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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176화 (1,176/1,533)

<--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영웅동맹의 주신들이 경악하여 막기도 전에 영웅왕이 임시 사용자를 토해내고 그대로 사자왕 건을 받아들인다.

그제야 임시 사용자라는 의미를 모두 알게 되었다.

‘정식으로 영웅왕을 허가받은 것은 검의 주신뿐이다.’

‘그 외의 임시 사용자는 모두 언제든지 빼앗길 수 있다는 뜻인가?’

영웅왕을 빼앗긴 주신은 실제로 가장 조종을 해내지 못했다.

그러나 영웅왕을 처음 탄 검의 주신은 마치 자신의 신체처럼 자유롭게 다루면서 다른 영웅왕들을 압도한다.

그런 결과가 나오니 검의 주신의 정식 인증이 단순한 내기에서 이긴 공적이 아니라 제어능력을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을 확실히 깨달았다.

‘나는 검의 주신이기 전에 신계에 소속된 기계신의 조종 교관이었다.

이런 기계신체의 조종은 권능에 속한다.

그래서 영웅왕을 주신 것이로군.’

사태를 분석 완료한 검의 주신의 명령이 떨어졌다.

“나 이외는 모두 물러나!

개조 인간과 기계신체의 제어력을 겨루면 당연히 진다.”

그 말에 임시 사용자인 주신들이 모두 도망치듯이 천국으로 돌아간다.

정말 몇몇 영웅왕들이 다른 개조 인간들에게 추가로 반응하려고 했다.

“제길! 모처럼 쉽게 힘을 얻었다고 기뻐했더니!”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이 없어.”

영웅왕들과 감응하기 시작했던 몇몇 개조 인간들이 아쉬움의 탄성과 분노의 소리를 질렀다.

“이런 제길! 뭔지 모르지만 조금만 더하면 될 것 같았는데 놓쳤다!”

“저 인형 병기는 도대체 뭐지?

마치 영혼과 몸 전체가 흡수되는 느낌이야.”

정보는 얻었어도 후보생이기에 극히 제한적이다.

하지만 최소한 자신들이 지금 다시 오지 못할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만은 인식하고 있었다.

그리고 영웅왕의 탈취를 성공한 사자왕 건이 동화되는 모습을 부러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영웅왕과 동화를 시작한 사자왕 건은 강화된 기계신체를 통해 전해지는 수치를 잴 수 없는 성능에 더없는 환희에 차 있었다.

“이것이 힘! 그리고 바로 정의!”

용자동맹 후보생들의 영웅왕 제어권 탈취 시도에 위기감을 느낀 주신들이 모두 물러났다.

그리고 유일하게 남은 검의 주신은 이를 부득 갈았다.

“으득! 이런 실수를 하다니!”

영웅왕은 정확히 일백대가 있었다.

영웅동맹의 가장 중요한 전력 중 하나를 잃어버린 것이다.

아이언이 용자동맹에게 영웅왕의 조종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알려주지 않은 탓이라고 변명할 수도 없었다.

영웅왕의 조종사가 되기 위한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주신의 기체를 빼앗겼기 때문이다.

비이! 비잉-! 빙!

그리고 검의 주신의 영웅왕에게도 일만이 넘는 용자동맹의 후보생들의 계속된 탈취 시도가 이어졌다.

영웅왕이 미약하지만, 연속적으로 반응하고 있는데 검의 주신은 코웃음을 쳤다.

“푸훗! 까불지 마라.

나는 기계신을 다루는 신계 일족의 기대주이면서 신계 부대의 교관이기도 했다.

너희가 기계 몸을 얻어서 이룬 기신일체(機神一體)의 경지 따위는 성인신 이전에 끝냈다.

그것도 순수한 수련으로 이룬 경지란 말이다!”

검의 주신의 영웅왕의 손에서 찬란한 빛의 검이 자라난다.

슈가강-! 슈가강-!

양손에서 자라난 쌍검의 끝은 사자왕 건과 융합하고 있는 탈취된 영웅왕에게 향했다.

‘임시 사용자가 몰던 영웅왕 중 하나가 사자왕 건에게 제어가 넘어가 버렸다.

파괴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회수해야 한다.’

영웅왕의 장갑은 고위 창조신의 공격조차 튕겨낸다고 들었다.

그래서 모든 신력과 권능을 이번 일격에 집중시켜간다.

화르르르르르르-!

검의 주신이 탄 영웅왕의 살기에 사자왕 건이 탑승한 영웅왕의 황금 장갑이 마치 검은 불에 타오르는 듯이 검게 변해서 일렁거린다.

변화가 완료되기 전에 쌍검이 그대로 목을 날릴 기세로 빠르게 휘둘러졌다.

