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현실을 마음대로 강화하고 통제하는 창조신에게 번개나 불같은 자연계에 기반으로 하는 물리 공격이 통할 리가 없었다.
그러나 근원의 검은 번개는 마치 생물처럼 창조신들의 신체를 덮치고 신경을 태우고 근육을 마비시켰다.
힘든 수련을 하지 않아서 고통에 거의 내성이 없는 오리진들은 감당할 수 없는 공격이었다.
“크으으으으!”
“커어어억!”
최상급 창조신들이 새까맣게 타서 고유세계로부터 떨어진다.
근원의 공격으로 방해자를 떨쳐낸 고유세계는 빛의 화살이 되는 변형을 끝낸다.
우우웅!
이제 십 초만 있으면 도약할 수 있는데 커다란 화면이 전면에 나타난다.
최고위 창조신의 수좌 자리에 책상다리하고 앉아있는 아이언이었다.
지극히 한심스럽다는 표정으로 새까맣게 그을린 최상급 창조신들을 추궁했다.
“얼씨구? 아주 너무나 잘했다.
타격을 주랬더니 너희가 피해를 더 봐?
명령을 무시하고 무리하다 이 꼴이 되다니 이게 뭐하는 짓이냐?
하여간 이 병신들은 내버려 두면 바로 사고야!”
아이언의 말대로 창조신들이 뭔가 알아서 하기만 하면 사고였으니 옆에 있던 최고위 창조신들은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래도 상대가 오리진이라고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마음속에서는 욕설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저 병신들! 아이언이 시킨 대로 했으면 잘 끝났다.’
‘전공을 욕심을 부리다 저게 무슨 꼴이냐?’
‘멍청이!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를 한 명을 정기고갈을 시키고 자신들이 전부 당해버리면 어쩌란 거냐?’
창조신들의 신체만 훼손되었으니 바로 치료하면 끝이기는 하다.
그러나 거의 완벽하게 성공한 방해작전의 전공이 깎여나갔으니 아이언의 분노는 컸다.
“고유세계에 붙어서 직접 방해하면 신체가 무방비가 되는 걸 몰랐느냐?
내가 너희가 그렇게 당할 것 같아서 방해결계만 치라고 했지?
더 당하기 전에 빨리 거기서 멀어져라!”
빠르게 지시를 퍼부은 아이언은 막 발사되려는 빛의 화살을 보면서 바로 의지를 보낸다.
“그런데 생체 전류까지 쓰나?
전기 뱀장어도 몸에 섞여 있어?
그럼 수인족도 아니잖아?
모든 종족과 동물이 전부 뒤섞인 모양인데 용케도 이성을 유지하는군.”
“…”
당연히 근원의 대답은 없지만, 상관하지 않고 내부의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오리진들의 방해결계로 인하여 고유세계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저기 구멍이 뚫려있기에 내부를 탐색할 수 있게 되었다.
도대체 이게 성공이야?
실패야?’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 하나가 피를 토하고 쓰러져 있는 상황을 확인한 아이언의 기분은 상당히 나아졌다.
‘확실히 하나를 보냈다.
그럼 성공이군.
오리진의 신격과 존재감은 쓸만해.
방해계획은 성공했으니 시범을 보이라는 의뢰는 완수한 셈인가?’
최소한 한 명의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가 무력화되었음을 확인한 아이언은 웃으면서 외쳤다.
“카하하하하하하! 그럼 성공한 거네.
그럼 변형이 완료된 모습을 봐야지.
내가 흑염 도적단의 상징인 된 흑염의 깃발을 찢게 시켰다.
그런데도 그냥 두고 갈 생각이냐?”
이대로 보낼 수 없다는 점에서 최상급 창조신들과 아이언의 의견은 이유는 달랐지만, 일치하고 있었다.
아이언은 근원이 변신하는 모습을 보니 나중에 완전히 회복되면 최고위 창조신들만이 감당할 수 있어 보인 것이다.
‘또 이렇게 호출되기 싫으면 한 번 더 죽여서 신격을 낮추어 놓아야 한다.’
대가는 받겠지만, 굉장히 귀찮은 일이니 지금 처리를 하는 것이 좋았다.
“부활하고 변신까지 해서 강해졌으면 다시 한판 붙어보는 것이 어때?”
흑염 세력도 당연히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찬란한 황금빛이지만 흑염 세력에게조차 흉흉하기 짝이 없는 살기와 투기를 피어 올리는 아이언은 도저히 그럴 수 있는 대상이 아니었다.
아이언의 능력을 가늠한 근원은 변신을 풀고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에게 외쳤다.
“이 상태로도 어느 정도 힘을 가졌는지 파악이 안 된다.
이제 어떤 일이 있어도 아이언과는 마주치지 않기로 한다!
이동해!”
“카하하! 나와 싸워보자니까.”
결투 제안을 퇴짜맞은 아이언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지만, 크게 분노했다.
