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지극히 담담하게 창조신들에게 병신이라고 욕을 하는데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이건 확고하게 고위 창조신들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더구나 워낙 자연스러우니 화도 나지 않았다.
‘지배종족의 권력을 전부 쥐고 있는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으로서 처음 당하는 상황이군.’
‘의식이 멍해질 지경이다.’
당연히 폭언에 분노해야 하는데 아이언이 최고 위원회의 수좌 자리에 앉으며 이야기하자 받아들인다.
자신들의 이런 반응도 문제였다.
‘왜 이렇게 위화감이 없어?’
‘거부감조차 안 생겨?’
마치 자신들이 아이언에게 욕을 먹는 일이 당연한 일상이 된 것만 같았다.
그런 고위 창조신들의 당혹함은 무시하고 아이언은 가장 맨 위에서 독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다섯 번을 발견했는데 전부 방해를 못 했다고?
이건 어디 꼴통들의 삽질이야?
더구나 그렇게 전력파악이 쉬운 개성이 넘치는 꼴들로 가서 전력이 다 노출되었다.
최소 오백 명 이상의 고위 창조신들이 몰려왔음을 알았으니 이제 보기만 해도 도주할 것이다.”
그 말에 고위 창조신들은 할 말이 없었다.
‘일 개조가 일백 명이고 다섯 번을 만났는데 복식의 통일을 싹 무시했었다.’
‘이제 토벌단 전력은 확실히 들통이 났을 것은 분명한 일이다.’
‘최고 위원회의 출전은 이미 알려졌겠지만, 세간에 흐르는 소문과 직접 확인한 정보의 차이점은 크다.’
‘아이언의 말대로 이제 흑염 도적단은 절대로 정면승부를 하지 않을 것이다.’
차원권능을 방해하지 못하면 정말 봉쇄와 탐색만을 끝없이 반복해야 할지도 몰랐다.
심각한 사태를 어느 정도 파악한 창조신들을 흩어본 아이언은 낭랑한 목소리로 계속 갈군다.
“은하계 내부라면 제집처럼 이동하는 흑염 도적단이 생생한 상태에서 경계심이 최고조로 올라갔으니 이제 어쩔까?
하위 신족이라도 주변에 얼쩡거리기만 해도 바로 도주할 텐데 말이야.
이러면 오히려 우리가 먼저 지치겠다.
그렇다고 멍청하게 은하계의 신계에 고위 창조신을 한 명씩 보내서 쳐들어오기만 기다릴까?
각개격파를 당하기 딱 좋겠지.”
아이언은 보고서를 들추면서 신경질적으로 외친다.
“신병 기준으로 만들어 놓은 완벽한 내 탐색과 방해계획이 어떻게 이렇게 망가졌지?
오호라? 훈련병도 아닌 어딘가의 높으신 분들 덕분이구나.
숟가락이나 젓가락도 못 들어서 떠먹어주어야 식사를 하실 수 있었나 보군.
으드드드득! 그렇게 높으신 분들인 줄 먼저 몰라봐서 지극히 황송하고 죄송하구나.”
아이언이 이죽거리면서 이를 가는데 거기에 씹히는 느낌을 받은 고위 창조신들이었다.
그러나 이미 최상급 창조신 하나가 일격에 죽어 나갔으니 감히 반론을 못 하고 모두 고개를 숙였다.
지극히 조용한 회의실에 아이언이 이를 가는 소리만 들리다 웃음소리가 울렸다.
“후후후! 이러면 별수가 있냐?
높으신 분들이 품위 있는 전투를 할 수 있게 현장에 특급으로 편안하게 모셔다드려야지.
그리고 어떤 병신도 흑염 도적단이 접근을 확인하기 전에 쳐들어갈 방법을 써야지.”
아이언은 자신이 여기로 이동하면서 만든 계획의 초안을 흩어보고 화면에 띄웠다.
그리고 계획의 기안을 확인하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황당해하는 고위 창조신들에게 나직하게 말했다.
“아아! 걱정하지 마라.
