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그 말에 아이언의 표정이 확 굳었다.
은하유성(銀河流星)의 전수를 해달라는 말인 줄은 알겠는데 이건 너무 부족한 요구조건이었다.
‘겨우 수련을 시켜달라는 뜻인가?
수련 행성은 내가 어느 정도 신체 강화가 끝나면 필요 없는 시설이다.
은하유성(銀河流星)의 전수도 못 해줄 이유가 전혀 없다.
흑염의 절대자급의 신체 능력이 없이 시도하면 전부 죽어 나갈 테니 몇 번 하다 포기하겠지.’
이미 확실한 자료를 제출했으니 자신 외에는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익히는 것이 무리라는 사실을 창조신장이 모를 리가 없다.
‘최소한 흑염 도적단을 전부 소멸시키고, 장기 할부로 갚으라는 조건까지 생각했는데 너무 후한데?’
그래서 다시 확인한다.
“그게 전부야?”
“신체 강화의 수준을 낮추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해주면 고맙겠군.”
역시 창조신장도 아이언 이외에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익히지 못한다는 사실은 확실히 알고 있었다.
다만 미련을 버리지 못할 뿐이었다.
‘어떤 창조신도 들어가면 모두 갈려서 죽을 정도의 수련시설이다.
하지만 아이언이 도움을 준다면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익힐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정도 재능이 있는 직계가 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는 창조신장이었다.
아이언은 창조 신장을 보다가 냉정하게 말했다.
“간단하게 은하유성(銀河流星)을 다른 창조신들이 약하게라도 익히게 해달라는 소리야?
그 녀석들은 신체 능력이 부족해서 안 되는 것은 잘 알잖아?”
“알고 있네.”
아이언은 임관신청서에도 분명하게 명시했다.
‘창조신을 훨씬 능가하는 신체 능력을 갖추고 있어서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익히고 있다고 했지.’
창조신장도 흑염 도적단이 일격에 쓸려나가자 바로 익히려고 했다.
그러나 중앙 신계에서 수집된 정보로 근거로 은하유성(銀河流星)을 발동해도 견딜 수 있는 신체 능력을 계산해보고 포기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 수련 행성과 오리진인 아이언만 있다면 최소한 입문은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도저히 무리인가?”
“훗! 완공된 수련 행성에서 자력으로 살아남을 수만 있으면 가능하겠지.
좋아! 얼마든지 보내.
단 죽어도 내 책임은 없다.”
전수는 할 테니 익힐 수 있으면 해보라는 표정의 말투였다.
하지만 예상했다는 듯이 창조신장은 나직하게 말했다.
“그대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도 상관없다.
약화를 시키면 창조신들도 신체 능력을 더욱 강화할 수는 있겠지?
그러면 획기적으로 더 강해질 수 있지 않나?
그럼 십조를 투자할 가치는 확실하다.”
어지간한 주신은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어 보이니 일단 창조신들이었다.
아이언도 잠깐 생각해 보고 바로 대답한다.
“당연히 강해지겠지.
이 수련 행성에서 신체 강화를 일 단계라도 통과하면 살과 뼈가 뭉개지는 고통 속에서도 이성을 유지하게 된다.
그리고 전투 중에도 자체적으로 회복하면서 신체 강화까지 가능해질 텐데 약할 리가 있나?
아무리 약하게 수련을 해도 지금보다 훨씬 강해진다는 점은 보증하겠다.”
강한 수련을 받으면 당연히 더욱 강해진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답변이었다.
하지만 아이언은 악동의 미소를 지으면서 물었다.
“훗! 그런데 지금 신족의 어떤 고위 창조신이 은하유성(銀河流星)의 수련 행성으로 들어갈 것인데?
곱게 자라서 입만 살아있는 창조신들이 자기 발로 들어가겠어?
죽거나 고문을 받을 장소로 억지로 들어가느니 차라리 반란을 일으키겠다고 할 것 같지 않아?”
수련의 희망자가 없을 것이라는 경고였다.
그건 생각을 못 한 창조신장이어서 순간 멍해졌다.
“...”
아이언의 말대로 현재 창조신들은 대부분 태어날 때부터 엄청난 재능을 가지고, 수련과 학습으로 안정적으로 경지를 올린 창조신들이었다.
‘수련장에서 스승에게 검을 배우거나 권능을 배운 존재들이다.
그런데 자기 신체를 확실하게 분해할 수련 행성에 들어가라고 명령하면 당연히 복종할 리가 없다.’
아이언의 말대로 반란이나 안 일어나면 다행이었다.
“쯧! 보아하니 감은 잡았는데 위험을 확실히 인지를 못 하고 있어.
일단 확실한 완성품을 보여주지.”
우우웅-!
아이언은 가볍게 입체영상으로 구현한 수련 행성의 중심을 비춘다.
