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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219화 (1,219/1,533)

<--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까탈스런 고위 창조신들 때문에 시달렸는데 대신 패준다는 제안은 상당히 매혹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누구라고 말하면 실제로 할까 봐서 두렵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동안 당한 설움으로 목구멍까지 올라온 예라는 대답을 누르고서 다급하게 안내부터 했다.

“일…일단 가시죠.

모두 기다리고 계십니다.”

“쳇! 공짜인가?”

그렇게 원형의 투기장에 들어서자마자 아이언의 눈에서 불꽃이 튀면서 한마디를 했다.

“호화찬란하군.”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도 다섯 번이나 허탕을 쳤으니 일단 대책을 새우기 위해서 모두가 모여있었다.

그리고 창조신장의 특명으로 아이언이 투입된다기에 모두 자존심이 상해서 인상을 팍팍 쓰던 중이다.

“아이언을 다시 투입하신다니?’

“왜 우리를 못 믿고서 이러시나?”

“이러면 안 되지!”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데 아이언이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신계 주신이 황급히 나간다.

지휘통제실이 된 여기로 곧 온다는 뜻도 되기에 나름대로 위엄있는 복장을 다시 한번 신경을 썼다.

실질적으로는 아이언을 직접 대면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초반에 기세로 누른다.’

최고 위원회에 있던 때처럼 빛의 날개와 신분을 알리는 화려한 정장, 거기에 훈장까지 붙이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의 분노 서린 외침이 들려왔다.

“하! 하! 하! 이 병신들이 산책이 아니라 무도회로 착각했구나.”

누구도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이 모여있는 장소에 욕설을 말할 수 없다.

그래서 화가 나서 쳐다보니 입구에는 황금빛 투기가 일렁이는 아이언이 서 있었다.

“흡!”

“윽!”

상급 창조신과 최상급 창조신은 아이언의 어마어마한 투기와 살기에 숨이 멈추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같은 신격을 가진 최고위 창조신들도 나직하게 탄성을 내뱉었다.

‘과…과연 이로군.’

‘이게 초월자 영웅신의 기세인가?’

‘브라이트가 특별대우를 해줄 만해.’

단숨에 최고위 창조신을 포함한 모두를 제압한 아이언은 황금빛의 불길이 이글거리는 눈으로 명령한다.

“여긴 전장이다.

날개를 접어!

계급장을 떼!

적에게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이 전부 몰려왔다고 알려줄 셈이냐?”

그 말에 아이언의 옆에 있던 신계 주신이 다급하게 화려했던 복장을 전투용 갑옷으로 갈아입고 기세까지 숨긴다.

그러자 상급 창조신들도 지시에 따랐다.

최상급 창조신들도 멈칫거렸지만 움직이기는 했다.

뚜벅! 뚜벅!

아이언의 걸어서 그런 그들에게 다가가면서 최고위 창조신의 공석으로 간다.

그렇게 스쳐 지나가면서 확인해 보니 이들은 전쟁할 마음가짐이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즉위식을 다시 할 모양인지 수많은 보석으로 장식한 극도로 화려한 갑옷과 신기를 보니 기가 차기만 했다.

“전투용 전신 갑옷은 어떻게 하고 예식용 갑옷을 입고 있나?

네놈들 설마 그 꼴로 수색을 나가고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

열 개로 조를 나눈 이유는 전력을 숨길 의도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특색있는 모습으로 나갔으면 개별적으로 식별이 되어서 전력이 거의 들통이 났다는 뜻이었다.

‘이제 싸울 생각조차 하지 않고 보이면 바로 도망가겠군.’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을 계속 방해해서 고갈을 노리면 확실해서 좋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계속 도주하다가 정기고갈을 참지 못하고 달려들면 타도하는 방식이 가장 빨랐다.

‘이렇게 고위 창조신들이 대규모로 동원되었다는 사실을 안 이상 무조건 도망칠 것이다.

이제 무조건 정기고갈로 몰아넣어야 해.

흑염 세력이 가진 정기를 생각하면 엄청난 시간이 걸리겠어.’

아이언의 마음속에서 울화와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영웅이 젊은 시절에 날뛰다가 이제 늙어서 되도록 성질 죽이고 조용히 살려고 하는데 주변 환경이 돕지 않는다더니 바로 그 꼴이구나.’

