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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272화 (1,272/1,533)

<--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신체의 부활과 운영, 성장지원을 해주는 신계를 가진 신족의 저력은 실로 막대했다.

더구나 창조력까지 강해서 정기만 있으면 바로 부활을 해버리니 신령을 소멸시키지 않는 한 끝없는 전투를 각오해야 한다.

과거 황금족을 이끌고 직접 싸워본 황금의 절대자도 그 사실은 너무도 잘 알았다.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다수의 희생을 감수하고 달려든다.

지성체들은 인해전술(人海戰術)이라고 하던가?

신족은 더 지독하지.

죽이면 바로 부활하고 소멸조차 신령의 격이 높아서 쉽지 않다.

대부분이 창조주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충성심이 있기에 아무리 상대가 안 된다고 해도 물러서지 않는다.’

창조주를 지키기 위한 전쟁에는 고위 창조신조차 같이 죽자고 달려들 것이고 그럼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그럼 절대계가 위험하다.’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만한 거대 세력의 전면 충돌은 반드시 모든 질서와 안정을 붕괴시켰다.

그런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황금의 절대자로서는 신족의 정신적인 지주와 같은 대신(大神)과 여기 있는 우주신 출신의 십중심(十中心)들을 반드시 끌어 들어야만 했다.

‘참혹한 폐허를 얻으려고 전쟁을 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든 창조주와 십중심(十中心)의 결투로 끌어들여서 여파를 줄여야 한다.’

이미 그동안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누어서 사정은 모두 알기에 단도직입(單刀直入)적으로 이야기한다.

“대신(大神)께서 저희와 힘을 합쳐주시면 우주신들은 침묵할 것입니다.

여기에 일선(一線)과 일원(一圓), 대수(大手)가 힘을 모으면 신족은 완벽히 제압할 수 있습니다.”

창조주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서 무한(無限)이라고 불리는 절대계 신족의 군세를 겨우 네 명의 가세로 막을 수 있다는 극찬이 섞인 장담이었다.

그러나, 대신(大神)도 동감했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했다.

“그렇기는 합니다.

신족은 그들의 오리진인 저희에게 덤빌 수는 없습니다.”

신족의 모든 권능은 여기 있는 네 명에게서 시작되었다고 과언이 아니었다.

모든 권능의 오리진들이 이들의 부하였거나 제자라는 사실이 증명한다.

‘만에 하나 지금의 신족이 힘을 합쳐서 우주신들을 처단하려 할 것을 대비해서 제약도 걸어놓았으니 승리할 수 있다.

그러나 신족만이다.’

대신(大神)은 다시 흰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진중하게 물었다.

“창조주님에게는 신족만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전투력은 신족을 능가하는 마신족이 있습니다.

그리고, 잠재력을 측정하기 곤란한 초월자들도 있지요.

그들은 우리보다 창조주의 편을 들 것입니다.

이들에 대한 대책은 있습니까?”

대신(大神)이 신족을 제압할 수 있지만, 전력으로 쓸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아무리 황금의 절대자가 만든 세력이 강해도 절대계 전체로 보면 일부다.’

창조주의 명령을 하면 일제히 궐기할 다른 세력의 사방에서 쏟아지는 합공을 견디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나 황금의 절대자는 이미 대책을 마련해 놓은 후였다.

“소마(笑魔)와 검편(劍蝙)은 어느 정도 이야기가 되어 있습니다.

자신들에게 걸린 제약이 풀리면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들이 마신족을 저지할 것입니다.

또한, 초월자의 상대는 바람가의 한진호가 할 것입니다.

가문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의무만 완수하면 바로 합류하기로 했으니 초월자들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말을 들은 대신(大神)과 다른 십중심들은 내심 깜짝 놀랐다.

그리고 서로의 의지를 교환한다.

‘벌써 확답을 받았는가?

황금의 절대자 아리오리나 라마세스가 황금족의 멸망 이후 장구한 세월을 들여서 절대계의 패권을 잡기 위해서 철저하게 준비를 해왔군.’

‘반역을 꿈꾸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정말 대단합니다.’

‘황금세력은 오래전에 완성되었습니다.

지배세력의 중심이 될 십중심(十中心)의 포섭에 전력을 기울여왔다고 하던데 설마 바로 직전까지 왔을 줄은 몰랐습니다.’

‘힘을 합치면 창조주님을 제압할 수 있다는 십중심(十中心)의 집결이 바로 코앞이군요.

정말 거기까지 왔다면 심각하게 고려해야 해요.’

절대계가 시작된 이후로 최강의 존재에서 내려온 적이 없는 황금의 절대자 아리오리나 라마세스를 막으려면 여기 있는 신족의 십중심(十中心) 중 두 명 이상이 나서야 했다.