“차아아아-! 영웅왕은 절대로 넘겨줄 수 없다.”

영웅왕으로 만들어낸 거대한 빛의 검이 그대로 검게 변해버린 영웅왕의 목을 노렸다.

조종석이 목에 있으니 일단 조종자를 죽여버리고 몸체를 회수할 생각이었다.

‘검도 같은 재질인 이상 자를 수 있을 것이다.

조종사를 죽여서 회수한다.’

같은 영웅왕과 전력으로 싸워본 적은 없으니 충분히 타당성이 있었다.

그러나 검게 변한 영웅왕은 이미 다른 무엇인가로 변해있었다.

한없이 올라가 버린 힘과 신격이 주는 환희에 사자왕 건은 아낌없이 모든 기세를 해방했다.

그것은 초월자의 증거인 투기였다.

영웅왕이 사자왕 건의 잠재력이었던 투기를 극한 대까지 끌어내어 일시적으로 초월자로 이끈 것이다.

“크아아아아압!”

짐승의 울부짖음과 같은 기합과 함께 거대한 사자 모양의 투기 폭풍이 쌍칼을 들고 덤벼오던 검의 주신의 영웅왕을 곧바로 쳤다.

투우우우우웅-!

“크윽-!”

처음 동화를 완료하고 둑이 터진 것처럼 몇 배나 증폭된 사자왕 건의 첫 기합이 검의 주신의 영웅왕을 날려버린다.

꽈꽈꽈꽈꽈꽝-!

너무나 허무하게 저 멀리 날려지는 검의 주신의 영웅왕이었다.

‘겨우 초월자의 투기에 영웅왕에 탑승한 자신이 낙엽처럼 날려지다니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검게 변한 영웅왕의 얼굴이 사자왕 건의 금속 얼굴로 변하는 모습이 보였다.

저 모습은 온전하게 영웅왕을 다룬 존재들의 증거와도 같았다.

실제로 영웅왕의 금속 얼굴을 자신의 얼굴로 바꾼 주신은 자신밖에 없었다.

“창조신 이상의 신격을 가진 기계신인 영웅왕과 완전한 기신일체(機神一體)라고?

분명히 처음 탑승했을 터인데 이럴 수는 없다!”

어떤 재능이 있다고 할지라도 반드시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눈앞의 사자왕 건은 원래 자신의 몸처럼 마음대로 조작하고 조율까지 시작한다.

사르르르르르르-!

검게 변한 영웅왕의 두부에서 황금색의 빛나는 갈기와 같은 머리가 자라난다.

그리고 검은 망토가 자라면서 황금의 사자 머리가 문양으로 떠올랐다.

투기에 저 멀리 날려지면서 검의 주신은 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같은 기신일체의 경지인 나조차 영웅왕의 외형을 변경할 수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동화를 끝내자마자 저 정도까지 할 수 있지?’

결론은 하나였다.

일부가 기계로 제조된 개조 인간답게 기계신체에 대한 이해도와 재능이 더 높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도저히 인정할 수 없는 검의 주신이 투기 폭풍에 저항하면서 몸을 세우려고 할 때 지옥 전부를 뒤흔드는 강대한 신력이 담긴 신언이 울린다.

“여기 용기 있는 자가 있구나.

오른손에 무상(無償), 왼손에 정의(正義)를 부여잡고서 일어섰는가?.

언제나 도움을 갈구하는 쓸데없는 약자를 위해서 무능하고 쓸모없는 강자와 싸우는 용자여.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용사를 환영하는 장엄한 신의 음성이었지만 내용은 영 아니었다.

영웅왕의 탑승을 완전히 완료한 사자왕 건은 투구를 벗어서 완전해진 금속 얼굴을 보이고 하늘을 향해서 외쳤다.

“그 목소리는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인가?

자비로운 신의 흉내를 내지 마라.

그리고 약자도 조롱하지 마라.

신의 이름이 운다!”

갓난아기일 때 보육원에 버려진 사자왕 건은 신의 존재는 물론이고 자비조차 믿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언이 마구 지옥에 던지면서 워낙 막 나가니 이제 신은 자비로워야 한다고 굳게 믿게 되었다.

원래는 신의 존재 자체를 거부하다가 지옥에 떨어졌으니 어느 정도 인정을 하게 된 셈이었다.

신을 인정하는 쪽으로 변화한 사자왕 건을 바라보면서 아이언의 흥겨운 목소리가 울린다.

“후후후후! 이거 너무 티가 났나?

그런데 영웅왕을 얻었다고 기가 살아난 것은 좋지만 어디까지나 지금은 임시다.

