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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189화 (1,189/1,533)

<--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샤이니도 이와 비슷한 견제가 잘 통했기에 암묵적으로 허가하고 부추겼다.

하지만 아이언이 이렇게 막 나갈지는 몰랐던 것이 실패 요인이었다.

수습해야 했다.

“우린 원래 반대였네.”

“여론과 다수결이 전부 올바른 것은 아니지.”

최고위 창조신들이 이렇게 나오자 최상급 창조신들도 재빨리 따랐다.

‘하위 창조신들의 주장은 여론에 따라 이리저리 바뀐다.

‘하지만 우리들 정도가 되면 최고위 창조신들의 의사를 우선시해야 한다.’

최고위 창조신이 물러서면 그 자리를 물려받아야 한다는 피치 못할 사유였다.

“저희는 이번 사열에도 찬성하고 있습니다.”

“흑염 도적단을 한번 몰살시킨 아이언님의 사열을 왜 반대하겠습니까?”

탄핵에 찬성하고 사열을 반대하면 죽을 순서를 정하라는 아이언의 협박은 이렇게 싱거울 정도로 통했다.

아이언이 가지고 있는 힘이 너무 막강하기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일이지만 보고 있던 창조신장과 우주신들은 기가 막혔다.

‘그렇게나 고집이 세고 말이 많던 자들이 폭력을 앞세운 아이언에게 꼼짝 못 하는가?’

‘상급 창조신 하나가 죽어 나간 일이 크긴 컸군.’

‘하긴 종족전쟁 중에서도 고위 창조신이 죽거나 신계의 군대가 몰살되는 일은 드물었지.’

흑염 도적단에게 당한 것은 이제까지 고위 주신이 다스리는 신계였다.

‘그런데 아이언에게 상급 창조신이 죽었으니 자신들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느껴져 온다.’

같은 계층에서 피해가 나오자 이제야 고위 창조신들도 사태의 심각함을 자각한 것이다.

“너희도 사열을 준비하라.”

아이언은 긴말을 하기 싫다는 듯이 짧게 명령했다.

당연히 반발이 튀어나왔다.

“허어? 저희가 사열을 받다니요?”

“하위 창조신도 아닌데 그건 조금 과하십니다.”

창조신장이 주관하는 사열에도 최상급 창조신이면 귀빈석에 앉을 신분인데 말단 병사들처럼 대열에 설 수는 없었다.

하지만 아이언은 물러서지 않았다.

“최고위 창조신까지 전부 말이다.”

최상급 창조신의 반발로 자신들까지 포함되자 이제 최고위 창조신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서열로 보면 우리가 위일세.”

“아무리 사태가 급해도 이러면 안 되지.”

“우리가 섭섭하게 한 것이 있던가?”

“최고위 창조신이 되는 일에도 찬성을 했네.”

당연히 나온 볼멘소리였는데 아이언은 묵묵히 창조신 명단에 무엇인가를 적어가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스슥-!

‘또 뭘 하려고 적어?’

‘예측이 도저히 안 돼.’

뭘 기재를 하는지 모르지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과격한 영웅신에게 낙인을 찍혔다가는 무사하기 힘들었다.

‘상위 창조신이 덤볐다가 일격에 목이 날아갔다지?

그건 나도 무리다.’

‘겨우 탄핵 때문에 모두의 적이 되는 일을 감수하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보통 미친놈이 아니야.’

‘브라이트는 왜 이런 폭탄을 최고위 창조신으로 만들어 준거야?’

그나마 무력에 자신이 있는 최고위 창조신과 달리 상대적인 약자인 최상급 창조신들은 재빨리 주장을 바꾸었다.

“사열 정도는 쉬운 일입니다.”

“반드시 신족의 위세를 보여서 명예를 드높이겠습니다.”

방금 했던 말도 기록하는지 장을 바꾸어 적어가는 아이언이었다.

스스스슥-!

단순한 필기 행위인데 왠지 식은땀이 나는 최고위와 최상급 창조신들이었다.

영웅신의 힘에 밀리는데 마음대로 휘둘러대니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었다.

“...”

“...”

잠시 침묵이 흐르고 기재가 끝난 아이언은 냉혹하게 노려보면서 외쳤다.

“이번 사열로 최고 위원회의 전력을 전부 집중한다.

모든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은 은하계 전부를 쓸어서 반드시 흑염 도적단을 색출해서 격멸하라.”

하위 서열 주제에 상위 서열을 부하취급을 하니 최고위 창조신들이 발끈하려 했는데 갑자기 상급 창조신이 주먹질 한 방에 조각났다는 보고가 다시 머리에 떠올랐다.

많은 차이가 있다고 하지만, 자신들이 나서도 그렇게 일방적인 승리는 무리라고 판단되어서 꾹 참았다.

“불가능하면 최소한 샤이니가 있는 출입구 쪽으로 몰아넣어.

이미 판을 다 만들어 두었는데 그것도 못하면 말 많던 놈들의 목부터 따겠다.