그런데 전혀 움직이지 않는 최상급 창조신 한 명이 보였다.

우뚝!

아이언의 발걸음이 멈추고 그 앞으로 걸어가면서 물었다.

“너 뭐냐?

내 명령이 들리지 않나?”

아이언의 맹렬한 투기에 힘겹게 저항하면서도 당당하게 답변한다.

“우리는 창조신장님의 직속이외다.

아무리 당신이 최고위 창조신이라고 하나 이런 강압적인 지시를 따를 수는 없소.”

그 말에 복장을 수정하던 상급 창조신과 최상급 창조신들의 동작이 멈추었다.

당당한 모습을 보니 아이언의 투기와 살기에 눌려서 허겁지겁 따르던 자신들이 한심해 보인 것이다.

회의장의 분위기가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이언은 속으로 혀를 찼다.

‘쯧! 어디에나 있는 반항심이 넘치는 잔소리꾼이군.

지금까지 나름대로 능력과 세력이 있어서 버틴 모양인데 상대를 잘못 골랐다.

그렇지 않아도 본보기가 필요하던 판국이다.

지휘권을 빨리 확고히 하려면 역시 꽤 높은 녀석을 처단하는 것이 가장 좋지.’

그래서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훗! 규정을 잘 알고 있구나.

그런데 어쩌나?”

아이언의 모습이 일순간 사라진다.

공간이동이 아닌 단지 빠르게 움직인 것에 불과했지만, 이 사태에 어떻게 나오나 주시하고 있던 최고위 창조신들조차 모습을 놓쳤다.

그러니 다른 창조신들이 인식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헉! 안 보인다.”

“빠르다!”

아이언의 모습이 다시 나타난 곳은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은 창조신의 직속이라는 규정을 들먹이던 최상급 창조신의 바로 앞이었다.

유아신의 작은 키이기에 최상급 창조신을 올려다보면서 아이언은 선언했다.

“전장에서 내가 아는 규정은 명령 불복종이나 하극상에는 즉결처형밖에 없단다.

그리고 내 말을 어기면 어떻게 되는지 여기 있는 모든 창조신에게 보여주어야 할 상황이다.

그래서 너는 본보기로 여기서 처형이다.”

“윽!”

명문 일족의 오리진이며 최상급 창조신에 최고 위원회의 위원이다.

신족에 대한 반역만 아니라면 어떤 죄도 물을 수 없는데 마치 하급신처럼 처형하겠다는 말이 비현실적으로 들렸다.

그리고 설마 이렇게 직설적으로 죽이겠다고 나올 줄은 몰랐기에 주변을 돌아본 순간 몸이 굳어졌다.

‘모두 흥미진진한 시선으로 쳐다볼 뿐이다.’

심지어 아이언에 대해서 견제의 말을 하던 최고위 창조신들조차 상황을 주시만 한다.

‘어디에도 나에게 호응을 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건 뭐지?’

이제까지 창조신장이나 상급자의 독재적인 전횡을 합심해서 막아왔던 상황과는 너무 달랐다.

더구나 겨우 하극상으로 처형하는 어처구니없는 사태를 막아야 할 최고위 창조신들도 침묵하고 있었다.

‘뭔가 달라졌다!’

그제야 지금 상황이 굉장히 위험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최상급 창조신이었다.

그리고 지금 자신이 최상급 창조신을 쳐죽인다고 해도 모두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것을 알고 있던 아이언은 웃으면서 말한다.

“후후후! 울면서 부하를 처단하는 악취미는 없다.

그러니 웃으면서 죽여 주지.

그런데 지금이라도 무릎을 꿇고 빌면 용서해줄 자비는 나에게 있다.”

“으으으윽!”

모두가 바라보는데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죽어서 신격이 낮아질 수는 없기에 최대한의 권능을 끌어올린다.

우우우우우웅-!

이미 전개하고 있던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가 진동하면서 주변의 현실과 신체를 강화한다.

전투준비에 들어간 최상급 창조신을 본 최고위 창조신들은 혀를 찼다.

“쯧! 멍청이! 힘의 차이를 모르는가?”

“아예 죽일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 주는군.”

명령을 어겼다고 바로 죽여버리면 누구라도 비난을 받는다.

그러나 저렇게 반항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상위자가 명령 불복종을 추궁하는데 대항하면 죽여달라고 무덤을 파는 격이다.’