먼저 시범을 보여드리고 연습도 시켜줄 테니 말이야.
은하계를 차원결계로 가두고, 최고 위원회의 전력 전부에다가 영웅신인 나까지 나섰는데 실패하면 쓰나?
그럼 신족은 마지막이다.
후후후후후. 이제 더는 투입할 전력도 없잖아?”
섬뜩하게 웃으면서 말하는 아이언의 얼굴에 미소는 완전히 얼음장 같았다.
자신이 나섰는데도 실패하면 더 방법이 없다는 말은 정말 진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시 경고한다.
“이번에도 흑염 도적단을 방해하지 못하면 정말 마지막이다.
만약 차원결계를 뚫고 다른 은하계로 도주해버리면 이제 이런 집중 탐색이 불가능해.
잘못하면 망할 줄 알면서도 누군가에게 매달려야 할지도 몰라.”
거기까지 말한 아이언은 최고위 창조신의 수좌 자리에서 일어나서 최상급 창조신들에게 다가간다.
“이건 현세계의 신족의 지배를 지키기 위해서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를 쟁취할 각오는 되었나?
그럼 나도 최선을 다해주지.”
“…”
바로 하겠다는 대답을 하는 최상급 창조신은 아무도 없다.
그렇다고 거부를 하는 존재들도 없었다.
다섯 번의 실패로 흑염 도적단이 얼마나 위험하지 깨달았기에 여기서 놓치면 아이언의 말대로 다시는 기회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아이언은 최상급 창조신들이 결연한 표정으로 모두 일어서자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우리 해보자.”
“해보지요.”
그렇게 투기장의 분위기가 변해가는데 아오 시바와 버림받은 자식들은 회복실에 치료를 끝내고 의식을 되찾았다.
그리고, 관리신들에 의해서 그대로 투기장으로 이송되었다.
최고 책임자인 고위 관리신이 직접 나서서 회복 침대를 밀고서 이동할 정도로 신속한 조치였다.
“어서! 빨리! 빨리!”
정신을 차린 아오 시바와 수련생들이 어디로 자신을 데려가는지 알고 말렸지만, 막무가내였다.
“이봐! 우린 아직 환자다!”
“몸에 구멍이 난 것이 안 보이는가?”
창조신의 말에 관리신은 복종해야 한다.
그러나 상급 창조신만이 아니라 이제 최상급 창조신까지 하극상에 명령 불복종으로 때려죽인 아이언의 지시였기에 조금의 지체도 없었다.
창조신들의 말을 싹 무시한 관리신들은 투기장의 검문을 위해 막아서려는 정문의 초병들에게는 소리부터 질렀다.
“비켜! 아이언님이 데려오라고 지시하셨다.
늦으면 전부 너희 책임이다!”
“헉! 빨리 열어!”
초병들도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기에 일단 문부터 활짝 열었다.
두두두두두두-!
관리신들이 밀어서 경주마들처럼 질주하는 회복 침대 위에 누워있는 아오 시바와 버림받은 자식들은 기가 막혔다.
‘겨우 하급 관리신이 창조신이 명령해도 듣지 않고 있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물론 어떤 지시에도 명분부터 따지는 합리적인 신족들이다.
그런데 거의 미친 듯이 날뛰면서 아이언의 명령을 무조건 수행하고 있었다.
심지어 복장을 갖추어야 하니 잠깐 멈추라는 자신들의 명령까지 관리신들이 거부를 하니 어이가 없었다.
‘좀 멈춰라.’
‘우리도 잠시만 쉬자.’
‘창조신의 명령이 안 통하고 있어?
이놈들이 제정신인가?
신족이 맞아?’
그런 의문을 가지게 할 정도로 아이언의 명령에 폭주하는 관리신들이었다.
그렇게 투기장 내부에 들어서서 내부사정을 확인하는 순간 모두의 몸이 굳어버렸다.
‘아이언님이 가셨으니 조용한 회의실을 예상한 것은 아닌데 이건 너무 하잖아?.’
밖은 평온했지만, 투기장 내부는 아수라장이었다.