자신이 다시 직접 나서서 이런저런 도움을 주었는데도 수련생들이 받은 피해가 예상 이상으로 컸던 탓이다.
‘내 계획대로라면 아무도 죽지 않고 완벽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런데 다섯이 죽임을 당하고 나머지 다섯도 위태롭다.
특히 아오 시바는 중상이다.
거의 정기고갈까지 갔으니 장기간 요양을 해야 해.’
아오 시바와 수련생들이 용감하게 싸운 덕분에 최상급 창조신 포탄이 도착한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도망치지 않고 완전재생이 보장된 대련과 착각하여 무모한 싸움을 벌여서 절반이나 죽은 셈이었다.
‘대련처럼 준비된 공간이 아닌 곳에서 벌인 전투라서 재생지원이 안 된다.
그런데 완전재생을 했던 경험이 무모한 격전을 벌이게 하였다.’
대련과 실전의 차이를 가르치지 못한 자신의 실수로 다섯이나 죽었으니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물론 할 말은 있었다.
‘이 멍청한 놈들! 누가 싸워서 죽어 나가라고 했나?
무조건 도주하라고 하지 않았는가?’
이건 변명일 뿐이었다.
그래서 울화가 치밀어 오른 아이언은 결국 웃는 얼굴을 지우고 외쳤다.
“카하! 절대로 나랑 안 싸우겠다고?
내 수련생들처럼 죽이고 가셔야지.
이제 도저히 못 참겠다.
목적은 달성했으니 이제 내가 직접 나선다.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앉아서 위로 찌른 주먹에서 발생 된 거대한 투기 회오리가 신계가 만든 공간의 문을 통해서 발사된다.
투하하하하하하-!
드디어 자신들이 나설 차례라는 사실을 깨달은 최고위 창조신들이 모두 일어섰다.
아이언의 투기 발산을 참전의 축포로 안 것이다.
그런데 수좌의 자리를 본 순간 기겁을 하고 말았다.
“헉! 아이언이 없다!?”
공간이동을 한 기색도 없는데 모습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리고 아이언이 쏜 긴 타원형의 은하유성(銀河流星)은 단거리 공간이동을 반복하던 창조신들의 대열을 초월해서 고유세계로 날아든다.
슈가가가가가가가각-!
그 위력과 속도는 흑염 세력과 고위 창조신들에게 충격이었다.
“헉! 무슨 투기 공격이 저렇게 빨라!”
“단거리 공간이동을 뛰어넘고 있어!”
그리고 흑염 세력의 뇌리에 형용할 수 없는 위기감이 밀려온다.
“온다!”
“아이언이 이동해 온다!
가까워!”
“어떻게 여기로 직접 장거리 공간이동을 할 수 있지!?”
고유세계의 공간이동 방해는 고위 존재일수록 반동이 더 컸다.
‘강력한 존재감을 가질수록 더 강력한 반탄력을 각오해야 했다.’
더구나 그걸 무시하려고 하면 고유세계가 상대의 존재감에 튕겨서 어딘가로 도약해
버린다.
‘억지로 공간이동을 해오면 고유세계 자체가 다른 곳으로 무작위로 튕긴다.’
‘그런 특성이 없었다면 바람가의 가주들의 추적을 견디지 못했다.’
그런데 아이언이 여기로 너무나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흑염의 직감이 최대치의 경고를 보낸 것이다.
위험이 오는 방향을 주시한 근원과 흑염 세력은 경악했다.
“저… 저런 미친!”
“투기 회오리를 타고서 초고속으로 이동하고 있다!”
“저게 가능한 일이었어?”
아이언은 스스로 쏘아낸 은하유성(銀河流星)의 투기 회오리의 내부를 마치 파도처럼 타고서 질주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안에서 발을 구르고 투기를 추가하면서, 더욱 속도를 올리는 중이었다.
투투투투투투투-!
아이언의 연속된 투기 발산에 은하유성(銀河流星)은 더욱 가속하여 단거리 공간이동을 반복하면서 이동하던 창조신들을 순식간에 앞지른다.
“카하하하하! 가능하다고 느꼈지만, 이게 정말 생각대로 되네?”
자신들의 위를 스쳐 지나가는 투기 회오리 속에서 아이언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기겁을 하는 고위 창조신들이었다.
“허어어어어억-! 설마?”
“커어어어어억-! 뭐야?”
파괴력만 있는 투기 회오리를 단거리 공간이동을 능가하는 속도의 이동수단으로 삼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지만 현실이었다.
시공간을 가르는 은하유성(銀河流星)의 투기 회오리를 발로 밀어내면서 더욱 속도를 내는 아이언은 즐겁게 웃고 있었다.
“이게 영웅신! 정말 불가능을 모르는구나!”
아이언을 태운 투기 회오리는 거의 창조신들의 대열과 합류하려는 아오 시바의 머리 위를 지난다.
