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아오 시바의 안전 보장과 대모(大母) 마하를 유모로 얻었을 때의 가치를 비교하면서 아이언이 고민을 시작하자 덜컥 겁이 난 여주신이었다.
‘영웅신의 자질을 가진 존재는 최고위 창조신이나 다른 영웅신에게는 위협이다.
역시 그 살기가 거짓이 아니었어.’
성장을 하면 자신들을 넘어설 수 있으니 당연히 없애고 싶어 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
‘나에게 이상할 정도로 온화하게 나오던 아이언이다.
그런데 아들의 신변보장 문제가 나오자 침묵을 한다.
그래서 관계는 적지만 어떻게든 넣고 싶은 조항이었는데 아이언이 승인하지 않으려 한다.’
대모(大母) 마하가 불안해하는 기색이 역력하자 아이언은 길게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휴우! 이런 완료기한이 불확실한 장기계약은 하지 않지만, 내 유모(乳母)가 되어서 나를 도울 것이니 특별히 예외로 두겠소.
단지 내게 적대하지 않을 때만 용납할 것이오.
만약 어떤 이유이든 나를 다시 부정한다면 용서하지 않겠소.”
“감사합니다.”
적이 되면 용서하지 않겠다는 조항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었다.
‘아이언의 편에 있는 이상 안전은 보장받은 것이다.’
그런데 아이언은 카르마의 계약서에 추가적인 내용을 적었다.
“또 대모(大母) 마하는 나에게 유모(乳母)로서 순종해야 하오.”
아이언의 유모(乳母)가 되기로 해서 맺은 계약이니 합당한 제약이었다.
그러나 아이언이 생각하는 유모(乳母)가 거의 후궁과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순종’이라는 항목을 허락할 리가 없었다.
아이언이 성장을 위해 유모(乳母)에게 어떤 정기보급을 요청해도 거부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좋아요.”
대모(大母) 마하가 아무리 다시 보아도 내용에 함정은 없었다.
그녀도 다른 생각이 있었다.
‘신체접촉은 허가할 수 없다.
유모라고 직접 젖을 물릴 필요는 없어.
모유를 생성해서 병에 담아서 주면 되겠지.’
그렇게 둘은 각자의 다른 생각을 가지고서 계약을 하게 된다.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은 현세계 아수라 일족의 대모(大母) 마하를 비공식적으로 유모(乳母)로 삼는 대신에 창조신이 되게 최대한 지원한다.
아오 시바 바스타드를 대모(大母) 마하가 유모(乳母)로 있는 한 죽이거나 적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언을 적대하거나 부정할 때는 적용되지 않는다.
대모(大母) 데바는 아이언의 유모(乳母)로서 순종해야 한다.’
대모 마하는 짧은 내용이기에 몇 번을 확인한다.
‘좋아. 이상이 없어.
유모의 계약은 문제가 없다.’
순종이라는 말에 담긴 엄청난 무게를 눈치를 채지 못한다.
내용과 단어를 자신에게 너무 유리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카르마의 계약서가 허계의 창조주 진리의 권능이기에 엄청난 강제력으로 주신조차 반드시 수행하게 한다는 제약을 알지 못하는 이상 당연한 일이었다.
스슥-!
아무것도 모르고 계약에 서명하는 대모(大母) 마하를 쳐다보던 아이언은 자신의 이름도 적어 넣었다.
갑자기 영웅신의 자질을 가진 아오 시바의 안전 보장이 나왔고 어쩔 수 없이 해주어야 했으니 상당히 기분이 언짢았다.
‘워낙 창조신에 대한 승급 욕구가 커 보여서 거기에 해당하는 요구만 나올 줄 알았다.
자식 이름을 사생아로 한 걸 보고 별 관심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다.
내가 그녀의 모성본능을 잘못 읽었나?
자신의 탄핵에 동참한 영웅신의 자질을 가진 존재는 솔직히 위협적이다.
완전한 영웅신이 된 아오 시바가 쳐들어온다고 가정하면 영웅동맹이 과연 은하계를 방어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기회를 보아서 은하유성(銀河流星) 수련 행성에 처넣어서 어느 정도 약화를 시킬 생각이었는데 이제 못하겠군.
그런데 기분이 왜 이러지?’
여기에 무엇인가 중요한 사항을 놓치고 있는 것 같아서 영 이상했다.
그리고 진리님과 버금가게 카르마 계약서를 무서워했던 차원의 마도신도 갑자기 생각이 난다.
이대로 계약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엇을 실수했나?
왜 이렇게 꺼림칙 하지?’
하지만 일단 내친걸음이었고 거의 다 된 밥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그녀에게 얻을 수 있는 수많은 이익을 생각하면 감수할 정도의 보상이기에 기꺼이 서명한다.
파아아-!
카르마 계약서가 환한 빛을 뿌리고 사라지자 여주신은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너무나 강력하여 아오 시바가 창조신장이 되는 앞길을 막을지도 모를 아이언에 대한 공포, 그리고 경계심이 눈 녹듯이 사라지고 있었다.
‘이… 이건 뭐지?’