아이언이 일으킨 황금빛 투기 회오리가 맹렬하게 회전을 하면서 안에 있던 최상급 창조신들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앙아아아아-!”
공중에 띄워진 채로 엄청난 속도로 원을 그리면서 돌려지고 있는 창조신들의 비명이 요란하다.
그리고 그 중앙의 안전지대에서는 투기를 일으켜 회오리를 만들어 돌리고 있는 아이언의 외침 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이 병신들아! 영창을 하라고!
괴로우면 권능발동을 하란 말이다!
창조신답게 붕괴가 되려는 신체의 현실 대신에 유지하려는 현상을 강화해!
아파 죽겠다고 비명을 질러도 바뀌는 현실은 없다.”
아이언의 분노와 짜증에 비례하여 창조신들을 돌리고 있는 투기 회오리가 속도를 더해간다.
“도저히 평범하게는 못 쓰겠군.
이런 병신들이 도대체 어떻게 창조신이 된 거야?
에라! 추하게 비명만 지를 바에는 차라리 뒈져라.”
투기 회오리가 갈수록 빨라진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너무 빨라져서 이제 비명을 지르지 못하는 창조신들을 쳐다본 아이언이 한심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면서 말한다.
“후우우우! 겨우 이 정도로 죽으려고 해?
창조신과 오리진을 능력이 아니라 가문과 혈통으로 이어받았냐?
성공하면 살고 실패하면 죽는다.
뒤는 생각하지 말고 지금 전력을 다하란 말이다!”
더욱 빨라지는 투기 소용돌이로 인하여 거의 신체 분해 직전인 고위 창조신들의 대답은 없었다.
그리고 그런 광경을 바라보는 아오 시바와 버림받은 자식들은 저절로 식은땀이 흘렀다.
이제 아이언은 최고 위원회의 고위 창조신들까지 단체로 때리는 것이다.
‘지금 저기 돌려지고 있는 창조신들이 최고 위원회 창조신들 아니야?’
‘맞아! 일족의 오리진이기도 하시지.’
‘창조신장님도 이럴 수는 없다.’
최고 위원회의 위원들은 자신들의 오리진 이상의 강자이면서 신족의 최고 권력자들이었다.
그런데 그런 상대들을 신병 굴리듯이 투기 회오리로 굴리는 아이언의 위세에 어이가 없었다.
‘뒷감당을 어쩌시려고?’
‘최고 위원회의 창조신들을 이렇게 하셔도 되나?’
‘그보다 또 무슨 짓을 하려고 저러시지?’
아이언이 본보기로 대항하려는 최상급 창조신 하나를 때려죽였다는 사실까지 이들이 알았다면 기절할 정도로 놀라운 일이었다.
그러나 미래로 복귀하기로 마음을 정한 아이언은 수가 틀리면 언제든지 신족과 혼자서 초월자 혁명을 할 각오가 되었기에 망설임이 없었다.
“역시 이 병신들로는 안 돼.
계속 실패했던 놈들을 그대로 투입해보았자 똑같은 결과만 나온다.
그런데 이 자식들은 왜 아직 안 와?
단련이 부족한가?”
아이언의 쩌렁쩌렁한 외침에 저절로 침대에서 일어나서 달려가는 아오 시바와 버림받은 자식들이었다.
최고위 창조신들조차 비록 자리에 앉아있지만, 양손으로 이마를 꽉 누르고 탐색권능을 필사적으로 강화하는 모습을 보고 부동자세를 취했다.
척 보아하니 아이언에 의해서 최고 위원회는 완전히 통제되고 있었다.
‘제길! 우리가 회복하는 동안 최고 위원회의 제압을 끝내신 모양이네.’
‘뭐가 이렇게 쉽게 꺾이나?’
이럴 때 트집이 잡히면, 상급 창조신과 직계들 정도는 아이언의 말 한마디로 쓸려나갈 수 있기에 바짝 긴장한다.
아이언의 시선이 자신들에게 향하는 것을 느낀 아오 시바는 우렁차게 외쳤다.