더구나 여기는 논쟁을 벌이는 회의실이 아닌 전장의 지휘실이었다.

저런 하극상을 하면 즉결처형이 규정이었다.

“그래도 말려야 하지 않겠소?”

나름 평화주의자인 최고위 창조신 중 한 명이 주변을 돌아보면서 말을 꺼내려다가 놀라서 굳어졌다.

시야에는 아이언의 황금빛 투기 회오리에 휘말려서 먼지처럼 갈아지고 있는 최상급 창조신이 보였다.

투가가가가가가가가가각! 꽈꽈꽈꽈꽝-!

모든 창조신은 지금 최상급 창조신이 일격에 죽어 나가는 사태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뭐야?

무슨 일이 벌어진 거냐?’

‘방심한 건가?’

‘아니다.

아이언의 폭력을 중시하는 성향을 아는 최상급 창조신은 분명 전력으로 대비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언이 마치 막으려면 해보라는 듯이 느긋하게 뻗은 정권 지르기였으니 모든 권능과 힘을 모아서 막았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함정이었다.

아이언의 분노로 전신에서 끓어오르고 있던 투기가 그 일격에 전부 집중되어서 투사된 것이다.

과과과과과과과과-!

주먹에 집중된 투기는 그대로 거대한 회오리를 일으켜서 최상급 창조신을 삼켰다.

그리고 그걸로는 만족하지 못하고 투기장의 천장을 전부 집어삼키고, 밤하늘에 황금빛의 유성으로 변해서 사라진다.

‘저…저게 은하유성(銀河流星)!’

‘놀라운 위력이다.’

모두가 놀란 가운데 아이언은 가볍게 손을 털었는데 얼굴에는 불만이 가득했다.

‘최상급 창조신이라고 기대했는데 전혀 아니군.

역시 주우주 주신 정도로 보아야 해.’

막을 시간조차 주었는데 일격에 분쇄되어 버리니 실망이 아주 컸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말한다.

“이놈처럼 전장에서 복장과 날개, 아니 체면과 체통에 목숨을 걸 놈이 또 있으면 나와.

가볍게 날려주지.”

“!?”

아이언의 눈빛은 마치 먹잇감을 찾는 맹수와 같았다.

더구나 최고위 창조신들조차 어느새 검은 전투 갑옷으로 갈아입은 것은 확인하자 허둥지둥 전투복으로 갈아입는다.

그들은 정신이 바짝 드는 기분이었다.

‘탄핵에 동참한 상급 창조신을 일격으로 때려죽였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는 현실감이 없었다.’

‘그런데 정말 거슬리면 누구나 죽이는구나.’

지금 바로 눈앞에서 최상급 창조신 하나가 분쇄되어 죽자 이제야 자신이 어디에 와있는지 깨달은 것이다.

어찌나 신체만 깔끔하게 갈아서 죽였는지 신격의 하락까지 모면한 최상급 창조신의 신령이 보였다.

‘여기가 죽음이 바로 옆인 전장이다.’

‘우리도 절대적으로 안전하지 않아.’

신체를 잃은 최상급 창조신은 허신(虛神)과 같은 상태가 되었으니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가 바로 신계의 부활실로 이동한다.

아이언의 의지가 머리에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너 빨리 부활해서 참전해.

도망치면 이번에는 정말 네 일족까지 갈아버린다.’

오리진인 최상급 창조신을 명령을 복종하지 않는다고 모두가 보는 앞에서 죽여버린 영웅신의 말이었다.

감히 일족의 운명까지 걸고 시험할 생각이 사라졌기에 다급하게 공간이동으로 사라지자 모두는 전투 복장을 새롭게 하고 침묵을 한다.

갑자기 만들어진 고요 속에서 최고위 창조신의 수좌가 환영의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시게. 아이언.

모두 기다리고 있었네.

환영하네.”

최고위 창조신의 수장으로서 나름 격식을 갖춘 인사였다.

그러나 대답은 가혹했다.

“헛소리는 하지 말고, 일 처리를 해야 하니 네 자리나 내놔!”

“…”

“…”

다짜고짜 가장 수장의 자리를 내놓으라는 실로 할 말이 없는 기행이었다.

그러나 아이언의 성격을 보면 이미 이렇게 될 거라고 예상은 했기에 슬쩍 한 자리씩 내려가서 가장 상석을 비워놓았다.