중앙의 바다에 한 치의 틈도 없이 끝이 박혀 들어가는 원뿔꼴의 기둥들을 확대하면서 확실하게 말했다.
“약간의 틈도 없이 집결한 중앙의 이 기둥들의 뾰족한 끝부분은 영웅신의 장갑과 똑같은 특수재질로 만든다.
그리고 수련자의 권능에 따라서 강도와 위력이 증가하지.
내가 장담하는데 최대한 위력을 약화를 시킨다고 해도 물리력만으로도 최고위 창조신조차 죽음을 각오 해야 할 것이다.
즉 죽음을 각오하고 부활과 재생을 동시에 발동시켜야 통과할 수 있어.
그런데 지금 창조신 중에서 그런 근성과 각오가 있는 존재가 있던가?
죽음을 각오하고 더 강해지겠다고 자원할만한 존재는 없어 보이던데?”
“...”
“...”
이것도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에 창조신장과 우주신들은 할 말을 잃었다.
“위험한 수련을 하다가 죽어서 신격이 떨어지고 신체까지 잃어 더 약해지면 우스운 꼴이다.
고위 창조신들도 어떻게든 피하려고 하겠지.
그럼 강제로 집어넣을 건가?
이게 억지로 넣어서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쉬워 보여?”
솔직히 말하면 최고위 창조신이 진심으로 도전해도 죽어 나갈 처형대로 보였다.
‘일단 나조차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으니 수련자를 구하기는 힘들겠군.’
아이언은 조금 현실 파악이 되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한 창조신장과 우주신들을 보면서 질문했다.
“그런데 다른 생각이 있는 모양이야?
이 수련을 누구에게 시킬 생각인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만들려고 하지?”
이제 어느 정도 공개해야 할 상황이라 판단한 창조신장은 주변의 세계를 격리하고 아이언에게 말한다.
“초신(超神) 후보생들을 투입할 생각이다.
수련 행성은 초신양성계획(超神養成計劃)에 의해서 차세대 전신과 투신이 될 존재들의 훈련소가 될 것이다.
그럼 십조도 아깝지 않다.”
“!”
아이언은 창조신장이 방금 말한 초신(超神)이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
지금 나와서는 안 되는 단어였다.
‘진리님에 의해 반 토막이 난 현세계를 집단 하극상으로 다시 절반으로 축소를 시킨 것들이 초신(超神)들이잖아?
하지만 초신전쟁(超神戰爭)은 한참 후의 일이다.
왜 벌써 언급이 되는 것이지?’
현세계는 진리 덕분에 흑염 도적단을 완전히 배제했지만, 영역 절반을 잃었다.
정기를 거둘 수 있는 영역이 줄었으니 거대한 군대를 유지할 정기가 없어서 감축을 해야 했다.
하지만 현세계가 절반이 사라진 충격적인 현실에 분노한 지성체와 초월자들이 대놓고 반란을 일으키려 했으니 그럴 수가 없었다.
‘지배종족의 직위가 흔들릴까 두려운 현세계의 신족들은 초신(超神)이라는 유사 영웅신을 대량으로 만들기로 한다.
소수 정예를 노린 것이지.’
그 시절까지도 약해빠진 신족의 군대였다.
거기에 뛰어난 힘에 비해 인내가 없는 어린 초신(超神)들을 간부로 대량 투입을 했다가 발생한 원래 투신들과의 충돌이 집단 반란으로 번진 최악의 전쟁이었다.
창조주가 급하게 만들어낸 환수신족들에 의해서 진압이 되지 못했다면 현세계가 끝장이 날 정도의 엄청난 파란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초신(超神)들의 등장은 분명 진리님에 의해 흑염 도적단이 토벌되고 나서 한참 후의 일인데 벌써 진행이 되고 있다.
이것도 내 탓인가?’
그런데 거기서 변화가 끝나지 않을 모양이었다.
“나는 최고위 창조신이자 초월자 영웅신인 아이언이 초신(超神)들의 교관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
그 말에 아이언은 차원의 마도신이 계약한 초신, 주우주에서는 이계의 정령신들이 생각이 났다.
‘주우주의 주신 중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갖추었으나 그 이상의 골칫덩어리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초신(超神)들의 교관?
그 살인광에 미치광이 집단의 선생을 하란 말이지?’
무엇보다 이계의 정령신들과 아이언과의 접점이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 바뀐 흐름에서는 얽힌 모양이었다.
하도 연속된 변화에 충격을 받으니 아이언조차 할 말을 잃었다.
“...”
그리고 한참 후에 나직하게 물었다.
일단은 확인해야 했다.
“초신양성계획이 혹시 재능 있는 유아신들을 모아서 영재교육을 하는 것인가?
