직하게 말하는 소리를 총수파들은 모두 듣고 있었다.
갑자기 주신전이 황금연기 결계로 봉쇄되고 정문으로 이동해서 대화를 하니 안에 있던 자신들이 듣지 못할 리가 없었다.
‘들었냐?
초월총수님은 차원주신성을 추가로 만들어 파시면 한 번에 일백 조를 버신단다.’
차원주신성을 눈앞에서 마치 장난처럼 단번에 만들어내는 모습은 확실히 보았었다.
그러니 구입자만 구하면 계속 일백조가 들어오는 것이다.
‘월세로 하면 주신성 보증금을 오십조를 걸고 일만 년에 오천 억씩 받으신다고?’
‘우리가 자릿세로 전부 얼마 벌었더라?’
‘천만미만........ 겨우 그것 때문에 하는 과정에 그렇게 욕먹고 끝내는 두들겨 맞았지.’
‘깡패 짓하면서 욕먹고 돈 벌지 말라고 말이야.
도대체 자릿세를 받자고 누가 처음 제안했어?’
‘....... 생각하지 말자.’
자릿세로 천만정도를 벌면서 욕은 먹었지만 엄청난 수익을 편하게 벌었다고 좋아했다.
그런데 저렇게 위에서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이제 생각만 해도 정말 맞아도 싼 짜증나는 푼돈이었다.
또한 상대가 검은 가면을 쓰고 왔지만 신력 파형이나 존재감으로 누군지 모를 리가 없었다.
‘그렇게나 콧대 높고 거만하게 굴던 명문일족의 오리진이 분명하다.’
십중심인 일원(一圓)에게조차 고개를 굽히지 않으면서 도저히 이 상태로는 못 살겠다고 입바른 소리만 하던 존재였다.
그런데 초월총수님에게는 저렇게 사정을 하다니 충격적이었다.
또한 차원주신성이 가진 가치는 직접 운영을 하고 있는 총수파들이 가장 잘 알았다.
일단 사거나 월세로 임대만 가능해도 열 명이상이 명문일족이 되고도 남았다.
‘정말 무한한 재력이 가진 힘을 보여주고 계신다.’
‘우리도 일단 벌자.’
‘일백조. 아니 오십조 만 벌면 우리도 일만 년에 오천억씩 버는 행성주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조 단위의 정기는 생각만 해도 어지러울 정도의 거액이었다.
결국 서로를 보면서 결론을 내렸다.
‘우리 총수파도 뭉쳐서 이번 행성계(行星契)에 어떻게든 끼어들자.’
그러기 위해서는 초기 자본이 필요했다.
아까 주신전에 접근해 왔다가 물러났던 오리진들이 열 명 정도였으니 대략 십조가 필요한 것으로 예상되었다.
물론 총수파들에게는 없었다.
그렇게 있었으면 아직 위험성이 무궁무진한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고개를 숙이고 휘하가 되지도 않았을 입장이었다.
서로
‘.........’
‘.........’
‘.........’
그래도 현세계 지배층인 최상위 지배자급 초월자로 오래 살았다.
숨겨놓은 정기나 재산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가진 것을 탈탈 털어도 백분의 일도 될 리가 없었다.
엄청난 기회를 가진 것이 없어서 놓칠 지경이라 망연자실한 총수파에 비해 아크람은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나중에는 입에서는 중병을 앓듯이 심하게 신음까지 흘린다.
“끄으응-! 윽-! 으윽-! 으으으-!”
보고 있자니 식은땀을 흘리면서 끙끙 앓고 있었다.
그런 아크람을 보자 총수파들은 총수님의 후궁이 누구인지는 생각이 났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말이다.
‘딸에게 빌릴 생각이다.’
‘지참금으로 일조를 주셨지?’
‘더구나 통합신계를 운영하면서 정기운영도 전담하고 있다.’
‘총수님의 후궁이면 십조도 문제가 없다.’
지금 통합신계의 실질적인 주인이고 이미 일조가 넘는 지참금까지 있다.
물론 마도두뇌가 승인을 해야 하겠지만 하고자 한다면 십조는 문제도 아니었다.
아니 절반 정도만 빌릴 수 있으면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 정기 좀 빌려줘라.
아니 빌려와라.”“너밖에 없다. 아크람.”
“헉-! 뭐?”
그 말에 화들짝 놀라는 아크람이었다.
너무 고민을 하다가 딸에게 빌려볼까 하던 고민을 들킨 것이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보고 딸의 손에 맞아죽으라고?”
그 말에 바로 맞장구를 치는 총수파였다.
“당장 맞아 죽어....... 아니 아버지를 정말 때려죽이겠냐?”
