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놀라운 완력이나 투기조차 탄생부터 저 수준이라면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러나 행성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놀라운 광역파괴 오의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상대의 공격과 투기를 흡수하여 본신의 힘과 함께 되돌려주는 은하유성(銀河流星)은 어떻게 설명한 것인가?
그건 절대로 혼자서 단기간에 생각할 수 없다.
장구한 세월을 연구해온 지식과 경험을 축적해온 누군가에게 교육을 받아야 가능해.”
질문은 한 창조신장의 진위파악 권능이 찬란하게 빛을 뿌렸지만, 아이언은 귀를 후비면서 말했다.
“아! 시끄럽네.
그것도 처음부터 가능했어.
거기에 전부 써 놓았잖아?”
아이언은 임관할 때 제출한 이력서와 수련용 정기 요청서를 가리키면서 말한다.
“은하유성(銀河流星)이 상대가 방출한 투기의 흡수를 해서 반사하니 조금 복잡해 보이기는 하지.
하지만 전투 중에서 어느 정도 상대방의 투기와 신력의 흡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걸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자신의 투기와 합쳐서 몽땅 쏘아 데는데 무슨 경험과 연구의 축적이 필요해?
결과만 보면 대단해 보이지만 과정은 신체가 축적한 투기를 일시에 방출하는 간단한 오의야.”
이력서에 은하유성(銀河流星)에 대한 개요와 수련을 위한 요청서에 적힌 세부 내용을 들추어 보이면서 설명을 시작한다.
“여기 해석을 보면 아주 간단하잖아?
너도 비슷하게 할 수 있을 것 아니야?
약한 신체라서 투기가 적고 전장의 투기 축적도 잘못하니 위력은 전혀 안 나오겠지만 말이야.”
“...”
창조주의 대리자인 창조신장한테 허약한 몸이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그러나 아이언과 비교하면 분명 사실이었다.
방금 한 말이 모두 사실이라는 권능의 판단까지 내려지니 저절로 주먹에 힘이 들어가서 떨렸다.
부르르르르르-!
‘이이! 내가 약하다는 주장은 인정 못 하겠지만, 모두 맞는 말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강했고 오의도 신체 능력을 기반으로 한 단순한 방출 오의이다.
결정적으로 은하유성(銀河流星)은 아이언 이외에는 위력이 도저히 안 나와.
저 신체는 일반적인 수련이나 실전으로 강해질 수 있는 한계를 아득하게 넘어서 있다.’
원래 존재 자체가 특별하다는 판단밖에 없었다.
이래서 아이언의 과거를 파악한 관리신들이 모두 이상 없다는 판정을 내렸었다.
창조신장은 공개를 꺼리는 과거를 들추어서 나름대로 약점을 잡아볼 생각이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보았다.
‘비밀장소를 보여달라고 할 수도 있지만 어디 행성 한구석에 대충 만들어 놓으면 끝이다.’
익숙한 말싸움 분위기가 되어서 이제 완전히 여유를 되찾은 아이언은 싱글벙글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어차피 망할 초신양성계획을 급하게 추진할 필요는 없어.
차라리 그나마 가능성 있는 창조신들을 단련시켜 써먹는 것이 더 좋지 않아?
몇 명 정도라면 손을 좀 봐주지.”
아직 흑염 세력이 옆 은하계에서 설치고 있는 상태에서 초신(超神)들의 문제까지 터지면 대책이 없기에 나온 협상안이었다.
그리고 숨겨진 의미도 있었다.
‘가능성이 있는 몇 명이라?
내 직계들을 수련시켜 주겠다는 뜻인가?’
아이언에게 단련을 받으면 직계들은 강해질 것이고 일족의 무력도 급상승할 것이 분명했다.
최고위 창조신들의 직계들조차 압도할 정도로 강해지면 앞으로 정치가 필요가 없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대놓고 내 직계만을 단련시켜 달라고 할 수는 없다.’
고민하는 창조신장에게 아이언은 확실하게 말을 해주었다.
“일단 아오 시바 바스타드라고 하던가?
상급 창조신 중에 기개 있고 자질도 쓸만한 녀석이 하나 있더군.
일단 그 녀석부터 단련을 시켜주지.”
“!?”
창조신장은 아이언이 최고위 창조신이자 영웅신이니 아오 시바가 자신의 사생아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이언의 노골적인 제안에 공명정대(公明正大)한 샤이니와의 차이점을 다시 알 수 있었다.
‘다른 최고위 창조신들을 배제하고 창조신장인 나와 동맹을 맺자고 하는 것인가?’
그때 우주신들은 창조신장과 아이언의 대화에서 이상함을 깨달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표면적인 말과는 다른 흐름이 움직이고 있었다.
‘둘 다 무슨 생각이지?’
‘왜 갑자기 상급 창조신의 이름이 갑자기 튀어나오지?’
방금 나온 아오 시바라는 한탄과 욕설이 뒤섞인 괴상한 상급 창조신의 경력과 이력서를 불러들여서 읽어 보았다.
