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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096화 (1,096/1,533)

<--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창조신장의 앞에 높인 탁자에 커다란 탁자에는 어느새 최고위 창조신들이 작성한 명령서가 놓여있었다.

내용은 굉장히 길었지만, 결론은 간단했다.

‘허계 흑염 도적단을 처리하는 공적을 세운 존재에게는 원하는 지역 우주를 지배할 권리와 최고 위원회의 위원 자리를 하사한다.’

최고 위원회는 창조신장을 수장으로 하여 최고위 창조신 열 명과 최상급 창조신 일백 명, 상급 창조신 일천 명으로 구성된 진정한 권력기관이었다.

그런 자리를 흑염 세력을 토벌한다면 허락한다는 문서에 창조신장의 인장이 그대로 찍혀진다.

너무 과다하다고 관리신이 거품을 물고 욕하던 아이언이 요구한 그대로의 보수였다.

꽝-!

최고 위원회의 회의실을 뒤흔들 정도로 단호한 승인이었다.

다른 고위 창조신들이 반론을 말하기 전에 추가 조치를 쏟아낸다.

“초월자만이 아니라 신족의 모든 군대에 이 사실을 전파하고 자원자를 모아라.

이런 사태를 만든 저 허계의 도적 떼들만 처리할 수 있다면 이 정도 대가는 얼마든지 지급하겠다고 말이다.”

겨우 육십 명도 안 되는 도적단에 신계의 지배가 뒤흔들리고 있었다.

일억이 넘는 투신이 있는데도 처단을 할 수 없으니 덕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머리끝까지 열이 받은 현세계 창조신장의 결정이었다.

고위 창조신들은 심각한 사태를 짐작하고 모두 고개를 수그렸다.

“알겠습니다!”

샤이니까지 직위해제를 해버린 이상 막을 존재는 없었기에 일사천리로 전달되었다.

앙심을 품고 해코지를 하려다가 오히려 돕게 된 관리신은 어이가 없다.

‘이게 아닌데?

내가 무엇을 한 것이지?’

그리고 그 결정을 아이언에 전달하면서 또 수난을 당하게 되었다.

아이언은 화면 너머로 안색이 시꺼멓게 변한 관리신을 부지런히 조롱하고 있었다.

시커멓게 변한 얼굴만 보아도 어떻게 돌아간 상황인지 파악한 것이다.

“그래서 직위와 세력이 욕심나면 나보고 단독으로 막으라 이거지?

명분을 중시하는 신족이 초월자에게 이런 파격적인 승진과 초월적인 대우를 약속했다고?

명령서가 있으니 거짓이 아닌데 아무리 급해도 이렇게 나올 수는 없지.

너 내 일을 보고하면서 수작을 부리다 사고를 쳤지?”

“.........”

대놓고 실로 날카로운 지적이었다.

본의는 아니지만, 샤이니를 징계했지만 다른 대책이 없어 불편하신 창조신장님의 심기를 건드려서 폭발시킨 대가가 너무 컸다.

힘만 센 싹수없는 어린 초월자를 전담하라니 끔찍한 일이었다.

‘위원회에 불려가서 상황을 설명했다가 잔뜩 깨지고 초월자 전담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아이언은 무척이나 기분이 좋았다.

관리신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도발에 이성을 잃은 위원회의 누군가가 최고 위원회에 고발해서 이렇게 확실하게 요구조건이 전달되기를 원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자신을 모함하다가 당한 관리신을 실컷 놀려먹은 아이언은 본론을 꺼냈다.

“뭐 좋아.

대가가 아직 부족하지만 처리해주도록 하지.

그럼 다음 습격예고는 왔겠지?

어디야?”

관리신의 초 취해진 안색에 약간의 빛이 돌아왔다.

드디어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아직 없소이다.

불가사의할 정도로 강력한 회복능력을 가진 흑염 도적단이나 이번에 받은 타격은 쉽게 완치는 힘들 것이오.