성장기인 어린 시절에 전투력에 관한 집중교육을 해서 최대한 전투력을 높인 전신과 투신들을 많이 만든다는 계획인가?”
“그렇다.
아직 검토 중인 비밀이니 외부에서 언급은 자제해 주었으면 한다.”
초신양성계획이라는 제목을 보고 약간만 생각해도 바로 짐작할 수 있기에 창조신장은 순순히 인정했다.
아이언은 이걸 어떻게 할까 잠시 생각을 하다가 길게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지금 초신양성계획을 진행하면 진리님이 오는 순간과 겹칠 수 있었고 그럼 현세계는 끝장이다.’
간단하게 결론부터 말했다.
“후우-! 그거 망해.
현실은 지옥이고 이상은 천국에만 있다.
선의(善意)와 합리(合理)로 생각하고 진행하면 악의(惡意)와 감정(感情)으로 반드시 망한다.”
“!?”
“?”
창조신과 우주신들은 갑작스러운 아이언의 단언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아이언은 자신의 말이 어느 정도 통할지 모르지만 늦추어서 어떻게든 원래의 흐름으로 만들어야 했다.
진리님의 방문에 따른 혼란을 어느 정도 정리를 해놓고, 초신전쟁이 일어나야 현세계가 유지할 수 있다.
‘진리님이 현세계로 오셨다 가신 직후에 초신전쟁(超神戰爭)이 터지면 완전히 끝장이 난다.
환수신족이 나올만한 시간 여유가 없다.
초월자 반란이 일어나기 전에 현세계가 붕괴가 될지 몰라.’
본래의 아이언이라면 오히려 좋아할지 모르지만, 최대한 세력을 키우고 떠날 생각인 지금의 아이언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런데 나름대로 심혈을 기울인 모양인데 이렇게 대놓고 반대했으니 당연히 화를 내리라고 생각했던 창조신장은 가만히 있었다.
“...”
다만 하나의 자료를 아이언에게 보냈다.
거기에는 아이언의 과거에 대한 조사자료가 적혀있었다.
아이언이 제출한 신상명세서를 근거로 만든 창조신계와 신계의 관리신들을 직접 현장에 파견시켜서 만들어낸 정밀조사자료는 거의 공백이었다.
“검토 중이니 급한 일은 아니다.
다만 확인할 것이 있다.
그대는 은하제국을 만들기 위해서 잠깐 움직인 사실 외에는 다른 은하계에서 활동한 자료와 근거가 아무것도 없어.
마치 거기 은하계에서 만들어졌거나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더군.”
“...”
아이언은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이대와 바람가 차원가 오리진의 결투로 만들어진 시공의 구멍에 빠져서 오백억 년 이후의 현세계로 떨어졌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시작했군.’
아이언의 엄청난 힘과 출세에 위협을 느낀 신족의 정밀 점검이지만 정작 당사자는 지극히 태연했다.
이미 이런 추궁에 대한 답변은 준비해 놓은 상태였다.
“내가 초월자의 영웅신이라고 말했잖아?
태어나자마자 현세계에서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비밀장소에서 수련만 했지.
그런데 지배종족인 신족이 좋은 조건으로 임관시켜 주겠다고 하길래 나왔다고 말이야.”
비밀장소가 먼 미래의 주우주라고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분명 진실이었다.
창조신계와 직결되어서 진위파악 권능을 최대한 활성화한 창조신장은 내심 신음성을 질렀다.
‘음! 역시 진실이다.’
창조신장의 진위파악 권능도 사실이라고 판단을 했지만, 추궁은 멈추지 않는다.
아이언의 힘은 너무나 규격 외였다.
“그대 정도의 완력과 투기를 가진 영웅신은 절대로 수련만으로는 만들어질 수 없다.
엄청난 실전을 거듭해야 한다.
그런데 아무런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그렇게 강해졌다는 말을 믿으라는 것인가?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도대체 너는 누구인가?”
아이언의 상식을 초월하는 강력한 완력과 투기와 살기는 천재성으로 완성될 수 있는 성질의 힘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물음도 아이언이 이미 예상했던 일이기에 답변은 준비되어 있었다.
“난 태어났을 때부터 이 정도였어.
나도 창조신들이 이렇게 약할 줄은 몰라서 정말 놀랐다고!
그리고 겨우 이 정도 수준에 무슨 실전이 필요해?
그냥 되는대로 싸워도 다 이기던데?
아무리 보아도 이건 내가 너무 강한 게 아니라 너희가 지독하게 약한 거야.”
“...”
“...”
지극히 할 말이 없는 대답이었다.
창조신장이 권능으로 파악하니 그 대답도 정확히 사실이자 진심이었다.
그래서 더욱 인상이 일그러졌다.
‘분명 본심이 맞고 진실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화가 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