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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190화 (1,190/1,533)

<--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진리가 이렇게 빨리 회복한 이상 미래의 흐름이 가속화 되었음이 틀림이 없었다.

이제 은하유성(銀河流星)의 무식한 신체 강화도 더는 늦출 수가 없었다.

그러나 쉬운 문제가 아니었다.

‘수련장을 어떻게 마련하지?

그리고 몸을 치료할 회복제는?

지금도 아슬아슬한데 어디서 그런 정기를 뽑아내?

정기가 있다고 해도 내 신체에 타격을 줄 정도의 특수재료를 추가하지 않으면 무리야.’

아이언이 또 뭐가 비위에 안 맞는지 붉으락푸르락 하니 상급 창조신은 불안해서 죽을 맛이었다.

‘이러다가 또 목을 뽑겠다고 덤비는 것 아니야?

제발 음식은 입맛에 맞아라.’

아이언은 속이 타서 차를 또 들이켰다가 그대로 품었다.

“푸-! 역시 써!”

또 지극히 아끼던 최고급 차가 공중에 허무하게 뿌려지는 모습을 본 상급 창조신은 속으로 한탄을 했다.

‘그럼 먹지 마!

그게 얼마짜리인 줄 알아?

그리고 용무 끝났으면 빨리 돌아가!’

창조신이 된 이후로 생명의 위협을 느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아이언의 옆에 앉아있으니 수시로 섬뜩했다.

그리고 아까부터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신계관리주신들은 아이언의 악소문을 알고 있는지 전부 도망가서 보이지도 않는다.

의리 없는 것들! 내가 다른 신계 주신과 비교하면 얼마나 잘해주었는데 이렇게 나오나?’

언제 날뛸지 모르는 파괴신 같은 아이언을 맞상대하고 싶지 않다는 심정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드넓은 주신전의 알현실에서 혼자서 맞상대를 해야 하니 미칠 노릇이었다.

요리신들이 음식을 들여오자 조금은 숨통이 트인다.

우르르르-! 차차차차착-!

요리신들은 긴장할 기색이 역력하지만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완벽하게 연회와 음식의 준비를 끝낸다.

그리고 아이언의 앞으로 총요리장이 직접 만든 요리를 가져간다.

잘못하면 존경하는 신계 주신에게 음식을 뒤집어쓰게 되니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역작이었다.

“...”

아이언의 앞에 놓이는 요리의 상태를 본 상급 창조신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음식의 향과 모양만 봐도 맛은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이건 너무 잘해왔잖아?’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이 평상시에 먹던 요리와 수준이 달랐다.

마치 요리신이 바뀐 것처럼 완벽하게 격이 다른 요리였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창조신계에서 상위 요리신이 파견이라도 왔나?’

나름대로 추론을 해서 물어보지만, 총요리장은 아이언이 먹기 좋게 음식의 준비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더없이 숙련된 칼솜씨에 고기가 아주 잘게 조각나고 채소가 결에 따라 갈라지면서 향이 더해진다.

스슥! 삭!

총요리장은 지금 잘못하면 신계 주신이 음식을 뒤집어쓰고, 접시로 구타를 당하니 다른 생각을 할 여유는 없었다.

무시를 당했다고 느낀 상급 창조신이 뭐라고 말하려고 하자 옆에 서 있던 부요리장이 다급하게 의지를 보냈다.

‘총요리장은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제발 가만히 계십시오.

아이언의 연회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잊으셨습니까?’

‘으윽!’

모를 리가 없다.

아이언이 음식 맛이 없다고 신계 주신에게 던지고, 음식 접시로 패버렸다는 이야기는 이미 창조신들 사이에서 전설과도 같았다.

‘그래서 탄핵을 발의했을 때 모두가 호응했지.

연회를 잘 못 준비했다고 똑같이 당하기는 싫었으니까 말이야.

그런데 실제로 당했던 신계 주신이 오히려 반대했단 말이야?’

왜 그랬는지 의문이었는데 당하고 나서야 이해가 갔다.

‘탄핵을 당하는 순간 바로 이렇게 나올 것이니 결사반대를 했구나.

주변 경쟁자들도 제거하고 말이야.’

실제로 가장 가까운 천삼 은하계는 무사하고 주변의 은하계의 중앙 신계들이 발칵 뒤집혔다.

‘한 곳은 신계 주신은 무사하나 투신과 전신이 전멸되었다.

그리고 다른 곳은 신계가 반파되고 신계 주신이 죽어서 신격이 중급 창조신으로 떨어졌다던가?

남의 일이면 잘했다고 칭찬해줄 만한 대처 이기는 헌데 지금은 내 차례로군.’

그 결과로 탄핵을 당했다고 신족의 최고 지배층인 상급 창조신들을 쥐잡듯이 처단한 아이언이 바로 앞에 있었다.