“몇 대만 맞고 빌릴 수 있다면 남는 장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크람이 문제였다.
더구나 욕심이 더럽게 많고 야망도 높아서 계속 총수파의 수장이 되겠다고 설치는 꼴을 보니 배알이 뒤틀렸다.
‘우리가 이렇게 구석에 몰린 이유를 생각해보면 너무 많은 일천 명이 넘는 첩을 둔 아크람 때문이다.’
지배층이 첩을 많이 두는 것은 남들이 다 하는 부정이다.
그런데 아크람이 너무 많고 재수 없이 같이 걸렸으니 빼도 박도 못하고 한패로 처분당한 것이었다.
정기부족 문제로 파산직전이란 사유로 나중에 합류한 총수파들은 그래도 원한은 없으니 좋게 설득했다.
“아버지가 좋은 사업이 생겼다고 부탁하면 딸이라면 내주겠지.”
“잘 부탁해 봐.”
아크람은 그 말에 눈을 부릅뜨고 살살 달래는 놈들을 노려보았다.
차라리 부탁하다가 맞아죽으라고 욕하는 놈들이 더욱 도움이 되었다.
“십조인데?
행성으로 치면 일천 개다.
밖에서 사고치고 다닌다고 체면을 완전히 망쳤는데 그런 아버지를 뭘 믿고 딸이 그런 거액을 내줘?
겨우 세운 가문까지 사업으로 말아먹으려 한다고 안 맞아 죽으면 다행이다.”
아크람의 지극히 상식적인 반문에 할 말이 없어지는 총수파였다.
“.........”
“.........”
모두 고민을 했지만 그런 정기를 운용할 정도면 총수파가 될 이유도 없었다.
결국 다시 아크람에게 시선을 모았다.
“그래도 가.
그 정도의 정기가 나올 곳이라고는 총수님이나 주변 외에는 없다.”
“주신성을 받으면 총수파 행성주(行星主)의 대표를 시켜 주겠다.”
이미 행성주의 모임 이름까지 정해놓았으니 나온 고육지책이었다.
‘내세울 것은 절대적인 하반신 밖에 없는 존재를 귀중한 주신성의 대표로 내세우기는 절대로 싫다.’
‘정말 같은 취급을 당하겠군.’
하지만 대부분의 자본을 끌어온 당사자를 무시할 수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제야 아크람도 할 생각이 들었는지 바로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차원주신성 이호점의 이름은 아크람이다.
그리고 행성주의 대표만이 아니라 총수파의 대표로 나를 임명하는 것은 어때?”
그 말에 총수파들의 얼굴이 화악 달아오르면서 욕설부터 날렸다.
“이 발기 찬 새끼-! 또 아무데서나 세운다!”
“나가 죽어라.”
“시작도 하기 전에 망할 생각이냐?”
허나 아크람은 한 치도 물러나지 않았다.
여기서 고개를 끄덕이면 딸에게 얼마나 맞을지 모르는데 쉽게 넘어갈 수 없다.
“총수파의 대표는 있어야 하잖아?
나만큼 유명하고 공적을 세운 존재가 누가 있느냔 말이다.”
“악명도 유명이냐?”
“그러니까 너는 아니란 말이다-!”
정기 빌려올 테니 대표 자리를 내놓으라는 아크람과 행성계(行星契)의 대표로 만족하라는 총수파들의 논쟁은 끝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무엇인가를 만들다가 또 어딘가로 떠나는 것을 몰랐다.
우우우우웅-! 쿠우웅-!
그렇게 이동한 뒤 잠시 후에 통합신계는 차원주신성과 공간이동을 실시했다.
그러자 터무니없이 거대한 괴수신들의 사체들이 통합신계로 이송되고 가공이 시작된다.
우르르르르르릉-!
괴수신들의 피에 절었지만 눈빛만은 생생한 반초월자들의 군세가 공간이동소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선두에 선 코로나의 뒤로 모두가 도열하면서 통합신계 안을 걸어서 이동한다.
구구구구구구구-!
오십만이 넘는 군세가 질서정연하게 통합신계의 대로를 행군해서 이동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통합신계에 모여 있는 정신체들이 압도되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누구도 놀랄 수밖에 없는 힘의 과시로 이제 완전히 반초월자 군세 제 육군 위세(威勢)의 군단장이 된 코로나는 주신전으로 말없이 복귀한다.
이미 초월총수님이 떠나셨다는 보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
와서 보니 역시 주신전은 비어 있었다.
자신을 후궁으로 임명한 초월총수인 차원창세신 코아는 뭐가 그렇게 바쁜지 만나기도 힘들었다.
“......... 또 이러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