파하하하하하하하-!
말려들면 최상급 창조신이고 뭐고 갈가리 찢어발기는 위력의 투기 회오리다.
그런데 그 안에서 아이언의 목소리가 듣고 대충 상황을 짐작한 아오 시바는 기가 막혔다.
“허억!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자신의 투기라고 파괴력이 약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신체에 침투가 쉬우니 더 위험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저 안에서 무사하다는 뜻은 신체의 방어력이 은하유성(銀河流星)의 투기의 위력을 무시할 정도라는 뜻이다.
‘그럼 도대체 아이언님은 얼마나 단단한 거야?’
자신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투기 회오리의 위력을 측정해 보고 뒤를 향한 전진을 멈춘다.
아이언이 직접 나선 이상 이제 물러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안전해졌지만, 입에서는 어이가 없는 헛웃음만 나온다.
“하. 하. 하. 난 일 초도 못 견딘다.
그런데도 영웅신이라고 자만했다니?”
아이언은 투기 회오리 안에서 거의 놀고 있는데 자신은 순간도 못 버틴다는 분석결과였다.
그러니 최상급 창조신이 되고 영웅신이 무엇인가 알아가면서 생긴 자만감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이었다.
흑염 세력도 비상이 걸렸다.
‘차원권능으로 초장거리 공간이동에 들어가는 시간이 겨우 십 초다.’
‘왜 이리 길어!’
그런데 그 짧은 시간이 억겁처럼 길게 느껴질 정도로 어마어마한 살기와 투기를 가진 투기 회오리가 빠르게 덮쳐오고 있었다.
그 안에 타고 있는 아이언의 웃음소리가 귀곡성처럼 들려온다.
“카하하하하-! 도망치지 마.
한판 붙자.”
고유세계의 방해를 집어삼키면서 거침없이 근접한 황금빛의 투기 회오리 끝에서 아이언이 포탄처럼 튀어나갔다.
투학-! 퍼억-!
지금까지 자신이 타고 온 은하유성(銀河流星)을 발 구름으로 와해시킨 충격을 추진력으로 삼아서 그대로 고유세계로 덮쳐간다.
“나와라! 근원!
흑염의 깃발을 찢으라고 명령한 내가 직접 왔는데 그냥 둘 셈이냐?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의 이름이 운다!”
“!!!”
그 말에 울컥한 근원이 고유세계를 튀어나가려 하는데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처음 아이언과 싸웠을 때보다 약화 된 근원과 흑염 세력이 아이언을 이길 방법은 없다.’
‘아무리 변신한 근원이라고 해도 아이언의 상대가 될 리가 없어 보인다.’
‘차원권능을 가진 우리들에게 시공간을 무참하게 가를 정도의 투기 공격을 하는 아이언은 천적이나 마찬가지다.’
더구나 이미 초장거리 공간도약은 마무리 단계였기에 지금 나가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었다.
당장 소리부터 쳤다.
“공간이동 중에 가만히 있어라! 근원”
“우리를 시공간의 틈새에 가둘 셈이냐?”
아이언의 도발에 화를 못 참고 움직이려는 흑염 세력도 억눌렀다.
“우리는 현세계에 싸우러 온 것이 아니다!”
“흑염의 절대자와 십중심들을 부활시켜 정신체의 자유와 자치권을 되찾는다는 목적을 잊지 마라!”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의 날카로운 기세에 흑염 세력이 멈칫한 순간 초장거리 공간도약은 완성되었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앗-!
고유세계가 변한 빛의 화살은 아이언이 도착하기 전에 발사되었다.
저 멀리 사라지려는 빛의 화살을 본 아이언의 얼굴에서 웃음이 지워졌다.
비록 창조력이나 범용성에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가진 차원권능에 한참 떨어지지만, 발동 속도와 은밀성은 놀라울 정도였다.
‘역시 발동 속도는 저들이 훨씬 빠르다.’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의 조력으로 흑염 세력은 바람가의 가주들의 집중 탐색에도 버티면서 항전을 계속했다고 한다.
그래서 마침내 진리까지 나서게 했던 차원권능은 진실로 대단했다.
파아아아아! 꽈우우우우우웅-!
간발의 차이도 아니었다.
거의 삼 초 후에 원래 고유세계가 있던 장소에 도착하여 저 멀리 사라지는 빛의 화살을 바라본 아이언은 혀를 찼다.
“쳇! 저 발동 속도에 흔적도 안 남기나?
역시 도망치면서 만들어진 차원권능답게 도주에 특화되어 있어.”
정색하면서 전력을 다해 도주하니 진짜로 마음먹고 추격을 한다고 해도 잡을 방법이 없었다.
‘내 차원권능을 저렇게 완벽히 개조하기 전에는 못 잡겠군.
그러나 속도를 강화하면 창조력이나 결계 능력이 약해지니 그럴 수는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