불행하게도 소멸은 되지 않았지만 샤이니님의 전력공격이었으니 적어도 일 년은 조용할 것이외다.”

한 번의 패배로는 신족의 샤이니에 대한 믿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위원회는 최강의 우주신인 샤이니가 정기고갈 직전까지 공격을 퍼부었으니 흑염 도적단의 타격은 엄청나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신족이 아닌 아이언은 커다란 비웃음으로 응답해주었다.

“카하하하하하하-! 아직도 상황파악이 덜 되었군.

소수정예의 병력이 왜 무모한 정면대결을 하지?

심심해서?”

모든 선전포고나 도발은 승리를 확신하고 한다.

흑염 세력은 예고하고도 중앙핵의 탈취가 가능하다고 생각했기에 시작했고 성공했다.

그리고 다른 의도도 확실하게 효과를 보았다.

그것은 강적의 전선 탈락이었다.

‘근원이 가진 엄청난 생명력이면 정기만 충분하면 부상회복은 쉬운 일이다.

그런데 샤이니 같은 고위 우주신은 그러지를 못한다.

적어도 한 달은 걸려야 소모한 신력과 정기를 되찾을 것이다.

타격은 받겠지만, 그동안 자유롭게 털 수 있다면 해볼 만하지.’

근원은 회복력의 차이를 노리고 끈질기게 샤이니에 달려들어 소모하게 했고 성공한 것이다.

‘이 이유가 아니라면 예고와 정면승부를 동시에 할 필요가 없었다.

근원은 샤이니만 부담스러운 적으로 보았다는 뜻이겠지.

후후-! 참으로 현세계 신족을 우습게 보고 있군.

그럴 만도 하지.

겨우 투기와 살기에 질려서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는 투신들만 상대하고 있으면 나라도 그러하겠다.’

이제 샤이니가 없는 이상 마음껏 강탈하려 할 것이다.

대군이 쓸모가 없는 이상 막을 방법이 없었다.

‘당장 전군을 동원해서 의심 가는 은하계 전부를 감싸는 포위망을 형성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어 보인다.

그런데 이렇게 안일하다니 우습기 짝이 없군.’

신족은 왜 근원과 흑염 세력이 기습이 아닌 예고하는 불리한 전투를 자청했는지 모르고 관심도 없다.

그리고 사태를 낙관만 하고 있으니 비웃지 않을 수 없었다.

“푸하하하하하하-! 흑염 도적단이 심각하게 다쳐서 장기간의 요양 기간이 필요하다고?

위원회의 관리신들은 정말 그렇게 판단하고 있단 말이지?

적에 관한 판단이나 분석, 조사는 아예 안 하나?

정말 평화로운 세계의 지배층들은 아주 웃기는군.”

흑염 세력이 비록 세계의 항상성에 의해 일백 분의 일로 힘이 줄었어도 문제가 없었다.

겨우 오십 명으로 절대계의 일 할을 관리하던 최고의 정예들이었다.

‘차원권능으로 힘의 감소를 십 분의 일로 줄어든 지금은 절대계 전력의 일백 분의 일이 와있는 것이다.

그것도 자신의 종족과 행성을 멸망시킨 결과로 평생을 세계에 쫓기면서도 살아남았지.

그런 지독한 놈들이 모인 집단을 겨우 두 배 남짓한 창조신과 고위 주신으로 이루어진 토벌단이 처단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그들은 타락했지만 영웅신들이었다.

신격이 그대로인 이상 줄어든 힘의 차이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었다.

‘적어도 현세계 신족의 전력의 일 할인 일천 만의 투신으로 포위망을 형성하고 위원회의 전력 전부를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자존심만 센 신족이 그렇게 할 수 있을 리가 없지.

푸후후후후! 현세계보다 강한 절대계를 허계로 경시하는 오만이 너희를 파멸로 이끌 것이다.’

아이언이 왜 저렇게 웃는지 모르는 관리신은 지극히 기분 나빠했다.