거기에는 주신인 모친에게서 태어났으나 아버지를 모르는 불행한 투신의 성공담이 적혀있었다.
‘변변찮은 일족도 없이 혼자의 힘으로 상급 창조신이 되었다.’
‘그것도 최고 위원회에 이름을 올리다니 대단한 천재로군.’
상급 창조신이라고 해도 정치적인 세력이 없거나 힘이 부족하면 위원회의 관리직이나 변경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혼자의 힘으로 최고 위원회의 위원이 되고, 은하계까지 받다니 굉장히 유능한 창조신이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찾으면 많지 않아?’
‘아이언처럼 기회를 잡지 못해서 무명에 머무를 뿐이지.’
‘왜 아오 시바만 특별한 취급을 하지?’
현세계를 지배하는 신족은 별처럼 많다.
그중에서 재능이 있고 역경을 이겨내 창조신에 도달한 위대한 투신도 바다의 모래처럼 있는 것이다.
‘정식 명칭이 아오 시바 바스타드라니?
‘반항심이 넘치는군.’
‘이런 이름으로 용케도 상급 창조신이 되었어.’
그래서 의문을 가진 우주신들에게 아이언은 피식 웃어 보였다.
‘후후! 창조신장의 사생아는 대단한 배경이다.
아무것도 없이 태어난 놈들보다는 훨씬 유리하다.
본인은 불행하다고 한탄하지만 배부른 투정이지.’
자신이 직접 수련을 시켜주는 기회도 창조신장의 사생아라서 얻을 수 있는 천운이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수긍한 창조신장을 아이언은 쳐다보면서 말한다.
“똑같은 한심한 수준이라면 그래도 친분을 유지할 가치가 있는 녀석을 밀어주는 것이 나와 너에게 유리하겠지.
그럼 정리를 하자.”
아이언은 오른손을 펴서 입체영상으로 구현한 은하유성의 수련 행성을 보여주고 왼손에 두 개의 손가락을 폈다.
“이번 지원의 대가로 두 가지를 약속하겠다.
첫 번째는 은하유성 수련행성(銀河流星 修鍊行星)은 자원자에 한해서 최대한 약하게 해서 신체 강화를 시켜준다.
단 죽어도 내 책임은 없다.”
지금 창조신의 수준으로는 수련 행성에 도전하면 반드시 죽을 것이니 당연히 언급할 일이었다.
“두 번째는 최고위 창조신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으로서 초신양성계획의 교관과 창조신들의 조련을 맡는다.
그렇게 하도록 하지.”
이 계획은 반드시 망한다고 조금 전에 반대했으면서 너무나 순순히 승낙한 아이언이었다.
역시 혼란스러워하는 창조신장에게 조건을 붙였다.
“그러나 강제로는 시키지 않겠다.
죽음을 감수하고 스스로 강해지겠다는 교육생만 가르친다.
명문 일족의 후계이든 망한 일족의 고아이든 상관없다.
공평하게 최악의 전장과 결투를 경험하게 해서 강하게 만들어 주지.”
화면 너머이지만 아이언의 섬뜩한 투기가 전해져 온다.
“경고하겠는데 난 전장에서는 남녀노소(男女老少)와 직위고하(職位高下)를 가리지 않는다.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고위 창조신인 내 앞에 선 이상 본인의 힘과 의지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대상자를 선발해야 할 것이다.”
아이언은 펴진 왼손을 서서히 주먹을 쥐면서 눈 위로 들어 올린다.
우두두두두-!
“또한, 내 교육방식은 오로지 실전이다.
어차피 말로 가르쳐 보았자 못 따라올 것이니 몸에 철저히 새겨넣어 주겠다.
이러는 이유는 잘 알고 있었지?”
흑염의 절대자의 직접 가호로 만들어진 아이언의 신체와 현세계 창조신의 신체는 능력만 따지면 적어도 일백 배 이상의 격차가 있었다.
“알겠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끔찍할 정도의 힘의 차이는 잘 알기에 이해하는 창조신장이었다.
‘스승과 제자가 격심한 신체 능력의 차이가 있으면 아무리 잘 가르쳐도 배울 수 있을 리가 없다.
실전과 같은 대련만이 해결책이다.
그럼 대상자를 누구를 보내지?
이러면 바로 보낼 수는 없다.’
당장 후계와 직계들을 보내서 강하게 만들고 싶었지만, 아이언과 대련을 벌이고 버틸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오히려 겁을 집어먹고 약해질 수도 있다.
더구나 후궁들도 가만히 있을 리가 없지.’
자신의 직계이지만, 각 일족의 기대주이기도 했다.
만약 아이언의 손에 반병신이라도 되는 날이면 집안이 발칵 뒤집힐 문제였다.
그런 망설임을 읽은 아이언은 대상자의 기준을 확실히 정해주었다.
“수련 행성의 제작을 시작하면 아오 시바 바스타드의 단련을 시작하면서 대련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주겠다.