나름대로 황금의 절대자의 전력을 다시 측정한 대신(大神)은 속으로 탄식을 내뱉었다.

힘으로는 이제 무리였다.

‘허어? 더 강해졌군.

둘이면 동수, 셋이면 우세, 넷이면 이길 수 있네.

그러나 그뿐일세.’

정신체는 신체를 죽이고, 신령을 소멸시켜야 끝나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황금족의 권능이 신족의 권능을 능가하기에 생긴 문제였다.

더구나 황금세력에게 자신들조차 위협하는 막강한 강자가 추가되었다.

그는 절대계 최강의 신체능력을 자랑하는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였다.

‘황금의 절대자 아리오리나에게 흑염의 절대자가 가세한 이상 수의 우위도 무의미해져요.’

‘우리의 권능이 황금의 절대자에게 봉쇄되면 절대적인 완력과 파괴력을 자랑하는 흑염의 절대자를 막을 방법이 없습니다.’

‘대신(大神)이시여. 황금 권능의 봉쇄가 가능하신지요?’

‘힘드네.

황금의 절대자의 불변(不變)은 이미 절대의 영역을 뛰어넘었어.’

신족 최고라고 칭송받는 대신(大神)의 권능조차 황금족의 수장인 아리오리나의 권능을 이길 수 없음을 깨끗하게 인정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힘으로는 이제 흑염의 절대자가 가세한 황금세력의 반란을 막을 수 없음을 이해하면서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우우우-! 결국 이렇게 되는군.

흑염의 절대자가 황금세력에게 가세할 줄은 몰랐어.’

‘루카 에일레스를 반신(半神)이라고 차별하지 말고 바로 신족으로 임관시키라는 우리의 조언을 신족이 끝까지 무시했지요.’

‘그들이 일을 파국으로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가만두어서는 안 돼요.’

신족의 임관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해서 안심했더니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흑염의 절대자의 가세로 반란을 막을 수 없다.

'제압할 힘도 부족하다면 절대계를 파멸로 이끌 대규모 전란이 아닌 창조주의 교체로 여파를 막아야 한다.’

세계의 안정과 발전이야말로 신족으로 태어난 존재의 의미였기에 대신(大神)의 마음은 거의 승낙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영원한 창조주에 대한 반역자라는 불명예를 져야 했기에 계속 확인한다.

“용케도 그들을 설득하셨군요.

그들은 자신들에게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절대계에 관심을 끊고 은거를 선택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아무도 만나지 않고 있다고 들었는데 무척 고생하셨겠습니다.

그럼 언제쯤 전부 합류가 되겠습니까?”

십중심들이 뭉치지 못하는 이유는 아주 많았다.

각 계열의 정점으로서 동등한 신격이나 자존심도 컸지만, 각자 가진 제약이나 문제가 엄청난 난제였기 때문이었다.

‘나도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주고 신족으로 임관시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그건 결코 쉽게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어.

강제로 하려고 들면 많은 것을 잃어야 했으니 포기했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전부 해결하고, 동맹으로 묶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황금의 절대자라고 무리였기에 한 확인하는 질문이었다.

과연 황금의 절대자도 바로 확답을 하지 못한다.

“….”

십중심(十中心)의 집결에 문제가 있음을 깨달은 대신(大神)은 재차 확인한다.

“흠?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표정이 창백해지셨습니다.”

“아닙니다.

그들의 합류는 확정적입니다.”

황금의 절대자가 장담했으나 대신(大神)이 보기에는 아직 미비한 점이 있어 보였다.

실제로 그렇게나 정식 신족이 되기를 갈망하던 흑염의 절대자가 갑자기 황금세력에 가세했다는 사실조차 믿기 힘들었다.

‘역시 무엇인가 편법을 사용하고 있는 모양이야.

그럼 파고들 틈이 있을 것이다.

창조주님에게 반란하지 않고 조용히 교체할 수 있는 시간은 벌 수 있어 보이는군.’

황금세력은 황금의 절대자 혼자라도 막강하니 어떻게든 추가적인 십중심의 합류는 막아야 했다.

‘신족을 강압해서 루카 에일레스에게 고위 창조신의 자리를 보장한다면 다시 돌아설 수도 있어 보인다.

다른 십중심(十中心)들에게도 신족의 전력을 기울여서 그들의 문제를 완전히 풀지는 못하지만 줄여준다면 중립은 해 주겠지.’

시간이 갈수록 집결을 막을 수 없어 보이니 빨리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황금의 절대자가 간절히 바라고 있는 말을 해준다.

“말씀대로라면 창조주님의 권능과 겨룰 수 있는 모든 계열의 정점들이 드디어 한자리에 모입니다.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보입니다.