그리고 이유는 바로 다음 순간 알게 되었다.

벌꺽-!

통신신에 연락을 맡은 하위 관리신이 다급하게 들어오면서 외쳤다.

“흑염 도적단의 습격예고가 왔습니다!”

세 곳의 신계를 일주일 후에 동시에 치겠답니다.”

“뭐? 전투 후 아직 일주일도 안 되었다.

그런데 어떻게 벌써 회복했다는 것인가?

그것도 동시에 세 곳이나 치겠다니 말이 되나?

확실한가?”

“그렇습니다.”

관리신이 생각하기에는 아무래도 샤이니가 징계로 무기한 근신을 받았다는 정보를 얻은 모양이었다.

그러니 이제 하나나 둘이 아닌 세 개를 동시 타격하겠다고 덤비고 있었다.

‘큰일이다.

이제 근신이 풀려도 안 된다.

샤이니님은 저번 전투로 소모한 정기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어서 전투에 참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야.

그런데 적은 어떻게 이렇게 빨리 부상을 회복했나?’

토벌단도 문제였다.

치명상을 입고 회복 중인 고위 주신들은 아직 전투에 투입할 수 없었고 창조신들도 부족하다.

샤이니가 징계를 먹고 무기한 근신을 당하자 참전하고 있던 창조신들이 이탈하고 있었다.

‘창조신들은 자신들의 신계가 장기간 부재로 인하여 걱정된다는 이유로 물러나려 하고 있다.

어떤 보상을 걸어도 이 전처럼 적극적으로 참전하지 않고 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샤이니의 징계는 창조신장님의 실수였다.

투신이나 군신에게 패배는 승리는 항상 교차하면서 공존한다.

수많은 승리를 해온 위대한 전신을 한 번의 패배로 버려서는 안되었다.

‘어떤 명 타자라도 십 할의 타율을 가질 수 없다.

그런데 한 번만 패배하면 직위해제를 당하니 참전할 의욕이 사라질 만해.’

토벌단의 전력이 흔들린 지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었다.

당황해하는 관리신의 귀로 아이언의 조롱이 들려온다.

“멍청이들-! 어떤 부상이라도 먼저 완전회복할 자신이 있으니 껄끄러운 샤이니에게 정면승부를 걸어서 탈락시킨 것이다.

샤이니가 힘을 회복하는 동안 마음대로 설치기 위해서 말이다.

이대로는 너희들로는 이길 방법이 없다.

흑염 세력에 대한 정보부터 어떻게든 얻어내라.”

“으으윽-!”

아이언은 하도 한심해서 해준 충고였지만 받아들이는 처지에서는 심장에 말뚝이 박히는 폭언이었다.

허계에 대한 최신정보가 아예 없다는 사실이 위원회의 가장 아픈 부위였기 때문이었다.

‘허계에 십중심이라는 강자들이 창조주의 권위를 나누어 다스릴 때부터 어떤 정보도 얻을 수 없다.

잠입도 불가능하다.’

처음에는 대등했으나 지금은 정상적인 방문 외에는 세계의 벽을 넘을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벌어진 탓도 컸다.

‘그래서 이렇게 흑염 세력의 전력이나 권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 줌도 안 되는 소수병력이라고 무시했다가 엉망진창으로 당하고 있어.’

그렇다고 허계의 존재에게 고개를 숙이고 협조를 청하기에는 자존심이 용서하지 않아서 못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파악하고 있는 아이언은 쌤통이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만약 흑염 세력이 절대계의 일 할을 관리하면서도 다른 영역의 반란세력까지 전담했던 최고의 유격부대였음을 처음에 알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갓 넘어온 상태라서 적응을 못 했으니 전력을 기울였다면 어떻게든 토벌하여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너희는 너무 늦었어.’

빨리 흑염 세력을 처리해야하는 아이언의 입장으로서는 아주 답답했지만 끼어들 수 없었다.