“아오 시바와 수련생 열 명! 도착했습니다!”
“너 나 욕했지?”
“제 이름입니다!”
이번에는 정말 억울하다는 진심으로 외쳤다.
물론 통할 리가 없었다.
“어이쿠! 주먹이 미끄러졌다.”
아이언의 보이지 않는 초고속의 투기공격이 다시 아오 시바를 후려쳤다.
퍼어어억-!
“우어어억-!”
겨우 피했지만, 머리가 스치면서 뒤로 날려지는 아오 시바였다.
그런 광경에 더없이 커진 눈이 된 최고위 창조신들이었다.
최상급 창조신이 아이언이 느릿하게 뻗은 일격을 못 견디고 분쇄되는 광경을 직접 보았는데 상급 창조신인 아오 시바가 살아남자 지극히 놀란 것이다.
‘분명 약간은 피했다!’
‘우리조차 안 보이는 근접공격을 상급 창조신이 어떻게 회피한 거냐?’
물론 즉결처형이 아닌 대련이니 약하게 해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보인 아이언의 공격에 투기와 살기는 전혀 감소가 되지 않았다.
‘아이언이 사정을 봐준 것 같지는 않다.’
‘그럼 저 쓸데없이 살벌한 대련이 효과가 있었다는 거냐?’
그들의 시선이 부동자세로 떨고 있는 열 명의 수련생이라고 소개한 창조신들에게 향한다.
그리고 점검을 해보고 이제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손을 봐놓았는지 모르지만, 모두 규격을 넘어서고 있다!’
‘확실히 효과가 있군.’
그런데 아이언의 도끼처럼 치켜뜬 눈이 자신들을 향하자 바로 식겁하여 탐색권능 강화에 몰입한다.
탐지를 맡고 있어서 방해를 담당한 최상급 창조신들처럼 당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들의 고난도 만만치 않았다.
아이언이 탐지거리와 정확성을 당장 지금의 열 배로 올리라고 요구한 것이다.
최상급 창조신들은 모두 투기 회오리로 돌려지고 있는데 못 한다고 할 수는 없어서 매달렸는데 당연히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최고위 창조신인 내가 설마 연산력이 부족하다고 할 줄이야?’
‘그러나 거의 망쳐진 계획을 원래대로 되돌리려면 어쩔 수 없다.’
‘이번 일까지 실패하면, 다시는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
‘간단하게 조사해보면 우리들의 실태가 모두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잘못은 공적으로 덮어야 했다.
그것도 부족하면 어떻게든 성공시켜야만 한다.
그래서 모든 잠재력을 총동원하여 탐지권능을 강화하고 있는 최고위 창조신들이었다.
또 건방을 떤 아오 시바를 두들겨 패서 기절시킨 아이언은 상쾌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후후! 너희는 이 병신들에게 숙달된 조교로서 시범을 보인다.
흑염 도적단이 여섯 번째로 숨어있는 위치는 이미 확인을 끝났으니 바로 이동한다.”
“???”
수련생들은 뭐가 뭔지 모르는데 최상급 창조신까지 구르고 있으니 일단은 대답은 우렁차게 했다.
“알겠습니다!”
대답에 만족한 아이언은 투기 회오리를 돌려지면서 이제 어느 정도 권능으로 저항하는 최상급 창조신들을 쳐다보면서 말한다.
“좋아! 역시 재능을 그럭저럭 이다.
흑염 도적단과 정면승부를 하기에는 너희는 아직 신격과 전력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 병신들이 잘만 하면 안 죽을 거다.”
“!?”
수련생들은 또 죽는다는 소리에 기겁했지만, 아이언이 최고위 창조신들의 정중앙 높은 수좌 자리에 앉자 거부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사라진다.
그리고 천연덕스러운 아이언의 목소리에 정신이 바짝 들었다.
“시범을 잘 보이고, 살아남기까지 하면 수료 완료증을 주지.
여기에 흑염 도적단과 싸우고 무사하면 확실한 강함의 증거이니 창조신장도 인정하겠지.
그럼 창조신계의 임관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