비공식이니 최소한으로 모유만 주는 유모(乳母) 역할을 하겠다는 생각도 약해진다.
‘의식의 우선순위가 변화하고 있다!’
친아들인 아오 시바에게서조차 느끼지 못했던 강력한 감정이 아이언을 향해서 솟구쳐 올랐다.
그것은 아이언을 잘 기르기 위해서는 무엇이라도 해줄 수 있다는 모성애였다.
그러자 충격적인 해답이 바로 나왔다.
‘창조신급 주신인 나에게 정신 조작을 걸고 있다고?
최고위 창조신이라도 의식을 혼란하게 하여 약간의 호감이나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정도가 한계다.
지성체의 정신 조작조차 하기 힘든데 가능할 리가 없다!’
백치나 바보로 만드는 일은 쉽다.
정신이 머무는 뇌의 부분을 살려둔 채로 날려버리면서 기억을 삭제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세부적인 정신 조작은 어떤 권능을 가져도 무리였다.
근본적으로 못하는 이유가 있었다.
‘영혼과 신령은 창조주님에게 속해있다.
그래서 정신체가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어.
이런 제약이 없었다면 신족은 모든 지성체를 광신도로 만들어서 운영하였다.’
영혼과 신령은 창조주님에게 속한 영역이기에 거의 권능이 통하지 않았다.
별다른 이능도 없고 육체조차 미약한 지성체가 신족의 지배에서 생각의 자유를 누리는 단 하나의 이유였다.
‘지성체의 정신 조작도 불가능한데 고위 정신체인 주신의 정신을 조정할 수 있을 리가 없어!’
당혹감은 커지는데 생각의 우선순위가 맹렬하게 변화해 간다.
일족이나 아오 시바의 안위보다 아이언을 어떻게 잘 기를 가란 생각이 최우선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깨닫고 전율하는 대모(大母) 마하였다.
‘보통의 권능 계약서가 아니었구나!
설마 창조주급의 권능을 가진 존재가 주재하고 있는가?’
이렇게 후한 계약을 하면서 아이언이 왜 특별한 제약이나 담보를 잡지 않았는지도 깨달았다.
‘그럴 필요가 없었구나.
그럼 모두 설명이 된다.
아아아아! 큰일 났다.’
젖가슴이 팽창하고 모유가 생성된다.
급격하게 만들어진 모유로 팽팽하게 커진 젖가슴이 그나마 가리고 있던 찢어진 옷을 젖히고 모습을 드러낸다.
팽-! 웅-! 웅-!
신체가 제멋대로 유모(乳母)로서 역할을 준비하고 있었다.
급격한 신체변화로 온몸에서 열이 확확 나면서 이제 점점 흥분되기 시작하는 대모(大母) 마하였다.
‘이건 말도 안 돼!
왜 창조주급의 고위 존재가 이런 엄청난 강제력을 가진 권능 계약서를 만들어서 권능을 낭비해?
그럴 필요가 어디 있다고?’
한탄하고 있을 여력이 없었다.
몸의 변화가 젖가슴의 수유 준비만으로 멈추지 않고 하복부도 뜨겁게 반응하고 있었다.
생소한 감각에 놀라서 양손으로 황급히 눌러서 변화를 억눌렀다.
‘철저하게 속았다!
멈추어야 한다.’
그런데 손이 하복부를 닿자마자 저절로 신음이 터져 나온다.
“하학!”
음부에서 생소한 감각은 창조신장과의 결별 이후 육아와 수련을 하느라 거의 잊었던 성적인 쾌감이었다.
‘신체도 민감해지고 있다?
왜 모유만 만들지 않고서?’
그제야 신족 유모가 유아신이 성장하면 왜 대부분 후궁이 되는지 생각이 났다.
‘신족의 유모는 기본적으로 신족이 보기에도 아름답고 현명한 여성이 선택된다.’
더구나 기본적으로 불로불사(不老不死)가 되니 유아신이 성인신이 되어도 지극히 매력적인 여성이다.
‘유아신이 젖을 먹고 성장하면서 성인신이 되면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첫 번째 여성이 될 확률이 높다.’
드러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장기간 수유를 하게 되면 유아신의 권능을 유모(乳母)가 어느 정도는 익히거나 파악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위신은 자신의 유모를 그대로 자신의 후궁으로 선택하게 된다.
중요한 권능 정보를 신족 외부로 유출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건 하위 천족이나 지성체 여성에게 관련된 사항이다.
아수라 일족의 대모(大母)이자 여주신인 내가 그런 역할을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유모의 권능을 유아신이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잘못하면 아수라 일족의 권능이 유출된다.’
그런데 이상한 정보가 전해진다.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양피지가 펼쳐지면서 정보를 보낸다.
그것은 신족의 수유에 관련된 자료였다.
‘이이익! 이건 또 뭐냐?
최고의 효과를 주는 수유법?
완벽이상의 유모가 되기 위한 숨겨진 비법?’
이쯤 되면 정말 기겁을 할 수밖에 없다.
‘계약 수행을 더욱 완벽하게 하기 위한 정보까지 준단 말인가?’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전해지는 정보가 계속 이어진다.