‘지금의 나는 현세계의 초월자이다.’

임관 문서에 자신이 미래의 절대계의 하부 세계인 주우주에서 왔다고 적을 수는 없었다.

‘종족전쟁 이후 오랜 기간 홀로 은거해서 수련하다가 나온 초월자로 위장했다.

아주 흔하니까 넘어갔지.’

창조주님의 명령으로 일어난 종족전쟁의 승자로 신족이 결정된 순간 전투는 끝났고 숙청도 없었다.

그래서 강력한 초월자들이 많았다.

‘패배했지만 살아남은 다른 종족들의 지배자들을 창조주님의 다양성을 유지하라는 명령 때문에 처벌할 수 없었다.

대신 초월자로 명명하고 신족의 지배를 받게 했으니 그냥 넘어갔지.’

그때 살아남은 초월자들의 수가 얼마인지 파악조차 안 되었다.

대부분 패배의 수치를 못 이기고 은거해 버렸으니 조사도 불가능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입장에서 어떻게 다른 세계의 세력에 대해 잘 알고 있냐고 물으면 대답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다.

“가장 약한 신계는 내가 전담하여 맡겠다.

나머지 둘은 창조신계와 임관한 초월자들보고 알아서 처리하라고 해.”

“.........”

그럼 막을 가능성이 있었다.

세 개의 신계를 동시에 노리는 흑염 세력의 전력은 삼 분의 일이었다.

약화 된 토벌단으로 대항 가능한 전력이고 다른 한쪽은 초월자들로 대항하게 하면 되었다.

‘이번에 임관한 초월자들은 창조신장님이 약속한 엄청난 대가에 환호하고 있으니 임무를 주면 어떻게든 방어를 해낼 것이다.

그리고 경험을 쌓아서 강해진 고위 주신들과 창조신의 전력을 합한 토벌단의 전력을 기울인다면 막을 수 있다.’

은하계를 뛰어넘는 차원권능을 막을 수 없어 잡지는 못하겠지만 창조신계에서 추가 병력을 파견하여 신계의 중앙핵을 지킬 수 있었다는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런데 삼 분의 일이지만 저렇게 강력한 강자들을 혼자서 처리하겠다고 말하는 아이언이 문제였다.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나 자신이 있으시오?

저들의 전력의 삼 할이라고 해도 창조신이 주관하는 신계의 전력 이상이오.”

무참하게 당한 위원회가 더는 흑염 도적단을 경시하지 않고 실시한 나름대로 정확한 분석이었다.

그러나 그런 평가조차 한참 부족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아이언은 가소롭다는 듯이 말했다.

“하? 내가 누구인 줄 아느냐?

나는 초월자들의 최고의 영웅이신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다.

그리고 기계신체로 이루어진 최고의 초월자 군단인 영웅동맹(英雄同盟)의 맹주이자 영웅황제 아이언의 조종자이다.

그런 내가 겨우 도적단을 못 막을까?”

아이언은 자신이 있었다.

정보행성 코아는 흑염 세력이 미래의 나의 부하의 일부라고 알려주었다.

‘원래 미래의 세계에서 나는 주우주 차원신계의 신계 주신이다.

그리고 저들은 나를 보좌하는 일천 명의 신계관리주신의 일부에 불과하다.

부하에게 내가 질 리가 없다.

그러면 죽어야지.’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신계 주신이 겨우 오십 명 정도의 신계관리주신들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자리가 아니라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더구나 차원일족의 유아신인 지금 상태는 과거 마도신의 상태보다 최대출력을 제외하고는 전부 우위에 있기에 질 수가 없었다.

다만 얼떨떨하기만 한 관리신이었다.

‘은하유성(銀河流星)은 뭐고 영웅동맹(英雄同盟)은 또 뭐야?’

관리신의 입장에서는 모두 처음 듣는 생소한 칭호이고 집단이었다.

사실 아직 아무것도 없었으니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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