‘전시나 동원령의 상황에서 최고위 창조신에게 상급 창조신이 하극상을 벌이면 처단할 권리는 분명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그런 무식한 원칙이 집행된 적은 없었다.

그런 관례를 무시하는 무섭기 짝이 없는 영웅신이 옆에서 숟가락으로 음식을 먹다가 원탁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접시를 손으로 잡는다.

탁!

간단한 동작이지만 노심초사하면 쳐다보던 총요리장과 신계 주신은 심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

“!!!”

아이언에게 대접한 음식 맛이 없다고 두들겨 맞았다는 상급 창조신의 명단에 한 명이 추가되는 것으로 보인 것이다.

느릿하게 접시가 위로 올라오자 상급 창조신은 다급하게 숟가락을 들어서 아이언이 먹다가 그만둔 음식을 맛보았다.

‘일단 맞더라도 안 억울하게 맛을 보자.

헉!’

입에 닿은 순간 환상적인 맛의 세계가 펼쳐진다.

꿀꺽! 잘끈!

제대로 씹지도 않고 저절로 삼켜버릴 정도였다.

“으윽-!”

거기에 너무 놀라운 맛에 잘못해서 혀까지 씹어버린 상급 창조신이었다.

하지만,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흘러나왔다.

“읍! 맛있잖아?”

처음 맛볼 정도로 수준이 높은 요리였다.

이런 음식이 맛이 없다고 두들겨 맞는다면 기막힌 일이었는데 아이언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대로 접시를 들고서 입에 쓸어 넣었다.

꿀꺽-! 으직-!

커다란 쟁반에 담겨있던 요리가 한순간에 아이언의 입에 씹혀서 삼켜진다.

순식간에 비어버린 접시를 그대로 총요리장에게 넘겨주면서 말한다.

“네가 솜씨가 가장 낫구나.

더 가져와라.”

총요리장이 그 말이 무슨 의미인 줄 모를 리가 없었다.

아이언을 처음 대접했던 천삼 은하계의 총요리장보다 확실히 우위라고 이 무서운 최고위 창조신에게 인정을 받은 것이다.

오랜 경쟁자이기도 했는데 확실히 우열이 갈린 셈이었다.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어쩌고 하면서 잘난 척하던 그 자식보다 역시 내가 위였어.’

더구나 이런 무서운 최고위 창조신의 인정이라니 누구도 부정할 수 없기에 저절로 허리를 굽혀지면서 크게 외쳤다.

“감사합니다!

바로 추가로 만들어오겠습니다.”

그렇게 외치고 뛰어나가는 총요리장의 눈에는 눈물까지 어려있었다.

아이언은 깨끗하게 비운 접시를 탁자에 내려놓고 말했다.

“요리신은 잘 데리고 있군.

요리가 맛이 있으니 넌 이 정도로 봐주마.

죽다 산 줄 알아라.”

그런데 상급 창조신의 반응이 없다.

“응?”

맛의 신세계를 보여준 요리를 먹느라 정신이 없었다.

우걱! 우걱!

아이언조차 약간 당황할 정도의 집착을 보인다.

그리고 원래 식신(食神)의 자질이 있었는지 순식간에 음식이 비워져 간다.

아이언이 살기를 줄줄이 품어내도 멈추지 않을 정도였다.

‘이런 겁 없는 놈! 그런데 왜 밉지가 않지?

설마 이 자식도 미래의 나와 얽혀있나?’

용자동맹의 사자왕 건이 같은 은하계 출신이었으니 중요인물 중 하나가 바로 옆의 상급 창조신에 있다고 이상하지는 않았다.

일단 탄핵사태는 진정되었으니 피는 그만 볼 생각인 아이언은 살기를 거두었다.

그리고 음식의 접시를 공중으로 띄웠다.

홱!

상급 창조신이 자기 음식을 다 먹더니 아이언의 접시까지 손을 대려 하고 있었다.

“내건 먹지 마라!”

“원래 제 겁니다.”

이런 항의까지 하니 진짜 겁이 없었다.

당장 한 대 먹여서 죽여 놓을까 하다가 좋은 연회 자리와 맛있는 음식을 추가로 맛볼 기회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한마디로 쏘아붙였다.

“내가 없었으면 네가 잘도 이런 심혈이 기울인 요리를 얻어먹을 수 있겠나?”

“...”

참으로 많은 의미가 담긴 독설에 상급 창조신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같은 요리신이 만들었는데 확실히 너무나 수준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보나 마나 대충 만든 요리나 먹어왔겠지.”

그대로 접시를 기울여서 자신의 몫을 깨끗이 먹어치우는 아이언의 눈은 한없이 냉정해져 있었다.

지금 상황은 심각했다.

‘이미 일은 벌어졌다.

내가 약해지거나 긴장을 늦추는 순간 나락이다.’

고위 창조신 전부를 힘으로 눌러버린 셈이었다.