맨 처음은 가장 길게 반대를 지껄인 녀석부터다.”

그 말에 사열에 참여할 수 없다고 조금 길게 말한 최상급 창조신의 얼굴이 확 굳어졌다.

다른 누군가가 최고 위원회의 고위 창조신들에게 이렇게 말했다면 당장 죽여버리겠지만, 지금은 거꾸로 당할 확률이 너무나 높았다.

‘역시 누굴 죽일지 결정하는 생사부(生死簿)였다.’

‘반대의 말조차 못하게 하는군.’

그리고 다른 손에 쥐고 있는 자신을 탄핵을 주도한 연명부를 보니 절대로 할 것만 같기에 모두 움직인다.

제일 말이 많다고 가장 먼저 목표가 되어서 죽기 싫으니 모두 입을 꾹 다문 체였다.

“...”

“...”

그렇게 원래의 흐름과는 또 다른 변화가 일어났다.

흑염 세력이 부활을 위해서 조용해져 여유가 생긴 세계의 항상성이 다시 아이언에게 요란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파파파파파파파-!

세계의 흐름이 사방에서 뒤틀리면서 회전한다.

거기에는 브라이트와 샤이니가 흑염 세력을 토벌하는 모습이 반복적으로 보였다.

그렇게 원래의 흐름을 보이고 지키기를 강권했지만, 생사부(生死簿)와 탄핵부(彈劾簿)를 한 손으로 동시에 움켜쥔 아이언은 짜증이 나는 목소리로 외쳤다.

“그만 좀 해!

진리님이 곧 오신다.

원래 아이언의 시작인 이 은하계를 포기할 수 없으니 반드시 지켜야 해.

그러니 잘못하면 나도 말려들어 죽는다.

내가 끝장을 당하면 미래의 가장 큰 변경요인이 아닌가?

그 말에 세계의 항상성 반발이 약간 멈추었다.

카르마의 계약을 남발하여 생긴 연결 때문인지 진리의 완전회복을 확신한 아이언은 망설일 수가 없었다.

그리고 바로 세계 항상성의 설득에 나선다.

약간의 방해도 용납할 수 없었다.

“나 아니면 누가 이계가 되어버린 현세계를 복구할 수 있을 것 같으냐?

절대계의 십중심이 순순히 할 것 같아?

완전히 쓸어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만들려 할 거다.

그럼 너도 끝장이다.”

세계가 끝이 났는데 항상성이라고 무사할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런 명망 높은 절대계 십중심이 그런 무모한 짓을 하리라고 믿기지 않는지 항상성의 회전이 다시 시작되려는 기미가 보인다.

아이언은 진짜 짜증이 나서 외쳤다.

“고쳐 쓰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그건 약자의 논리다.

강자는 약간만 고장 나면 고쳐 쓰는 것보다 새로 사서 쓴다.

어차피 고장이 난 세계나 물건은 또 문제가 생긴다고 말이다!

절대적인 강자나 부자라는 것들은 원래 이래.”

아이언이 생각하기에는 이것이 절대계의 십중심이 아닌 미래의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계의 진리대리로 임명된 진정한 이유였다.

‘빌어먹을! 나는 전부 멸망시키고 새로 만드는 것이 힘들어서 투자하면서 수리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계 십중심들은 다르다.

창조력의 정점인 대수(大手)의 절대자가 일족까지 동원하면 순식간에 이계를 복귀할 수 있다.’

절대계 십중심에게 이계를 부흥하라고 맡기면 전부 부수어 버리고 새로 만들 것인데 그것이 원래의 이계라고는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절대계에 비교되는 세계가 완성될 것이니 이계의 창조주도 거부할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걸 허락하지 않으시니 이계의 진정한 부흥은 진리님께서 바라시는 일이 아니란 뜻이다.

회색의 절대자는 무엇인가를 알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러니 나를 이렇게 만들어서 보냈지.’

그래서 부흥이 가시화되자 진리의 혈족인 바람가조차 금기인 유상전생(有償轉生)을 걸어서 오백억 년으로 보낸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지 않으면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과 전투를 벌이면서까지 이렇게 만들 이유가 없었다.

‘아무리 자살 희망자라고 해도 편하게 죽고 싶다는 정도가 있다.

현재인 내가 변질이 되면 미래도 영향을 받아서 진리님에게 처참하게 죽는다.

도대체 이계에 내가 모르는 어떤 일이 숨겨진 것이지?

왜 이렇게 꼬여있지?’

영원체나 십사 써클이 아닌 이상 알아서는 안 되는 사실이라는 정보행성 코아의 대답만 들려온다.

그리고 축적된 정보와 현재의 최고 창조신의 직위에서 판단해본 미래의 차원창세신 코아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꽉! 우두두둑-!

아이언의 입술과 손아귀는 피가 날 정도로 악물려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성공해서는 안 되는 이계 부흥의 의뢰였다.

‘이계의 완전한 부흥은 진리님의 의사에 완전히 어긋난다.