그걸 보고도 하겠다는 성장 가능성이 남은 자원자를 뽑아서 보내.
강함을 위해서는 죽어도 좋다는 각서를 쓰게 하고 말이야.”
“...”
아오 시바가 약간의 지원으로 상급 창조신이 된 재능이 있는 직계이기는 하지만 공식적으로는 인정할 수 없는 사생아였다.
‘아오 시바도 비록 아무도 하지 않으려고 했던 힘든 업무이지만 큰 공을 세울 기회를 많이 부여해서 최고 위원회까지 끌어올려 주었다.
그 정도가 최선이었지.’
창조신장의 반려는 물론이고 후궁은 적어도 창조신 이상이어야 했다.
그 이하는 창조신장의 권능을 오히려 약화를 시킬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건 규정이니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없어.
그러나 주신에게서 얻은 사생아들이 있다는 사실을 최고위 창조신 몇 명은 눈치를 챘다.
하지만 대놓고 나를 적으로 돌릴만한 행동을 할 어리석은 존재는 없기에 비밀은 유지가 되었다
자신에게 있어 비밀병기와도 같은 직계였는데 이제 다시 임무를 부여할 때였다.
‘아오 시바는 아직 일족이 없는 혼자다.
만일 문제가 발생해도 부담이 적다.
분명 직계였기에 확실한 수련 효과를 측정할 수 있었다.
창조신장은 힘겨운 결정을 내렸다.
“앞으로 잘 부탁하지.”
“맡겨두라고.
받은 만큼 해주겠다.”
그렇게 아이언과 창조신장의 거래는 끝났다.
그리고 아오 시바는 영문도 모르고 자신의 주신전 앞의 광장에 수련복을 입고 서게 되었다.
앞에 서서 몸을 풀고 있는 아이언을 보면서 허탈한 심정으로 창조신장의 직접 지시를 받던 상황을 다시 기억한다.
서로 화상 연락을 하면 언제나 잠깐 말이 없었다.
“...”
“...”
정신체 중에서 최고의 신격을 가진 창조신장이 자신의 직계를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직접적인 말이나 인정은 하지 않지만, 부자 관계라는 사실은 서로 알고 있었다.
창조신장은 비밀 회선이었지만, 공식업무이기에 정식으로 호명을 했다.
“최고 위원회 상급 창조신 아오 시바 바스타드.
특별 임무를 하달한다.”
“예. 명받겠습니다.”
영웅신이 아니라면 직접 상대가 곤란한 흑염 도적단이 준동하고 있는 비상사태였기에 대답은 엄중했다.
더구나 대부분의 고위 창조신이 정식 토벌단에 참석하여 천삼 은하계를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혼자 열외 되었기에 긴장을 한 아오 시바였다.
‘이번에는 어떤 비밀 지령이지?
상급 창조신인 내가 나서서 처리해야 할 정도의 일은 이제 없을 것인데?’
아이언과 관련이 된 임무라는 예감이 스쳤다.
‘그럼 아이언인가?
나만 토벌단에서 열외 된 일로 친분이 있다고 착각하고 계시나?
염탐임무인가?
어렵겠군.’
그런데 전혀 의외의 지시가 떨어졌다.
“최고위 창조신 아이언에게 훈련을 받아라.
최대한 강해지는 성과를 보여라.”
“에?”
순간 멍청해진 자신의 사생아를 쳐다본 창조신장은 만날 때마다 하는 말을 하고 통신을 끊었다.
강해질 기회를 주는 배려이기도 하지만 시험의 성격이 강하니 솔직히 뭐라고 할 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름은 빨리 바꾸도록 하라.
아오 시바 바스타드는 위대한 신족의 호칭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
아오 시바가 이게 무슨 상황인지 깨닫기도 전에 신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아이언님이 오셨습니다!
신계 주신 아오 시바는 수련복을 입고 주신전 앞으로 당장 나오시랍니다.”
“!!!”
이건 거역할 수가 없었다.
창조주님의 대리자인 창조신장의 지시와 현재 신족 최강자의 동시 지령이었다.
‘일단 수행한다.’
허겁지겁 옷을 갈아입고 광장으로 뛰어나가니 상의까지 벗고 본격적으로 몸을 풀고 있는 아이언이 있었다.
우두둑-! 좌아아아아-!
분명 유아신의 아주 작은 몸인데 근육이 수축하고 뼈마디가 풀리는 소리가 끔찍할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아이언은 가볍게 다리까지 풀면서 시큰둥하게 말한다.
“급하니 엄청 빠르군.
내 중앙 신계에 은하유성 수련행성(銀河流星 修鍊行星)의 부품들이 도착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럼 이제 창조신장과의 계약을 이행한다.
강해질 준비는 됐냐?”
“...”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아이언과 싸워야 할 모양이었다.
저절로 욕이 흘러나왔다.
‘아오 시바! 도대체 이게 무슨 특별 임무야?
죽으라는 처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