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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대의 여왕 에메랄드가 태양의 힘을 이용하여 함대를 늘렸다면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행성 전부를 기반으로 세력을 증가시켰다.
지성체가 살고 있는 행성은 피해서 불모지 행성에 파고들어서 제작하고 있을 것이나 숫자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증가했을 것이 당연했다.
“한 대만으로 요새로 보호되는 행성 제압이 가능한 요새열차가 최소 일천만대요?
정확한 수치는 몰라요?”
자신의 대함대의 전력과 요새열차들의 정확한 전력을 비교하기 위해서였다.
용도는 전혀 다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만만치가 않았다.
“세력이 최종 목표로 했던 수치를 달성했다.
그 이상의 전력을 밝힐 필요는 없지 않을까?
너도 그러지 않니?
일억 대 정도로 보렴.”
“........ 일억 대.”
함대의 여왕 에메랄드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가진 대략적인 전력 수치를 생각하고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기계세력 특유의 복구능력을 생각하면 현세계 항성 전부에 전개되어 있는 자신의 함대에도 밀리지 않을 정도였다.
‘나도 외부에서 함대의 전력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켜왔지만 세력은 더하네.’
여왕들이 오백억년동안 은거하면서 쌓아올린 전력은 정말 끝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그런 엄청난 전력조차 가공할만한 강자인 초월총수 한명을 어쩌지 못해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과거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사라지고 난 이후 일어난 세력의 혼란이 생각이 났다.
‘창조신장과 본성을 잃고 마신황제까지 사라진 이상 혁명은 분명 끝났다.’
백분의 일도 안 남은 신족은 허계의 창조주인 진리의 영역으로 도망쳤고 이제 남은 것은 혁명세력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인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여왕들의 세력은 패권을 노리는 다른 존재들에게 절호의 먹잇감으로 보았다.
‘청혼문서가 산처럼 쌓여갔지.
본인이 있을 때에는 감히 집적거리지도 못하던 존재들이 노골적으로 욕심을 드러내면서 달라붙었다.
마신황제의 일로 책임감을 느낀 일원(一圓)이 나서서 정리해주지 않았다면 아마도 은거조차 방해했겠지.’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마신황제와 공멸 이후 경쟁자나 다름없던 일원(一圓)이 갑자기 무슨 생각인지 적극적인 지원과 옹호를 해주었다.
청혼의 열기가 너무 과열되자 직접 나서서 막아줄 정도였다.
‘혁명세력의 유일한 수장이 된 일원(一圓)이 청혼했다 물러섰는데 감히 추가로 청혼할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여기에 여왕들이 모든 공적을 반납하는 대신 완전한 은거까지 원하자 동정론이 일어나서 마무리되었다.
‘사실 동정을 받는 꼴이 보기 싫어서 떠났지.
하지만 그 때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강자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어.
구심점이 약한 세력은 바람 앞에 구름과 같아.’
화면 너머에 이제 확대경 같은 신기까지 꺼내서 샅샅이 조사하고 있는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아니 이제는 초월총수를 쳐다보았다.
일천 억을 넘는 초월자들의 총수라는 존재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 저 집착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무엇인가 허탈해져 오고 있었다.
그 때 차원창세신 코아는 차원권능의 백년에 일초라는 시간압축까지 사용해서 보물고의 외벽을 철저하게 뒤지다가 머리를 양손으로 잡고 신음을 지르고 있었다.
“으으으으으-! 열쇠구멍이 없어.
아니 원래 없는 밀폐구조야.”
세계를 만들어서 독립시킬 정도로 견고한 완벽한 구조였다.
여기에 약점이 될 만한 열쇠 구멍을 만들지 않았다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 틈 하나 없었다.
‘바닥에 접합선와 같은 구조가 있지만 철저하게 겹쳐져 막혀 있다,
더구나 정문은 정말 이게 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완벽하게 일체화 되어있다.’
허공에 자신이 안과 밖에서 차원권능으로 파악한 보물고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투영한다.
우웅-! 웅웅-!
위로 올려다보아도 끝이 보이지 않은 이 보물고는 기본적으로 여왕의 열쇠와 동일한 원통형의 기둥모양이었다.
하지만 축소해 보면 거기에 곡선을 추가해서 여성의 몸 아니 허리를 형성화하고 있다.