‘올바른 성교육?
신족 유모의 역할에 유아신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성교육도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무리 계약이고 상대가 최고위 창조신이라고 해도 여주신이며 일족의 대모(大母)인 자신이 직접 몸으로 성교육하라니 어이가 없는 일이다.
더구나 보기만 해도 부끄러운 노골적인 성행위의 모습까지 보인다.
‘정기교환을 위한 체위의 실습까지 하란 뜻이냐!’
당연히 거세게 항의했다.
창조주급의 존재가 주재한다면 당연히 권능 계약서에 어느 정도 자아가 부여되어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후궁이 될 신족의 유모라도 스스로 원하지 않는 한 여기까지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게 무슨 짓이냐?”
과연 양피지의 권능발동이 멈추었다.
그런데 계약서에 적힌 일부분에 밑줄이 그어진다.
스으으으-!
거기에는 아이언이 바스타드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신에 승낙한 ‘유모(乳母)로서 순종’이란 말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친절하게 용어의 정의까지 주석을 달아준다.
‘순종(順從), 순순히 따름’
대모(大母) 마하는 뒤통수에 커다란 망치로 맞은 느낌을 받았다.
‘저 순종의 의미가 아이언이 유모로서 어떤 요구를 해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였어.’
후궁이 아니라 첩이 되라고 해도 거절할 수 없으니 이런 조치는 당연한 일이었다.
‘아악! 그렇구나!
아이언이 나를 후궁으로 원하고 있다는 뜻이야.
그러나 그럴 수는 없어!’
권능을 집중해서 저항을 시작한다.
그러나 몸의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더구나 직접 보지 않아도 알 정도로 팬티가 젖을 정도로 음부가 애액으로 젖어가고 있었다.
이건 심각한 사태였다.
‘유아신이면서 애액의 정기까지 원한단 말인가?
설마 나보고 정말 거기까지 하라고?
나는 아수라 일족의 대모(大母)다.
지성체나 천족 여성이 아니란 말이다!
이런 대우를 용납할 수 없다.’
변화에 저항하려는 의지조차 사라지려 하기에 최후의 기력으로 했던 항의였다.
그러자 양피지가 빛을 발산하면서 허공에 문자를 그려서 대답한다.
‘십중심(十中心)급의 존재가 아니라면 어떤 열외나 변경 사항도 고려되지 않음.’
‘뭐? 십중심(十中心)?’
십중심(十中心)은 대모(大母) 마하도 알고 있는 유명한 존재들이었다.
허계에서 창조주를 힘으로 제압하고 지배권을 넘겨받은 정신체들의 이름이기에 정신체라면 모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놀람은 더욱 커져만 간다.
‘십중심(十中心)만이 열외를 인정받는다고?
그러나 그들은 진리라는 새롭게 나타난 허계의 창조주에 의해서 처단되었다.
왜 그 이름이 여기서 나오지?
그럼 이 권능을 주재하는 존재가 허계의 존재였던가?’
생각은 길지 않았다.
여주신이 끝까지 저항하려 하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보여주기만 하던 카르마 계약서의 태세가 변했다.
수유법과 성교육, 정기교류에 관련된 내용과 해야만 한다는 의식까지 강제로 입력하기 시작한다.
후우우웅-!
카르마 계약의 부정과 저항은 용납할 수 없다고 선언하는듯한 광폭한 권능발산이었다.
여주신의 권능 저항이 심할수록 더욱 거세져만 간다.
“아아아아아-!”
그렇게 여주신의 점점 절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반드시 해야 한다고 바뀐다.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서 근본까지 뒤흔들 정도의 정신과 신체변화를 감지한 여주신은 이제 놀랄 기력도 없었다.
‘신체 조작은 물론이고 정신까지 조율하여 완벽한 계약 수행을 강제한다.
더구나 강제로 지식과 정보까지 부여한다.
이 무슨 무서운 권능인가?’
자신이 무슨 계약서에 서명했음을 깨닫고 한탄을 하는 아수라 일족의 대모(大母) 마하였다.
‘아아!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그렇게 카르마 계약서가 대모 마하를 지극히 순종적인 유모로서 만드는 동안 아이언도 좋지 않았다.
모두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기뻐하기보다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대모(大母) 마하처럼 아이언의 눈앞에 카르마 계약서가 나타나서 계약 내용에 밑줄을 그으면서 표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리가 났다!
설마 이런 최하위 계약서에 진리님이 이렇게 개입을 하실 줄이야?’
더구나 양피지 옆에는 처음 보지만 지극히 익숙함이 느껴지는 목검의 환영이 하나 떠 있었다.
‘파멸유혼검(破滅有魂劍)’
목검의 옆면에 음각으로 새겨진 이름이었다.
그리고 반대쪽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
어떤 타격을 주어도 반드시 목숨만은 살린다는 바람가 수련용의 절대기가 그림자나마 첨부되어 따라온 것이다.
‘혹시나 해서 최하위의 일반계약서를 썼는데 이런 강제력이 따라오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너무 남발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