만약 눈치 없이 성공하면 죽거나 끝장이다.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일이었다면 황금(黃金)이나 대수(大手)의 절대자를 보냈으면 충분했다.

다시 고민해도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계 진리대리(眞理代理)라고는 하지만 성공은 무리지만 무참하게 실패하지 않을 적당한 존재를 찾아서 투입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최소한의 개선하고 있다는 단계만 유지해야 해.

이계에 내가 모르는 상황이 변경되기 전까지 영원히 말이지.’

아무것도 모르고 이계에 투입되어서 차원 일족의 오리진을 목표로 살아가던 차원창세신 코아가 너무나 불쌍해 보였다.

지금 신체를 만들기 전에 봉인한 정보를 보니 어렴풋이 눈치를 채고 있었지만 외면하고 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돌아갈 장래의 암담한 상황에 화가 치밀어 오른 아이언은 소리를 질렀다.

“내가 망하면 현세계도 끝이다!

내가 혼자 죽을 것 같아?

얕보지 말란 말이다!”

시간과 공간을 정지시켜 발목을 잡고 있던 세계의 항상성이 어느 정도 알아먹었는지 물러난다.

객관적으로 보면 이계에 가장 이바지하고 있는 것이 차원창세신 코아인데도 항상 방해하려 하니 짜증이 났다.

‘그래도 내 정체를 확실히 알고 어느 정도 대화가 통하는 상대였다.’

그리고 옆에서 아주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는 상급 창조신이나 다른 신족은 그야말로 보기만 해도 울화가 치밀었다.

결계를 풀고서 소리를 쳤다.

“음식과 술을 가져와!

아! 술은 아니지.

지금은 써서 못 먹지.”

지금 있는 곳은 방금 속옷을 가지러 잠시 들렸다고 해명하던 신계 주신의 주신전이었다.

그런데 마치 자기 집처럼 음식과 술을 가져오라고 요구에 당황했지만, 직위와 힘이 무서워서 바로 지시를 내린다.

“환영 연회 준비! 빨리!”

방금 목이 뽑혀나갈 뻔한 기억이 생생하기에 지극히 공손해진 상태였다.

아이언은 아공간에서 막대 사탕을 하나 꺼내어서 물면서 외쳤다.

“간식과 사탕부터 가져와!

마음이 담긴 요리 어쩌고 하다가 맛이 없으면 요리장부터 갈겨버린다.”

최고위 창조신의 기준으로도 무시무시한 완력을 가진 아이언에게 주신 이하는 제대로 한 대 맞으면 반드시 죽는다.

이런 사실을 잘 아는 요리신들은 침을 꿀꺽 삼키고 요리실로 달려갔다.

아이언이 흑염 도적단을 일격에 죽인 중앙 신계에서 벌어진 일은 요리신들에게도 유명했다.

“음식 맛이 없다고 신계 주신을 접시로 구타하고 요리를 뒤집어 씌웠다고 했던가?”

“요리신들이 신계 주신의 분노로 일족까지 몰살될 뻔했다고 하소연을 했지.”

“실제로 황궁의 요리실이 통째로 소멸이 되었다던데?’

자신들의 신계 주신은 그렇게까지 막 나가지는 않는다.

그러나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아이언 옆에서 어떻게든 마음을 풀려고 직접 차까지 따르는 모습을 보니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내가 직접 나서야겠군.’

상황이 이러니 모처럼 심혈을 기울여서 요리해야 할 생각이 든 총요리장이었다.

아이언은 상급 창조신이 제발 진정하라는 의미에서 극도로 아끼던 차를 조심스럽게 따라준 컵을 들고 단숨에 마셨다.

꿀꺽! 퉤!

그리고 바로 뱉었다.

“퉤퉤! 이게 왜 이렇게 써!

너 나를 죽이려고 독을 섞었지?”

유아신의 입맛에 도저히 안 맞는 지독하게 떫은 차였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제 아이언이 어떤 성향인지 눈치를 챈 상급 창조신은 바로 자신도 먹으면서 말했다.

“저도 항상 먹고 있는 최고급 차입니다!

그리고 창조신을 죽일 수 있는 극독도 있습니까?

만약 있으면 엄청난 보물이지 않습니까?”

현실을 강화하는 권능을 가진 신족의 최종 진화체가 창조신이다.

모든 물리법칙을 초월하는 신체를 중독시킬 수 있다면 그건 엄청난 권능이 담긴 물질이고 바로 보물이었다.

그제야 자신이 조금 흥분상태라는 사실을 깨달은 아이언은 신경질적으로 사탕을 깨물어서 차의 쓴맛을 지웠다.

“아직 없어!”

“예?”

창조신조차 녹여버릴 수 있는 극독.

그것은 우주수의 수액이 수백억 년 동안 농축된 수액이었다.

그 수액의 바다 안에서 신체 강화를 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항성계조차 통째로 날려버릴 수 있는 위력을 가진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손에 넣었다고 한다.

“젠장! 인제 보니 그 짓도 해야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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