다른 십중심들이 황금세력에 합류하면 저희도 기쁜 마음으로 창조주의 교체에 힘을 보태겠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자신들을 제외한 다른 십중심들이 추가로 황금세력에 들어오면 막아낼 방법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흐름이었다.

그런 대신(大神)의 생각을 알면서도 황금의 절대자는 항상 거절만을 하던 입에서 처음 나온 긍정이었기에 기쁘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반드시 절대계를 구합시다.”

자신의 종족인 황금족을 멸족시킨 신족을 증오하는 황금의 절대자였다.

그런 존재가 고개까지 숙이자 대신(大神)과 다른 십중심들은 기분이 상당히 묘해진다.

‘황금의 절대자가 신족에게 고개를 숙이다니?

기세도 조금 변한 것으로 보이는데 나의 착각인가?’

‘저도 그렇게 보입니다.’

‘소문으로는 엄청난 고위 창조신까지 세력으로 받아들였다고 하더군요.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라고 불려요.’

절대적인 창조력으로 벌이는 사업으로 절대계의 여기저기에 정보가 넓은 대수(大手)의 말이니 정확하다.

그리고, 엄청난 고위 창조신이라는 말에 놀란 대신(大神)이었다.

‘대수(大手)의 입에서 엄청나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면 보통 창조신이 아니다.’

적어도 최고위 창조신 중에서도 뛰어나야 그런 평가를 받는다.

‘황금세력에는 창조신이 아예 없지 않았나?’

‘고위 창조신을 직접 수하로 받아들이다니 황금이 변하기는 한 모양이군.’

절대계의 신족이 아무리 많아도 최고위 창조신은 이십 명을 넘지 못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신격을 가진 존재는 우주신에 없었다.

‘우주신이 아닌 일반 신족인가 보군.

그런데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라?

그런 신격과 이름을 가진 고위 창조신이 신족에 있었나?’

‘절대계는 넓고 신족의 수는 무수하니 특별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지요.

그보다 지금 급한 것은 회색(灰色)의 현자 사이안의 합류예요.

다른 십중심은 모두 장담했는데, 사이안만 언급되지 않고 있어요.

확인을 하세요.’

‘그렇군.’

아무리 최고위 창조신이라고 해도 십중심(十中心)에게는 대수롭지 않기에 가볍게 넘긴다.

그리고 절대계에서 가장 이름 높은 현자인 마지막 십중심(十中心)의 의향을 묻는다.

“모든 권능과 마도, 오의를 준비만 하면 사용할 수 있다는 회색(灰色)의 현자 사이안만 합류하면 바로 도전할 수 있습니다.

영원체를 봉인할 수 있다는 이그드라실만 있다면 다른 영원체들도 함부로 움직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당연히 설득하고 계시겠지요?”

“물…물론입니다.”

이 질문에는 황금의 절대자조차 말을 더듬을 수밖에 없었다.

괴팍하기 짝이 표정과 배배꼬인 말투로 황금족을 말아먹은 주제에 이제 절대계까지 망하게 할 것이냐고 독설을 퍼붓던 사이안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자신을 정보행성 이데아의 문밖에 두고 만나지도 않으면서 하던 마지막 말은 아직도 어제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절대로 변하지 않는 신념과 권능을 가진 지배자만큼 무섭고 귀찮은 존재가 없다.

고정성에서 영원체를 뛰어넘는다는 황금의 불변(不變)부터 바꾸고 와서 말해라.”

황금은 불변(不變)이기에 가치가 있고 어떤 경우에도 바꾸지 않기에 신념인데 엄청난 궤변이었다.

흑염의 절대자를 설득한 수상한 창조신이 잘 움직이고 있지만, 과연 회색의 현자에게 통할지는 의문이었다.

‘그보다 검편(劍蝙)의 설득은 잘하고 있으려나?’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어디서 찾아 입었는지 신족의 찬란한 정장을 차려입고 신족에게 일족을 멸망한 자신의 앞에서 상세하게 검편(劍蝙)의 설득계획을 브리핑했다.

‘검편(劍蝙)을 감옥에서 나오게 하고, 가족의 죄를 해결하며, 일족과의 갈등을 조율한다.’

과거 대적(大敵)의 복장에 기분이 나쁘기는 했지만, 고위 창조신들은 전부 이렇게 힘들게 일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논리적이고 화려한 화면효과가 넘치는 보고였다.

‘준비한 정성을 생각해서 해보라고 승인을 했지.’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니 후회막급(後悔莫及)이었다.

자신이 바라던 결과와 같고 속도도 빠르겠지만, 해결방식은 과격하고 살벌하기 짝이 없던 탓이다.

‘제발 적당히 해주기를.’

난생처음으로 ‘적당히’라는 단어를 부하에게 사용한 황금의 절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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