천장 위나 바닥 아래로도 보물고는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천장과 벽을 날려버리고 조사해보면 정확히 알겠지만 이건 터무니없이 거대한 여신상이다.
여기 드러난 부위는 여성의 허리부터 아랫배 부위다.’
그리고 정문은 여성의 은밀한 부위에 위치해 있었다.
거기에 마치 화려한 속옷을 입은 것처럼 장식이 되어있는 구조였다.
여기에 뒷문은 생물학적 구조로 보면 내부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압력을 빼내기 위한 항문이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다시 자괴감에 빠지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이런 제길! 이건 보물고가 아니라 누군가의 초거대 기계신체(機械神體)다.
보물고의 내부가 바로 위였어.”
항문처럼 보이는 통로가 아니라 진짜였던 것이다.
그걸 알몸으로 통과했던 사실을 깨닫고서 양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차라리 몽땅 날려버리자.
그러면 없는 일이 된다.’
아예 싹 날려버릴 생각을 하고 있는데 아주 달콤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맞아요.
처음에는 보물고였지만 장미 우주수 수액을 흡수하고 진화와 발전을 거듭한 지금은 저의 기계신체랍니다.
물론 제가 일체화 되지 않으면 단지 기계구조물이니 그렇게 신경을 쓰실 필요는 없어요.”
일그러진 얼굴을 가까스로 펴고 정면을 바라보자 검은 옷에 검은 모자를 쓴 몽환적인 미모를 가진 여왕이 보였다.
우우우우우우웅-!
그리고 삼켜둔 여왕의 열쇠 중 하나가 맹렬하게 반응했다.
몸속에 있지만 어떤 열쇠가 앞의 여왕과 공명하고 있는지 모를 리가 없었다.
“........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인가?”
가슴 속에서 환하게 빛까지 발산하는 모습을 본 청춘의 환상 크롬은 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환상 속의 영원한 첫사랑이지요.”
“첫사랑이라?
경험부족으로 대부분 아픈 꼴을 보고 실패로 끝난다고 하더군.
너도 그러하겠군.”
지금 보물고의 정체에서 받은 충격을 돌려 말한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이런 비꼼에 굉장히 능숙하게 반응한다.
“결혼하기에는 서로 상대에게 바라는 조건이 충족되지 못한 탓이지 않을까요?
아니 서로를 알아가고 찾은 단점을 받아들이기에는 너무 어리고 철이 없던가요.
어른이 되면 완벽한 존재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지금은 부족하더라도 서로 보완하기위해 노력하겠지요.
그러나 초월총수님이라면 어리지도 조건을 충족시키지도 못할 것 같군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이 능숙하게 말을 받아치자 결국 바로 본론을 꺼냈다.
“저 보물고가 너의 기계신체이면 정문을 열 방법도 알겠군.”
“당연히 몰라요.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은 여왕들에게도 기본적인 방법만 알려주고 자세한 방식은 알려주지 않는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만약 여기까지 오게 된 존재가 있다면 이렇게 경고하라고 했지요.”
그리고 딱딱한 어조의 음성으로 말을 전한다.
“여왕들에게 찾은 열쇠들을 넘겨주면 너에게 적극 협력할 것이다.
그러나 더 욕심을 부린다면 네가 감당할 수 없을 사태가 일어날 수 있으니 이 정도로 만족하고 순순히 물러가라.”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의 경고를 전하는 것이 분명한 이 말에 뭔가 또 머리에 피가 몰리는 기분이었다.
‘열면 안 된다고?
감당할 수 없는 사태?
역시 무슨 수작을 부려놓았다.’
이제까지의 상황을 보면 무시할만한 경고가 아니었다.
하지만 초월총수인 자신에게 저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감히 이계의 초월자 영웅주제에 누구에게 협박이냐?’
우드드드드득-!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분명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보물고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지배자급 초월자 중에서 거의 극치에 도달한 존재로 보이는데 자신의 기계신체 하나 통제하지 못하다니 말이 되지 않았다.
“장난치지 말고 순순히 말하는 것이 신상에 좋다.
나는 남녀노소 직위고하를 가리지 않는 진정한 평등주의자다.”