이제 약점을 보이면 탄핵이 아니라 직접 쳐들어올 가능성이 컸다.

우적-! 우적-!

모처럼 마음에 드는 음식을 씹으면서 자신이 가진 전력과 신족의 전력을 비교해 본 아이언은 곧 크게 웃었다.

“푸후후후후! 그것도 좋겠군.”

차원일족의 오리진에 도달한 차원권능에 흑염의 절대자의 직접 가호로 만들어낸 강력한 신체였다.

흑염 세력에게 시험해 본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여기에 마신황제와 창조신장의 신격까지 있다.

혼자서 신족 전체를 상대한다고 해도 패배할 자신이 도저히 없어.’

영웅동맹과 용자동맹, 악당동맹이 본궤도에 오른다면 자신을 제외하고 정면충돌을 해도 상관없는 수준이었다.

‘브라이트와 샤이니가 동시에 덤비지 않는 이상 패배할 요소는 어디에도 없다.

이 두 명은 흑염 세력의 준동이 끝나자마자 잠이 든다.

그때까지 자중한다.’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한 아이언은 요리가 도착하자마자 걸신(乞神)처럼 먹어대는 상급 창조신을 노려보았다.

조금 전까지 머리를 부수어 죽이려고 했던 상대 앞에서 이런 대담한 행동을 할 수 있다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놈은 도대체 뭐야?

상급 창조신답지 않게 혼자 책임을 지겠다고 나섰다.

목숨이 안 아깝나?’

고위 창조신일수록 고지식하고 명분을 지향한다.

안정 지향적일 수밖에 없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별종이었다.

‘거기에다가 왜 이렇게 욕심이 많아?

그리고 왜 내 투기와 살기에 겁을 먹지 않지?’

와구! 와구!

총요리장이 직접 조리해서 가지고 온 요리는 전부 중간에서 빼앗아 먹는 광경을 보니 어이가 없어졌다.

‘신계 주신이면 가진 것이 많기에 죽음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다.

그런데 이 녀석은 삶에 별 미련이 없어.

그저 현실에 최선을 다하고 만족하면서 살다가 사라지려 한다.

마치 높은 직위에서 떨어져 절망하는 것 같군.

더구나 내 창조신장의 신격과 영웅신의 투기에 겁을 먹지 않는다면 답이 나오는군.’

잠시 생각을 해본 아이언은 바로 질문했다.

“너 지금 창조신장의 숨겨놓은 자식이지?”

“푸우우우우-!”

한참 아이언의 음식까지 중간에서 가로채서 탐닉하려던 상급 창조신의 입에서 성대하게 음식물을 품어내었다.

갑자기 나온 이야기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아이언은 마치 옛날이야기를 하듯이 나직하게 말한다.

“부친은 창조신장이나 모친의 신격이 창조신이 아니고, 유명일족도 아니야.

그래서 스쳐 지나간 관계로 태어난 네가 쓸데없이 전투력과 재능이 높았으니 큰 문제였다.

다른 직계나 후궁들에게 암살을 당할까 봐서 아예 탄생 자체를 숨기고 어렵게 성장했어.

일명 귀한 부친의 아비 없는 자식으로 시작되는 영웅들의 탄생이지.

아주 흔한 이야기다.”

“콜록-! 콜록-!”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상급 창조신의 눈이 흔들리고 격렬하게 기침을 시작했다.

그런 반응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요리를 되찾아온 아이언은 느긋하게 말을 이어갔다.

“자력으로 상급 창조신이 되었지만, 혼자의 힘으로는 여기가 한계다.

명문 일족이 지원하는 오리진들로 이루어진 최상급 창조신 이상으로는 올라갈 수 없지.

더구나 창조신장의 직계라는 정체를 들키면 신계와 모친까지 어떻게 될지 몰라서 숨죽이고 사는 신세인가?”“...”

그 순간 상급 창조신은 주변의 요리신들을 노려 보았다.

거기에 담긴 살의를 읽은 아이언은 정답임을 확신했다.

“비밀을 지키기 위해서 아까운 요리신들을 죽일 필요는 없다.

이들은 아무것도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

그제야 상급 창조신은 주변에 아주 흐릿한 황금빛의 장막이 둘러싸인 것을 알았다.

우웅-!

지극히 정밀하게 외부와 별개의 공간을 유지하고 있음을 본 상급 창조신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물었다.

“세상을 격리할 정도의 결계.

역시 투기 외에 다른 권능도 가지고 계셨군요.”

상급 창조신의 완전히 바뀐 분위기에 아이언은 만족스럽게 웃었다.

그리고 결계 밖의 음식을 그대로 들고 와서 먹으면서 말했다.

“투기만으로 지금 세상에서 최강을 자칭하기에는 부족하지 않겠나?

나는 전지전능(全知全能)은 무리지만 무한만능(無限萬能)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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