‘어어? 이게 뭐야?’

‘저분들이 저렇게 쉽게 자리를 내주나?’

다른 고위 창조신들이 어이가 없어 했지만, 최고위 창조신들은 생각이 달랐다.

영웅신 그것도 유아신을 성질나게 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기에 하는 행동이었다.

뛰어난 직계를 많이 길러내어서 오리진을 많이 만들어낸 최고위 창조신들은 아이언을 이렇게 파악했다.

‘영웅신의 힘을 가진 유아신.’

‘강한 만큼 똑똑하다.’

‘전쟁보다 거래를 먼저 하려 하고, 결과를 더 중시한다.’

‘적당한 대가만 주면 더없이 편한 상대다.’

‘전쟁에서는 승리만을 추구하는 영웅신이지만, 평화에는 사업가를 하려 한다.’

최고위 창조신들이 보기에 유아신으로 볼 수 없는 참으로 복잡한 심리상태였다.

그러나 브라이트와 샤이니처럼 세상의 일이나 권력에 확실히 아무런 관심이 없고 자신의 힘의 강화에만 집중하니 어찌 보면 가장 믿을 수 있는 영웅신이기도 했다.

가장 상석을 자신의 자리로 삼아서 앉은 아이언은 옆에 앉아있는 최고위 창조신들을 둘러보면서 소리부터 쳤다.

“멍청한 늙은이들! 왜 저런 한심한 꼴을 보고 내버려 두어서 일부러 물러난 나까지 나오게 해?”

아이언은 이들이 자신을 끌어들였다고 확신하고 있었다.

‘신계의 잔해는 재생이 무척 힘들지만, 분명 엄청난 보물이다.’

그런데 흑염 도적단에 당한 신계만이 아니라 창조신계의 보유량까지 아이언에게 넘기려면 최고위 창조신들의 승인이 없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창조신장과 관리신들에게 나를 끌어들이게 수작을 부린 것도 너희들이지?

못하겠으면 직접 말하지 뭐하러 이렇게 일을 복잡하게 만들어?”

갑자기 나온 질문이었지만 부정하는 최고위 창조신은 아무도 없다.

거짓을 말하면 권능이 하락하기에 헛기침으로 넘어갈 뿐이었다.

“흠! 흠!”

“허험!”

체면을 잊고 자신을 불렀다는 사실은 그만큼 여기의 상황이 안 좋다는 증거이기도 했지만, 일단 대가를 받았으니 아이언은 넘어가기로 했다.

“뭐 좋아!

대가는 받았으니 확실히 처리해 주지.”

“그렇게 해주면 고맙네.”

최고위 창조신들이 아이언에게 쩔쩔매는 모습을 본 주변의 창조신들은 의아함을 느꼈다.

‘지금 아이언이 앉은 최고위 창조신의 수좌 자리는 창조신장을 제외한 신족에서 최고의 직위다.’

‘그런 자리에 아무리 영웅신이라고 하지만, 유아신이 앉아있는데도 전혀 위화감이 없다.

오히려 자리가 부족해 보이는 모습에 고위 창조신들은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지 이거?

내가 잘못 느끼고 있나?’

‘너무 자연스러운 느낌인데?’

최고위 창조신들은 직접 나섰는데 일이 풀리지 않아서 체면이 완전히 구길 판국이었다.

그래서 아이언을 해결사로 불러드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이번 사태가 끝날 때까지만 수좌로 인정하기로 했는데 내심 당황하고 있었다.

높은 자리에 부족한 존재가 앉으면 바로 티가 나는데 그런 기미조차 안 보였다.

‘이상하다.

최고위 창조신의 수좌 자리는 누구라도 저렇게 쉽게 장악할 수 없다.’

‘유아신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최고위 창조신의 수좌 자리는 힘만으로는 소화가 될 수 없고 엄청난 경험과 신격이 필요했다.

그리고 앉을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정해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원래 자신의 자리인 것 같지 않나?’

‘그럴 리가?’

그러나 오백억 년 이후의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신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아이언에게 최고위 창조신의 수좌 자리는 아무런 부담이 없었다.

그리고 다른 고위 창조신의 의문은 길지 않았다.

아이언이 바로 내놓은 해결방안에 멍해질 뿐이었다.

“병신포탄계획이요?”

“그래. 이 병신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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