보물고 전부를 뒤흔들만한 투기와 살기가 어린 위협에도 청춘의 환상 묘한 미소만 농도를 더해갔다.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의 열쇠까지 원하시지 않는 것이 신상에 좋아요.
여왕들의 세력이 전부 움직이게 되면 현세계는 감당하지 못합니다.”
“지금 누가 초월자들의 총수인줄 잊었느냐?
지역우주 범위의 광역 파괴권능을 쓰는 내게 기계세력의 복구력 따위가 통할 줄 안다면 큰 착각이다.
단지 양 주먹을 쥐는 것만으로도 주변공간을 뒤흔들 정도였다,
“말이 안 통하면 당연히 힘으로 듣겠다.”
우드드드드득-! 우르르르르릉-!
그러나 청춘의 환상 크롬은 마치 대견하다는 듯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제 감각으로는 확실히 일원(一圓)은 넘어서셨어요.
그런데 여기 있는 저를 부순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보물고 아니 기계신체(機械神體)가 있는 한 저는 불멸이랍니다.”
그 말에 보물고를 쳐다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더욱 맹렬하게 투기를 피어 올렸다.
“분명 그런 것 같군.
하지만 그런 연동 방식을 파괴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나를 이 정도 화를 나게 만들고서 곱게 넘어갈 생각은 버려라.
순순히 보물고의 정문을 여는 방법을 말해라.
그것이 서로 좋게 지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모든 방법을 사용해서 조사해도 완전히 벽에 막힌 상황이었다.
그리고 희망을 걸고 찾았던 사각기둥 열쇠도 어디다 쓸 수 있을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했던 원기둥의 여왕들의 열쇠와는 달리 특이한 사각기둥의 열쇠도 용도를 밝혀내지 못했다.’
방법이 없다고 순순히 물러서면 자신이 차원창세신 코아가 아니었다.
이제 기계 주신성으로 쳐들어가서 여왕들을 협박할 생각이었는데 이렇게 당사자가 나왔으니 바로 끝을 낼 일이었다.
‘후궁이고 뭐고 이렇게 당하고 그냥 물러갈 정도로 좋은 성격은 절대로 아니다.
더구나 이 세력은 아주 위험해.
어떻게든 약화를 시키거나 봉쇄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숨겨놓은 전력은 몰라도 최소한 기계 주신성이라도 박살을 내놓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눈치를 챘는지 보물고를 기계신체로 가지고 있는 여왕이 왔다.
굉장히 반응이 빠르다.
내 성향을 잘 아는 것 같군.’
그렇다고 물러설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들이 적으로 돌아설 경우를 고려하면 이 기회에 철저하게 굴복시켜야 했다.’
살기와 투기가 흑염의 권능이 되어서 몸을 둘러싸기 시작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런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는 듯이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은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호호호. 이걸로 저희를 용서해주시면 안 될까요?”
들고 있던 네모난 검은 가방을 내밀었다.
웃기지도 말라고 외치려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바로 보인 가방의 재질과 잠금장치를 보고 멈칫했다.
‘보물고와 같은 특수 재질?
그것도 똑같은 방식으로 작은 세계를 구성하여 이계에서 완전 분리되어 있다.’
가방은 보물고와 마찬가지로 파괴 불가능한 이계 십중심의 특수소재에 독립된 세계까지 포함된 특제품이었다.
그보다 놀라운 것은 이제까지 그렇게나 찾아 헤매던 사각기둥에 딱 맞아 보이는 각진 열쇠구멍이 거기 있다는 점이었다.
“........ 네모난 열쇠구멍이군.”
“맞아요.”
지금 자신이 무엇 때문에 이렇게 화가 났는지 너무나 잘 안다는 표정이었다.
그렇지만 사각기둥의 열쇠가 사용되는 용도를 알았으니 궁금증에 화가 팍 가라앉았다.
‘어떤 물건이 담겨있는지 모르지만 지금 나의 화를 가라앉힐 수는 없다.
일단 확인하고 바로 박살을 내주지.’
초월총수로서 전력의 끝을 모르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기계 세력은 너무 위협적이었다.
잘못하면 용자동맹 이상의 광범위한 내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이 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걸 보이면 넘어간다는 청춘의 환상(靑春의 幻想) 크롬의 자신만만한 얼굴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아서 말했다.
“나는 부자다.”
“알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