영웅왕이 판단하기에 네가 방금까지 탑승하고 있는 주신에 비해 조종능력이 높았기에 조종자를 바꾸었을 뿐이란 점을 명심해라.”

“...”

사자왕 건은 영웅왕을 동화하면서 왜 자신이 조종자로 선택되었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분명 말 그대로다.

용자동맹의 후보생이면서 탑승하고 있던 주신 보다 더 잘 조종하여 더욱 높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그 이유 하나였다.

나보다 영웅왕을 더 잘 조종할 수 있는 용자동맹의 후보생이 있다면 언제든지 바뀐다.

지극히 불안한 상황이지만, 포기할 수 없다.’

사자왕 건은 부분적인 기계신체가 아닌 영웅왕을 조종하게 되니 깨닫게 되었다.

‘이게 그렇게나 내가 바라던 진정한 정의를 관철하는 힘이다.

그리고 악도 모습을 드러냈다.

죄 없는 인간들을 지옥에 떨어뜨리는 잔학무도한 신!

반드시 타도한다.’

원하던 힘을 얻고 새롭게 만들어진 정의로 아이언과 싸우기로 결의한 사자왕 건이었다.

그러나 아이언은 냉소했다.

‘훗! 드디어 삶의 목표가 정해졌다고 아주 신났군.

용자란 족속이 겁이 없지만, 이 녀석은 특히 심해.’

겨우 영웅왕에 의해 초월자로 강제로 인도된 사자왕 건은 아이언을 상대로 승산은 없다.

‘영웅왕의 힘은 나의 기계 분신로서 만들어졌다.

설마 안전장치를 하지 않았을까?’

일단 조종자격 박탈부터 최악의 경우에는 자폭까지 가능했다.

그러니 어떤 경우에도 대항할 수 없다.

“후후훗! 영웅왕이 네가 타는 것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조종자를 교체했다.

나의 인정이 없으면 앞으로 또 벌어질 일이지.

설마 은하계의 수백 만의 개조 인간 중에서 너보다 조종을 잘하는 존재가 없다고 자만하는 것은 아니겠지?

여기에 나는 간단한 명령이나 의지로 너를 조종자 후보에서 완전히 배제할 수 있다.

또한, 자폭시킬 수도 있다.”

“!!!”

자폭이라는 말에 사자왕 건의 영웅왕의 투기가 팍 줄어든다.

‘그렇게나 갈망하던 강대한 힘과 누구나 인정할만한 악을 적으로서 얻었는데 끝이구나.’

저 잔혹한 신에 의해 이 기신이 완전히 통제된다면 대항 자체가 불가능했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할까 생각하는데 아이언의 말이 추가로 들려왔다.

“내게 인정받는 정식 사용자가 되면 영구히 네 것이 된다.

나의 분신이지만 점점 너의 기계신체로 변화할 것이다.

권능에 직결된 자폭 외에는 전부 풀어주마.”

가장 중요한 자폭은 해제가 안 되지만 일단 조종자가 바뀌는 사태만은 피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정식 조종사가 되고 싶으면 충성이라도 바치라는 것이냐?

그런 조건을 내가 들을 것 같냐?”

과거에도 완전한 기계 인간의 몸을 줄 것이니 충성을 바치라는 제안은 무수하게 들어왔다.

그러나 대가를 주고 충성을 거래하는 존재들에 대한 본질적인 혐오가 있었다.

그래서 힘든 용병생활을 하면서 돈을 벌어왔던 사자왕 건이었으니 승낙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아이언의 제안은 달랐다.

“내가 정식 조종자로 임명한 영웅왕을 제압하라.

이게 용자들이 영웅왕을 얻어서 용자왕이 되는 조건이다.

마침 저기 한 명 있구나.

다른 세력에 쓸데없이 신경을 쓰더니 한 대 맞고 아주 잘 날아가네.

가서 정신 좀 차리게 해주어라.”

“!?”

영웅동맹은 분명 아이언의 부하인데 혼내주라는 말이었다.

‘너무나 잔혹한 신인 줄 알았는데 이상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본능적으로 진담임을 깨달았기에 아직 저 멀리 날려지는 쌍검을 든 영웅왕을 쳐다본다.

‘저건 악인가?’

그런데 방금 영웅왕들이 나타나면서 개조 인간들을 몇 명을 발로 깔아뭉개는 모습이 생각이 났다.

‘저들은 절대로 약자를 보호하지 않는다.

저건 내가 싸워야 할 악(惡)이다.’

정의를 위해서 타도해야 할 적이라는 판단이 섰으니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약속을 지켜라.”

“겨우 지성체와 한 약속을 내가 못 지킬까?

네게 투자한 보상이기도 하니 열심히 싸워서 괴롭혀주어라.

이런 상황이 취향에는 잘 맞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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